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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ㅣ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평점 :

최근에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는 바로 "정도전"이다
대하드라마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선으로 그를 다루는 책들이 많이 나와있고 또 나오고 있다
어렸을 때 전집으로 된 백과사전을 사던 날 너무나 좋았었다
그중 5권이 "한국사"였다
이 책을 받아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바로 그 두껍고 어마어마한 내용을 실은 괘나 묵직했던 그 책이었다
지금도 가끔 보곤 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국사는 필수과목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을 시작으로 국사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일은 터라 국사는 나에게는 점수 따기에도 좋은 과목이었다
학교에서 배우기도 전에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대학시절에도 교양과목에 한국사와 관련이 있는 과목이 있으면 꼭 들었었다
그러고 보니 "사학과"에 지원했다 붙었는데 학교의 위치 때문에 포기한 기억도 난다
어쨌든 어린 시절부터 역사는 내게 재밌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 관심은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뒤를 보니 한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고대 편 5권, 고려 편 5권, 조선 편 5권 , 현대 편 1권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15세기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서양의 "르네상스"이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서양미술사에 관한 책을 자주 읽다 보니 15세가의 이미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건물과 미술작품 그리고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에 있는 도시 "피렌체"이다
이 책에서도 이 시기의 서양사에 대해 조금씩 나와 같은 시대의 조선과 중국, 서양사에 대해서 비교하면서 볼 수 있다
15세기의 조선은 일단 나라를 세우면서 시작된다
드라마로도 많이 다뤄졌던 고려 말의 혼란과 조선의 건국이 바로 이 15세기가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요즘 하고 있는 드라마 "정도전" 이 딱 그 시기인 것 같다
무력한 왕과 이인임을 비롯한 대신들이 왕을 능가하는 권력을 행사하며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말기의 혼란함을 보여준다
역사 책을 자주 읽다 보니 이 말기의 불안정한 혼란함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이건 나타나는 공통 현상이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절정에 이른 시대는 태종과 세종 시대이다
나라를 만든 태조도 뛰어난 인물이기는 하지만 조선이라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든 이는 바로 태종이다
왕이 되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뒤에 왕위에 오른 세종이 "대왕"아 될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의 앞에 읽었던 "조선과학 실록"이라는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던 시기가 바로 세종대이다
정치적으로 아버지 태종이 어느 정도 안정을 잡았기에 세종대왕은 자신의 신념을 맘껏까지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많이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 틀렸다는 것도 알았고 또 생각지도 못 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어 더욱 재밌었다
함흥차사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다 죽었던 것은 아니며, 태조가 함흥에만 머문 것도 아니고 태조와 태종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번이나 난에 일으키며 왕이 된 태종이 아버지 태조의 인정을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으며, 태조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는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면 태종이 있었기에 세종대왕과 한글이 존재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인 셈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이 글을 한자로 작성하고 있었을 테니까~~
무엇보다 한글을 직접 만든 이가 바로 "세종대왕" 자신이었다는 점은 그가 왕으로 학자들에게 명만 내린 왕이 아니라 발명가이자 창조적 사고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집현전 학자들로 하여금 만들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반대를 짐작하고 그들 몰래 만들어 나중에 반포만 그들에게 알려 한 것이었다
또한 문치의 시대라고 생각했던 세종대에 가장 많은 전투가 일어났다는 것도 의외였다
장영실을 등용하여 다양한 과학적 업적을 남기고 박연으로 하여금 음악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세종대에 일어난 것들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디다
세종은 왕이기에 앞서 스스로가 재능이 많은 사암이었던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아 남긴 회화 작품이 별로 많지 않은데 세종대왕 역시 왕으로서의 정사외에도 과학, 음악, 천문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약에 관심을 가졌으며 능력도 있는 멀티플레이어였던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조선의 때이른 절정은 바로 "세종대왕"이라는 뛰어난 한 개인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가 왕이라는 자리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어쩌면 우연의 결과가 아닐까 하고도 생각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왕은 그전에도 그 후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까 말이다
세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난 뒤 문종이 즉위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살아생전 세종이 그토록 예뻐하며 장수를 기원하여 이름도 조선의 왕중 유일하게 두 글자였던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은 뒤에도 시신조차 한동안 거둬지지 않았다고 하니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하긴 중국 항해사에게 큰 획을 그은 " 정화"도 왕위를 찬탈한 황제가 도망간 전 황제인 조카를 찾으러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나중에 단종의 비가 비구니가 되어 세조의 후손인 연산군의 패망까지 지켜봤다고 하니 역사란 참 신기한 것이도 한 것 같다
연산군이 폐위되는 것을 전해 들은 단종의 왕비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천륜을 배반하며 왕위에 오른 세조이지만 왕으로서의 치적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괘 유능한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의 정당성을 치장하기 위해 공시들의 힘을 너무 높여주어 성종 초기까지 그들의 권세가 커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만다
세조가 한 일에 대한 천벌이라도 내린 건지 예종이 즉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전혀 의외의 인물인 성종이 왕위에 오른다
사극에서 많은 등장하는 연산군의 아버지가 바로 이 성종이다
자신의 아내이자 왕비를 사사히여 아들로 하여금 사화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는 왕으로서 괘 유능했던 것 같다
굳이 따지자면 연산군이 사화를 일으킨 것은 어머니를 위한 복수라기 보다 자신이 흥청망청 낭비한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서기도 했었으니까 성종의 잘못만은 아닌 셈이다
15세기는 조선의 건국과 연산군의 등장으로 끝이 난다
처음에는 백과사전을 읽는 것 같아서 어렵게 느껴졌지만 읽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내용이나 다양한 분야의 자료들까지 지금까지 그저 글로만 읽었던 역사 책에 비해 더욱 많은 방면에서 15세기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조선의 역사뿐만 아니라 주변의 나라들의 역사와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그 시대의 역사를 좀 더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시리즈들을 다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기는 책이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