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 Zimmer, Dream is Collapsing

여름날 대낮 혼자서 부산을 출발하여 서울로 가고 있었다.
거의 변화가 없는 고속도로의 풍경은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두 흐릿하게 만들었다.
한여름날의 과도한 일사량은 썬글라스의 보호가 없는 내눈을 백색광의 포화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차가 언제 쯤이었나.
언제부터 인가 도로에는 더 이상 오는 차도 가는 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끝간데 없이 달릴 뿐이었다.

결국은 톨게이트가 나타난다.
톨게이트 주변은 SF에서나 등장할만한 거대한 콘크리트벽의 아파트들로 요새화 되어 있다.
텅 빈 톨게이트로 서서히 진입해 들어 간다.
하얀 얼굴의 여자가 아무 표정 없이 내려다 보고 있다.
얼굴은 두텁게 분칠되어 있으며 입술은 불타고 있다.
오른손엔 통행권을 찾아 들고, 왼손 중지로 스위치를 눌러 창문을 내린다.

눈앞에서 빛이 폭팔한다.
그녀가 터져 나가는 빛 줄기 사이로 산산히 부서진다.
톨게이트가 모두 사라져 없어진다.
주변 콘크리트 벽도 일순 없어진다.
눈뜰 수 없이 밝은 힌빛으로 가득찬 고속도로 만이 남는다.

왼손 중지는 아직도 스위치 위에서 까딱이고 있었다.
차는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거의 스치듯이 달리고 있었다.
여전히 끝간데 없이 달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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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잠이 깨었다.

얼마나 잤을까.
잠시후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는 창으로 들어오는 으스름한 불빛만으로도 온방이 훤하게 들어 온다.

여기가 어딜까.
내가 뉘여져 있는 곳이 소파인걸 보니 케이블을 보다 잠 들었나 보다.
그럼 TV는 누가 껐을까.

열려진 방문으로 침대가 보인다.
방 천정이 주황색으로 밝혀져 있는 걸 보니 안쪽 화장실 등이 켜져 있나 보다.

침대 위에 멍멍이가 잠 들어 있다.

이상하지.
이 녀석은 침대에 올라가질 않는다.
어쩌다 애들이 올려 놓으면 좌불안석 불안해 하다 금방 내려 오는데.
누가 올려 놓았을까.

손가락 하나 꼼짝하기가 싫다.
눈 돌리기도 귀찮다.
그냥 그대로 잠든 멍멍이를 보고 있었다.
이제 곧 다시 잠들겠지.

멍멍이가 머리를 든다.
어둠속에서 망막에 반사된 빛이 번쩍인다.
멍멍이가 일어 선다.

오 맙소사.
두발로 일어 선다.
앞발을 들고.

오 맙소사.
두발로 선 멍멍이가 공중제비를 돈다.
360도 회전하면서 침대 밑으로 살짝 내려 앉는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심장이 심하게 뛰기 시작한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진다.
그러나 몸은 차거워 진다.
호흡은 점차 느리게 느리게 진행 된다.

멍멍이가 가슴 옆에 서 있다.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목이 완전히 잠겼다.
아무 소리도 낼 수가 없다.

물어 본다면 무엇인가 답을 해 줄 것만 같다.

유리구슬을 박아 넣은 두눈은 인광으로 빛나며
삐쭉 솟아난 이빨을 따라 침이 흘러가며
비웃는 얼굴로 무엇인가 알려 줄 것만 같다.

중대장은 M1 갤런드를 좋아했고 선임조교는 교육기간 내내 그 총을 매고 다녔다.
사격장에 뛰어든 개를 중대장은 200미터 거리에서 그 총으로 명중 시켰고 사체를 치우러 내가 올라갔다.
단 한발에 반이 짤려나간 머리가 허덕대며 올라오는 나를 비웃으며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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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구글 스트리트 뷰가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 무단 수집 혐의를 받고 있는데
좀 더 심층적인 내용을 평이한 우리말로 알아 봅시다.

연합뉴스는 경찰 보도 자료를 충실히 옮겨 놓았습니다.
news.donga.com/Economy/3/01/20100810/30423983/1


스트리브 뷰 서비스라는 건 현재 자기 주변의 영상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물론 사전에 촬영된 영상인데, 찍힌 대상의 승낙을 모두 받아 놓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항의가 들어 오는 경우
(이동네, 점잖게 머라 그러는 사람은 사람으로 치지 않아요. 남이 쓴 글들을 제 멋대로 지네 서버에다 복사해 두고서는 삭제도 해 주지 않아요.) 슬그머니 모자이크 처리 정도 하는 수준이라 서비스가 시작된 나라에서 이미 많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여간 그렇다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수준까지 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들이 닥쳤습니다.

구글이 한 일은 AP의 고유식별번호를 적어 간 겁니다.
당체 이게 무슨 말인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가 없죠?

인터넷을 하고자 하는 컴퓨터는 랜선을 낍니다.
랜선이 없이 인터넷을 하는 경우 선이 없다고 해서 무선 인터넷이라 합니다. 알고 보면 이 동네 작명법 참 쉬워요.
이 무선 인터넷을 좀 더 잘난체 하는 말로서 와이파이 라고 부릅니다.
Wi-Fi, 네, 하이파이를 베낀 말입니다.
너무나 친근한 고색찬연한 말 하이-파이 전축.
Hi-Fi, High Fidelity, 고충실도, 원음을 아주 충실하게 재현합니다. 하는 광고 문구입니다. 1930년대에 등장한 말입니다.
Wi-Fi, Wireless Fidelity, 끈 떨어져도 충성을 다 하랴? 머 어쩌라는 건지 알 수가 없군요. 공돌이들 유머 감각은 이 정도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세요.

