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 그리스.로마의 현자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지금 이 순간,
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스토아 철학이 좋다

반복해서 자주 보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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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노동은 다르다. 약점 파악, 목표 설정, 집중 훈련과 반성의 피드백이 수반되지 않는 작업은 노력이 아니라 노동이다.

하루 5분 공부 각오 : 365일 절대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힘 | 한재우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상실의 시대』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건 노력이 아니라 단순한 노동일 뿐이야. 내가 말하는 노력이란 그런 게 아냐. 노력이란 좀 더 주체적이고 목적을 가지고 하는 걸 말해."
당신의 공부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하루 5분 공부 각오 : 365일 절대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힘 | 한재우

당신에게는 지금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을까? 당신은 지금 죽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우리의 삶은 끝까지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죽더라도 미련이 남지 않을 인생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품성을 가리키는 완벽한 표식이다. 광분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으며, 어떤 위선도 없이 모든 하루를 너에게 주어진 마지막처럼 살아가는 것, 바로 그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7.69

자네에게 말하지만 오직 건강하게 사는 법을 배우도록 하게··· 완벽한 확신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게. 어떤 확신이냐고? 제약받지 않으며 빼앗길 수도 없는 자네만의 합리적 선택을 유지하는 것이네.

에펙테토스, 대화록, 3.26.23b-24

죽음이 숨 막히게 짓눌러 올 때 / 대단히 잘 살았다고 알려진 자조차 /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고 죽나니.

세네카, 튜에스테스, 400


우리는 언제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내가 누구였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으며 무엇을 이루어 놓았는지, 무엇이 내게 소중했는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대한 한 줄의 답조차 말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삶만큼 허망한 삶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끝을 맞는다. 죽음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인간의 이야기는 모두 동일한 결말을 품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사실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몰입해야 할 것이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우주에 비하면 너무도 하잘것없지만, 그 인생이 없었다면 우주 또한 없었을 것이다. 작고 작은 생명들이 존재하고 모이지 않았다면 넓고 넓은 우주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 시간이 우주의 시간이고, 내 삶이 우주의 삶이다. 삶의 본질이 이러할진대 어찌 충실하게 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죽음이 진실로 종말을 의미한다면 정확히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두려움, 고통, 걱정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희망까지, 모든 것이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죽음이 두렵다면 기억하자. 죽음이 오는 순간 두려움도 끝이 난다.

나이 외에는 오래 살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는 늙은이들이 너무 많다.

세네카, 마음의 평정에 대해, 3.8b

얼마나 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얼마의 시간을 살든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불멸에 대해 쓰면서 랄프 왈도 에머슨은 인용에 기대어 주제를 풀어가는 작가의 고뇌를 이렇게 토로했다. "나는 인용하는 것이 싫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다."

세네카가 2천년 전 우리에게 던진 화두가 바로 이것이다. 현자들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쉽다. 특히나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신만의 것, 자신만의 생각을 펼치기는 어렵다.

남들로부터 빌려오지 않고 어떻게 자신만의 생각을 창조할 수 있는가? 과거의 현자들은 어떻게 독창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을까? 우리의 경험에 가치가 숨어 있다. 자신만의 지혜를 축적한 그 길 위에 답이 있다.

세네카는 말했다. "빼앗겨서 슬플 것은 없다. 그러나 이룬 것 하나 없이 그저 늙었다는 이유로 가야 한다는 것은 진실로 슬퍼해야 할 일이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두려워한다면서 우리는 죽음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 잡담을 나누고 식탐에 빠지고 쾌락에 몰두한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과연 두려워할 수 있는가? 정체도 모를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러한 죽음을 핑계로 욕망에 허우적대기보다는, 지금 주어진 삶에 몰입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살아가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삶을 낭비한다. 인생은 충분히 길다. 우리에게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만큼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사치와 태만의 하수구로 흘려보내고 좋은 목적에 사용하지 않게 되면 시간이 지나가버렸음을 인식하기도 전에 시간은 지나가 있다. 그렇다. 우리에게 짧은 삶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다.

세네카, 삶의 덧없음에 대해, 1.3-4a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생의 본질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기억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기억에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해야 하네. 감사가 우리 자신에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의가 타인에게만 속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네. 감사하는 태도는 언제나 몸집을 부풀려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네.

