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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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었어요. 글이 진솔하고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잘 드러나 읽는 이에게 그 마음이 잘 전달되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권해주고싶고 특히 아이들에게 꼭 읽으라고 추천해주고싶어요.

좀 더 가지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다른 이를 부러워하기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했어요.

그리고 공부에 대해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면 그만큼 열정을 쏟아붓고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도 더 느끼게 하구요.

진지하면서도 재치있는 유머가 있는 글이에요.

한 번 잡으면 끝까지 계속 읽을수밖에 없는 글이네요.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도,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용기와 격려를 주는 책이 될거에요.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에 눈 돌리지 말고 공부를 나의 연인으로 만들자는 부분도 참 좋았어요. 매일 보고싶고 자꾸 생각나는 연인처럼

수학 문제 하나만 풀 때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푸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며 풀어야 느는구나. 이게 공부 방법이구나 알 수 있었구요.

창진군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느냐고 처음 물었을 때 너는 공부를 하지 않아서 모른다는 이야기를 읽고 그게 맞는 말이다 싶었어요.

맛난 것도 먹어본 이가 그 맛을 안다고 공부도 마찬가지이지요.

각 장이 시작될 때 노랫말이나 기회의 신 이야기 등 동기부여하는 좋은 글들이 나오는 부분도 좋았어요.

골라 담은 글들이 참 와닿았거든요.

시골 북삼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이들에게 일대 다수로 맞고 왕따 당했는데 매일 아침 안녕 하는 인사와 함께 짱에게 맞붙어 항복 선언을 받고 친구들이 저자를 보는 시선이 바뀐 점.

그 일화도 인상적이었어요.

초등학교 졸업식날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선물 속 거울과 함께 들어있던 메시지도 참 좋았구요.

(우리 아이에게 써먹어야지 했답니다.^^)

제자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고 격려해주신 선생님들.

외할머니 임종하실 때 하신 말씀. 남을 위해 살아라 하신 말씀도...

고려대학교 법학과에서 강의 들을 때 접이식 의자를 들고 있던 풍경이 서울대의 모습과 달라 감격했던 일.

곳곳에 흐르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랫동안 마음을 적십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제가 받은 감동들 고스란히 얻어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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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
박찬일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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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뜨거운 섬 시칠리아. 내가 주인공이 아닌데도 귓가에 로베르또, 로베르또!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뜨거운 주방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지고 분주한 요리사들의 손놀림이 그대로 느껴진다.

문예창작과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잡지기자로 활약한 남다른 이력이 있어서일까, 아니 아니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그 분위기를 생생히 살렸을까 어쩜 이리도 맛깔나게 썼을꼬...

요리하는 남자의 글이 이토록 멋드러질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싶은 곳,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 하지만 잘 하고싶고 멋지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이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싶은 마음.

그런 복잡한(?) 마음이 설레이며 이 책으로 눈길을 돌리게 했는데

첫 장부터 그의 뜨거운 요리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진짜 이딸리아 요리는 이렇구나, 이딸리아 음식이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스파게티, 피자!

그 피자도 화덕에 굽고 별로 토핑도 많지 않은 그런 피자가 전통 이딸리아 피자라니.

스파게티보다 빠스따가 더 이딸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며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뽈뽈뽈 기어다니는 어린 아기조차 제스처 문화가 익숙해 손가락부터 하늘을 향해 치켜든다니!

씨칠리아의 촌뜨기 주방장(내 눈에는 멋있기만 하지만)의 수도 로마 방송국 데뷔 사건의 웃지 못할 이야기 맘마 미아! 푸하하..

이딸리아 요리에는 마늘이 많이 들어간다? 아니 마늘향을 많이 쓴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마늘을 그대로 다져 넣거나 우적우적 쓰는 요리법은 없고 마늘향만 쓰고 향이 빠지면 꺼내 버리고 다져 넣는 경우도 아주 적은 양을 쓴단다.

아하, 오해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구나.

이딸리아 음식과 한국 음식을 비교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이딸리아 음식이 우리와 그렇게나 비슷했던가 찌지 않고 굽는 등의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요리되기는 했지만 그 요리 재료나 소스가 우리의 젓갈이나 간장과 비슷하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도 열 명? 그 작은 동네에서 불교를 믿는 이들이 그렇게나 되나? 불경을 조금 외운다는 이야기에 눈빛부터 달라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사람의 인연이란 어디서 어떻게 이어지는건지 모르는거로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악이나 미술 등의 문화 기행도 설레이게 하지만 나는 경험할 수 없는 이딸리아 시칠리아 요리사 수련 기행 이야기는 독특하고 신선하며 또 다른 느낌으로 설레이게했다.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또 주어진 편안한 혹은 익숙한 길을 두고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로 용감하게 도전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

읽고 나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그의 뜨거운 인생에 박수를 보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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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 2009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0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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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치타가 달려간다
 

아.. 걔가 파랑치타였구나.

