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인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안영옥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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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돈키호테냐~"하며 비웃음 가득한 눈길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돈키호테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나 역시도 돈키호테에 대해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소설 속 인물이기는 하지만 '돈키호테" 와 자신의 이상을 글로나마 남긴 작가 "세르반테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까지 읽었다고 생각했던 "돈키호테"를 제대로 된 책으로 한 줄 한 줄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자유분방하기 그지없는 소설 돈키호테를 저자인 세르반테스는 감옥에서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도 그렇지만 감옥에 갇힌 채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저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보통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곳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그들은 자신들은 몸은 감옥에 있지만 자신들의 영혼만은 감옥이 아닌 자신들이 쓰는 글처럼 역사의 한가운데, 자신의 꿈과 이상이 이루어질 어떤 곳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쩌면 세르반테스는 스스로 "돈키호테"가 되어 자신을 가둔 세상을 향해 기사의 창을 들고 돌격하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의 꿈은 "돈키호테"에서도, 현실에서도 비극으로 끝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지식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쉽게 간과한다는 글에 순간 읽던 책에서 손을 놓고 멍하게 이 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솔직히 여전히 자신에 대해 "?"표를 떠올리거나 과대망상과 비하의식 그중 어딘가에 있는 거 같다

자신에 대해 잘 알며 자신을 자극할 만한 것들을 모두 멀리했다는 칸트의 이야기는 "자극"만을 찾아다니는 요즘의 세태를 생각하게 했다


인정의 욕구~자존감이 약한 사람일수록 더욱 강렬한 인정의 욕구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론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항상 지고 마는 거 같다

자신을 이기는 것보다 더 큰 승리는 없다는 말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스스로를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거 같다

오늘부터라도 나 자신이 "하는 수 없지~"하면 받아들였던 것들에 싸움을 걸어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에서 부처님이 남긴 최후의 당부가 <자등명 自燈明 법등명 法燈明> 이라고 한다

스스로 등불이 되고 스스로 의지하라~


산초와 함께 모험을 하던 돈키호테는 꿈을 잃은 그 순간 죽음을 맞이한다

괘 오래전에 읽었던 코엘류의 "연금술사"의 주인공은 스스로 믿음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아니 이루어졌다

돈키호테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가 원하는 진정한 꿈은 그의 하인이었던 산초를 통해 그리고 돈키호테를 읽고 현실에 맞서싸울 힘을 얻는 지금까지의 누군가와 앞으로도의 그 누군가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저자가 만났고 저자에게 힘을 주었던 돈키호테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자신만의 이상을 향해서 창을 들고 나서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돈키호테에게 미쳤다며 말하고 자신의 현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 군중 속에 내가 한자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자신의 이상을 외면하고 그 이상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보내며 그들이 좌절하고 실패하기를 바라는 그런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루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산초처럼 돈키호테의 이상을 꿈꾸고 노력한다면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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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의 대모험 - 1년 52주, 전 세계의 모든 술을 마신 한 남자의 지적이고 유쾌한 음주 인문학
제프 시올레티 지음, 정영은 옮김, 정인성 감수 / 더숲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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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2주 전 세계의 모든 술을 마신 사람이 쓴 책이라고 하니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술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술에 대한 책들은 괘 읽은 적이 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위스키 성지 기행"이라는 책도 흥미롭게 읽었고, 탁재형이라는 오지 전문 방송 pd가 쓴 "스피릿 로드"라는 책도 재밌었다

술 담그는 선비~ 이런 제목의 책도 읽은 것이 기억난다


술의 주원료는 곡식이다  그런고로 술이란 적어도 배고픔을 극복할 정도의 곡식이 있다는 이야기며 최초의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용도가 아닌 제례용이었다는 글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도 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술에 대한 애정도를 잘 알 수 있다

첫 시작은 역시 위스키~

위스키 부분에서는 예전에 읽은 책에서 봤던 내용도 있어서 위스키에 대한 예찬을 자주 했던 하루키의 에세이들도 생각난다


아일랜드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고급 위스키들에 대한 이야기와 "싱글"이라는 의미가 보리만을 원료로 한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몰팅'은 곡물을 물에 불려서 싹을 튀우는 즉 발아한 것을 말한다고 한다