세네카, 윤리적 서한, 81.19

감사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나를 위한 것이다. 감사는 쌍방향이다. 그리고 긍정적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사람의 감사 표시는, 그 전염성으로 말미암아 그날 하루 수백 명의 사람을 기쁘게 할 수도 있다.


감사는 삶에 대한 최고의 긍정이자, 타인에 대한 최고의 배려이며, 내 자신에 대한 최고의 격려다. 감사할 순간이 온다면, 정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순간이 온 것처럼, 머뭇거리지 말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더 이상 방황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너 자신의 비망록도, 고대의 역사도, 노년에 읽기 위해 수집해 놓은 문집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삶의 목적에 충실하라. 헛된 희망일랑 던져버리고 너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여라. 너 자신을 돌보고 싶다면 할 수 있는 동안 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3.14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목적은 좋은 삶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책을 옆으로 제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해야 할 일은 행동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책에도 답이 쓰여 있지 않다.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누가 아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남겨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내일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신에게 기도를 드릴 것이 아니라 내 행동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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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다.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은 사람이라면 결국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기 마련이다.

"모든 관계는 먼저 당신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신의 인생에서 죽을 때까지 가장 중요한 관계는 바로 당신 자신과의 관계다." 미국의 작가 피터 맥윌리엄스Peter McWilliams의 말이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당신은 ‘좋은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공부하느라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만이라도 편안해야 하지 않겠는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땀을 흘려라.

공부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즉,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관찰하고 당신과 비교해보자. 모든 성공과 실패는 흔적을 남긴다. 직접 관찰해서 얼마나 대단한지, 아니면 얼마나 한심한지 직접 깨닫자.

미국의 작가 러셀 머크Russell Merck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뼈를 깎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하려면 먼저 앞서간 선배들을 벤치마킹부터 하라."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습관을 바꾸는 유용한 방법을 몇 가지 알려주었다.

첫째, 자신이 원하는 것과 그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알아낼 것. 변화의 첫 단계는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다.

둘째, 변화하지 않는 것에 끔찍한 고통을 연결시키고 지금 당장 변화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연결시킬 것.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이대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셋째, 나쁜 습관이 일어나는 패턴을 끊을 것. 저녁 식사 후에 늘 게임을 한다면 그것이 패턴이다. 그 부분에서 ‘STOP’ 버튼을 눌러야 한다.

넷째, 대안을 찾을 것. 무작정 담배를 끊은 사람보다 담배를 대신할 취미를 찾은 사람이 금연 성공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무수히 많다.
4가지 단계를 하나씩 적용하다 보면 삶의 많은 부분이 조금씩 바뀔 것이다.

미국의 작가 오리슨 스웨트 마든Orison Swett Marden은 이렇게 비유했다.
"습관이 만들어질 때는 눈에 안 보이는 실과 같지만 행동을 반복할 때마다 그 끈은 조금씩 굵어진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즐기고 싶으면 최선을 다하라. 공부든, 면접이든, 팀별 과제든, 그 무엇이 되었든 말이다. 그러면 확실히 즐겁다. 장담한다.

아침마다 이부자리에서 전쟁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5분마다 알람 끄기를 반복하면서 정작 몸은 일으키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제일 바보다. 차라리 알람 따위는 맞추지 않고 늘어지게 자는 잠꾸러기보다 급이 낮다. 잠꾸러기는 잠이라도 편히 자지 않는가.

고치든 포기하든. 둘 중 하나만 하라. 코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서로 상반된 마음속의 속삭임을 강제 종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번 어느 편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 이상, 그렇게 하겠다고 굳게 결의하면 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마치 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거나 짐승을 직접 도살하는 것만큼이나 구식이고, 심지어는 멍청한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모든 사람에게 하루는 24시간이다. 다들 세끼의 밥을 먹고, 몇 시간의 잠을 잔다. 똑같은 사람인데 체력이나 능력의 차이가 있어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그저 다른 이들보다 좀 더 부지런히, 좀 더 집중해서, 참고 노력한 것뿐이지 않는가.

‘무엇이든 손을 대면 평균 이상은 해내지만, 결국 아주 잘해내지는 못하는’ 사람이 많다. ‘어느 정도의 자신감’과 ‘어느 정도의 무기력함’을 동시에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는 개구리다.

