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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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의 양면을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들이 늘 있습니다. 새옹지마라던지, 행운은 혼자오지 않는다 등등의 말과 함께 말이죠. 그래도 우리는 동전을 던지면서 내가 원하는 쪽만 나오기를, 행운만 오기를 '이 정도는 되겠지."라며 기대하곤 합니다. 그러다 실망하죠. 역시나 나에게는 동전의 뒷면만, 오라는 행운대신 이름을 부르기도 싫은 애만 온다는 걸 확신하면서 말이죠.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정신분석가 정도언님이 정신분석이라는 프레임을 통하고 있긴 하지만 그 분석이라는 것이 꼭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끝나는 것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요. 생각하기에 따라 모든건 다르게 다가온다는 겁니다. 서양에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걱정하는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심청의 이야기에 쓰였지만 효라는 문화적 개념을 얹으니 해피엔딩이 되었음을 알려주며 말이죠.

 

이렇게 보니 우리가 왜 정신분석에 끌리는지도 알겠는데요. 살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판을 바꾸도록 돕는 학문이자 기술인 정신분석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내 현재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과거사도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미래까지도 바뀔 수 있다는 걸 무의식은 어쩌면 알고 있었던 거 아닐까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지금의 기분이 변화를 만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불안해질 때 예전엔 점으로, 지금은 정신분석학을 배운 이들에게서 긍정적 답을 듣기 원하는 이유가 이것이였을겁니다. 누군가 "좋다"라고 말을 해준다면 내 안에 있는 "난 원래 할 수 있었어."라는 힘을 끌어낼 때가 있다는 걸 아니까요. 그리고 물론 그 물음의 답이라는 걸 본인이 해줄 수 있으면 제일 좋은 것인데 상실감이나 환상,자기애,정체성,초자아,열등감,공격성,외로움 같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알게 됩니다.

 

인생은 선택이고 선택은 반복적입니다.-237

그래서 끝나지 않는 고민이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습관적으로 같은 방향을 추구하는 게 보통의 우리인데 반복적 학습에 의한 안전함이 지겨우면서도 같은 선택을 가지고 여전히 망설이니 말이죠. 그럴 때 지나친 망설임과 경솔함 사이에 놓인 나에 대해 미리 정리해놓는다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그리고 다른 이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흔들리는 삶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내게 물어야 합니다. "-230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내 삶의 책임이 어디있는지를 똑똑히 바라봐야 한다는 거 아닐까 하는데요. 예상과 다르게 팔자라는 말도 나옵니다. 내 팔자를 고치기 위해선 먼저 할 일이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버릇을 만들어야 한다는데요.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잘 판단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이다 싶으면 괜찮다고 하는데, 자문자답도 좋지만 그것마저도 쑥스럽다면 일기도 괜찮다고 하네요. 한, 두 줄 나에 관한 끄적임과 그 문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무게가 덜어질 수 있다는 등의, 그렇게 인생의 무게를 잘 받아들이는 것들에 관해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세상을 통합적으로 보는 눈을 가지게 될 때 사람들은 외부의 압력 없이도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킵니다."-264

정신분석의 기술도 조금은 알게되고, 내 안의 기분이 왜 시시각각 달라지는지에 관해서도 생각해보니 나를 잘 알면 세상도 잘 볼 수 있다 싶은데요. 이렇게 내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이 멀리 있지 않음을 배울 수 있다 싶네요.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는 '코끼리 더듬기'입니다.코를 만지면 코, 몸통을 만지면 몸통,,, 그때 그때 기분의 영향을 받습니다.-30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나를 이렇게나 모르면 안되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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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기선제압 막판 3일 합격 심화 (1.2.3급) - 기출 선택지로 한능검 합격 제압 / 폰 안에 쏙! 막판 필수 암기 최빈출 선택지 100
해커스 한국사연구소 지음 / 챔프스터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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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쯤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막상 시험 준비한다며 열어보니 이렇게나 어려운건가 싶더라구요. 우리집만 해도 한국사 시험준비한다고 하는 이들이 세명이나 되는데요. 다들 각자 기준으로 기본은 되니 떠도는 문제들을 취합해 공부하자는 무작정 공부를 선택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특히나 제 경우 아무래도 언제 배웠냐가 시험 풀이에 굉장한 차이를 보인다는 걸 확실히 알게되니 이제사 "아뿔싸"하게 된 겁니다. "기선제압 막판 3일합격" 해커스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문제집은 나같은 이들, 자신감은 있지만 이제 정신차리고 보니 멀어도 너무 멀리있는 방대하지만 희미한 기억을 금세 꺼내기 힘들다 싶은 이들에게 더 도움된다 싶네요.

