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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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재료로' 예술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아픔에 맞서기 위한 불굴의 용기'로 그림을 그렸음을 믿는다.'

이번엔 '고흐구나~~' 저자의 작품을 몇 권인가 읽어서인지 왠지 모르게 저자와 빈센트 반 고흐는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내가 아는 저자는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 작가로도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사람이 과연 평생 화가로 성공은커녕 자립적인 생활조차 하지 못해 막냇동생인 테오에게 평생의 짐으로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그가 자살을 한 것도 어쩌면 유일한 지지대였던 테오에게까지 버림받았다는 상실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비참한 인생을 살다간 사람을 과연 어떻게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하는 묘한 괴리감이 먼저 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저자가 바라보는 고흐는 역시나 내가 가지고 있던 고흐와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고흐의 해바라기가 한 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미술관이 아닌 보험회사에 걸려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조금 의외였다.

언젠가 조카와 함께 보러 갔었던 고흐 미디어 아트전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 전시회에서 고흐의 자화상들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부분은 계속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삶에 대한 허무함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생각했다.

그의 비참한 인생사 같은 건 아예 모른 채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의 인생사를 알기에 그의 작품들 하나하나가 하나의 그림이 아닌 고흐라는 사람이 느낀 세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저자의 고흐는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간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그 자체였던 거 같다.

자신의 여건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동생에게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 의지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타협점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만을 그린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점도 있었다.

만일 그가 테오의 부탁대로 조금은 팔릴만한 그림을 그리고 경제적으로나마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했다면 테오도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테오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에게는 평생 이해도 사랑도 받지 못한 채, 그의 짝사랑의 시작은 가족으로부터 시작되어서 결과적으론 세상을 짝사랑한 그의 사랑이 표현된 그림이 그 많은 해바라기인 거 같았다.

일요일 오후 내내 책을 읽다가 어느 부분에선가 눈물이 왈칵 흘렸다.

세상에 끝까지 버림받은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버림받은 쪽은 그가 아니라 세상이 아니었을까~ 끝끝내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의 사정 같은 건 무시한 채 감정적으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산 그가 단지 위대한 예술작품을 남겼다는 이유만으로 끝끝내 피해자로 남아 동정을 받는 거 같다는 생각도 떨칠 수가 없지만 저자처럼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본다면 아마 이런 생각을 할 여유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모르고 있던 그의 작품들도 볼 수 있고, 고흐라는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그린 사람들과 그가 사랑했던 것들에 대해도 알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분명 고흐의 팬인데 저자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그의 열정이 사실은 재능 있는 사람이 가진 이기심으로 보여서 오히려 테오에게 더 마음이 갔다.

테오가 죽은 뒤에 고흐의 작품이 지금 이 정도 성공을 거둔 것도 결국은 고흐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테오의 아내와 '꽃이 핀 아몬드 나무'의 주인 조카 덕분이었으니 생각해보면 테오가 형의 이름을 아들에게 붙인 것 또한 이런 책임감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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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1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1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황혜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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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 오래전에 완결편을 다 읽었던 설득의 심리학이 개정판이 등장했다는 소식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미 다 읽긴 했지만 괘 오래전인데다가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내용도 있다고 하니 더욱더 기대감이 높았다.

아주 예전에 설득의 심리학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아~~~"를 말했는지 ㅋㅋㅋ

이번에 이 1권의 부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이다.

누군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거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은 초능력 중 하나인 마인드 컨트롤의 능력이 없고서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발휘하며 승리를 잡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등장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젠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 책에서 스스로가 설득을 당하기만 한 '봉'이었다고 ㅎㅎ 그래서 자신이 더 이상 당하지만 않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니 왠지 이 부분에서 동조하며 설득당하게 되는 거 같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왜나하면'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피험자들에게 자동적인 승낙을 유발하는 자동 반응의 스위치라고 하니 신기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설득할 때 자동 반응이 아니라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해서 반응하는 '통제반응'을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봉'이 아닐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에서 판매할 집들과 비교를 위해 아주 형편없는 낡은 집을 보여준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역시 실제를 당한다면 넘어갈 거 같은 방법인 거 같다.

일본어에서 가장 자주, 다용도로 쓰이는 '스미마셍' 가벼운 의미라고만 생각했는데 글자 그대로 해석한 의미를 알고 나니 그런 무서운 의미의 말을 난발하는 일본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거 같다.

