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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태극기 ㅣ 보물창고 북스쿨 3
강정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9월
평점 :
건곤감리 청홍백 대한의 표상 이세상 온갖 이치가 그안에 담겨 있네
건곤감리 청홍백은 대한의 자랑 창조발전 자유평등 무궁한 진리
건, 하늘의 영광, 곤, 땅위의 축복
감, 물의 생명, 리, 불의 광명
청, 자연과 시간 홍, 질서와 공간
백, 낮과 시간 흑, 밤과 평화
태극기여 힘차게 날려라 피눈물로 지켜온 깃발이여
어머니 세대들은 현숙의 이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으리라.
삼일절, 현충일, 광복절 등 국경일이면 구경할 수 있을까 지금은 태극기를 보기도 그리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어릴 적만해도 오후 다섯 시가 되면 애국가가 울리고 길을 가던 이들도 너나 없이 가슴에 손을 얹고 잠시 멈춰서 나라사랑을 다짐했던 때가 있었는데.
우리말을 두고도 하지 못하고 우리 글을 두고도 쓰지 못하고
제 이름조차도 버려야 했던 서럽고 아팠던 시절.
우리 민족이 겪은 일이 이제 책으로 만나고 영화에서 만나게 되는 일이 되어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늘 숨쉬고 있어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공기처럼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평화와 행복이 피흘려 희생한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목숨을 건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함을 깨닫지 못하게 살게 되진 않을지.
아직도 지구 저 편에서는 한창 배울 시기인데도 총을 들고 전장에 나가야 하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 평화를 고맙게 여기며 지키고자 애쓰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해방되기 두 해 전 추석 무렵, 밀랍처럼 창백해진 얼굴로 찾아온 작은아버지를 보는 순간 하늘이 컴컴한 먹구름으로 뒤덮인 듯 식구들 마음은 무거워지고 두려워진다.
아니나다를까 가택 수색을 나온 형사들은 온 집안을 쑤시다 태극을 발견하고 할아버지를 경찰서로 끌고간다.
그 일로 할머니는 쓰러지시고 날마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읍내 경찰서로 달려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은아버지의 책을 불에 태웠는데 보름 만에 작은아버지는 잡히고 할아버지는 풀려났다.
온 집안이 침울해지고 밝은 말소리와 웃음소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데,
덕이가 언뜻 물어왔다. 태극이 뭐냐고.
차마 입에 담으면 안될 모양으로 가슴이 철렁한데 힘세고, 크고, 무시무시하고, 일본놈을 싫어해 일본놈만 보면 삼킨다는 대답에 이상하게 내 마음도 요동쳤다.
그렇지, 우리의 태극은. 그래서 일본인들이 무서워하지. 우리민족의 숨은 저력이 태극에 감춰져 있으니 일어날까봐 불처럼 살아날까봐 두려워한게지.
일등을 하고도 금메달을 따고도 태극을 가슴에 달지 못하고 일장기를 달고 울어야 했던 시절,
쌀을 압수해가고, 놋그릇을 빼앗아 가고, 우리의 젊은 청춘을 목숨을 가져가버린 시절, 남아있는 사람들의 가슴에도 피멍이 들고 오로지 해방될 그날을 위해 온 목숨 다 바친 이들이 있어 우리에게도 꽃피는 봄이 찾아왔다.
뭔가에 홀린듯 해방이 뭔지도 모르면서 해방되었다는 그말에 사람들이 물결지어 대정 국민학교로 가서 독립만세를 부르는데 아! 가슴이 뛰었다. 눈물이 어리었다.
아! 태극이여, 힘차게 펄럭이어라. 더욱 힘차게.
이 한 권의 작은 책이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지금의 평화가 있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어야 했는지, 느끼고 깨닫고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