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세계사 3 - 로코코의 여왕에서 신의 분노 흑사병까지, 화려하고 치명적인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3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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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 있던 위인전을 읽으면서 한국의 고대사 즉 지금은 한국사라고 불리는 분야에 대해 어린아이치고는 괘나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 백과사전을 갖게 되었고 세계사와 세계지리, 인명사전을 가지고 놀면서 세계사라는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고교시절 세계사를 학교에서 배우면서 더욱 재밌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시리스는 일단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주는 자극이나 흥미에 세계사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게 된다

 

앞의 1,2권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이 3권도 나왔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읽고 싶어졌다

세계사 스캔들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헨리 8세이야기~

이 책에서도 어김앖이 그 스캔들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1세의 러브스토리가 등장한다

몇년전에 미국드라마 "튜더스"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기도 했었던 이야기라 너무 유명하다

 

이런저런 세계사에 관한 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중에 반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밌었다

처음 시작은 재치있는 여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당신이 원하는 한가지가 적에게 죽기로 되어있던 그들의 형제,아버지,남편이었다는 정말이지 재치있는 여인들이다

하지만 그후에도 그 남편들이 과연 부인에게 충성을 했을까?? 하는 쓸데없는 호기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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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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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당신 없이 못 살아"가 "당신 때문에 못 살아"가 되어버리는 것이 결혼이라고 ㅎㅎ

이 말을 듣고 정말 명언이다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도 책 속에서 이야기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가끔씩 ^^::)"  이런 김정운 박사의 말에 그의 아내는 멋진 말로 답한다 "나는 당신과의 결혼에 만족한다(아주 가끔^^)"  ㅎㅎ

결혼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의라고 생각되지만 결혼뿐만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말 같았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제목 때문에 아내 몰래 읽었다는 이야기는 서글픈 현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책 제목으로 넘기면 될 일을 이 책을 읽던 남편들도 그리고 그 아내들도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고 있으며 그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문득 저자의 책을 읽다가 이런 비슷한 글을 전에도 읽은 기억이 나서 생각해 보았더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사고방식과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 그리고 묘하게 꼬인 듯한 지적인 어투 ㅎㅎ

재밌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도 않고 포기한 일은 반드시 오래, 아주 집요하게 나를 괴롭히게 되어있다.
페이지 :45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일은 그냥 하라고 하는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한 일에 대해서는 잘못되어도 별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하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면역체제가 쉽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후회할 때 하더라도 일단은 저지르고 볼일인가 보다

 

모든 포유류는 본능적으로 피부 접촉을 통한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게 되어 있다.
페이지 : 71

단순하게 남자들에 한해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킨십이 단지 만지는 행위를 넘어서는 교감의 행위라고 한다

이해는 되지만 개인적으로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포유류의 본능에서 벗어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가능케 하는 심리적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지각된 자유'라고 주장한다.

행복은 얼마나 자유로움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페이지 : 83-84

이 땅의 남자들이 가장 자유를 느끼는 공간은 자동차 운전석이라고 한다

왜 운전석에만 앉으면 점잖은 사람도 난폭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그 공간이 마지막 자유공간이기에 그 공간마저 침해받으면 참을 수 없어서 그런다고 한다

알 것 같다

자동차의 운전석은 그나마 남은 자유의 마지노선이었나보다

 

재미있으면 저절로 창의적이 된다. 재미있는 사람만 원근법으로 세상을 본다. 자기의 의도대로 소실점을 찍고, 세상을 재구성한다. 재미있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다  
페이지 :193

나는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

요즘은 어딜가나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창의력 교육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창의력이라는 것이 교육한다고 되는 것일까??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하면서 세상을 살면서 재밌다고 생각한 적이 있기나 한 건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만 답은 별로 없다다~

 

독수리 오형제가 사실은 형제가 아니란 사실을?  왜냐하면 다섯 명 중 한 명이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형제가 아니라 남매다.

이 다섯중 독수리는 단 한 놈뿐이다. 맨 앞의 녀석만 독수리고, 나머지는 콘도르, 백주, 제비, 부엉이이다. 

페이지 : 212

나도 어린 시절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으레 나를 이상하다는 눈길을 보았고 그후로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남겨두었다

보면 가면도 다 다른데, 아무리 봐도 독수리가 아닌데 ㅎㅎ 했었던 기억이 난다

술에 취하면 독수리라고 생각하지만 술이 깨면 조류에 불과한 이 땅의 남자들의 슬픈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서양인들에게 타인의 존재는 항상 '나'의 상대방으로서의 '너'이다. 동등한 주체로서의 상대방에 대한 무례함은 곧 '나'라는 주체에 대한 부정이 된다.