 

최빈출 절대 선택지와 빈출 핵심 선택지만 모아서 시험에 나올만한 빈출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자주 나온다는 기록이 표시되어 있으니 꼭 나올 거같은 마음이 절로 들어 암기력 향상에, 그리고 기출문제를 초성 퀴즈로 만들어놓아 재미가 더해져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싶어집니다.찾아 볼 수 있는 자료는 많지만 시험의 흐름이란 게 있고 그걸 개별 정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요. "시대흐름 3분 컷"으로 각 단원마다 내 기억과 실제 역사상의 흐름도에서 다르다 싶은 것들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을 잡고, 빈출도로 공부의 방향잡기를 해보니 시작이 되더라구요. 물론 시험 준비하는데 있어 초성을 맞춰가며 정답만 외운다고 되는 게 아니기에 재미만 있을수는 없는데요. 문제풀이에 놓인 오답 예문에 놓인 초성 답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공부한 기간이 길지 않아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 단원 답은 금방 했으니 자연스레 초성 찾기가 쉬워지지만 다른 단원에 나오는 오답 예문 답은 금세 기억이 안 나 다른 페이지를 뒤져 찾아보게 되는데요 . 그렇게 자연스런 반복학습으로 정확도를 높인다 싶어지긴 합니다.

 

이렇게 1일은 선사에서 고려까지, 2일은 조선에서 근대까지, 3일은 일제 강점기에서 현대&통합으로 나눈 후 부록으로 최빈출 전근대사 문화재 TOP 20 & 세계적으로 활약한 독립운동가 20인, FINAL최빈출 모의고사로 마지막 정리를 해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되었다면 이렇게 문제집으로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며 모자란 기억에 꼼꼼하게 암기할 부분을 다시 알아가는 게 마무리 공부로 도움이 많이 되겠다 싶은데요. 시험 바로 전, 이렇게 하나씩 짚어주는 방법으로 한국사 좋은 결과가 있었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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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 - 150cm, 88kg의 여자가 44kg을 덜어내고 얻은 것들
이지애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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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 진심, 동감하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살 빼겠다고 모두에게 공언했는데 1키로 빼기도 쉽지않았고, 그러다 다이어트에 대충이란게 없다는 걸 알았기때문이다. 빠진다싶으면 저거 정도는 하게 되고, 그러는 순간 그걸 먹고마는데 그러다보면 500그램 빠지는가 했는데 오히려 1키로를 늘리기가 쉬우니까.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어차피 표시도 안났으니.. " 를 다이어트 기간동안 제일 자주 말한다 싶은데 그녀는 다르다. 150센치에 88키로에서 44키로를 줄였다니 말이다.

 

우선은 그 뺀 키로 숫자에 놀라게 되는데, 고등학교때부터의 그녀의 이야기는 더 놀라게 한다. 모름지기 뭘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녀 정도는 해야 그 결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건가 싶어서 말이다. 스스로를 본 투 비 땅딸보라 할 정도로 어렸을적부터 몸무게가 많이 나갔던 그녀, 살을 빼기로 하고 휴학까지 하게 된다. 그 과정에는 이런 것들과 저런 것들이 있었다...가 아니라 처음에는 우리가 아는 여러 방법을 다 해 본 그녀의 노력이 효과에 비해 얼만큼 혹독한지 나온다. 그러다 드라마틱하게 살을 빼고 대학생활을 했지만 입사하면서 불규칙한 생활에 다시 살이 붙고, 그러다 다시 덜 먹고 운동으로 빼고, 그러다... 이렇게 반복하면서 그녀는 집착에 가까운 자신의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먹을 걸 끊임없이 제한하고 운동만 할 수 있는 사람은 무인도에 혼자 살고 있는 이밖에 없을 터이니 말이다.