현명한 개구리는 이렇게 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구멍을 선택하고 그곳에 온 힘을 집중한다. 어느 구멍을 택하더라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피부가 벗겨져 고통스럽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빠져나간다. 당신은 지금 공부라는 구멍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개구리가 아닌지.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의 우선 조건은 하나의 길을 선택해 그 길에서 싸우며, 모든 개선점을 받아들이고, 최고의 무기를 개발하고, 그 길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것이다."

20여 년 전 결혼했을 때 자녀 교육을 위해서 배우자와 약속을 했단다. 첫째, 집에 텔레비전을 들여놓지 않을 것. 둘째, 아이들의 손에 닿기 쉽도록 집 안 여기저기에 책을 놓아둘 것. 자녀 둘을 그렇게 키웠다. 단 한 번도 어떤 종류의 사교육을 시킨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학에 무난하게 들어갔다고 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책을 많이 읽는다. 성공의 핵심은 실력인데, 실력의 핵심은 판단력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판단력. 판단력은 식견에서 나온다. 식견을 어디에서 얻느냐, 결국 책이다.

중국 송나라의 왕안석王安石은 독서를 하면 만 배의 이익이 있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책을 읽어 부와 지위를 얻은 인물이다. 공부가 당신의 밥이 된다. 당신의 밥은 책으로 짓는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에라스무스Erasmus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약간의 돈이 생기면 책을 산다. 그리고 남는 돈이 있으면 음식이나 옷을 산다."

공부 의지를 지속하는 데 좋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공부 관리’다. ‘관리’라는 말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핵심은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도록 지켜보는 데 있다. 크게 3가지 단계다. 첫째, 계획하기. 둘째, 측정하기. 셋째, 피드백.

우선 공부 계획을 세우자. 매달 초에는 이달의 목표량을, 월요일에는 이 주의 목표량을, 아침에는 오늘의 목표량을 적으면 된다. 이제는 공부량을 측정하자. 예를 들어 하루를 마감할 때 오늘의 공부량을 써보는 거다. 목표량 아래에 적으면 미달인지 초과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하자. 계획과 공부량이 다르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날씨가 좋아 술에 흔들렸을 수도 있고,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피드백을 통해 다음 목표를 보다 현실적으로 잡는 것이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다. 공부는 긴 여정이다.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 장수하고, 자동차를 관리하는 사람이 차를 오래 쓰지 않는가. 공부도 마찬가지다. 관리하는 사람이 멀리 간다.

슬럼프에 한번 빠지면 다시 책을 잡는 것이 그렇게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오늘 공부하기 싫다고 하루를 흘려버리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공부하기 싫어진다는 사실이다.
이틀을 놀면 사흘째는 더 어렵고, 사흘을 쉬면 나흘째는 고통스럽다.

슬럼프가 오더라도 멈춰서는 안 된다. 대신 숙련된 운전자처럼 브레이크를 살살 밟아 속도를 늦추기를 권한다. 내리막길이든 고속 도로든 속도는 다시 낼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완전히 멈춘 뒤에 다시 시동을 거는 일이다. 출발은 가속보다 훨씬 힘들다.

‘정지 마찰력’을 기억하는가. 완전히 멈춘 물체를 힘껏 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 힘의 구간이 존재한다. 멈추지 않았다면 소모할 필요가 없었던 에너지다.

"모름지기 중단하지 말고 공부해야 한다. 중단하면 공부를 이루지 못할 것인데, 다시 시작하자면 또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자朱子의 말이다.

어쩌면 1만 시간의 법칙은 ‘하면 된다!’는 말의 통계적 증거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해냈다면 당신도 똑같이 할 수 있다. 다만 그 시간을 채울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최고의 학생들은 정신 능력의 성장과 호기심 충만한 삶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학점이나 명예보다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3가지 보물을 찾도록 강조했다. 첫째, 가슴에 품고 싶은 인물을 탐색할 것. 둘째, 영원불멸의 가치를 발견할 것. 셋째,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꿈을 찾을 것.

학생들은 인문 고전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노벨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위대한 대학을 만든 것은 결국 위대한 책인 셈이다.

