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노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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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노트

 

진한 기억은 아니지만 흐릿하게나마 남아있는 기억이 있다.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한 방울 눈물이 알지모르게 흐르고, 

붉게 지는 저녁 노을이 마치 내 마음을 물들이는 것 같아 수줍었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에 잠시 마음을 주고 받던 친구와 교환일기를 쓴 적 있다.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곧 전학을 가게 되어서.

부모님만큼이나 그 시절엔 친구와의 우정도 소중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어 갖는 일에 가슴이 뛰곤 했었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음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다.

 

티보씨의 작은 아들 자크와 퐁타냉 부인의 아들 다니엘은 둘이 몰래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누던 회색노트의 비밀을 캐물으며 둘의 사이를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징계를 이야기하는 비노신부의 목소리가 이야기의 마음을 무겁게 내리누르며 과연 이 둘이 어디로 갔을까 하는 호기심이 이야기를 따라붙었다.

자크씨의 큰아들이자 의사인 앙투안은 퐁타냉 부인을 찾아 자크의 행방불명을 이야기하며 단서를 찾고자 하지만 얻지 못하고 다니엘의 앓아누운 여동생을 들여다보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퐁타냉 부인은 바람나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의 종적을 찾아 아들의 가출 소식을 알리고 돌아와 함께 찾기를 애타게 바라지만 남편의 행방을 찾을수록 쓰라려진다.

한편 자크와 다니엘은 마르세유로 가서 형제인척하며 다니며 아프리카의 튀니지로 갈 배를 구하지만 도리어 위험에 처해 둘이 헤어지게 된다.

 

엄격한 카톨릭을 숭배하는 부르조아 자크네 집안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프로테스탕트인 다니엘네 집안의 분위기가 상반되고, 사회적 인습에 반항하는 둘의 아슬아슬한

가출이 하나의 굵은 줄기를 이루며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특징은 시대를 달리하고 지역을 달리해도 그 특성은 크게 다르지 않은가보다. 프랑스라는 이국적인 면도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자라는 이 시기쯤 우리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과도 닮아 있는 모습에 애잔한 연민이 느껴졌다.

인물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여 사건의 흐름을 좇으며 마음으로 그리는데 한달음에 읽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제대로 읽기를 읽는데 고전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살리며 음미하게 하는 것이 제대로 읽기였다.

내가 읽었던 작품에 대한 의미외에 보지 못한 더 깊이있는 시선을 읽으며 감탄하고, 작품이 발표된 당대 상황을 함께 이해하니 클래식을 읽었다라는 느낌보다 그 시대를 읽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푸른숲의 징검다리 클래식을 첫대면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 책이다. 두고두고 잊지 못할 작품이 되었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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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편지 세트 - 전5권 - 개정판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박은봉 지음, 류동필 외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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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보았던 한국사편지가 다시 예쁘게 새단장하여 나왔다. 

엄마인 저자 박은봉씨가 그 딸에게 들려주듯 적은 글이다. 초등학생인 딸과 오고간 묻는 내용, 답하는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어 마치 우리가 그 옆에서 함께 귀를 열고 듣는 듯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쉽게 다가왔다. 글투가 어찌나 친근한지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시리즈로 나온 책 중 첫번째 책이다. 원시사회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까지의 역사를 들려주는데 이야기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술술 잘 읽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 풍부한 사진과 그림 지도 등의 자료가 풍부하여 역사 현장에 가보지 않고도 환하게 보는 듯하다. 

정치, 문화, 인물, 생활 등 역사 속 다방면의 이야기를 골고루 들려주고 있어 싣고 있는 시대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다.  

읽을수록 감탄하고 칭찬하게 되는 책이다. 

책의 주대상은 열두살 이후의 학생들이라고 하는데 보충 설명자료도 잘 되어 있고 설명이 쉽고 부드러워 초등 저학년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본 내용 설명이 가운데 자리하고 양 날개쪽으로 사진 자료들이나 더 알려주고싶은 지식들을 각주 달듯이 달아놓았다. 지도도 들어 있는데 복잡하거나 보기에 어렵지 않고 설명하는 부분에 맞춰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또 따로 더 알려줄 내용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네모 상자 안에 깔끔히 정리해 담아놓고 물음표 느낌표(?!)로 호기심을 일으키는 질문과 설명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도 좋았다. 

저자의 딸 세운이에게 묻는 질문은 다시 돌아와 읽는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며 생각하게 했다. 

