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결 오시듯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이봉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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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 말린 나뭇잎들




갓바위산 속 밤새 숨 놓아버린 굴참나무 잎들, 너럭바위에
오그라져 누운 저 몸부림들, 죽어서야 보여주는 삶의 결인가
살아서 환히 내밀지 못하고 늘 감춰들었던 햇살의 반대편,
그 반편의 삶들 죽어서나 오글쪼글 내보이는가 늦가을 햇살도
거기 초분에 내려들어선 노닥노닥 미안한 마음으로 오래 조문하거나,
혹은 유달산 쪽으로 기울어 가기를 아예 잊어버린 맘씨 좋은 햇살들 칠성판
에 누워 함께 바삭대는 중-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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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결 오시듯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이봉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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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 순정




강아지풀이 그토록 간질이던 어제까지만 해도 꾹 잘도
참고 있더니
날개 젖은 등줄실잠자리가 팔랑팔랑 그 황홀한 날갯짓
으로 반달 쑥떡 같은 복주머니에 앉았을 때에야 그만
달개비는 남빛 동그란 손수건을 슬그머니 꺼내놓고야
마는 것이었네



그 두 장의 손수건엔 희고 노란 실밥이 아직 묻어났네
그건
몇 날 밤 잠을 자지 않고 눈 비비며 겨우겨우 달개비가
짠 것이어서
잠자리의 날갯짓에 반해 얼떨결에 열리고 만 달개비의
순정 탓이어서-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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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4-0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쑥떡이 먹고 싶당~ ㅋㅋ

후애(厚愛) 2014-04-01 15:52   좋아요 0 | URL
쑥떡은 우편으로 보낼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보낼 수 있다면 맛 나는 쑥떡 사서 보내 드리고 싶어요~ ㅎㅎ
 
밀물결 오시듯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이봉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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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듬어본 향기들





세상에 태어나 보듬어본 그 향기들을 절대 나는 잊을 수가 없다



다 익은 나락을 베어 말린 후 탈곡하려고 묶을 때는
보듬을 수밖에 없는데 그때의 볏짚 냄새며



추운 겨울 방을 덥히려 산에 올라 긁은 솔가리를 지게에
얹으려고 안아 들었던 때의 아련한 솔향기며



처음으로 기다리고 처음으로 사랑하고 처음으로 그대
살갗 가까이 다가갔을 때 훅 끼치던 그 페로몬 향이며-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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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4-02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말 나락입니다.
나락을 먹고
우리들 모두 즐겁게 살아가지요.

후애(厚愛) 2014-04-04 13:18   좋아요 0 | URL
네 참 고마운 나락입니다.^^
 

사랑하는 울 조카들과 저녁을 먹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학교 다니고 알바하고 바빠서 얼굴을 못 본지가 한참 된 것 같다.

안 그래도 날씬 하던 두 조카인데 못 본 사이에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두 조카가 있으면 내가 정신을 못 차린다.ㅎㅎ

둘이서 얼마나 티격태격 하는지...원...ㅋㅋ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둘이서 의논도 하고 함께 도와주고 그런다.

옆에서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말이다.ㅎㅎ

근데 둘이서 싸우면 장난이 아니다.

너무 살벌해~

항상 이기는 쪽은 막내~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사랑과 관심~

그리고 먹고싶어 하는 요리들을 만들어 주는 것~

오징어 넣고 부친 김치전과 삼겹살~

반찬은 많이 없지만 조카들이 맛 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고 행복하고 좋은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그렇다...

 

막내가 미역국을 보더니

"내 생일은 이미 지났고... 다음 생일이 누구더라? 이모?"

"응?"

"이모 생일날 미역국 먹어야지 미리 먹는거에요?"

"아닌데..."

"그럼? 아하!!! 언닌구나... 언니 미역국 먹고 싶다고 끓여 달라고 했지?"

큰조카가 "응"

"언니는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무슨 주문이 그리 많아!!!

오징어 넣고 김치전 해 달라고 한 것도 언니 맞지?"

"맞긴 맞는데 오징어 넣고 부추전 해 달라고 했다고!!!"