첫 번째 요구는 적당한 과장해서 제시하고 상대와 작은 양보와 대안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자신이 처음에 원했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느 사람이야말로 뛰어난 협상가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이 갔다.

자신들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논리에 희생되어 다시 희망 없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명상 강의를 등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 어느 쪽이 타당한가를 떠나 어느 쪽이 행복한가를 따진다면 '어리석고 자기기만적인 방어 요새에 숨어버리는' 어리석어 보이는 그들의 선택에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크리스마스 장난감에 대한 이야기는 뛰어난 상술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일부러 시즌에 인기 품목의 재고량을 줄여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비슷한 가격을 다른 제품을 사게 하면서 부모들로 하여금 '네가 원하는 그건 다음에 사 줄게~' 약속하게 한 후 한 달 뒤에 그 제품을 풀고 다시 사게 만드는 전략을 정말 멋진 거 같다. ㅋㅋㅋ

상대방이 작은 주문을 하는 순간 잠재 고객이 아닌 진짜 고객이 되는 것이다.

작은 부탁을 들어주면 나중에 더 큰 부탁을 해도 들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아 이미지가 변했다는 것이고 그 새로운 자아 이미지를 이용하려는 사람에게는 거기서 온갖 종류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하니 작은 부탁이라고 함부로 생각 없이 들어주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공익 캠페인이나 기부 같은 일을 할 때는 이런 일관성의 원칙을 잘 활용한다면 효과적일 거 같다.

영리한 정치인들은 상대방에게 '꼬리표'를 붙여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예를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붙이는 꼬리표에 따라 그 사람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는 것에도 흥미로웠다.

목표를 종이에 적어두십시오. 뭔가를 적어두면 마력이 발휘됩니다.

사실 이 말은 최근에 읽었던 '5AM 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자기 계발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니 꼭 해보길 바란다.

나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그날에 끝내야 할 일들을 적어두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의 목표가 적힌 냅킨에 대한 이야기도 글이 지닌 마력을 입증하는 거 같다.

고객이 계약을 꼭 지키기를 바란다면 계약서를 영업사원이 아닌 고객이 직접 작성하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중공군들이 미국 포로에게 했다는 일들을 보면 보상이 작아야 그들이 강요가 아닌 자신의 선택에 '온전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하니 이 방법은 다른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 같다.

저자의 이웃 주민인 사라의 이야기는 사라 본인에게는 참으로 안된 일이지만 일명 술주정뱅이 전남친이었던 톰에게 '낮은 공 던지기 전략' 으로 당한 것이 분명하며, 자동차 영업 사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일단 줬다가 다시 빼앗아가는 전략'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스스로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을 불합리한 일관성은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합리적인 사고로 바꿀 수 있어야 이런 일을 당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서프라이즈'에서도 등장했던 '제노비스 사건' 다수의 목격자가 있을 경우 물른 사실과는 다르지만 방관자 효과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거라며 책임을 미루게 된다.

목격자 무리에서 한 사람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공략함으로써 사람들을 망설이게 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베르테르 효과' 를 비롯한 자살의 보도는 비슷한 사람의 자살을 통해서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하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무리에 속함으로써 안정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군중이 보여주는 사회적 증거에 매물돼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주변을 둘려 볼 필요도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외모지상주의' 안타깝게도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은 이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할 법 집행 과정에서조차도 호의적인 대접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하니 사회 탓만 할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신의 외모를 매력적으로 꾸미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거 같다.

또한 부모도 자식들 중 자신을 닮은 자식이 더 예뻐보인다는 이야기처럼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얼마나 자동적으로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이는지도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한다.

매년 15만통의 '고객님 사랑합니다' 라는 카드를 보낸다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영업사원의 이야기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면 귀담아 들어야할 거 같다.