 

그렇게 그녀가 찾은 방법은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살을 뺐다고 화려한 오늘이 준비되어있는것도 아니다라는 것도 보여준다. "살만 빼면" 타인의 시선도 달라질거라 생각했는데 친한 이들에게도 몇 달만 신기한 일이였을뿐 결국은 그런가보다 하게 되는 게 남의 일이니 말이다. 우리가 흔하게 하는 오판,"살만 빼면 달라질 것이다"와 실수,"이렇게 뺐으니 다이어트의 방법을 난 제대로 알고 있다" 속에서 그녀가 강조하는 건 다이어트란 단기간에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제대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으며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단 한 사람, 혹은 나 혼자여도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258

이걸 알기까지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그리고 사람은 실패한다고 꼭 실패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자신을 찾아가는 그녀를 바라보는 일은 왜이리 흐뭇한지,,, 뉴욕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에 어깨뽕이라도 들어간듯 행동했다던 그녀에서 사회생활이란 이런 거구나 하게됐다거나 육아생활에서 찾아오는 당떨어짐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를 찾아내고 우리가 성공이라 부르게 되는 그녀가 된 건, 안에 뭐든 쌓이지 않게 나를 조절하는 법을 알았다는 거 아닐까 한다. 친한 친구나 가족, 혹은 블로그나 일기를 통해서라도 말이다. 특히나 매일의 일기를 사용한다면 나 역시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내가 왜 계획대로 하지 못했는지의 원인을 그 날의 페이지만 봐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는 평생 행복하고 싶어서 건강하고 싶다... 이 꾸준함이 바로 건강의 비결이자 행복한 삶을 사는 핵심 비법이 아닐련지..."-324

이 역시 공감하며 그녀를 통해 다이어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나의 다이어트 계획도 다시 시작될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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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의 해부 - 인지심리학자의 눈으로 소설과 영화 속 반전 읽기
베라 토빈 지음, 김보영 옮김 / 풀빛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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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말하는 영화나 이야기들에 우리는 열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왜 이런 이야기에 열광할까, 현실이 너무 따분해서일까 라는 단순한 생각이였는데요. 반전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를 인지과학적으로 풀어낸 "놀라움의 해부"는 그 이유가 보다 멀리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잘 짜여진 이야기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건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호메로스의 가장 위대한 성취 중 하나가 시인들에게 "거짓을 이야기하는 올바른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라 했다니 말이죠. 추리소설가로 이름을 날린 도로시 세이어스 역시 그의 말을 잘 풀어주었는데요.

 

"바보도 거짓말을 할 수 있으며, 바보라면 그 거짓말을 믿을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방법은 진실을 말하되 지적인 독자가 스스로를 속이도록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다."-221

스토리텔러들은 우리가 책이나 영화등을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를 보면서 잘 따라가고 있다고 믿었던 사실이 교묘하게 꼬아놓은 문장들의 조합이나 숨김인 전개방식를 택했을 땐 찬사로, 대놓고 처음부터 기만에 가까운 화자의 속임수로 시작하고 마지막에서야 겨우 알려줄 땐 배신감등의 방식으로 나타날 놀라움을 준비한다고 하는데요.같은 놀라움이지만 우리 정신의 한계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갖느냐 플롯이 주는 만족감이냐의 차이에 따라 감탄의 정도가 분명 다르다는 걸 알려줍니다.

 

작품 속 어떤 인물에 우리는 왜 열광하고 때로는 그의 눈물나는 고백을 무시했을까의 이야기도 볼 수 있었는데요. 분석을 따라가다보니 좋은 이야기 구성을 배운다 싶게도 됩니다. 작품에서의 '지식의 저주(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거나 과거에 대해 생각할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경향)'와 '알아차림(전환점이 되는 결정적 발견의 순간)'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1장에서는 지식의 저주( 지식 자체는 진짜지만 그 지식의 저주때문에 잘못 추론하게 되는 경우와 허위 지식인데 '알고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흔히들 있다고 합니다)라는 용어로 설명되는 스토리들의 예시, 2장에서는 지식의 저주 및 관련 효과에 대한 과학적 탐구, 3과 4장에서는 놀라움의 구축을 특징지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과 모티브를, 5에서 8장까지에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의 역학관계가 수사학적, 윤리학적 영향력에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 분석해주고 있습니다.