연표도 책 위쪽에 보기 쉽게 간단하게 정리하여 같이 지식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참 쉽고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어 처음 잡고 읽기 시작하면 계속 뒷부분을 이어 보게 되는 책이다.  

원시시대를 지나 삼국시대, 통일신라와 발해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당대의 주위 국가와의 관련성도 같이 싣고 있었다)은 우리 아이가 한창 관심을 가지는 시대의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좋아했다. 반응이 괜찮아 뒤의 시리즈도 고려해볼 참이다. 검색을 해보니 앞서 나왔던 책들은 모두 절판이다. 새로 개정되어 나온다고 그러나보다. 

저자가 그 딸에게 꼭 들려주고싶었던 우리 역사 이야기. 이 땅의 많은 아들 딸들에게 보라고 권해주고싶다.   

인상깊은 구절:  

언젠가 물었지? 한국사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한국사든 세계사든 역사 공부를 잘 하려면 많이 읽고, 깊이 느끼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해. 역사책을 제아무리 많이 읽어도 사람 이름이나 사건 연대를 달달 외우는 식으로 읽으면 별 소용이 없어. 왜냐하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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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디에서 올까?
나카무라 유미코 외 지음, 이시바시 후지코 그림, 김규태 옮김 / 초록개구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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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디에서 올까?

 

아이가 물어왔다. 휴전선이 어디쯤에 있고, 왜 생겼는지......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휴전선 이야기가 나오더란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질문을 때맞추어 해왔다.

6.25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안단다.

그때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 선을 긋고 전쟁을 쉬자고 양쪽에서 합의해서 휴전선이 생겼노라고, 지금도 우리는 전쟁이 끝난 종전이 아니라 휴전 상태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도 고향에 죽도록 가고싶어도 못 가는 이들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이들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종전이 아니라 휴전.

참 슬픈 이야기다.

일본의 학급 아이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평화 이야기는 조금씩 다르면서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료코가 친구들에게 돌린 설문지의 평화와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생각하는 평화는 그 무게도 색깔도 많이 달랐다.

우리 나라가 다른 나라에 점령 당하지 않았을 때.

우리나라가 안전할 때.

 

만약 우리가 일제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랬다.

아직도 팔레스타인은 전쟁중이고 수많은 이들과 아이들이 다치고 죽어가고 괴로워하고 있다.

돈가스를 몇 조각으로 나누어 먹는 것, 피구를 잘 하고 싶어 연습해서 던진 공이 자신과 같이 공이 무서워 도망다니던 친구를 맞힌 것, 장난감 총으로 전쟁놀이를 하는 것, 먼저 나간 사람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쓰는 것,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버려지는 음식물과 떠도는 난민 구엔 이야기, 대민 지뢰로 발이 없어진 아이, 그 어린 아이들 손으로 만들어지는 축구공, 소년병......

결코 가벼운 무게의 이야기는 아니었으나 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얇은 책 속의 글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했다.

둘 이상이 모인 개인들에서부터 작게는 한 학급, 한 학교, 한 사회와 나라, 그리고 지구촌.

평화는 작은 것에서도 큰 것에서도 언제나 자리잡고 뿌리내리기를 원한다.

부디 이 세상에서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기를.......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세계에 친구를 만들자는 도모미의 의견에 나도 동참하고싶다.

이 책은 저학년들뿐만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고싶다.

그리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어주었으면 하는 책이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룬다.

많은 이들이 읽어 손에 손잡고 평화를 이루어냈으면 좋겠다.

 


마음에 남는 한 구절 :

"우리 전 세계에 친구를 만들자. 같은 반 친구들만이 친구는 아니잖아."

"전쟁을 없애자는 거구나! 그래, 팔레스타인 아이와 친구가 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런 거라면 나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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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입학전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결정한다
이정균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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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입학전 읽기 능력이 평생성적을 결정한다

 

물론 책 제목의 '평생성적' 이라는 문구에 끌린 것도 사실이지만 어떻게 읽기 능력을 키워줄 수 있고, 읽기 능력을 바탕으로 지적 능력의 확대로 끌어낼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책 제목의 취지에 맞는 내용들이 연령대로 구분되어 나와 있는 내용들도 유익했지만 특히 좋았던 부분들은 책 한 권 한 권에 대한 읽기 지도 요령과 해당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얻을 수 있는 것, 나아가 활용할 수 있는 독후활동, 함께 나누면 좋을 이야기거리들을 세심하게 알려주는 부분들이었다.

