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이어령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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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를 보고 저자 이어령 박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이름과 국문학 계열의 대가라는 것뿐이다

솔직히 도서관에서 저자의 유명한 책들을 몇 번이나 만난 적이 있었지만 보고 싶다고나 봐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든 적이 없다

이 책이 이분의 작품을 읽는 처음이다

언젠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음 읽고 그 후로 작가의 매력을 알게 되고 작가의 작품을 내리읽은 것처럼 이 책이 그냥 스쳐지나기만 했던 저자의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보며 읽기 시작했다

 

책의 첫 페이지에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생각한다."라는 글귀가 있다

?표와 !표 사이라~~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에 감탄하는 것인가??

이 한 문장을 보고도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문득 생각해보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 글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책 제목 그대로 짧은 이야기, 긴 생각이 시작되는 것 같다 

 

영어의 창문이 바람의 눈이라는 뜻이라니 문득 방안에 창문을 바라보게 된다

늘 아침에 눈을 뜨면 아무 생각 없이 창문을 열지만 그 너머의 늘 보던 풍경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정도만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바람~ 하지만 책 속 저자의 이야기처럼 마음의 문을 연다거나 창문 너머에 있을 새로운 바람이나 빛에는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오늘은 창문을 열면서 가을바람과 가을 하늘빛을 바라본다

 

잠은 솔솔 부분을 보면서 '정말 그러네~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은 아무 소리 없이 오고, 눈은 아무 소리 없이 내리고, 새는 아무 소리 없이 나는데 솔솔, 펑펑, 훨훨 이런 것이 붙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애정을 가지고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자는 그것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느낌표!!  이것이 마음속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것도 들을 수 있는 건가 싶었다

 

짐승들 중에 인간의 눈과 닮은 것이 사자라니~신기하다

예전에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허허벌판에 엎드려서 먼 곳을 바라보는 수사자의 눈빛을 보면 흔히 말하는 우수에 젖은 눈빛을 느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왜 동물인데 사람처럼 우수에 젖은 눈빛이 가능한 걸까??  

긴 시간이 지난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언제나 먼 지평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장의 앞일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지금의 자신은 시야가 좁은 초식동물과 같은 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먼 초원을 바라보는 사자의 그 눈빛이 다시 한번 생각난다

 

가슴속에 청진기 넣어서 데워서 진찰했다는 한 의사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누구나 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면 차디찬 청진기가 갑자기 가슴에 닿아서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진기를 목에 건 모습은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상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상징에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이라는 분은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인 것 같다

별거 아닌 작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기에 사람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호저와 고슴도치라고 ??

고슴도치를 한자로 하면 호저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 "호저는 고슴도치처럼"이라는 글귀에 의아해진다

그럼 이 호저와 고슴도치가 다른 동물이라는 것인데~~

책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니까 나중에 알아보기로 한다

가까울수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자주 생각했던 것이었다

가족처럼 너무 거리낌 없이 지내는 관계일수록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상처를 남기는 사람은 누구도 아닌 가족인 경우가 많다

"가족"은 그저 편하게 막 대해도 괜찮은 사람들이 아니라 타인보다는 가깝지만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타인임을 인식하고 나의 가시가 찔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보다 손에 쥐고 있던 연필을 확인해본다

정말이다~~  여섯 모, 육각형이다

책상 위에도 연필꽂이에도 인생의 거의 전 부분을 연필을 쥐고 연필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이 연필이 육각형이라는 것은 지금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의미 또한, 너무 둥글지도 너무 각지지도 않은  연필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이 단계까지 가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꿈을 꾸는 사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의 무게는

공기보다 더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페이지 : 180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 저자의 말이 아프다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에서 그 공기라는 부분이 자신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짧은 이야기들을 다 읽고 뒷부분의 긴 생각 파트를 읽다가 이 부분에서 눈길이 머물렀다

"도끼를 든 사람. 그 이름은 아버지"

짐승들의 세계에서의 아버지라는 존재와 인간 세상에서의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짧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많은 생각들이 긴 시간 동안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속에 저자의 메시지가 강하게 전해져 오는 책이었던 것 같다  

 

