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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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번에 이 책의 서평단 모집을 봤었지만 그냥 보고 지나쳤었다

신청해볼까 고민도 잠깐 했었지만 다른 책이 더 보고 싶어서 포기했었다

그냥 기회가 된다면 도서관에서 빌려 볼 생각이었다

아니 그렇게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제목에는 많이 끌렸지만 저자인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인물에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에 그다지 끌림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잊고 있었던 이 책을 다시 만났다

역시 이 제목에 끌림은 하는 수가 없나 보다

 

약 240페이지~

생각보다 양도 적고 책도 조그마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은 책이었다

이 정도 책이면 길어도 3-4시간 바짝 읽으면 다 끝나야 하는데 이 책을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나란 무엇인가" 책을 다 읽고 후기를 쓸려고 다시 책을 보다가 문득 제목에 다시 눈길이 간다

"나란 누구인가'가  아닌 '무엇'인가라는 제목에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물은 적이 있던가 나란 무엇인가 하고~

'무엇'이라고 하면 일단 물질적인 분석부터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내용임을  밝혀둔다

개인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서 분인이라는 낯선 개념까지 넘어간다

저자가 말하는 나는 여러 분인들의 총합체인 것 같다

 

팔방미인이란 분인화에 능란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당히 맞춰주면 통한다고 얕보고, 상대에게 맞춘 분인화를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다
페이지 : 103

"팔방미인"이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좋은 뜻을 지닌 말이 일본에서는 다른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완전히 다른 의미라 조금은 놀랐다

같은 한자를 쓰고 있을텐데 의미가 이렇게 달라진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도 궁금해진다

 

저자가 예로 들었던 고교 친구와 대학 친구를 같이 만났을 때의 어색함과 불편함은 나도 많이 느낀 적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확실히 이해가 갔다

고교 친구를 대하는 나와 대학 친구를 대하는 나는 같은 '나'가 아닌 다른 '나'라는 것이다

각각 다른 분인들임에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같다고 생각했던 데에서 온 불편함이었던 것이다

물론 나 역시도 저자처럼 각각 다른 분인들로 대했던 친구들을 한데 만나는 일은 그 후로 되도록 피하고 있다

 

로봇과 인간의 최대 차이점은, 로봇은-현재까지는-분인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페이지 : 102

 

대인관계마다 과감하게 분인화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단 한 번뿐인 인생을 다양한 특성을 발휘하는 나로 살아갈 수 있다 
페이지 : 109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나에 대한 상대의 분인일 뿐이다.

온전한 개인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페이지 : 117

인간의 육체는 역시 나눌 수 없다. 그러나 인간 자체는 여러 분인으로 나뉜다. 당신은 그 복합체이며 상대에 따라 여러 분인으로 살아간다.
페이지 : 121

 

나는 분인의 집합체로 존재한다. 그것들은 모두 타자와의 만남의 산물이며,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다 
페이지 : 127

 

인간은 단 한 번뿐인 안생을 가능하면 다양한 나로 살고 싶어한다. 대인관계를 통해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나를 즐기고 싶어 한다. 언제나 똑같은 나로 감금되어 있는 것은 큰 스트레스다   
페이지 : 146

앞서 이야기한 로봇처럼은 살 수 없다

연인을 대할 때와 친구를 대할 때 다른 얼굴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일적인 관계에서의 만남과 사적인 관계에 만남 또한 전혀 다른 분인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 분인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잘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좋아하는 분인이 하나씩 늘어간다면, 우리는 그만큼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페이지 : 157

 

누군가를 오래 보고 지내는 사이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해버리기 쉽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자신이 전혀 모르는 얼굴을 하면 그 사림이 변했다고 질책하고 심지어는 배신감마저 느낀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일 뿐이다

단지 그 사람이 그 분인으로는 나를 대하지 않았던 것, 그뿐인 것이다

 

사람에게는 여러 얼굴이 있다

저자는 이 다양한 얼굴들을 '분인'이라고 한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적절한 분인으로 대하는 것은 사람으로 살아감에 있어 당연한 일이지만 가끔씩 오류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또한 인간이기에 그런 것이며 이 오류 또한 또 다른 분인일뿐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스스로를 덜 괴롭혀도 될 것 같았다