참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었다.

초등 입학 전 꼭 읽어야 할 책 70권의 책읽기 노하우라는 문구가 책 아래쪽에 나와있었는데 그 부분이 이 책의 특징을 보다 잘 말해주고 있었다.

아이의 평생의 공부 습관을 잘 정립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왜 '읽기 능력'인지 나와 있는 사례를 보면 이해가 된다.

또 그 사례가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경우라면 더 여실히 느끼게 되리라.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

글자를 그대로 읽어내는 독서가 아니라 다양한 세상을 바르게 읽어내는 읽기 능력은 이 시대가 원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초등학교 시절만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성인이 되어갈수록 더 중요한 능력이 제대로 된 읽기 능력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른 읽기 능력'.

그렇게 중요하다고 해서 무작정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읽기'를 배우는 것은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것과 같아 한 번 바르게 배우고 나면 누구나 쉽게 학습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읽기 능력을 일곱 단계로 나누었는데-들어서 무엇을 아는 단계에서, 엄마와의 대화를 통한 언어활동 경험으로 아는 단계, 보아서 아는 단계, 언어의 변화로 아는 단계,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 단계, 읽기를 통해 다른 것을 배우는 단계, 조절해서 읽는 단계- 이 일곱 단계는 꼭 연령별로 구분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마다 개성이 다르듯 읽기 단계도 아이들마다 다르다.

각 단계별로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읽기, 직간접 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기 등의 부모가 해주어야 할 활동을 안내하고 발달단계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잘 읽는 아이는 잘 표현하고 태도도 바르고 무엇보다 귀담아 들을 줄 안다는 말에 주목했다.

그래서 읽기 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너무 너무 좋아해서 두꺼운 책 표지가 닳도록 보았던 곰사냥을 떠나자와 읽었던 책들, 아직 보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각 단계별의 특징을 두루 지니고 있는 삼남매와 우리(부모)에게 대단히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읽으며 계속 잘 활용해 나가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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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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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머리에 뿔이 달리고 약간 무섭고 괴기스럽게 생겼으며

때로는 멍청하고 때로는 지혜롭고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신통방통 요술을 부리는 모습이다.

옛 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하던 도깨비.

산 너머 파아란 도깨비불이 신기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끝없이 이어가는 역사 속에서 옛이야기 속에서 살아남아 닳아가는 물건들처럼 친숙하면서도 익은 소재가 도깨비이다.

하찮은 물건이라도 10년, 20년 사람의 손때가 묻으면 사람을 닮아 영물(靈物)이 된다는 말이 그럴 듯하다.

구두쇠인 땅부자 영감의 돈궤짝을 도둑이 훔쳐 돈만 가져가고 산속에 고리짝만 버려진다.

키가 바지랑대처럼 크고 눈코입 다 크고 붉은 얼굴에 온몸은 털북숭이, 큰 머리에 달랑 패랭이.

그렇게 돈궤는 도깨비가 되었다.

도깨비가 된 고리짝은 주인집으로 가서 돈을 가져와서 돈방석을 만들어 깔고 앉았다가 돈이불을 깔고 스르르 잠이 든다.

무서운 개코를 피해 이사를 하고 또 한 곳이 호수가 보이는 벼락맞은 은행나무 굴 속이다.

몽당비 귀신 빗자루 도깨비와 누런 공책 귀신이 찾아와 같이 살게 된다.

그곳도 개코들이 알아내자 세 도깨비는 안전한 집을 찾게 되고 명당자리를 발견한다.

명당자리에 돌도 갖다 놓고 똥도 갖다 놓자 귀신 붙은 땅이라고 땅값이 떨어지고 아무도 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선비가 사 버렸다. 똥을 치워준다는 약속을 받고 똥값에.

세 도깨비는 겁을 주어 선비를 쫓아내려다가 오히려 선비에게 문제를 얻게 된다.

인불통고금이면... 그 다음은 뭘까?

세 도깨비는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해 세종대왕을 찾아간다.

무척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은은한 감동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곳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 다락방엔 지금도 세 도깨비가 책을 읽고 있겠지?

도깨비도 빠져든 책 읽는 즐거움.

그 즐거움을 우리 아이도, 다른 많은 아이들도 알게 되길 바란다.

책은 정말 좋은 친구이고 훌륭한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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