[이 글은 책좋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일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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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심리학 - 오해와 이해 사이, 심리학으로 다리를 놓다
루이스 디콘 지음, 박선령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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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떠면 인간이기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심리학 책을 본다고 하면 타인의 심리를 알고 싶은 생각이 많아서 심리학에도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어느 티브이 쇼 프로에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른 타인의 심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자신만이 아닌 타인의 심리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자신만의 세계에서만 사는 사람이 아닌한은 말이다

 

하지만 최근의 심리학 책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타인의 심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심리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타인과 자기 자신을 구분 짓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상태를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듯하다

 

심리학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에 흥미가 있어서 괘 많이 읽고 있어서 이 책도 그저 재미 삼아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앞부분을 몇 페이지 읽다 보니 너무 재밌는 것이다

물른 지금까지 읽었던 심리학 책들에서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괘 많았다

언젠가 티브이 프로인 "서프라이즈"에서 본 한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를 당하는 것을 본 30여 명의 주민들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결국엔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 프로에서는 서로에게 미루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었지만 사실은 몇 명은 도와주었다고 한다

간수와 죄수의 역할을 하는 실험은 심리학 책들에 세 대부분 다 다루는 것 같다

 

책에서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부모가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자식들의 모습도 변한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관대한 부모가 무책임한 자식을 만든다는 부분에서 아~싶었다

내 주위에 존재하는 누군가와 딱 겹치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자신이 불행했던 부모는 자식들에게 관대하기만 했었던 것 같다

관대한 부모가 좋다고 생각했었기에 왜 그런 자식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이래저래 부모 노릇은 힘든 것 같다

자식 노릇도 그다지 쉽지만은 않지만 말이다 ^^

 

처음 예상보다 휠씬 재미있고 다양한 심리적 상황에 대해 또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테스터들도 많아서 자기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이 글은 책콩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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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가 빈자들에게 - 프란치스코 교황 잠언집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장혜민 엮음 / 산호와진주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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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도 전이었나 한국에 교황님이 방문하신다면 온 나라가 들썩였지만 딱히 성당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종교에 심취하지도 않은 나에게는 별로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였다

다만 이번 교황님이 이제껏 265명의 교황과는 좀 다른 분이라고 하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교황님이 방한하신다는 것도 그쯤에 이 분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 한 권을 서평단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황은 현재의 교황이 아닌 역사상 그것도 르네상스 시대의 정치적으로나 문화예술의 지원 그리고 정치적인 그런 교황님이시다

특히 메디치가 출신의 레오 10세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던 체사레 보르자의 아버지 알렉산드로 6 통칭 보르자 교황이다

그 외에도  카노사의 굴욕이나 아비뇽 유수에 관련된 정치적으로 파란만장한 교황님의 이야기나 십자군 원정을 뒤에서 부채질하고 조종했던 교황님 정도이다

언젠가 읽었던 교황 열전도 웬만한 역사 스캔들보다 재밌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저런 의미에서 나는 교황님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교황님 방한을 티브이에서 방송한지 며칠 후에 어머니께서 휴대폰에 교황님의 사진을 찍었다고 하신다

에?? 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가족은 모두 무교에다 기됵교인들의 전도에 지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이 왜 교황님 사진을 휴대폰에~~

그러면서 지금 교황님의 훌륭하신 점을 이야기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때 생각났다 놓쳐버린 책이~

그 책을 신청할 걸 그랬나 보다 하고

 

뒤늦게 이 책의 서평단에 신청했고 읽으면서 어머니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비유럽권 교황으로 바티칸에서 폼 잡고 미사만 보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도,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신 분이 아닌 종교인으로서의 모법을 보이신 분이라고 한다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 손을 내미신 분이라고 한다

바티칸에서 손만 흔드는 권위적인 교황이 아닌 직접 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손을 내미는 활동파 교황님이시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껏 내가 책에서 읽었던 역대 교항님들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많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분에 대한 호감으로 책을 읽어나갔지만 중간 정도에 지나면서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아마 이건 내가 다른 종교 예를 들면 불교나 이슬람교에 대한 책들에 비해 기독교에 대한 책은 거의 읽지 않아서 사전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축복은 다른 사람을 좋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축복은 말일 뿐만아니라 재능이기도 합니다. 진실을 좋게 말하는 것. 이 두 가지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페이지 : 60

 