길지 않은 책이었지만 많은 것을 알려주었고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이 글은 한우리서평단으로 21세기북스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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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연습 - 감정을 이용해 원하는 삶으로 옮겨가는 22가지 방법
제리 힉스 & 에스더 힉스 지음, 박행국.조한근 옮김 / 나비랑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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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컵에 물이 엎질러져 반 남았을 때 누군가는 '반이나 남았다ㅎㅎ' 라고 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반밖에 안 남았네ㅠ.ㅠ' 하고 불행해한다고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어린아이들도 다 안다

 

상황이 우리는 불행하거나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이라는 것 또한 너무나도 많은 선지자들이며 책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먹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이런 것들을 좌우하는 감정을 연습으로 인해 바꿔나가는 것을 알려준다

흔히 말하는 나쁘고 불쾌한 감정들로부터 밝고 희망적인 감정으로 바꾸기 위한 스스로의 감정을 트레이닝하는 요령을 하나하나 설명해 준다

감정의 순서를 읽으면서 기존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다른 것들도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의외이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기대가 커서 그런것인지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인지 내 생각에는 조금은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정을 트레이닝해서 바꿀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이라는 것들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고 할까 현실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해지만 이 책에  예시로 나오는 사람들처럼 성공적으로 되지는 않았다

 

삶은 내일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에 관한 것입니다. 삶이란 당신이 지금 이 순간 에너지를 어떻게 빚어내고 있느냐에 관한 것이지요!
페이지 :  57

 

어떠한 그림이라도 덧칠해 수정할 수 있듯이, 당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더 좋은 상태로 바꿀 수 있습니다.   
페이지 :  279

 

세상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이야기를 이 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냉소적인 것은 그 마음먹기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지도 알고 있지만 반면에 얼마나 약한지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거나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외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들이 아니라 그 일을 받아들이는 자신이다

백지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저자의 말처럼 덧칠은 가능할지 모른다

물론 덧칠에 성공하는 사람이 극소수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지금의 스스로가 너무 심적인 여유가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다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지금보다 조금 더 이 책에서 말하는 밝은 이야기들을 너그럽게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날에 읽는다면 나도 이 책을 극찬한 누군가들처럼 이 책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이 글은 한우리서평단으로 나비랑북스에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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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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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조카가 자기집 근처 도서관에서 이 인디고 아름다운 명작 시리즈를 몇 권 발견했다면 이야기했다

괘 오래전에 이 시리즈를 처음으로 알게되었을때 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조카에게 선물로 주었었다

그 책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였다

 

나 역시도 어린시절 집에 있던 안데르센 동화며 그림형제 동화전집을 읽었었다

그 시절에 분명 이 눈의 여왕도 읽었을텐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요즘들어 이 시리즈를 통해서 그동안 이야기는 알고 있지만 책으로는 읽지 않았던 명작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시리즈는 내용면에서 그렇게 조금 부실해보이기도 하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는 예쁜 그림들이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요즘 아이들을 명작동화보다 수능에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고 책도 학교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만 읽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시리즈를 통해서 명작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눈의 여왕은 애니메이션으로 볼까했는데 책으로 봤으니 그건 관두어야 겠다

나이팅게일은 얼마전에 읽은 감정동화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책은 인기가 많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괘나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이 시리즈들을 읽을떄마다 고민을 하게 된다

시리즈를 전부 살까?? 아이들에게는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고 어른들에게도 힐링용으로 괘나 좋을 것 같다

 

'눈의 여왕' 한작품인가 했는데 인어공주, 나이팅게일, 백조왕자, 장난감병정,성냥팔이 소녀까지 5편의 동화를 읽을 수 있었다

도서관의 홈페이지에서 인디고 시리즈를 검색하고 예약까지 해서 받아온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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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명화를 남긴다! -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에서 만나는 명화 이야기
윤영숙 외 지음, 김이한 그림 / 핵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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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다녀왔던 바티칸 미술관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림을 잘 그리는 초등학교 2년이 된 작은 조카도 데리고 갈 생각이었는데 일이 있어 큰조카만 데리고 다녀왔다

지금 서울에서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데려가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

 

시골에 살고 있으면 다른 것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이런 문화적 체험을 하는 것이 서울이나 수도권 사람들에 비해 여건이 많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아마 서울에 거주했었더라면 조카들을 데리고 주말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투어를 다닐텐데 말이다