시카고대의 교훈校訓은 다음과 같다.
"지식이 자라면 인간은 풍요로워진다

남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남을 평가할 시간에 그저 묵묵히 자신의 공부를 하라.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Aurelius는 "위인이나 위인의 조건에 대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 말라. 스스로 위인이 되어라"라고 말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도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라고 개탄했다. 이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울리는 것은 사람들의 행동이 변하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의 유명 작가인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는 작가 지망생 시절 ‘일요일 오전, 동네 카페의 글쓰기 모임’을 꾸려서 효과를 보았다. 모임이라고 해도 별것 아니었다. 일요일 아침마다 정해놓은 카페로 가서 각자 글을 쓰는 일이 스터디의 전부였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계속 글을 쓸 힘이 생겼다고 한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는데 혼자 공부할 자신이 없다면 스터디를 꾸려보자. 흔한 영어나 취업 스터디가 아니라도 좋다. 하이쿠나 재즈 스터디는 어떤가. 당신의 삶 자체를 충만하게 만들 수 있는 무엇이든 말이다. 그러면 당신은 공부와 친구를 모두 얻게 될 것이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이 지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이다.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앨리스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붉은 여왕은 이렇게 대꾸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지금보다 2배는 열심히 뛰어야 해."

미국의 진화학자 리 반 베일른Leigh Van Valen이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라는 생물학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모든 생물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지 현상 유지만 하는데도 사실은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당신이 받고 싶은 칭찬을 다른 사람에게 먼저 하는 거다. 이를테면 독서를 열심히 하는 동료를 발견하거든 "대단하다"라고 박수를 치면서 "추천해줄 만한 책이 있나요?"라고 묻는 거다. 그는 분명 기뻐하면서 정성껏 답해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그 사람 역시 자연스럽게 당신의 독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조만간 당신에게도 긍정의 피드백이 올 것이다. 당신은 칭찬을 받고 기뻐할 테고, 함께 책을 읽을 동지가 생긴 것이며, 결과적으로 더 열심히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받고 싶은 대로 주라는 삶의 지혜를 잘 활용하자. 칭찬도 예외는 아니다.

"매일 조금씩 바꿔나가라. 종국에는 큰 변화가 일어난다. 내일도 모레도 아니지만 결국에는 큰 것을 얻게 된다."
— 로버트 마우어, 『아주 작은 반복의 힘』

영국의 총리였던 필립 체스터필드Philip Chesterfield는 "다시 태어나면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행복의 정복』에서 가장 좋은 직업으로 과학자를 꼽았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었다. 권력의 정점을 지낸 수상과 최고의 석학으로 인정받는 철학자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생각한 셈이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쓸모가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내가 가진 무언가를 준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는 남에게 주기 위해 배우는 중이다.

당신은 당신의 공부로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더 많이 아는 사람은 더 많이 줄 수 있고, 더 많이 주는 사람은 더 많이 사랑받는다. 즉, 더 많이 공부할수록 더 많이 사랑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사랑이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 조건일진대 공부를 통해 사랑까지 받는 사람은 얼마나 기쁠 것인가. 사랑받고 싶다면, 그래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저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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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마지못해 일한 후의 생산 결과는 짧은 시간 동안 즐겁게 일한 후의 생산 결과보다 덜 만족스럽다."

도반道伴은 ‘도를 같이 닦는 벗’을 의미한다.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빨리 가야 한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고 싶다면 같이 가라." 우리에게 공부는 빨리, 그리고 멀리 가야 할 무엇이다. 그 길을 어떻게 가야 할까. 도반을 만들어보자. 도반이 성취의 절반이다.

말은 인생을 좌우하는 컨트롤러다

이러한 NLP에서 두뇌를 조종하는 컨트롤러라고 보는 것이 바로 ‘언어’다. 언어는 우리의 생리 작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그 언어 사용자의 사고방식과 정신 구조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언어학자 빌헬름 폰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의 말이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지금 떠올려보라. 합격 통지, 거액의 장학금, 수많은 사람의 박수······. 모든 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모든 것을 이룬 사람처럼 걷고, 말하고, 숨 쉬어보라. 몸이 가뿐해지지 않는가. 잠깐의 상상만으로도 신체의 생리 작용이 달라지는데, 만일 공부하는 내내 ‘하기 싫다’, ‘지겹다’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억지로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반드시 억지로 해야 하는 사람이 된다. 당신의 말이 인생을 좌우하는 컨트롤러다.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신경-언어 프로그래밍)라는 기법이 있다. 일종의 두뇌 사용 기술이다. NLP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따라 함으로써 자신의 두뇌를 그 사람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가르친다.