위스키 이름에 자주 들어가는 싱글 몰트에 대한 의미를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위스키 생산국에 일본이 들어간다는 것도 일본 위스키가 이제는 세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라는 것도 의외였다


고추가 들어간 페퍼 맥주는 비슷한 것도 마셔본 적이 없어서 맛이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 에서 랭보와 베들렌이 마시던 파란빛이 신비로웠던 술 압생트는 그 영화에서처럼 환각을 보여주는 술이 아니라고 한다

재료로 쓰는 쑥에 약간의 환각성분이 있기는 하지만 압생트로 환각 증상을 느낄 때까지 마신다면 이미 알코올에 취해서 인사불성이 될 것이라고 한다

술에 대해서도 잘못 알고 있는 선입견들이 참 많은 거 같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지만 커피 맥주도 괘 맛있을 거 같다

우리나라의 술 소주에 대해서도 잠깐 다루고 있지만 일본의 소츄가 소주인 척하면서 미국 내에서 판매된다고 하니 김치도 그렇고 왜 일본은 우리나라 것을 자기네 것이라고 하는지 답답한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도 일본 술은 전통주부터 최근에 만들고 있는 위스키까지 괘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술은 소주 외엔 없다

우리나라의 막걸리도 이 책에 한자리 했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하는 수가 없나보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술이 있는가 하면 그리피나 셰리주, 진 폴케 같은 이름 외엔 알지 못했던 다양한 술들의 재료나 발달과정, 종류들에 대해서 재밌게 알 수 있어서 흥미진진했다

특히 다양한 술들을 섞어서 만드는 각종 칵테일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알 수 있어서 믹스주에 대해서 아이디어들도 생긴다 ㅎㅎ

저자가 알려주는 술들 중에서 맛있어 보이는 몇몇 술들을 직접 마셔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게에 존재하는 많은 술들과 그 술들에 대한 각국의 문화적인,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서 단순하게 술 이야기가 아닌 술을 소재로 한 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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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니노미야 겐지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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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숙박시설 중에 가장 특별한 것이 아마 료칸일 것이다

예전에 본 일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료칸은 오카미라고 불리는 여주인과 나카이라고 불리는 종업원들이 고전적인 스타일로 손님을 접대하는 고급 숙박시설이었다

전통적인 다다미가 깔린 건물에 대부분 노천온천이 있고 나카이들이 이부자리까지 깔아주고 각자의 방에서 전통적인 음식들을 주로 한 식사를 대접받는다

이 요리들 또한 일반적인 식당에서 보는 메뉴가 아닌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전통적인 고급 일본 음식들이었다


왠만한 료칸의 숙박비는 특급호텔급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고 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야마시로야" 는 그렇게 큰 규모의 료칸이 아니고 가족들이 운영하는 작은 료칸이다

흔히 료칸하면 생각하는 큰 관광지가 아닌 유노하라라는 작은 온천마을의 객실 7개짜리 낡은 료캄~  건물도 낡아서 나날이 손님이 떨어지는 이 작은 료칸이 변한 것은 이 료칸의 사위이자 현경영자인 저자의 노력 덕분이다

일본 국내의 내국인들의 니즈는 현대화된 큰 관광지가 있는 료칸인데 이 작은 료칸은 이런 니즈를 받아들이기엔 수익성이 별로 없어보인다


이에 저자는 낡은 료칸을 "낡은" 이 아닌 "고전적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기로 하고 홍보에 나서기 시작한다

일본인이 보기엔 낡고 전혀 매력적인지 않은 시골의 료칸이지만 외국인들이 보기엔 고즈넉한 일본의 전통적인 숙박시설로 보일수도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자신이 예전에 알았던 인맥을 활용하며 외국의 잡지에 직접 편지를 보내 료칸을 홍보하고 그 기사를 보고 다시 연락이 오고 하는 식으로 한단계 한단계 홍보의 수준을 넓혀간다


저자가 료칸을 홍보하기 위해 한 일들을 보다보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이 맞는 거 같다

하나 둘 외국인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저자의 노력들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유노하라 역에서 가차에서 내리는 방법까지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근처 대학의 유학생들을 인턴으로 고용해서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된 홈페이지를 정비하는 가하면 손님들이 필요로 할 만한 것들을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작은 하나둘씩 해나간다