남을 축복한다는 것이 재능이라는 말에 왠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지 선해서가 아닌 재능이 있어야만 해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살아가는 기술은 간단하게 세 마디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부탁해요',"감사합니다","미안합니다"입니다. 이러한 마음자세를 가지면 함께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됩니다

페이지 : 81

 

결혼 생활을 잘 하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결혼뿐만이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생겨나는 오해

와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예술의 가치는 그 어떤 인간의 비극이나 고통도 인간이 바라는 최선의 아름다움으로 순화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페이지 : 179

 

명작을 남긴 예술가중에서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다간  이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말인 것도 같고 반대로 그 어떤 상황도 받아들이는 인간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인 것도 같았다

 

만약 도전을 마주하지 않고 그 도전을 피하며 사는 이가 있다면, 그는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삶을 발코니에서 관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페이지 : 182

 

지금까지 솔직히 삶을 발코니에서 관망하고 싶었다

굳이 흙탕물이 뛰어들어 흙투성이가 되느니 한발 떨어져서 티브이나 영화를 보듯이 객관적인 시선이라는 이름 아래 피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그 누구도 타인을 판단할 권리는 없습니다.

페이지 : 191

 

알고 있지만 늘 망각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를 볼 때 그 사람을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안경을 통해서 자신의 선입견으로 보고 그것을 근거로 그 사람을 판단해버리는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그만큼 선입견이 두껍게 시야를 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을 험담하지 마십시오.

험담은 진실한 것도 아니고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단 하나 상처만 깊게 남길뿐입니다.

페이지 : 192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글귀이다.

교황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우리는 굳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남을 험담하는데 열을 올리며 말하기도 한다

플러스는 하나도 없고 마이너스뿐인 이 험담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앞부분의 성경에 대한 이야기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뒷부분의 잠언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종교를 떠나서 훌륭하신 분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니께도 이 분의 이야기가 마음의 편안을 가져다 주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이 글은 한우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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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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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너무나 아음에 들었다

일본 드라마 중에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는 바로 "기묘한 이야기"이다

이 시리즈는 이제 하지 않지만 매년 봄 가을에 하는 스페셜을 기다리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지 오래다

공포도 있지만 공포보다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한 기묘한 이야기~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너무나 내용이 궁금했다

작년이었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을 몇 권인가 읽었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장편보다는 단편을 더 좋아해서 여러 작가의 단편들을 읽은 적이 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들은 모두 느낌이 조금은 싸~한 기이란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런 작가가 대놓고 기담집을 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었다

 

금요일 오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고 돌아와 그날 반납할 책을 들고 급하게 도서관으로 갔다

전에 보다 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두꺼운 책과 일본어 문법책을 비려 들고 사서분께 갔더니 희망도서가 들어와있으니 함께 빌려갈건지 물었다

이상하다?? 그런 문자를 받지 못했는데??

늘 희망도서가 들어오면 문자가 와서 그걸 보고 빌리러 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문자가 오지 않았다고 하지 사서분께서 뭔가 착오가 생긴 것 같다며 알아보신다고 하신다

 

사실 그날은 피곤하기도 하고 집에 이미 잃어야 할 책들도 몇 권이 있어 그냥 반납기에 반납만 하고 갈까 하다가 온 김에 한번 자료실에 들른 것이었다

앞에 빌리려던 책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희망도서로 들어왔다는 책들을 먼지 대출했다

그중에 한 권이 바로 이 도쿄 기담집이다

 

5가지 기이한 이야기가 실려있는 책이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동성애로 인해 가족들과 특히 누나와 사이가 멀어진 남자가 우연히 만난 한 여자가 자신의 누나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는 10년 만에 누나의 수술 전날 전화통화를 하고 사이가 좋아졌다는 이야기이다

정말 그가 만난 그 여자는 누구이며 자신의 누나와 같은 병에 같은 입원 날짜까지 우연이라기보다는 필연 같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하와이의 어느 해변에서 상어에게 아들을 잃은 여인의 이야기이다

서핑 중에 상어의 습격을 받아 한쪽 다리를 잃어지만 사인은 그것이 아닌 패닉으로 인한 익사라고 했다

그녀가 하와이 경찰서에서 만난 경찰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아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이유로 섬을 원망하거나 증오하지 말아달라는 첨에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가 싶었지만 그건 그냥 누군가의 의도에 의한 죽음이 아닌 자연의 순환 속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한다