'후광반사효과' 누구나 조금은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한 사람들은 단순한 스포츠 광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숨겨진 모습은 자신감 부족이며,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탓에 스스로 뭔가를 달성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달성한 일에 자신을 연관짓는 데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누군가의 부탁을 승낙할 때는항상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과 부탁이나 거래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어야 호감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희귀성의 법칙' 모두가 열렬히 원하는 대상을 '놓친' 사람이 미소 짓는다고 하니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매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희귀한 과자라고 맛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지름길의 원칙을 사수하라.' 현대 사회를 '정보 시대'라고 불러도 '지식 사회'라고 불리지 않는 점에 주의해야한다.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열면 우리는 쉽게 수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우리들의 지식으로 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며 그 정보를 처리하고, 평가하고, 이해하고,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스스로 보유할 수 있어야 진정한 우리의 지식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 시리즈의 완결편까지 다 읽은 '설득의 심리학'이지만 사실 다시 읽으니 새삼 새롭게 느껴져서 2,3권도 개정판으로 다시 읽어봐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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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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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아주 오래전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방랑자 켄신' 과 '명탐정 코난' 의 극장판 가운데 교토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고즈넉한 역사를 머금은 도시 교토의 이미지를 남겨주었다.

어느 방송에서 '교토는 모든 일본인의 마음의 고향' 이라고 한 말도 교토에 대한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인 거 같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 자주 비교되지만 이 책의 저자도 말하듯이 경주와는 차원이 다른 보존과 전통을 지켜가는 교토 시민들의 고향을 사랑하고 지켜가는 마음이 지금의 경주와 교토의 차이를 더욱 벌이고 있는 거 같아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읽을 때마다 부럽기도 하면서 마음 한편으론 씁쓸했다.

"노포"

간단하게 말하면 오래된 가게를 말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노포를 적어도 3대가 가업을 이어온 가게를 골라서 말하고 있다.

며칠 전에 본 '맛있는 녀석들'에서 서울의 100년이 넘은 설렁탕집을 노포라고 소개하는 편을 잠깐 봤다.

하지만 왠지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의 노포들에게서 느껴지는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이 들었다.

교토는 에도 시대 이전까지 약 1000년간 일본의 수도였고 일본어로는 '쿄' 말 그대로 서울이라는 의미이다.

지금 일본의 수도인 도쿄는 의미를 따지면 동쪽의 '쿄' 를 붙여서 도쿄라고 부른다는 것을 언젠가 드라마인지 영화에선지 본 적이 있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첫 시작을 여는 고등어 초밥 가게는 괘 오래전에 일본의 초밥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고등어 초밥에 대한 것을 봤었는데 그 시작이 교토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바다에서 나는 고등어가 교토로 오는 길을 고등어길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길에 얽힌 생선 장수들의 이야기도 왠지모르게 괘 오래전에 재밌게 봤던 '차마고도'라는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센토우'라고 불리는 일본의 대중목욕탕의 모습은 사실 일본 드라마나 예능 프로 등에서 자주 봐서 낯설지 않았지만 그 목욕탕을 지켜가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즐기며 대를 이어가는 목욕탕 사장님의 모습은 그저 조상이 해온 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 맞게 맞춰가며 자신도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라 더욱 좋아 보였다.

마쓰이 주조는 일본에서 괘 유명해서 이름을 몇 번인가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마쓰이 주조의 시작과 마쓰이 주조에는 생산되는 다양한 술들에 만날 수 있었다.

항상 일본 문화를 얕잡아 보며 '남의 것을 가져다 자기들 것으로 만드는 것'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일본의 문화를 베이징요리 가게에서도 볼 수 있었다.

단순하게 남의 것을 내 것처럼 만든다면 그저 모방이지만 일본은 남의 것을 가져다가 더 뛰어나게, 그리고 일본풍 입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그들의 모방과 재창조의 재능이 멋지게 보이기도 하는 거 같다

사실 이 책의 가게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탕가게 미나토야였다.

언젠가 자주 보던 예능 프로에서 교토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편에서 이 사탕을 보고 많이 의아했었다.

'유레이소타테아메' 그 프로에서도 나왔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일본어를 알아듣던 때가 아니라서 그냥 오래된 사탕가게 정도로만 알았는데 그때 그 가게를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 이 책에서 만나게 된 셈이다.

각각의 노포들이 각자의 사정과 각각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도 대단하지만 단순히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에 맞춰 발전하며 현재의 교토를 빛나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교토에 가게 된다면 신사나 절, 고궁 등의 역사 유적들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한 노포들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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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처세 수업 - 어떻게 나를 지키며 성장할 것인가?
쉬원쥐안 지음, 나진희 옮김 / 글담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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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 오래전에 세계의 명문 대학의 명강의를 책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하버드를 시작으로 예일, 스탠퍼드 등등 세계의 명문 대학의 명강의를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참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의 명문 대학의 명강의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베이징대학의 명강의는 그 시절에는 접할 기회가 없었던 거 같다.