저자가 한 일들을 보고나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오모테나시"가 무엇인지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거 같다


또한 저자는 일 년 내내 운영하는 전통 료칸의 특징을 이제 바꾸기로 하고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한다

처음에는 료칸이 주5일제면 손님은 5일 이상 못 머무르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족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료칸이니 앞으로를 생각하면 저자의 말이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어를 못해서~, 외국인 손님들이 료칸에 대해 모르니까~ 하며 대부분의 소규모 료칸 사장님들은 외국인 손님을 받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성공적인 료칸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쩌면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이기에 이 료칸이 평균 90%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목욕탕 앞의 쓸모없이 노는 공간에 무료로 받은 유노하라 근처의 관광정보를 두어서 손님들이 다음 일정을 잡는데 도움을 주고,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휴게실이나 각방의 티브이에 유노하라 근방의 볼만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등 작은 부분부터 세심하게 신경 쓰는 저자의 노력은 무인역에 안내 팸플릿을 붙일 정도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기차도 두 량짜리가 전부이고 그것도 앞문만 열리는 기차가 서는 낙후되어 다 죽어가던 온천마을 유노하라에 있는 오래된 시골 료칸에 활기를 불어넣어 자신의 료칸뿐만 아니라 마을의 되살리는 저자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힘이 이렇게 큰가 싶은 생각도 들게한다

게다가 저자가 한 일은 낡은 료칸을 큰돈 들여 정비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타깃을 바꾸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외국 관광객에게 료칸과 자신의 마을을 홍보하고 무엇보다 찾아온 손님들이 여행 내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것들을 작은 부분부터 바꾸고 마음에서부터 우러러나오는 친절로 손님들을 대하면서 그들을 자신들의 료칸의 살아있는 홍보대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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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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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이면 아킬레우스를 모를 수가 없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인간 남자와 여신 사이에서 태어나 어머니인 바다의 님프 테티스가 아기 때부터 온몸을 스틱스강에 담가 온몸이 창이나 화살을 막을 수 있지만 단 한군데 어머니가 그를 잡고 있던 발뒤꿈치만이 강물이 묻지 않아서 약점이 되었다

그리스 최강의 전사인 그는 나중에 자신과 비교해서 전사로서의 재능이라고는 전혀 없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쏜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고 죽게된다


어머니 테티스가 아버지보다 강한 아들을 낳게 된다는 신탁을 받고 이에 겁을 먹은 신들, 특히 바람둥이로 유명한 제우스는 자신 역시 아버지를 누르고 최고의 신이 되었기에 아름다운 테티스를 신이 아닌 평범한 인간과 결합시키기로 한다

신화에서는 그래도 괘 아름다운 부부로 등장한 거 같은 아킬레우스의 부모는 이 소설에서는 신들이 테티스를 인간에게 강제로 맡기는 식으로 나온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님프라도 여신인데 평범한 인간 그것도 작은 나라의 왕인 펠레우스와 결혼한다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오히여 소설의 이야기가 더 공감이 간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화자는 아킬레우스가 아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단지 아킬레우스의 친구로 등장해서 나중에 그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나가 싸우다가 헥토르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그리스군의 대장이었던 아가멤돈과의 불화로 전장을 떠났던 아킬레우스를 다시 돌아오게하는 계기가 되고 결국 아킬레우스를 죽음으로 이끄는, 신화를 읽는 내내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이들로부터 '저런 멍청이~" 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파트로클레스이다


이 소설에서는 파트로클레스는 아킬레우스의 친구이자 동성애 연인으로 등장한다

소설의 곳곳에서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그가 아킬레우스의 곁에 있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둘을 떼어놓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파트로클레스는 아킬레우스를 찾아 나서고 둘은 짧은 헤어짐을 극복하고 다시 만난다

아킬레우스의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자신의 태생과 신분으로는 도저히 누릴 수 없었을 많은 것들을 누린다


아킬레우스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아킬레우스의 궁전에서는 특별한 대접을 받았으며, 아킬레우스를 위해 그의 어머니가 특별하게 부탁한 스승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함께 가르침을 받는다