당신의 길을 찾아내길 바란다. 적절한 해류를 타면 뗏목으로도 바다를 건너듯이 당신을 위한 흐름이 분명히 있을 테니 말이다. "당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라." 미국 프로 농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안목을 가졌던 감독이자 단장으로 유명한 레드 아워백Red Auerbach의 조언이다.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신경-언어 프로그래밍)라는 기법이 있다. 일종의 두뇌 사용 기술이다. NLP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따라 함으로써 자신의 두뇌를 그 사람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가르친다.


믿음은 근거에 의해 생긴다. 예를 들어 ‘나는 벼락치기에 강하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나는 밤을 새워도 멀쩡했어’, ‘나는 벼락치기를 할 때마다 점수가 잘 나왔어’와 같은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믿음은 근거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굳건하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가진 믿음들이 실제로 우리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어떻게 믿음을 ‘만들 수’ 있을까. 믿음과 근거의 관계를 활용하면 된다. 원하는 믿음을 뒷받침할 근거를 의식적으로 모으는 거다. ‘나는 매력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꼽아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부터는 믿음을 ‘선택’하기를.

잡념이 떠오르고 집중이 잘 안 되어 고민한 적이 있는가. 걱정하지 말자.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과 ‘똑같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의 본성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하면 된다.

첫째, 당신만 그런 스타일이라는 착각을 버리자. 사람은 원래 그런 거다.

둘째, 다른 자극에 자꾸 집중력이 흩어지더라도 화내지 말자. 화는 또 다른 자극일 뿐이다.

셋째, 주의가 분산되면 그저 알아채면 된다. ‘아, 또 다른 생각을 했군.’ 그리고 계속 공부 자체에 담담하게 집중력을 쏟자.

고려의 보조 국사 지눌은 『수심결』에 이런 가르침을 남겼다.
"망상이 일어남을 두려워하지 말고 ‘알아차림’이 더딜까를 두려워하라. 망상이 일어나면 곧 알아채라. 알아채면 없느니라."

공부가 지루할 때 자신에게 특별한 일상을 선물하고 싶다면 책을 들고 버스를 타보자.

버스에서의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된다면 평생 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추가로 읽게 될지도 생각해보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명인 구양수歐陽修는 "문장을 생각하는 데는 삼상三上이 좋으니, 타고 있는 말 잔등 위, 잠자리의 베개 위, 그리고 변소 위다"라고 했다. 그 시절의 말 잔등이 지금의 버스와 같지 않을까.

‘거인을 깨우는 첫 번째 단계’가 다름 아닌 ‘진정한 결단’이라고 했다. 진정한 결단이란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결심을 말한다.

대리석에 새긴 것처럼 변하지 않아야 한다. 시멘트에 찍힌 발자국처럼 지워지지 않아야 한다. 그 정도의 결심이 아니라면 결단이라 부를 수 없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결심, 그것이 바로 진정한 결단이다.

결단한 사람은 기준이 높고, 기준이 높은 사람은 담대하게 노력한다. 그럼으로써 사흘이 멀다 하고 달라지고 나아간다.

괄목상대刮目相對. 『삼국지』의 여몽呂蒙은 "선비란 사흘만 떨어져 있어도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당신은 정말로 결단을 내린 사람인가.

사람의 마음은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고 싶으면 우선 내 마음을 보면 된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은 다른 사람도 가지고 싶어 할 테고, 내가 피하고 싶은 일은 다른 사람도 꺼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공부하니 누구 하나 우뚝 솟은 이가 없이 다들 고만고만하게 된다. 남들이 하기 싫을 때 해야 진짜 공부다. "남들 놀 때 다 놀면 언제 공부하느냐"는 부모님의 잔소리는 유감이지만 정답이다.

영화배우 성룡成龙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이렇게 회고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 일이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진짜 유리에 뛰어들거나 술집 카운터에 얼굴을 박거나 높은 곳에서 몸을 날리는, 모두가 꺼리는 일을 기쁘게 했다."

나는 공부할 때 공부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것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공부에 관한 책을 읽으면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내가 주로 읽은 책은 심리 서적이나 인물 평전이었다. 심리 서적을 읽으면서 공부 방법을 점검했고, 인물 평전에서 자극을 받아 슬럼프를 벗어났다.

작가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요리사는 요리에 관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섹스에 대한 책을 읽는 것과 같다. 그것을 하고 싶어진다." 저널리스트 홀리 브루바흐Holly Brubach의 말이다.