 

나 자신이 어린 시절 그런 문화적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직 어린 조카들에게는 더 많은 체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대학에 들어가지 전까지는 도서관도 없었던 시골에 살면서 그나마 내가 할 수 있었던 문화적 체험이라고는 동네에 하나뿐인 서점에 가는 것과 교내의 교실 하나가 겨우 전부인 도서관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그 덕에 지금도 이렇게 책을 보고는 있지만 말이다

 

미술관에 대한 책들이며 명화라 불리는 유명한 그림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그림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쌓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책들은 대부분 성인용이 이었지만 요즘은 이렇게 어린이들이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 나와서 꼬마들도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아이들용으로 신청해서 받은 책이기는 하지만 보다 보니 너무 재밌었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 모나리자를 볼 때면 인물도 인물이지만 뒤로 보이는 아련한 풍경이 늘 더 끌렸었다

다빈치가 사진이 나오기도 휠씬 전에 이미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대기 원근법을 표현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모나리자뿐만 아니라 다빈치의 다른 작품에서도 이런 과학적 탐구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책 속의 작품들을 보면 기존 명화를 따라 그린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명작을 따라 그리는 모사는 미술수업의 가장 기본인 것 같다

나의 아버지께서도 가끔씩 조선시대 풍속화를 따라 그리시곤 했었다

그림에 재능이 없는 나로서는 그 그림을 따라 그린다는 자체만으로 참 대단해 보였던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유명한 선배 화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린 작품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화가는 역시 고흐이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착한 사마리아인'과 '피에타' 특히 피에타는 늘 미켈란젤로의 하얀 조각품만 생각했는데 고흐의 '피에타'에서는  성스러움'보다는 처절함이랄까 처연함이 보인다

 

밀레의 '이삭줍기'나 '만종'은 전원의 평화로움을 나타내는 그림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두 부부가 기도하는 장면을 그린 '만종'의 감자 바구니가 감자 바구니가 아닌 아기의 무덤이며 그들의 기도가 평화로움이 아닌 아기를 잃은 슬픔이라는 것은 예전에도 많은 들었었다

 

하지만 '이삭줍기'의 뒤 배경에 있는 그들의 감시자들은 지금에야 처음으로 알았다

저자의 말대로 그저 농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했던 밀레의 작품들은 사실은 그렇게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림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당시의 현실에서 힘겨웠던 농민들의 생활을 그림을 남겼던 것이었다

 

언젠가 친구가 집에 멋진 그림이 있다고 해서 놀러 간 적이 있다

친구가 큰맘먹고 구입한 액자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였다

늘 책에서 조그마한 그림으로 봤던 그림을 괘 큰 액자로 봤던 기억이 난다

나는 '별이 빛나는 밤에'도 좋지만 왠지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더 좋은 것 같다

 

'고흐의 방'이라는 작품도 많이 봤지만 이 작품이 3개라는 것도 처음으로 알았다

낡은 나무 침대와 의자 두 개 그리고 침대 위에 걸린 초상화~

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침대 위 초상화가 달랐던 것을 몰랐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림을 그린 후의 자살했다고 하니 앞으로 이 '고흐의 방 세 번째'그림을 볼 때면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동안 괘 많은 미술 관련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에서 다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엔 아이들에게 잃히기전에 먼저 읽는다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아이들에게 좋겠지만 어른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유명한 그림들과 화가들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글은 책콩서평단으로 도서출판 핵교 제공으로 받은 책을 보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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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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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시절 알고 있는 시리고는 교과서에 나오던 김소월이나 윤동주 등 시험문제에 예시로 나오던 흔히 말하는 중요도 ★ 4-5개짜리 시들이 전부였다

시집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의 나에게 독서는 = 지식 획득의 수단이었기에 아무 지식도 얻을 수 없는 '시' 따위를 읽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헛짓거리였다

언니가 읽던 연애시집을 보면서 이런 쓰레기를 왜 돈 주고 사는 걸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시집 코너는 그저 지나치는 코너일 뿐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내가 처음 시에 흥미를 가진 것은 프랑스의 시인 랭보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였다

친구와 함께 랭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친구의 집에서 처음으로 랭보의 시집을 읽었었다