반인반마의 이 켄타우로스 케이론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거의 대부분이 그의 제자였을정도로 최고의 스승이다

파트로클레스가 원래대로 왕자의 신분이었다고해도 그에게 교육을 그것도 아킬레우스와 함께 받을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헬레네가 납치되고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는 여자로 변장시켜 어느 왕의 궁전에 맡긴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아킬레우스를 찾아간 파트로클레스로 인해 오디세우스에게 간파당한다

아킬레우스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파크로클레스는 헬레네의 구혼자로 나선적까지 있어서 맹세를 지켜야한다

어머니에게 자신이 그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요절한 운명임을 듣지만 그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작은 나라의 왕으로 오래 사는 것보다 영웅으로 짧은 생을 선택하고 전쟁에 나가기로 한다

아직 자신 때문에, 자신이 먼저 죽음으로써 그 복수를 나선 아킬레우스가 죽는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파트로클레스는 아킬레우스와 함께 죽을 것을 결심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대충은 아는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10년간 그리스군 특히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레스가 어떤 트로이에서 어떻게 지내며 또 10대의 소년이었던 그들이 어떤 어른이 되는지 보여준다

아킬레우스가 자신의 명예에 맞춰 그리스의 최고의 전사가 되지만 그의 부족한 정치적 수완은 삼국지의 여포가 생각나기도 한다

자신과 자신에게 중요한 몇몇 사람외엔 전혀 인식하지도, 관심도 없는 뛰어난 전사이지만 거만하기 그지없는 반인반신의 전쟁영웅~ 


그에 비해 파트로클레스는 자신에게 전사로서의 자질은 없지만 케이론의 수업에서 배운 의술로 지금으로 말하면 군의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그리스군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물이 된다

10년이 지나 드디어 그 둘의 죽음에 관련된 사건이 시작되고 파트로클레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과 아킬레우스를 죽음으로 몰라갈 일을 하게된다

지난 10년간 전쟁의 전리품으로 끌려온 여자들을 구해주고자 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이 사실은 자신들의 죽음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던 거 같다


드디어 아가멤돈과 아킬레우스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고 자신의 전리품을 빼앗긴 아킬레우스는 전투에 나서지 않게 된다

지난날 자신이 의술로 살려준 많은 그리스군이 죽거나 다치는 모습을 보며 파트로클레스는 아킬레우스에게 다시 전투에 나서줄 것을 부탁하지만 자신의 목숨과도 바꾼 명예를 짓밣혔다고 생각하는 아킬레우스는 그의 부탁을 거절한다

아킬레우스가 없는 그리스군은 트로이군과 헥토르 앞에서 처참한 패배를 거듭하게 되고 급기야 그리스군이 만든 방어벽마저 뚫는다

아가멤돈에 아킬레우스의 계획을 알지만 파트로클레스는 이제 그리스군들에게 아킬레우스 미움을 받고있는 아킬레우스와 자신이 치료해주고 좋아했던 그리스군 동지들을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빌려입고 전쟁터에 나선다


그는 아킬레우스처럼 하루하루 죽어가는 그리스군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제 누구라도 알 것이다

파트로클레스의 죽음은 아킬레우스를 전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계기가 되고, 헥토르가 죽으면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복수를 한다

파리스가 쏜 화살이 발뒤꿈치가 아닌 그의 심장을 맞아서 죽게 된다는 부분은 조금 의외였지만 이 책의 해설을 보니 발뒤꿈치에 대한 이야기는 호메로스가 아닌 한참 뒤에 나온 이야기라고 한다


이미 죽은 파트로클레스는 여전히 이 책의 화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그리스신화에서는 그저 아킬레우스의 옆에 있던 사람정도로만 인식됐던 파트로클레스가 이 소설 속에서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있는 듯하다