당신은 공부하는 사람이다. 가끔씩 공부에 관한 책을 읽기를 권한다. 당신은 분명히 공부가 하고 싶어질 것이다.

강줄기의 끄트머리에 있는 폭포를 떠올려보자. 당신이 타고 있는 조각배는 강의 상류에 있고 당신 눈에는 아직 폭포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여유를 즐기며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하며 물결을 누리는 중이다. 그러다 언젠가 폭포가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올 것이다. 당신은 화들짝 놀라 노를 잡겠지만, 물살은 아래로 갈수록 점점 세진다.
시작이 늦을수록 힘이 들고, 행동이 더딜수록 성공 가능성은 낮다.
기억하라. 폭포는 원래 거기 있다.

피하고 싶다면 어쨌든 움직여라

"우리의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결단Decision이라는 단어는 ‘~로부터from’를 뜻하는 라틴어 ‘de’와 ‘자르다to cut’를 뜻하는 ‘caedere’가 합쳐진 말이다. ‘어떤 것으로부터 잘려서 분리됨’이란 뜻이다. 즉, 결단이란 본질적으로 이전의 상황과 깨끗이 단절되어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는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삶을 살겠다고 결단하면 되는데, 왜 하지 않는가.

독일의 대문호 괴테Goethe의 말이다.
"시작과 창조의 모든 행동에는 한 가지 기본적인 진리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순간 그때부터 하늘도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삶은 결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당신이 오늘 하루를 흐지부지 그냥 보냈더라도 당신은 아무런 결단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당신은 ‘오늘은 공부하지 않기로’ 결단하고 실천한 것이다.

"우리는 길을 찾거나 아니면 만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Hannibal처럼 당신은 결국 결단의 길을 갈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결단을 내리는 편이 낫지 않을지

사고력 향상에는 왕도가 없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을 이해해내면 그게 사고력 향상이다. 끙끙거려라. 문제집을 수월하게 넘길 때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붙잡고 끙끙댈 때 실력이 오른다. 그 끙끙댐이 바로 공부다.

열심히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아무도 없다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무슨 일이든 지나치게 열심히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공부도 그렇다. 후회는 삶을 불완전 연소시킬 때 남는 그을음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Napoléon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1분도 헛되이 버리지 않는다.

장애물을 보는 사람은 장애물로 향한다

나중에 운전을 배우다가 알았다. 눈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나는 두려움의 대상인 골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골대를 바라보니 골대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장애물이 아무리 두렵더라도 운전자는 장애물이 아니라 가야 할 길을 보아야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주목하는 것에 끌리게 되어 있다. 장애물을 보는 자는 장애물에 부딪히고, 목표를 보는 자는 목표에 닿는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것이 우리의 방향을 결정한다.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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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가 되는 존재인 건 서로가 마찬가지다. 남편도 내게 그런 존재이다. 단둘뿐인 가족이라는 사실이 더 그렇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결혼 8년 차,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든 우리는 서로의 약해짐을 보고 있다.

생리통, 두통, 위장병이 아닌… 늙음, 약해짐을 대할 때 마음이 좀 달라진다. 약간 서글프다. 아마 관리할 것들은 점점 더 많아지겠지. 잘 낫지 않는 눈처럼, 다른 곳들도 약함이 드러나겠지. 그때 옆에서 서로 보듬어주며 요양원 들어갈 때까지 무탈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게, "애도 안 낳고 그렇게 살 거면 동거를 하지"라는 말을 했다. 굳이 결혼해서 여러 역할을 감당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염려였는지, 무지로부터 온 비아냥인지 그 의도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병원을 오가며, 이 사람이 아플 때 바로 옆에서 그를 보살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내가 아프면, 남편도 나와 같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겠구나’ 싶으니 남편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자가 있다는 건, 고통이나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은 존재가 있다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준다. 그가 내 옆에서 오래 건강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다. ‘아재 개그’를 하는 정도로 구박했던 걸 반성한다. 나 역시 건강하고 쌩쌩하게 그의 옆에서 아줌마 수다를 늘어놓고 싶다.

매일 겨우 한 시간씩 하는 운동이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하는 운동이 쌓여서 나중에 한두 달이라도 더 요양원에 들어가지 않고 스스로 거동할 수 있게만 된다면 나는 성공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그도 나도 조금 멀쩡할 때 요양원에 들어가겠지. 그때 조금이라도 허리가 덜 꼬부라지고, 음식도 적당히 소화시킬 수 있는 상태로 들어갔으면 한다. 그 바람으로 내일 운동 시간 알람을 맞춘다.