아... 그 밴드가 파랑치타였구나.

참 어울린다...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치타처럼 재빠르게 달려가는 청춘 시절의 푸르름. 표지와 제목을 보고 먼저 떠올린 느낌은 이것이었다.

강호와 도윤의 번갈아 반복되는 나레이션.

지그재그로 짜맞추어 하나가 되는 체크무늬처럼 묘하게 어울리며 각자 다른 개성의 인물들이 들려주는 환상의 하모니였다.

 

세번째 새엄마.

화장품 냄새가 진한 이번 새엄마도 그리 오래갈 것 같지 않다.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 몇 년 못 가 바뀌는 새엄마들의 폭언과 무관심.

햇빛도 잘 들지않는 반지하, 거실 매트자리조차 강호의 자리로 자리잡지 못하고

말간 얼굴로 오빠를 걱정하는 동생 강이의 아픈 눈길을 뒤로한 채

강호는 시급 삼천원의 알바 주유소에서 자기로 결정한다.

 

엘리트 코스.

형이 그랬듯 도윤이 역시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철저히 엄마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엄마의 철저한 감시망 레이더 속에서

숨을 헐떡이는 물고기처럼 도윤이는 힘들단 말 한 마디조차 크게 내지르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인데.

외고에서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일반 인문계고로 전학한 첫날, 강호와 마주치고 강호의 빈자리에 앉게되는데.

몇 년 전의 아픈 추억들이 떠오르며 강호를 바라본다.

유희왕 카드놀이를 한 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강호는 변해버렸다.

 

철저한 외면과 무서운 왕따 뒤에는 강호가 그림자처럼 있는 걸 도윤은 알고 있었다. 

그날, 도윤이를 찾아간 날 도윤이 엄마의 싸늘한 눈초리와 말을 강호는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런 부류. 강호와 도윤이를 갈라놓은 그런 부류.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공부와는 거리가 먼 아이들을 분류해놓은 그 단호한 말이 찢어진 상처 틈을 파고드는 칼날처럼 아프게한다.

새내기 세욱 선생님의 열린 마음이 아니었다면 강호는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건우처럼 자퇴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어린 동생 강이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강호의 의지도 단단히 한 몫 했고.

건우에게서 산 파랑 치타를 타고 달리며 사고가 나고 하루 벌어 먹고 살기조차 힘든 효진이와 학비를 마련 못해 휴학한 총무 형,

여기저기 고장난 애마 파랑 치타를 팔아 건우의 입원비에 보태는 그들의 마음에 울컥 감동을 받아버렸다.

소위 그런 부류라 일컬어지는 이들의 마음은 또 다른 부류의 계산적인 인간미보다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

이경 선배와 함께 만든 밴드 파랑 치타, 학교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교육 현실이 안타까웠다.

공부할 시기에 공부를 해야한다는 그 판박이 같은 말을 듣고 자란 나도 그런 말을 하는 부모가 되었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 뜨겁게 열정을 달구며 쏟아부을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격려가 아닐까.

 

노란물 들인 머리, 코에 배에 뚫은 피어싱, 달려가는 위험천만의 폭주족, 가출 청소년...

그 속을 들여다보기보다 먼저 삐딱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던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와 인물들의 내면심리, 그 질풍노도의 시기를 한 걸음 다가서 마음의 문을 열고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블루픽션.

아이들만 읽지말고 어른들에게도 읽어보라 권하고싶은 책이다.

그 시기 우리도 겪지 않았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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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
박재은 지음 / 낭만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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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

 

박재은, 그녀를 처음 만났던 건 밥시에서였다.

단순히 요리사, 식요리 전문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모 가수와의 관련성에 놀라워하고 더 놀랐던 건

그녀의 맛깔스런 글솜씨였다.

그리고 다시 그녀가 책을 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

그녀의 이야기였기에, 그녀가 본 파리였기에, 그녀가 쓴 파리이야기였기에

더 설레였다.

 

이십대 시절을 파리에서 보내고 직업과 연계하여 파리를 방문하고 하면서 그녀가 느끼고 본 파리 이야기를 담았다.