AP는 Access Point, 유선랜을 무선랜으로 바꾸어주는 장치입니다.
KT가 있는 돈 다 퍼부어가며 죽어라 광고하는 와이파이존 이란건 AP가 설치되어 있어 무선랜을 할 수 있는 지역이란 뜻입니다.
아쉽게도 와이파이는 그 유효사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요. 잘 나가야 고작 수십미터. 물론 큰 안테나 붙이고 출력 올리면 백미터도 더 나가기는 하지만 경제적 부담 꾀 됩니다.
AP AP 하니까 머 대단한 장치 같아 보이죠?
인터넷 공유기 쓰시는 분, 공유기에 안테나가 삐죽 나와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게 바로 AP 입니다.

정리해 봅시다.
와이파이존 = 무선 인터넷 공유기가 달린 곳.
공유기, 이거 몇 만원 밖에 안합니다.
이거 달아 놓고서 엄청 광고하고 생색내는 KT, 참 대단하죠.
이것도 안 달고 공유 철학 운운하는 SK, 더 대단하죠.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 갑시다.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하자면 당장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나폰, 안드로메다 같은 스마트폰이면 문제가 되지 않아요. GPS가 붙어 있으니까. (GPS랑 네비를 혼동하지 맙시다.)
GPS가 없는 모바일 인터넷 장비들, 노트북!!, 은 문제가 됩니다.

하여간 무선인터넷을 할려면 와이파이존에 들어가서 AP에 붙어야만 되고, 모든 AP에는 고유식별번호가 있습니다.
(사실은 인터넷에 붙는 모든 장비, 컴터, 놋북 등등등에는 다 고유식별번호가 있어요)
그리고 AP를 나사못으로 벽에다 붙여 놨으면 뜯어 옮기기가 힘들겠죠?
그래서 AP 식별번호를 알면 놋북이 있는 위치를 와이파이 유효 사거리 오차 범위내에서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와이파이존의 크기는 민수용 GPS 오차범위보다 더 좁아요! GPS보다 더 정밀하다는 뜻입니다! (이게 참 황당스런 말이라는 건 모를겁니다.)

이제 구글 사람들이, 그들에게 축복을!, 특별한 장비를 실은 회사차를 타고 온시내를 돌아다니며 AP 식별번호를 적어 간 이유를 아시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왜 이런거 가지고 경찰이 쌩난리쑈를 치는지 알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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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자 2010-08-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이파이존의 크기는 민수용 GPS 오차범위보다 더 좁아요! GPS보다 더 정밀하다는 뜻입니다!" <== 그니깐 애먼 동네를 찍어 보내줄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hanalei 2010-08-23 00:22   좋아요 0 | URL
그말도 맞지만 그냥 이 동네 유머라는 겁니다.
같이 웃을려면 많은 백그라운드가 필요하죠.
 

공식 홈페이지는 --> www.beksinski.pl/
홈페이지에는 있지 않으나 (이미 팔려서)  널리 알려진 작품을 보실려면 --> www.gnosis.art.pl/iluminatornia/sztuka_o_inspiracji/zdzislaw_beksinski/zdzislaw_beksinski.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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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시적 또래의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이 더 속이 깊다고 하던데 과연 그럴까.
내 판단으로는 소시적부터 해서 평생 동안 그렇다.

남자애들은 나이를 먹는다 해도 그리 똑똑해지지는 않는다.
남자를 한번 만나 볼까 계획하는 분들은 반드시 명심해 두어야 하는데
남자들은 대체로 좀 멍청해서 좋은 것, 안 좋은 것 분간을 잘 못한다.
특히나 훌륭한 여자를 알아 보는데에 있어서는 정말 한심할 정도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만나고 있는 여자가 도대체 누구인지를 지가 알아서 잘 판단하라고 맡겨두면 열이면 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넌 알아볼 수 없겠지만 난 드물게 훌륭한 여자야. 니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해서 이런 복을 타고 났는지는 나도 몰라.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게 절대 충성해야 돼'
이렇게 남자를 이끌어 주면 모든게 다 잘 풀려 나갈것이다.
아, 그러나 여자들은 또 남자를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예사업은 복잡다단하게 얼키고 설켜들어간다.

년상녀 년하남 커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다들 이 사실을 점차 깨달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남자의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그저 나이 탓이라고 위안이라도 삼아야 하는 현실이 아쉽기는 하지만서도.

이제 왜 남자들이 젊은 여자, 어린 여자, 예쁜 여자에 열광하는지 대충 이해가 가실 것이다.
그들의 저능함을 너무 탓하지는 마시고 그저  어여삐 여겨 잘 타일러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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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7-23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저도 가끔 그런 생각해요. 어쩌다가 저 좋아한다고 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그렇게 똑똑해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아, 얘는 드물게 똑똑한 놈이구나, 여자 볼 줄 아는구나, 제대로 된 놈이야.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3=3=3=3=3

보석 2010-07-23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삐 여기고 싶다가도 가끔 콱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ㅎㅎ

땡땡 2010-07-2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자기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