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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김연아의 7분 드라마
뭘 해도 예쁜 연아양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스무살이 되기 전에 써놓고 싶었다는 그녀의 삶과 피겨의 이야기를...
오래 전에 연아양의 어머니가 했던 인터뷰가 생각난다.
기자가 물었단다. 연아양에게. 연아양에게 만약 딸이 태어난다면 피겨를 가르쳐주겠느냐고.
별로 고민하지도 않고 시간도 끌지 않고 단번에 대답을 했단다.
아니오.
옆에 서 있던 연아양의 어머니가 펄쩍 뛰듯 물었단다. 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연아양의 대답에 그 어머니도 놀랐단다.
연아양은 차분하게 대답했단다.
너무 힘드니까... 너무 힘들다는 걸 내가 아니까. 자신은 자신의 딸에게 피겨를 시키고 싶지 않단다.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보이는 화려한 은반위의 모습 뒤에 쌓아온 그녀의 노력과 눈물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읽은 이 책.
다시 한 번 연아양이 마음 속에 접어두었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고모가 사줬던 빨강색의 노란끈이 달린 첫 스케이트화를 신고 꼬꼬마 스케이터 김연아가 걸음마를 시작했다.
초등 5학년 전지훈련 때 트리플 점프를 처음 성공하고 자신도 믿을 수 없어하며 기뻐하는 이야기에 내 가슴도 떨려왔다.
이야기에 점점 몰입하며 성장통을 앓아 그만 둔다며 슬럼프가 왔을 때 조마조마해하고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첫 인터뷰를 하는 이야기를 읽을 땐 나도 울렁거렸다.
그렇게 연아양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울고 웃고 읽는 동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피워 낸 그 붉은 꽃같은 열정에 감동했다.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 계가 온다. 근육이터져 버릴 것 같은 순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주저앉아 버리고싶은 순간....
이런 순간이 오면 가슴 속에서 뭔가가 말을 걸어 온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 '충분해' 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 포기하면 안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 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고 한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도, 포기하고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
-39쪽에서-
최고. 최고이기에 각광을 받고 선망의 눈길을 주는 게 아니라 최고가 되기까지 그녀가 이기고 견뎌온 99도와 마지막 1도까지 최선을 다한
그녀의 열정에 눈길을 줄 것이다.
부상을 입고도 슬럼프를 겪고도 자신과의 질긴 유혹을 받고도 당당히 링크를 선택한 그녀.
그녀의 아름다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싶다.
마지막 피겨 꿈나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그녀의 목소리 하나 하나 가슴에 담아두고싶다.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