생리통이 급격하게 심해진 건, 난임병원에서 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호르몬이란 놈은 참 대단해서 온몸의 통증을 극대화시켜 주었다. 그간 모르고 살았던 배란통을 느낀 건 깜찍한 수준이었다. 마치 배를 칼로 쑤시는 듯한 생리통도 처음이었다.

남편 손은 약손이라 절대 기계는 이 손맛을 따라오지 못할 것을 장담한다. 이 다정함이 유지되고 있는 건 그의 의지이겠지. 그 의지가 계속 되고 있음에 기대 나는 SOS를 치고 있다.

혈연도 아니면서 지구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
산책할 수 있는 날씨면 유독 보고 싶은 사람.

현재 지구상에서 내 마음을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이 사람이다. 신기하지. 나랑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그간 지지고 볶은 탓에 이런 편안함이 따라오는 건가?
아이 없는 이 삶을 함께 살아가는 남편은 나에게 어떤 사람일까

말다툼 끝에 의견을 맞춰가는 건 상당히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를 뿐인데, 이야기 하다가 감정이 상한다. 나도 모르게 눈꼬리가 올라가고 말투가 딱딱해진다. 누구 한 사람이 선을 넘게 되면 전쟁 시작이다.

우리의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 한다면 바로 매일매일 쌓이고 있는 산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휴대폰은 주머니에 넣고, 서로의 손을 잡고 걷는 시간. 한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이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를 시시껄렁한 남편의 농담과 꽈배기 하나에 훌훌 털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평소 책이나 영화 취향이 아주 다른 우리는 취미로 대화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철학책을 읽는 그와 대체 무슨 책 이야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 취향이 다르다는 건 대화에 있어서 참 힘든 장애물이다.
그렇다면? 공통된 취미를 찾아야 한다. 아이가 없는 우리는 점 하나 찍으면 남이고, 이혼도 속전속결로 끝난다. 한 사람의 마음이 돌아서면 이별은 초스피드다.

결혼 차수가 올라갈수록, 사이가 좋은 부부와 그렇지 않은 부부가 아주 분명하게 나뉘는 걸 주변에서도 흔히 보는 터라, ‘부부관계를 어떻게 잘 유지해 나갈까?’ 하는 고민을 늘 하고 있다.
그중 가장 손쉬운 방법이 공통된 취미이다.

알아보고, 이리저리 비교해보고, 서로 새로 알게 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이 정말로 즐겁다. 차를 보는 눈도 생기니 일석이조다.

‘둘이 하니 즐겁다!’를 하나둘 늘려나가는 것. 그와 즐겁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쭉.

그래서 와인 ‘주도’는 원샷이 아니다. 내가 마시고 싶은 만큼, 내 속도로 천천히 마시는 술. 변화를 즐기는 술이다. 덕분에 ‘만취’란 잘 있을 수 없고,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으니 둘이서 기분 좋게 한잔하기에 딱이다. 손쉽게 매치시킬 수 있는 안주로는 닭꼬치, 족발, 순대, 보쌈을 추천한다. 적당한 음악을 틀어주면 우리 집 거실은 언제든 와인 바로 변신 완료.

영화처럼, 책처럼, 우리의 와인 취향도 극과 극이라 서로가 좋아하는 와인들을 번갈아 마셔보고 "자기는 나랑 어쩜 이렇게 입맛이 다르니? 깔깔" 하며 이 와인의 어떤 맛이 맘에 드는지, 오늘의 안주는 이 와인과 어울리는지를 떠들기 시작하면 취기와 함께 대화도 길어진다.

맛있는 와인이 한 병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벨을 누르길 권한다.
최고의 안주는
내 앞에 있는 당신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

참 다행이다.약간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면 우리 둘의 관계는 꽤 즐겁다.

둘만의 시간과 혼자만의 시간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를 아는 이와 모르는 이의 행복지수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매주 되풀이되는 일상이지만, 그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아주 확실한 행복을 챙기고 있다.
남편이 이렇게 좋아하며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

남편과 내가 가장 잘 맞는 부분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감사이다.

남편과 내가 가장 잘 맞는 부분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감사이다.