죽어서도 아킬레우스의 곁에 있고 싶다는 아킬레우스와 그의 소망을 들어주는 않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피로스로 인해 그는 무덥에 자신의 이름조차도 없이 버려지지만 역시나 자신의 아들을 위해 테티스가 그와 아킬레우스의 무덤에 그의 이름을 새겨줌으로써 그를 아킬레우스가 있는 저승으로 보내준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의문이기도 한 부분은 나 역시도 어린 시절 그리스 신화를 읽을 때 조금은 의아했었다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이 전 그리스인이 다 죽어나가도 모른 척하더니 왜 파트로클레스라는 한 인물의 죽음에 그토록 절망하며 아가멤돈과 지신의 편들지 않았다고 미워하던 그리스군을 위해 다시 전장에 나섰는지, 이 소설에서는 아킬레우스는 헥토르가 죽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예언을 알고 있음에도 복수를 한다

소설 속의 파트로클레스는 아킬레우스에게 부족한 여러가지 인간적인 감정을 지니고 그를 보필하며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작가는 파트로클레스라는 인물에게 그저 아킬레우스의 친구라는 이름이 아닌 "파트로클레스"라는 이름을 돌려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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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의 심리학 - 속이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자의 심리 게임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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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지나치며 보던 티브이 속의 뉴스들을 보면서 답답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왜 속을까~ 누가 봐도 사긴데~

이 책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들도 자신들이 그 상황에 빠져 사기를 당하기 전에 아니 사기를 당하는 중에도 그렇게 생각했었다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은 결코 남들보다 지능이 떨어지거나 학력이 부족하거나 유난히 사기에 당하기 쉬운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피해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그런 사기에 당할리가 없다는 생각과 사기를 당한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증간쯤에 사기라는 것이 드러나도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그만두지 못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서야 끝이 난다고 한다

나 역시도 가족이 큰 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서 그때 피해 입은 재산과 그 사기를 당한 나의 멍청한 가족을 비교하면서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확실히 되는 거 같았다

어쩌면 수법도 하나같이 같은지~ 그 맥락이 너무나 같아서 다시 한번 어이가 없어진다

 

희망과 욕심이 있는 사람은 사기에 당하기 쉽다고 한다

'스리카드 몬데" 어린 시절 야시장 같은 곳에 가면 세 개의 그릇을 뒤집어 놓고 그 안에 주사위나 작은 돌이 어디 있는지 맞추는 가장 보편적인 사기의 이름이 바로 이 이름이라고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이 그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사기 수법을 위한 새로운 무대만 할 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이렇게 이 책에서 다시 확인하니 씁쓸해진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황당한 일은 진짜 사기는 발각되지 않아서 피해자가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것이다

책에서 예로 든 사기꾼들은 피해자들에게 몇 번이나 사기를 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사기꾼들이 자신들에게 보여준 친절과 몇 번의 진짜를 전체로 보며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0여 년에 걸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서 그 권위를 빌리기도 하고,  종교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가장 황당했던 사기는 다른 나라에 있는 황무지 땅을 마치 유토피아라도 되는 것처럼 속여서 이민 신청을 받고 그 많은 사람들을 배까지 태워서 아무것도 없는 곳에 보내 결국 그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였다

앞서 읽었던 돈을 몇 번 뜯어내는 사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게 만든 이 이야기는 사기의 스케일과 피해 정도가 가장 큰 사기극으로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흔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통념들은 이제 믿으면 안 되는 것들이다

눈을 보면 안다고~  ㅠ.ㅠ

사기꾼들은 자신의 타깃을 정하고 공략할 때 눈을 피하기는커녕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다

거짓말도 자주 하면 누가 봐도 진실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의 여러 사례에서 보여준다

자신이 성푝행을 당한 가엾은 10대 소녀인척한 20대 여성의 이야기는 그녀가 지금으로 말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관종"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몇 번에 걸쳐 자신의 신분을 바꾼 한 남자의 이야기~ 이 남자는 주로 전문직으로 신분 사기를 치며 군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사람들의 신뢰까지 받았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남들의 이목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술품 사기를 당해 자신이 힘들게 쌓은 신용과 재산은 물른 자신의 갤러리까지 잃어버린 미술계의 거장이었던 앤의 이야기는 중간에 멈추기엔 지금까지의 손실이 커서 결국 끝까지 가게되고 그 결과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다 잃게 되는 사기에 당한 사람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신을 속인 사람을 계속 믿으며 사기꾼에게 돈을 바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광신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사기꾼이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이며 어떤 세상이 되어도 그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정말이지 이 책에 있는 사기들이라도 제대로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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