 

여러 작품들에서 우리가 흔히 속았다 느끼면서도 찬탄을 했던 이유가 결국은 우리가 그 작품들에 진짜 놀란 이유였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인식, 속았다는 깨달음의 순간이 다가오고 마지막 순간의 계략을 파괴할 방법이 드러날때 "희생양"이 희생이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책은 중요 내용을 알고 읽으면서도 느끼는 시원함,놀라움의 정도가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지는데요.

 

이렇게 놀라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비슷한 문장을 갖고 생기는 미묘한 차이나 어떤 전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는지를 알게 되는데요. 저자가 '스포일러'라 걱정한 아직 읽지 못한 이야기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몇 몇 이야기들은 찾아보자 하게 됩니다. 물론 궁금한 특징이나 결론을 알려준 이야기임에도 말이죠.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이유로인지의 분석을 봤음에도 "나도 과연 그렇게 느낄까" 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기묘하게도, 우리는 책을 읽을 수 없다. 다시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좋은 독자, 중요한 독자,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독자란 다시 읽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그 책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를 시공간적으로 알아가는 이 과정 자체가 우리와 예술적 감상 사이를 가로막는다.-55(첫번째 책읽기란 아예 읽기가 아니며 준비운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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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이디스 워튼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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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무서운 건 뭘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요. 그건 내가 상대하고 있는 이나 물건을 "이럴것이다"라고 규정지을 수 없을 때일겁니다. 정해지면 사람은 그에 맞는 나름의 대응을 준비하게 되는데, 그 전 상태일때 우리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행동에 일관성이 없게 됩니다. 보는대로 달라져 보이는 상대를 어느 한 방향으로만 가게 놔둘 수 없어서요.

 

그녀 자신의 사연은 과연 무엇이였을까, 가 더 궁금해지는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역시 그런 느낌입니다. 8편의 이야기가 각각 다 끝나면 그 다음 이야기가 이런 방향, 저런 방향으로 뻗어나가는데 어느 쪽이 맞다라고 정할 수 없어 혼란에 빠지게 되거든요. 집이란 모름지기 온갖 실용적 불편함이 있어야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펴는 보인 부부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는 나중에 알게된다는 존재의 정체도 그렇지만 "제가 여기로 그 사람을 보냈어요"라는 메리의 외침이 무섭다 싶은데요. 같은 경우는 아니더라도 가서는 안되는 길이나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들이란 찰나의 운명에 휘둘리는 인간의 예측불가한 미래가 돌아보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싶어집니다.

 

온 힘을 다해 브림프턴을 막으려 했지만 죽은 하녀가 그랬듯 지금의 그녀도 막지못했다는 ... 브림프턴 부인의 비극을 말하는 "하녀를 부르는 종소리",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건강할때나 아플때나'라는 흔한 문구가 왜 결혼식마다 쓰이는지 알게만들어주는 "귀향길", 기도하러갈때마다 아름다움이 더 빛나던 "기도하는 공작부인" 의 조각상 얼굴이 일그러졌던 이유, 구할 수 있던 이의 비극에 앞으로도 괴로울게 뻔한 이의 "밤의 승리", 죽고나서야 알게된 진실은 그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싶은 "충만한 삶", 마음껏 마시는 물의 소중함이 더 느껴지게 하는 "페리에 탄산수 한 병", 집에 가기 전에 비누 한 상자를 사겠다는 냉철한 부인의 말이 섬뜩하게만 다가오는 "매혹"등 이야기는 사랑과 애증, 이성과 본능이 뭘까 싶게 만들기도 하고, 그렇다면 사람의 본성 저편 "느낌으로 알게되는 그것"의 실체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드는데요

 

"공포에 길들어서 영원한 공포를 당연한 일상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자기 모습을 깨달았다. 정신은 또렷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독약을 마신 것 같았다."-47

이런 마음이 공포에 빠져드는 인간의 심리이자 이디스 워튼의 마음은 아니였을까 싶어지는데요.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까지 연이어 생각하는 게 인간의 주제넘은 일이자 자신을 옭아매는 상상속으로 빠져들게되는 일의 시작이 아닐까, "환상이야기"가 알지도 못하는 우리 역시 지금도 환상의 세계속으로 끌고들어간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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