이 책이 중국의 명문 베이징 대학의 처세 수업이라고 하니 중국에서 중시하는 '관시'를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했다.

예전에 읽었던 명강의 시리즈에 비하면 이 책은 딱히 명강의보다는 에세이 정도라는 편이 옳지 않을까 할 정도로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베이징 대학의 처세 수업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걸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하면 '거기서 거기' 동료, 리더, 부하직원 친구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들을 해당하는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가면서 설명해주니 이해하기가 쉬운 거 같다.

'꽃은 반쯤 피는 것이 좋고 술은 살포시 취하는 것이 좋다.'

처음 듣는 말인데도 대충 뜻을 알 거 같다.

타인에게 자신의 지혜를 드러냄에서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이 아무리 자기 PR 시대라고 해도 이 책에서는 현명함은 드러나는 것이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고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계란으로 바위를 칠 필요는 없다.'

강함에 강함으로 맞서는 것은 손해만 보는 그냥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세상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불공평하다.'

우리는 늘 세상이 공평하고 평등하기를 바라지만 생각해보면 불공평과 불평등은 원래 생활의 본질적 모습이자 대자연의 규칙이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를 도우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도 자주 등장하는 거 같다.

사실 뭔가 특별한 처세 방법을 기대하고 책을 읽었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거 같지만 무난하게 평범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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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공부보다 돈 공부 - 생각의 방향을 바꿔 고달픈 돈벌이에서 벗어나기
이권복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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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고교 아니 중학생들도 토익 공부를 하는 실정이니 생각해보면 참 답답한 현실인 셈이다.

몇 년 전 중학생이던 조카가 토익을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영어를 잘하니까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저자의 말대로 토익을 공부하는 이유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경제적 여유를 누리기 위한 것인데, 왜 입사 때 외엔 써먹을 일이 없는 토익을 그렇게 공부하느니 저자처럼 돈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도 몇 년 전부터 돈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가끔 친구들에게 내가 공부하는 책 이야기를 하면 무슨 그런 공부를 하느냐고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주식투자를 위한 재무제표를 보는 공부를 하고, 주식, 부동산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가 참 안일한 현실 속에서 안주하며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된 돈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 휠씬 경제적으로, 마음적으로도 여유 있는 인생을 보내고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남들이 다 토익 공부한다고 할 때 제대로 돈 공부를 한 저자를 둔 저자의 부모님은 정말이지 자식 교육에 성공한 셈이다.

초, 중, 고 대학까지 16년 아니 요즘은 대학원에 유학까지 생각하면 20여 년을 공부만 하다가 겨우겨우 취업을 해도 공무원이 아닌 다음에야 회사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5-20년~

이 책에 있는 말대로 그렇게 직장생활을 해도 유산이나 복권 등의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은 기껏해야 집 한 채와 자동차 한 대가 남은 자산의 전부이다.

거대한 유산을 받거나 복권에 당첨이 되지 않은 한 일반인이 부를 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가난이 필연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의 <자본론>의 예를 든다.

특히 마르크스는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고 즉 경제가 정치, 교육, 문화, 법률 등과 같은 사회제도를 변화시키고 결정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두 책 모두 수박 겉핥기 식으로밖에 읽은 적이 없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누구나 다 토익에 목을 매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단순한 영어 시험이 아닌 하나의 산업이 되었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 것이다.

명문대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는 특히 우리 사회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교육이라는 것이 개인의 재능과는 상관없이 그저 양질의 노동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고, 돈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전체적인 경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 개인의 빈부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글에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다시 한번 국가라는 기관에 대한 환멸이 들기도 했다.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빠른 요즘 돈으로 돈을 벌어야 부자가 될 수 있지, 노동을 통해서는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4회나 역임한 앨런 그린스펀이 한 이 말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우리는 그토록 문맹에 벗어나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글을 배우는데 왜 정작 금융 문맹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기까지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경제와 금융을 공부하는 이유를 보면 근본적인 삶의 방향이 지금까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다'

아마 여기서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 또한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예를 들어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처음에는 그저 주식투자 잘해서 돈 번 조금은 특이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경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부터 투자에 대한 이야기들은 전에 읽었던 버핏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거 같아서 경제와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편견이었으며, 투자를 함으로써 기업의 성장과 함께 자신의 부까지 늘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지난 시간들이 못내 아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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