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독서치료는 전문 기관에서 일정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가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라니! 단지 아이의 메마르지 않는 감수성을 자극하고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키우는 활동이 책읽기였는데 이 책에서는 엄마와의 책읽기가 단순한 책읽기의 차원을 넘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리며 의사소통의 한 도구로서 활용되는 책읽기와 독후활동에 관한 이야기였다. 독서치료 알고싶고 배우고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며 어떤 부분을 건드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다양한 사례가 나와 있어 큰 도움이 되고, 독서치료를 위해 알아야 할 심리학적인 전문가의 분야도 있었지만 열 가지 말만 배우면 시작할 수 있다는 부분에 힘을 얻었다. 내 아이이기에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내 아이이기에 더 다가가기 쉽고 열기 쉽다는 장점도 있었다. 치료라는 명목이지만 아이와 마음을 열고 더 즐거운 시간 행복한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독서치료의 큰 목적인데 독서치료를 시작할 때 쓰면 좋은 책과 독서치료를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도 함께 이야기해주어 더 좋았다. 일방통행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 역시 상호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읽으면서 내 아이를 자주 떠올리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우리 아이의 어떤 면을 바꾸어줄 수 있을까를 내내 생각했는데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내가 내 아이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보고 지적해왔던 건 아닐까 하는 거였다. 알게 모르게 상처받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아이를 위한 독서치료이지만 오히려 나 스스로에 대한 치료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다짐해보았다. 마음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리라 하고...
맛있게 먹은 음식은 어떻게 똥이 될까 초등 저학년 자녀도 교과서 속 이야기는 시험 준비를 위해 배우고 외우고 익혀야 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재미있는 내용이어도 좀 딱딱하게 여겨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책을 같이 곁들여 공부한다면 그 딱딱함이 훨씬 가시고 더 보고싶고 궁금해지는 내용이 될 것 같다. 교과서 과학을 보면 유쾌한 그림과 함께 재미있고 쉽게 풀어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는데 읽다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책에서 슬그머니 던져주는 질문을 풀어보려 생각하다보면 자꾸 알게 되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용감한 젊은이가 어미 사자의 젖을 구해오기 위해 떠나는 모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몸의 눈, 코, 귀, 혀, 손과 발의 역할과 사자성어, 용어와 같은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오감의 특성을 알게 된다. 감나무에 매달린 까치밥. 까치가 맛있게 따먹고 꿀꺽한 씨가 소화가 안되어 똥에 그대로 나온 것을 시초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감나무에 감이 열리듯 풍성하게 열린다. 감씨를 따라 우리 몸 속 소화기관 하나 하나 살펴보고 그 하는 일과 특성을 알게 된다. 중간중간 읽으면서 아이들이 어려워할만한 단어는 따로 풀이를 달아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단순히 그림과 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키워 생각주머니를 부풀려줄 질문도 달아놓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신비한 우리 몸의 구성요소에 대해 정리를 해주는데 아주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콕콕 짚어주니 읽은 이야기가 절로 머릿속으로 쑤욱 들어오며 가지런히 정리된다. 생각하는 교과서 과학동화,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즐겁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코코질냄새 학교 다닐 적 읽고 배웠던 시조들은 모두 옛 선조들의 굳은 기상, 학업에의 정진을 다짐하는 내용이거나, 임금에 대한 충성,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유유자적을 노래한 시들이 대부분이었다. 조선 후기에 와서야 비로소 서민들에게 그 풍류를 나누어주어 보다 솔직하고 다양한 내용을 담은 시조가 등장했으니 시조는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살려지고 노래되어 온 오랜 결정체이다. 그렇게 만난 시조는 시험을 위해 밑줄 그어 가며 현대말로 뜻풀이하고 외어 그 참뜻이나 멋스러움보다 몇 점의 점수를 위해 알건 모르건 생각하기 이전에 앞서 일단 접수부터 해야했었다. 그런 시조가 아이들의 맑은 꿈과 만나 예쁘고 사랑스럽게 탄생했으니 시조가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예쁜 줄 미처 몰랐다. 종장 제 1구는 석자, 2구는 다섯자 이상, 3장 12구의 형식에 맞췄으니 가락가락 입 속을 타고 흐르는 운율이 입안을 또르르 구르는 구슬 같다. 재미있는 내용에는 마음 놓고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시조 속에는 엄마의 마음도 담기고 빤히 들여다보이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담겨있었다. 시조이지만 옛스러운 느낌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이 나고 알록달록 다양한 무지개빛을 담은 예쁜 그릇마냥 볼수록 또 보고싶고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들려주고싶어진다. 시조의 기본 형식을 지키되 배열을 적절히 구별로 끊어 배열하거나 장별로 따로 나누어 배열하니 모양도 예쁘고 읊조리기도 좋고 갖춰진 운율이 아니라면 시조라는 느낌이 안 들 정도이다. 곁들인 그림도 아기자기 예쁘고 귀여워 읽는 맛을 더 달콤하게 한다. 소재도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고개만 돌리면 쉽게 보이는 것들이어서 더 친근하고 정겹다. 이제 시조가 어렵지만은 않고 더 정겨운 마음이 든다. 아마 이 책을 보는 우리 아이들도 그러하리라. 우리 시조여서 더 좋고 더 신나고 더 재미있는......