 

한국인의 상호작용의 양상은 사뭇 다르다. '나'와 '너'의 상호작용이 서구인들처럼 곧바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나'와 '너'라는 상호주체의 만남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와 '남'이라는 경계선을 넘어야만 가능하다.  '남'은 상호작용의 상대방이 아니다.

'남'은 상호작용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래도 무시해도 된다. 관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건이나 다를 바 없다

페이지 : 253-254

<오타: 그래도-> 그래서>

 

무서운 말이다

한국 사람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말 같다

최근에 읽은 일본인 여성이 재래시장에서 상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생각되는 거 같다

우리가 아니니 물건이나 다를 바 없이 대해도 된다??

그리고보니 말의 앞에 영어의 my가 아닌 우리를 사용한다, 우리 집, 우리 식구 등등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 것이다

우리의 경계를 넘어서 타인을 같은 인간으로 동등하게 대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가함을 즐기는 것을 그리스어로 '스콜레scole'라고 한다.

한가로움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라는 것을 그리스의 현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가장 즐거운 일은 공부하는 일이다.

페이지 : 298

학교와 레저가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니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하는 일이 교과서를 처분하는 일이었다

그렇게라도 교과서에 그리고 학교라는 체제에 쌓인 한을 풀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 말이 조금 이해가 된다

시험을 보기 위한 도구로서의 공부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공부는 하는 것은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익한 여가활동임에 틀림이 없다

95세의 노인이 어학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했다

너무 늦어서~라는 핑계로  포기하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한발로 나아지지 않은 자신만이 있을 뿐이다

 

저자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스스로도 모르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시간이 간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소리 내어 웃어본 일이 얼마 만인가 싶다

하지만 밤늦은 시간에 읽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부분에 따라서는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게 되니 ㅎㅎ

이 책을 통해서 이 땅의 남자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글은 21세북스 제공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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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성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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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싼 그림일 것이다

며칠 전에 약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약국에서 주는 달력이 하나 남았다며 어느 할아버지가 자기 달라고 하신다

옆에 앉아서 그 달력을 보시는데 보니 표지가 모나리자이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모나리자를 전혀 모르시나보다

대뜸 약사분께 물으신다

"이거 그림이야? 사진이야?"

그림을 사진으로 찍은 거라는 대답을 듣고는 진짜 사람같다며 감탄을 하신다

 

처음에는 모나리자도 모르는 양반이 딱 봐도 세계의 명화를 주제로 한 달력 같은데 약사분 말대로 글자도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데(안 주려고 하시는 말 같았다)~

그저 공짜라니 욕심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그 달력은 나도 좀 욕심이 났다

예전에 친구가 루브르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온 달력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퀄리티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약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모나리자를 몰랐기에 그 할아버지처럼 감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나리자"와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친"에 대해 정보만이 가득한 내 머릿속에서 다빈치가 누군지도, 모나리자가 어떤 그림인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그 할아버지처럼 그림 자체에 대한 감탄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 책 속의 프로이트 역시 그림에 대한 감상보다 그림을 통해서 그 그림을 그린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유명세에 비해 알려진 기록들이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다빈치에 대한 책이나 모나리자에 대한 책을 몇 권인가 읽었지만 다재다능한 그의 활동에 비해서 그의 어린 시절이나 프로이트가 말하는 것처럼 그의 사랑에 대해서나 가족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모나리자도 그렇지만 바쿠스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등 그의 작품들을 보면 인물들의 표정에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모나리자를 두고 다빈치 자신의 여성화된 자화상이라는 이야기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미소가 다빈치의 어린 시절과 친어머니와 양어머니 그리고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레오나르도는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모든 인간 행동의 직간접적 동인인 신성의 불꽃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단지 열정을 탐구욕으로 변화시켰을 뿐이다
페이지 : 44

 

그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 것 또한 그가 이성에 대한 열망보다는 지적 탐구력이 강했기 때문이라 한다

 

레오나르도는 다른 사람들이 아직 어둠 속에 잠들어 있을 때 너무 일찍 깨어난 인물이다
페이지 : 130

 

이 말이야말로 레오나르도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인 것 같다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난 천재는 관심분야 또한 너무나 다양해서 화가로서만 그림을 그리기엔 다른 곳에 재능이 너무나 많았다

그의 작품 수가 많지 않은 것도, 미완성이 많은 것도 관심분야가 너무나 다양해서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가 분석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글을 보면 성적이 부분에 지나치게 집중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이나 아버지의 부재 등은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숨겨진 이미지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글은 책콩서평단으로 새로운 현재 출판사 제공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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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In the Blue 6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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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탈리아~라고 하면 일단은 먼저 떠오르는 세계의 수도 로마 그리고 르네상스의 시대를 연 문화의 꽃 피렌체 그리고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떠오른다