 

그 후로 그녀는 아들이 죽은 시기쯤이면 매년 그 섬으로 갔다

그곳에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일본인 서퍼둘을 도와주게되고 그들로부터 아들과 비슷한 인상을 한 외발이 서퍼를 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 또래의 젊은 한쪽 다리뿐인 일본인 서퍼라니~

그들 외엔 본 사람도 없다

엄마인 자신이 늘 오는 이곳에서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들을 그녀는 여전히 하나레이 해변에서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이야기는 갑자기 사라진 남자의 이야기이고 네 번째는 소설가와 그가 만난 여성과 그가 그 여성에게 영감을 얻어서 쓴 소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은 소설가의 자기성찰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는 왠지 마음이 씁쓸하다

주인공은 스스로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을 자신의 이름을 훔쳐 간 원숭이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된다

 

자신이 가족 특히 가장 사랑받는 것이 당연한 어머니와 하나뿐인 언니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이야기~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던 진실은 결국 원숭이의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오게 된다

누구나 이런 비밀 아닌 비밀을 가슴속에 하나씩은 품고 있지 않을까~

알고 있지만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애써 모르는 척하고 있는 그런~

기담집이라고 해서 흥미 위주의 기이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마지막 이야기는 조금은 착잡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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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 한국을 떠나 중동으로 간 8인의 성공 스토리
박상주 지음 / 부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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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생각해보니 중동이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모르겠다

그저 아랍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슬람교를 믿는 그 광대한 지역 그리고 지금은 걸프전 이후로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땅정도라고만 알고 있다

물른 한두 나라를 제외하면 지역의 대부분이 석유가 묻혀있는 오일 부자 나라들이 많은 것도 알고는 있다

예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집은 문고리도 황금으로 되어있다."라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이야기도 들은 기억이 난다

 

몇 해 전에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도하"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7성급 호텔이 있다는 "두바이"는 세계의 건설기계가 다 가 있다고 할 정도로 건축시장이 활발하다고 한다

이런 좋은 이미지도 있지만 중동이라고 하면 사막과 열사의 땅, 테러집단의 본거지 그리고 역시 과격파 이슬람교도들이 존재하는 위험한 나라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또 하나 여성인권의 낙후~

번쩍이는 경제발전과 오일로 인한 나라의 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만큼 중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중동을 터전으로 삼은 8인의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실업률을 비롯한 경제적 상황을 생각하면 이들의 선택은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좁은 땅에 인구만 바글거리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88만 원 세대, 삼포세대, 경제적 위기로 인한 일가족 동반자살  등등 신문의 사회면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암울한 이야기만 들려오는 것이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이다

 

국민 누구나 영어공부를 하고 또 교육열도 높은 이 나라에 태어나 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8명도 제각각의 배경과 중동으로 향하게 된 사정이 있다

중동에서 한국인 건설업제를 상대로 한 밥집을 시작으로 김치를 담그고 방앗간을 하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집트에 머그컵을 팔아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태권도와 한국의 의류를 수입하여 그 나라의 트렌드까지 바꿔버린 이도 있다

 

호텔과 식당을 경영하면서 한국 음식을 전파하고 있는 분도 있고 소말리아 해적으로 어수선하던 시기를 자신만의 기회로 바꿔 지금은 통조림공장까지 만들려고 계획 중인 분도 있고  한국인으로 터키에서 처음으로 공인중개사 지격을 따신 민박집 사장님도 계신다

하지만 이 8인 중 가장 인상적인 분은 요르단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분이셨다

다른 분들도 다 그렇지만 이 분은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을 자신만의 노력으로 극복하신 분이다

공장을 다니면서도 공부를 손에 놓지 않았고 회사에서 보내주는 야간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그리고 그리스로의 첫 여정까지 이븐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생은 이렇게 사는 거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른 운이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그 운이 기회로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미분들이 미리미리 준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에 중동 문화에 대한 책을 볼 생각으로 기대했던 마음에 실망이 들었다

생각했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지만 중동의 뜨거운 사막의 거센 바람을 자신들만의 봄바람으로 만들어 낸 8인 개척자들의 이야기는 지금 주저앉은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부키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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