내가 본 책도 그러했지만 다른 이들이 본 파리 이야기는 대부분이 낭만과 예술과 자유와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본 파리는 파리가 진정 낭만적인가 하는 물음을 지니게 할만큼 외로움을 느끼게 한 파리였단다.

그녀를 통해 파리를 본다. 그녀가 느낀 파리의 맛과 파리의 풍경과 역사와 예술과 느낌을......

 

몇 년을 살아도 동네 주변 멀리는 알지 못하는 나에 비해 몇 년을 살고 몇 번을 다녀왔다 하더라도

몽마르트, 쌩 마르땡 운하, 국립 도서관, 몽빠르나스의 뤽상부르 공원, 미술관, 개선문, 벼룩시장 등

파리 구석구석을 알고 다니는 그녀가 대단하기도 하다.

그런데 나의 개인적인 느낌일까? 그녀가 머물렀던 이십대 시절의 파리는 외로웠을지 모르겠으나 지금 보여주고 들려주는

파리는 그리 외로워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파리 이야기, 파리의 향기는 몽롱하고 아련한 그리움을 남기게 하는데

조세핀 베이커나 까미유 끌로델 등 파리를 누비며 만나게 되는 인물을 이야기하면서 그녀는 자신을 필부라 겸손히 지칭하며,

창작의 괴로움을 이야기하는데 그녀같이 글솜씨 있는 이도 그런 고민을 하는구나 하는 이상한 안도감이 드는거다.

단 한 번 가보고 듣고 느낀 파리가 아니라 그녀의 묵은 세월과 경험이 겹겹이 쌓인 파리를 보여주어 더 좋았다.

그리고 중간 중간 들려주는 파리의 맛 이야기도 좋았고.

 

전자메일로 쓴 쪽지는 아이디를 삭제하는 순간 다 사라지지만 진짜 편지는 태풍 같은 세월에도 날아가는 법이 없다.

파리에서 손으로 쓴 편지를 추억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마음을 담아 그녀는 편지를 썼다.

그렇게 파리의 향기를 묻혀서......

내가 만약 파리에 가서 보고 듣고 느낀다면 그녀가 느낀 것과 또 다를까? 경험과 추억과 보내온 세월이 달라서?

하지만 그녀의 파리 이야기는 쉽게 잊힐 것 같지 않다.

아마도 그녀가 지나간 장소를 지나갈 때면 다시 그녀의 이야기와 그녀의 파리를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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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화났다 - 초등학생을 위한 동시조
유성규 지음, 어린이 62명 그림 / 글로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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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화났다
 

학교 다닐 적 읽고 배웠던 시조들은 모두 옛 선조들의 기개나 결심,

여류 시인 기생이나 허난설헌 정도의 감정을 솔직히 담은 시조가 다였다.

시험 공부를 위해 외우고, 시조의 형식을 익히고 했었는데

시조가 이렇게 가깝게 귀엽고 예쁘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아이들을 위한 동시조집 연필 화났다

제목에서부터 재미있을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들며

첫장부터 넘겨보는데...

와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 예쁜 그림과 고풍스런 맛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의 시조라니.

시조라고 해서 절대 고리타분하거나 옛스럽지만은 않고

오히려 규칙적인 시조 운율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또르르 입 속에서 흐르는 맛은 그대로 두고 아이들의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담아 알록달록 빛을 담았다.

 

시행의 배열 규칙 역시 현대의 시조답게

적절히 구별로 끊어 배열하기도 하고

시조의 형식을 그대로 지키면서 다양하게 나열하니

모양도 예쁘고 읊조리기도 좋고 시조라는 느낌보다 동시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묵은 일기장을 두고 쓴 시조나 바람, 축구시합, 개구리, 엄마, 여행, 안경, 눈싸움 등

소재도 다양하고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그대로 주워올린 것이 많아

현실적이고 아이들 마음에 더 가깝게 다가선다.

시나 시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평소 시조가 무엇인지 몰랐던 아이들도 시조의 매력에 푹 빠질 것 같다.

 

읽으면서 배시시 웃음 베어물게 되는, 책 속의 시조 두 편을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직접 읽어야 가장 잘 느낄 수 있기에...

 


 
묵은 일기장

 

일기장은 보물상자

이리 빼뚤 저리 빼뚤

 

오년 뒤 열어 보니

배꼽 빠질 이야기

 

십년 뒤 읽어 본다면

뒤로 자빠지겠지

 


 
엄마 미워

 

세뱃돈 내놓으라고?

미워 미워 엄마 미워

 

작년에도 그러더니

두고 봐라 숙제하나

 

저금통

배가 부르면

핸드폰 살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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