흔히들 알고 있는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베니스가 바로 베네치아이다

그래서인지 베네치아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괘 많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망한 국가사업중 하나로 생각되어지는 4대강사업이 바로 이 베네치아를 모델로 따라한 것 같은데 이건 아마도 왜 베네치아가 수도로 연결된 도시가 되었는지 그 역사적,지역적 사정은 모른채 그저 낭만적이고 관광객이 모여드는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만 보고 그저 흉내낸 결과인 것 같다

 

그들이 지금의 베네치아를 만든 이유는 지금의 낭만적인 모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라는 책을 통해서 베네치아의 역사를 보면 이민족의 침략으로 쫒겨나다시피 한 그들의 종착지가 바로 지금의 베네치아이다

땅이 없어 갯벌에 말뚝을 받아서 집을 지을 지대를 하나하나 만들었고 이런 상태니 농사로 먹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했으니 먹고 살기위해서 배를 만들고 당연히 바다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집앞에 마당이 아닌 바다가 있는 주차장이 아닌 배가 묶여있고 수많은 다리들이 놓여있는 건물을 나서면 바로 바다인 바디위의 도시가 바로 베네치아인 것이다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국가중에 가장 독특한 정치체계를 가지고 있으면 1000년 동안 유지된 이 멋진 도시국가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가위해 어머어마한 보수비용이 든다고 알고 있다

베네치아에 대한 책은 괘 많이 읽어서 역사적인 사건이나 유명한 건물들에 대해서 대충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도시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책을 보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특히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베네치아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 역사나 예술품,베네치아 출신의 예술가들에 대한 공부를 위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저 평범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즐기는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과거의 베네치아에 대한 책은 이미 많이 보았으니 이 책을 통해서 현재의 베네치아를 즐길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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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장 이야기
송영애 지음 / 채륜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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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책이다

식기장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식기를 넣어두는 장 즉 가구이다

옷장,, 신발장처럼 식기장 생각해보니 내 어린 시절에도 식기를 넣어두는 장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식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적은 없다

"찬장" 찬장이라~~ 왜 이렇게 불렀는지 모르지만 요즘은 우리 집에서는 식기를 넣어둔 장을 찬장이라고 부른다

 

이 식기장에 대한 책이 읽어 싶어진 것은 예능 프로그램 중에 시골에서 삼시 세 끼를 해 먹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서이다

시골 집도 그런 시골집은 요즘 시골에도 없을 텐데 ㅎㅎ

아궁이에 불을 짚이고 가마솥에 밥을 하고 곰국도 끓인다

집집마다 입식 주방과 싱크대로 인해 사라진 식기장이 이 프로그램에서 등장한다

그것도 내가 아주 어린 시절에 봤던 "찬장"과 흡사한 모양의 식기장이~ 왠지 정겨우면서도 서글퍼지기도 하는 묘한 감정에 빠져드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웃으려고 보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을 보면 절구로 고춧가루를 빻고, 마당에 아궁이를 만들어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여러 가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옛날의 정서가 가득 묻어나는 생활도구들이 등장한다

화목난로~ 어린 시절 우리 집에도 이런 모양의 난로가 있었다

맷돌로 커피콩을 갈고 면포에 짜서 마시는 모습이 첨에는 조금 괴리감이 느껴졌으나 자꾸 보니 그 모습도 정겹다

드립기를 잊어버려서 커피콩 간 것을 아직 못 내려먹고 있었는데 면포는 어딘가에 있을테니 나도 한번 한약다라기식 드립커피를 시도해 보고 싶어진다

 

뒤웅박은 그 안에 담는 물건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또 끈이 떨어지면 쉽게 깨진다. 그게 마치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여자의 인생과 보인다 해서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했을 것이다.' 
페이지 : 34

그저 속담이라고 생각했던 뒤웅박이 실제로 존재했던 물건이었다

뚜껑이 달린 뒤웅박도 처음으로 알았고 그 쓰임새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다

이 책을 보니 이 속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은 여자 팔자도 하기 나름이고 남자도 어떤 배우자를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바뀌니 서로 간에 뒤웅박 팔자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박쥐의 한자 표기는 '편북'이다. '복'이 '복福'과 소리가 같다고 일찍이 행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나비는 부부금슬을 상징하며, 물고기는 다복과 부귀영화를 상징한다. 포도와 석류 문양에는 또 다산과 자손번창의 뜻이 담겨 있다. .
페이지 : 85-86

절편을 먹을 때마다 보던 문양들에 이런 의미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그저 속도 없고 고물도 없으니 너무 밋밋해서 문양이라도 넣은 줄 알았는데 이외에도 환갑잔치에는 '수복壽福'이 제사에 쓸 떡에는 '卍' 문양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집집마다 각자의 문양이 지닌 떡살이 있어 문양만 보고도 누구네 집의 떡인지 알 수 있으며, 뒤주와 마찬가지로 빌려주거나 빌리거나 하지 않는 그 집안만의 보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돼지와 소를 잡는 백정을 '쇠백정', 가죽제품을 만드는 피쟁이는 '갖바치'다. 소반을 만드는 '상백정'도 있다. 고리나 키와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어 생계를 꾸리는 고리장은 '유기장', '고리백장','고리백정'이라고 한다  
페이지 : 110