 

그리고 우연히 티브이에서 랭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 다큐멘터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의 시를 들으면서 랭보의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시들 중에 특히 '소설'이라는 시가 정말 좋아서 한동안 외우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랭보 다음으로 읽었던 시집은 체 게바라의 시집이었다

 

얌전한 의대생에서 혁명가가 된 체 게바라는 전투 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그의 완벽한 인간성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었다

그다음이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네루다의 "실론섬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였었다

그 시를 시작으로 네루다의 시에 빠져서 국내에 있는 네루다 시집을 다 읽었다 

 

그 후로 나는 위안이 필요할 때나 우울할 때면 네루다의 "실론섬에서 부르는 사랑노래" 시집을 빌려와서 읽고는 했었다

도서관이 새 건물로 옮기면서 그 책이 사라졌고 살려고 알아보니 절판이었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저자의 말이 내게는 네루다의 이 시였다

솔직히 이 책에 실린 시들 대부분 처음 알았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생' 중에서
페이지 : 43

릴케의 시 중에 이런 시가 있었구나~

왠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릴케의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 이상국의 '국수가 먹고 싶다' 증에서
페이지 : 50

시인도 시도 처음 보는 것이지만 이 이의 이 부분에서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시인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으로 던져 놓는 것 같다

 

실패란 당신이 실패자란 의미가 아니다.
            - 로버트 슐러의 '실패의 의미' 중에서  
페이지 : 64

우리는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고

실패자가 되는 것은 곧 인생의 끝을 의미하는 듯했다

시인의 이 말에 가슴 먹먹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의 '진정한 성공' 중에서
페이지 : 135

순간적으로 머뭇거리게 만드는 글귀다

비롯한 글을 참 많이도 읽었고 들었지만 면역력이 생기지 않나보다

인생에서 이런 진정한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십시오

            - 샘 레벤슨 '아름다움의 비결'중에서   
페이지 :  155

다이어트~

한국인 가운데 이 단어와 관계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이런 다이어트라면 참 좋을 것 같다

각종 다이어트 관련 상품들이 판을 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라 더욱 끌리는 말인 것 같다

 

신이 우리에게 아이들을 보낸 까닭은

시험에서 일등을 만들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다

             - 메리 보탐 호위트 ' 신이 아이들을 보낸 이유' 중에서     
페이지 : 176

순간 생각했다

시인은 부모님도 지금 우리나라 학부모들처럼 극성이었던 걸까??  하고

이 시를 보면서 밤 9시가 지나서야 학원을 마치고 귀가했을 초등학생 조카가 떠올랐다

나의 조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땅의 학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여기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불행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모두 갖는 일이다

            - 에크하르트 툴레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중에서
페이지 : 184 

앞의 방법은 이해가 되지만 두 번째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한 번도 원하는 것을 다 가져본 적이 없어서 ㅎㅎ

원하는 것을 다 갖는다는 말은 다른 의미로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는 삶이라~ 아마도 꿈도 뭣도 다 잃어버린 삶일 것이라 생각된다

 

당신은 씨를 뿌리고도

열매를 따먹을 줄 모르는

바보 같은 혁명가라고

            - 체 게바라 '행복한 혁명가' 중에서
페이지 : 217

예전에도 읽었던 시이다

체 게바라를 가장 잘 표현한 시구인 것 같다

쿠바에서의 혁명을 성공하고도 다시 게릴라 전을 하기 위해 떠났던 그와 혁명동지였지만 쿠바의 지배자가 된 피델 카스트로~

그들의 보는 세긴의 눈이 독재자와 완벽한 인간으로 나누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가 아닐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체 게바라의 시는 작은 위안이 된다

 

이 책에 실린 작가들  헤세나 릴케, 휘트먼 등 외국 시인의 이름은 알았지만 그 외의 시인들은 시 자체는 고사하고 시인들의 이름조차도 처음 듣는 이름이 대다수였다

처음 보는 시인들의 시들을 읽으면서 이런 시인과 시도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 속에 있는 그림도 예쁘고 책 자체가 꼭 시화전을 보는 것 같아 시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시도 시였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짧은 자신의 이야기가 더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

 

[이 글은 책좋사서평단으로 걷는나무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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