풋하하하하~ ㅎㅎㅎ

울 언니가 큰 딸 문자 확인하고 나한테는 김치전이라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부추전이였다는...ㅋㅋㅋ

 

"언니는 하여튼 고생을 시킨다니까."

"너 먹지마!!!!!!!"

"왜!! 언니가 요리한 건 아니잖아!!!!"

"내가 해 달라고 했으니 너도 먹는거잖아~!!!!"

"둘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그만들 하라구."

내 말에 둘이 똑같이 "우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저녁은 무사히 잘 먹고 잘 소화시켰다는 것.^^

 

조카들 덕분에 웃는다.

함께 있으면 너무 재밌다.^^

함께 있으면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울 조카들 보고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고 참 좋다.

"사랑한다!!!!!!! 울 조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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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3-2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사람과 즐겁게 먹는 밥은
차리는 기쁨과 먹는 기쁨이 더하면서
언제나 예쁜 이야기가 흐르는구나 싶어요 ^^

후애(厚愛) 2014-04-01 13:4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매일 매일 이렇게 모여서 먹었으면 좋겠어요~
 

비연님의 <오닉스> 현대물로설~

 

사랑했다, 생이 한 번뿐이듯이.

나의 화려한 세계에 속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는 너를
훗날 상처 입고 진흙탕에 나뒹굴지라도 내 곁에 있고 싶다던 너를
너에게 있어 사랑은 나밖에 없다는 너를

사랑했었다,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아주 오랜 과거에서부터 애타게 갈구하며 사랑하고 있다.
그렇기에 너의 발에 족쇄를 채우고 두 손을 꽁꽁 묶어서라도
내 옆에 두려 했었다.

 

이윤미님의 <속물> 현대물로설~

 

-깡패와의 스캔들로 회장 후계자 자리에서 끌어내려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싫으면 때려.”
안고 싶다.
“아니면 내 마음대로 해.”
안고 싶다.
“말해 봐.”
한준이 그에게서 벗어나려 잔뜩 버티던 몸에 힘을 풀었다. 그러곤 그의 눈을 직시했다.
“말해 보라고. 왜 나랑 이러고 싶은지.”
“간단해. 네가 좋으니까.”
그는 감정에 대해 늘 거침없이 살아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질대로 했고
화가 나면 폭발시켰고 좋으면 좋은 거였고 싫으면 죽도록 싫은 거였다.
“깡패 주제에.”
한준이 가슴을 크게 들썩였다.
“하나, 억울하지 않은 말을 해 줄까.”
목울대가 꿀렁이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갈증이 미친 듯이 일었다.
“네가 내 첫 여자야.”

해화님의 <연애결혼> 현대물로설~

 

맞선으로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지자는 겁니까?”

“어차피…… 김준필 씨한테 나는 선 상대였잖아요.
결혼 안 하면 헤어지게 되는 거겠죠.”

연애결혼을 한다.

 

 

지율님의 <여루> 시대물로설~

 

인간을 먹고 탈이 난 용으로 기록될까 걱정되는 북의 주인, 치현(淄玄). 백이십 세란 나이가 무색하게 천진한 인간, 여루(麗鏤). 누군가의 집착에 의해 틀어져버린 연(緣)의 실타래. 그러나 그마저도 천신이 정한 운명의 갈래일 뿐, 정해진 끝은 오고, 인연은 그렇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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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3-2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특히 <지슬>에 더 눈길이 간다.

아무개 2014-03-28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는 시를 읽을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느분 서재에 '시'는 너무 어렵다고 글 남겼더니
'시'보다는 '사는게' 더 어렵지 않냐고...

저는 시가 사는것 만큼 어렵습니다. 어려워요..

후애(厚愛) 2014-03-28 15:15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시는 참 어렵다고 생각했었어요.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요..
근데 나무늘보님께서 보내주신 시집들을 읽게 되었는데 참 좋아요.^^
물론 어떤 시집들은 어려울 때가 있어요.
이해하기 위해서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을 때도 있답니다.

시도 어렵지만 사는 것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