그는 성장기에 가정불화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돌아가고 싶은 집’이 가지는 의미가 그에게 아주 중요했다. 따듯한 목소리와 농담이 오가는 가정을 그는 늘 바랐다.


우리에게 남들처럼 커다란 기쁨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소한 행복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괜찮은 시간들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도한다.

남편과 나는 가끔 달이 뜨는 걸 본다. 그 시간에 맞춰서 창가에 앉거나 일부러 산책을 나간다. 둘 다 건강하게, 싸우지 않고 함께 달을 보고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우리에게 남들처럼 커다란 기쁨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소한 행복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괜찮은 시간들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도한다.

"삶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 신일숙, 《아르미안의 네 딸들》 중에서

일상을 크게 비트는 큼직한 사건들은 내 예상을 전부 빗나갔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었다.
주변을 봐도 큰일들은 예고 없이 닥친다.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데 걱정을 당겨서 하는 행위는 멈추기로 했다.

우리는 늘 ‘후회’를 의식한다. ‘가성비’니 ‘가심비’니 ‘꿀팁’이니 하는 단어는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든 걸 성공해보고 싶다는 욕망일 것이다. 거기엔 실패를 허락지 않는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바탕에 깔려 있다. 정석대로, 정답대로, 가성비 좋게 사는 것이 내 인생일까?

일상을 크게 비트는 큼직한 사건들은 내 예상을 전부 빗나갔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었다.
주변을 봐도 큰일들은 예고 없이 닥친다.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데 걱정을 당겨서 하는 행위는 멈추기로 했다.


후회하지 않느냐, 그래도 애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아직 늦지 않았다, 아프면 어떻게 할 거냐, 그러다 이혼한다 등등 타인의 오지랖에서 여유로워졌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일랑 필요 없다. 그것은 현실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이다. 나는 오늘 하루를, 이번 한 달을 충실하게 살면 된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정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를 바라보며 살아야 할까? 여러 가지 질문이 떠올랐지만, 마땅히 질문을 받아줄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면 책인가 싶어서 동네 도서관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딩크’ 검색하면 ‘히딩크’가 첫 페이지에 주루룩 떨어지는 우리나라 출판계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아이 없는’, ‘무자녀’로 검색어를 넓혀가며 걸리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쉬웠던 책은 로라 스콧의 《둘이면 충분해》였다. ‘Two is Enough’이라는 원제도 마음에 들었다. 작가는 무자녀 부부에 대한 통계가 그다지 없다는 점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려 했다. 그리고 무자녀 부부를 ‘초기 결정자’, ‘미루는 자’, ‘동의하는 자’, ‘미결정자’로 구분하고 있었다. 그럴 법하다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린 엘렌 워커의 《아이 없는 완전한 삶》은 질투가 났다. 시월드와 경력단절, 난임 시술이 없는 서양 무자녀 부부들의 삶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일본은 ‘논마마’(일본에선 이렇게 표현하는 거 같다)를 다룬 에세이들이 꽤 있었다. 같은 동양 문화권이다 보니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다.

사카이 준코의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를 읽으며, 결혼도 안한 여성에게 ‘그래도 애는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니?’라는 말을 건네는 이웃들의 모습에 ‘한국이랑 똑같네’ 하며 씁쓸했다.

마스다 미리의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아이 없는 부부의 일상을 그린 만화이다. 아무도 이들 주인공 부부에게 왜 아이가 없냐고 묻지 않는 점이 신기했고, 이들 부부의 작은 말다툼부터 따듯한 일상에서 뭔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10여 년 전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꽉 채워주었던 책들이, 지금은 더욱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어중이떠중이들의 헛된 오지랖보다, 내 삶에 도움 되는 조언들과 가슴 따듯한 위로가 언제든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찾기만 하면 된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하나 생겼을 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누군가와 대화하듯 즐겁다.

기억하고 싶은 대화는 잊지 않도록 SNS에 기록을 남겨둔다. 내 SNS는 좋은 책과 와인을 저장해놓은 공간이다. 내 머릿속을 정리해두는 기분이라 가끔 목록만 쭉 읽어봐도 ‘그래, 그랬었지’ 하며 웃음이 나온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한두 번 산책길에 도서관에 들른다. 서로 떨어져 책을 읽다가 다시 도서관 입구에서 만난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콘 하나씩 물고 그날 본 책들을 이야기한다.

책으로 이렇게 일상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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