참 이상해 아 고놈 귀엽구나 볼에다 침 바르고 껴안고 신통하다구 찰싹찰싹 볼기치네 예쁘면 까까나 사주지 침 바르고 왜 때려 <책 40쪽에서 가져온 시조입니다>
회색곰 왑은 왜 사람을 싫어할까? 파브르 곤충기와 양대 산맥으로 불리워도 좋을 시튼 동물기. 직접 관찰하고 연구하여 쓴 시튼 동물기의 대단함은 그 쟁쟁한 소문만으로도 충분히 알려져있을 것이다. 100여년 동안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튼 동물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을 사랑을 받을 것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에 이르기까지 재미있게 읽고 함께 생각하고 마음 속에 일어나는 호기심을 채우고 다시 더 길으러 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 책, 왓스쿨의 회색곰 왑은 왜 사람을 싫어할까? 펼치기 전부터 큰 기대로 설레였던 책이다. 자주 보지 못했던 곤충이나 동물을 보면 무섭다고 비명을 질러대기도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동물들 입장에선 사람이 더 무섭고 겁나지 않을까.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파헤치고 훼손시키고... 왑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이야기되어지는 이 책의 내용은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아무 것도 겁날 게 없다는 엄마는 사람의 총길에 무릎을 꿇고, 가족들마저 천적에 의해 스러져간 뒤 외톨이가 되어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가는 왑. 사람보다 총과 덫을 더 증오하는 왑. 그렇게 숲을 지키고자 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숲은 더 평화스럽고 아름다울지 모른다.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왑을 통해 배우게 된다. 왑의 목소리여서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곰의 생태나 특징에 대해 함께 배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노래기벌은 어떻게 사냥을 할까? 그 이름도 유명한 파브르 곤충기가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찾아왔다. 안그래도 보여주고싶고 읽히고팠던 파브르 곤충기. 아이에게 세심한 관찰력과 동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줄 것 같다. 그렇게 노래기벌은 어떻게 사냥을 할까와 첫만남을 가지고 아이에게 보여주었는데 아이의 반응은 뜨거웠다. 보고 또 보고 하물며 학교 가야 하는데 아침밥 먹는 자리에서도 책을 본다고 밥을 뜨는 둥 마는 둥 하다 혼이 났으니..... 책에서 이름 정도 행여 보았을까 노래기벌과 나나니벌. 읽었어도 잘 몰랐을 두 곤충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더 자세히, 생생히 알게 되었다. 딱딱한 몸을 가진 갑충에 해당하는 노래기벌은 자기보다 큰 바구미를 가슴에 달린 침으로 관절 사이에 주사를 놓아 신경을 마비시켜 사냥한다. 그렇게 사냥해 온 신선한 먹잇감을 애벌레를 위해 내어놓는데 그런 곤충의 생태를 동화로 꾸며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비록 바구미 입장에서는 처절한 전투이지만 그것이 생태계의 한 순환임을 어찌할까. 노래기벌과 비슷한 나나니벌. 편작이 살아 수술을 했다면 나나니벌과 비슷했을까. 자신의 몸보다 열배는 무거운 나방애벌레를 잡아 알을 낳기 위해 수술해 알을 집어넣고 혼자서 먹이를 파 먹으며 자라는 나나니벌... 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서 산다고 하니 자세히 살피면 우리도 나나니벌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참 쉽고 재미있게 꾸며진 곤충 생태학 어린이를 위한 파브르 곤충기. 이 시리즈에 지름신이 내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