흔히들 백정이라고 하면 소나 돼지를 잡는 '쇠백정'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었다

의적으로 이름난 임꺽정은 쇠백정이 아닌 고리백정이라고 한다

 

달구어진 쇠를 집게로 잡고 있는 장인이 바로 '대장大匠'이다. 망치를 들고 쇠를 두드리는 사람을 '매질꾼', 화덕에 풀무질을 하는 사람을 '풀무꾼'이라고 한다.
페이지 : 129

그저 대장장이라고 알고 있던 쇠를 만지는 기술자가 이렇게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안에서도 분업화가 제대로 되어있었다고 하니 다시 한번 놀랍다

대장간을 본 적이라고는 사극에서뿐이라 늘 한 명이 다 한다고 생각했었다

 

 

서민들이 포크를 널리 사용하게 된 건 프랑스 시민혁명(1789-1794) 이후이다. 삼지창 모양의 포크가 나온 것도 그 무렵이다. 프랑스 혁명의 기본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했다. 삼지창 모양의 포크는 귀족들의 반발로 오래가지 못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네 갈래 포크다
페이지 : 185-186

우리가 지금도 너무나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포크의 역사도 알 수 있었다

포크가 프랑스 혁명에 관계가 있을 줄은 정말이지 상상도 못 했다

그 포크가 지닌 의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귀족들의 반발로 그마저도 오래가지 않았다니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층은 안되는 것이 참 많은 종족인가 보다

 

보자기의 어원은 '복福'이다. 물건을 싸서 복을 간직한다는 민간 신앙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보자기다. 보자기는 하나의 용기容器이자  포장지다. 상대방에게 예를 갖추어 물건을 정성스럽게 싸서 보냈던 것이 하나의 문화를 이루었다.  
페이지 :214

보자기~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물건이다

이 책에 나오는 물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어느 순간인가 사라져버린 보자기를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기억이 문득 났다

 

성인 남자가 한 손에 담을 수 있는 한줌 곡물의 양은 한 '홉合"이다. 양손에 담을 수 있는 한 움큼은 한 '되升' , 그 열 배는 한 '말斗'이다.  
페이지 :228

시골에 살다 보니 익숙하게 듣던 말들이지만 언제나 다시 묻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몇 kg냐고??" 하고 말이다

작년 처음으로 블로그에서 우리 집에서 키운 농작물들을 팔면서 어머니와의 대화중에 가장 만이 사용한 말인 것 같다 ㅎㅎ

이제는 대충은 알지만 그 기준이 이런 거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유래를 알고 나니 조금 이해가 더 잘 되기도 한다

 

'막사발'이라는 말에는 일본인의 의도가 숨어있다. 조선 사발의 품격을 깎아내리고 전통 자기 기술의 명맥을 끊기 위해서 그런 이름으로 폄하한 것이다 
페이지 : 235

일본인들은 정말이지 한국의 도자기를 사랑하나보다

하지만 잘못된 사람의 방식을 도자기에서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

그들의 김치에 대한 애정도 같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이 자신들의 문화라며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차도茶道도 이 사발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막사발에 차를 마시는 자신들을 어떻게 말할지 궁금하다

 

백자는 조선 초기까지는 왕실에서만 사용했다. 그나마 임금의 전유물이었다.  동궁전 주인인 세자는 청색 그릇인 청자만 사용해야 했다
페이지 :258

도자기라고 하면 백자보다는 청자를 높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철 성분을 완전하게 제거할 수 없었기에 백자가 아닌 청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유약 역시 철 성분이 없는 유약을 개발하지도 못했기에 청자가 백자보다 먼저 나온 것이라고 한다

최고의 도자기로 생각했던 고려 시대의 상감청자도 그런 이유도 있었다니 신비한 푸른색의 비밀이 약간은 풀린 듯하다.

 

그릇에 밥을 담는 건 오복을 담는 거야. 그래서 밥을 다섯 번으로 나눠서 푸는 거야
페이지 : 263

몰랐다~

그릇에 밥을 푸는 것이 이렇게 큰 의미가 있을 줄은~

그저 배고픔을 면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서 먹었던 밥 한 그릇에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책은 식기장과 우리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식기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리움과 정겨움의 정서를 알려주는 듯하다

잊혀졌고, 지금도 하나 둘씩 잊혀지고 있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들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 글은 책좋사서평단으로 채륜서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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