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송기원 지음, 이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제비꽃




저리도 꽃답게 화사한 도화살과
그대를 홀리던 눈웃음마저 무너져
칼바람과 쌓인 눈 속에, 죽음처럼
몸과 마음을 눕혔더니,
깊은 잠과 두절 속에 끝내 자신마저 잊었더니,
무슨 길인가, 망각의 캄캄한 중심重心에서
건듯, 제비꽃 한 송이 피어올랐습니다.
제비꽃이 낸 길을 따라, 이번에는
그대 또한 제비꽃 한 송이로 피어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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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송기원 지음, 이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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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목소리에도 칼이 달려, 부르는 유행가마다

피를 뿜어대던 어린 작부,

붉게 어지러운 육신을 끝내 삭이지 못하고

백사장 가득한 해당화 터쳐나듯

밤바다에 그만 목숨을 던진 어린 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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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송기원 지음, 이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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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마지막 한 방울 정액까지
붉게 게워내야겠다.
폭염이 목까지 차올라
눈 먼 기다림도 녹아나는데,
하루해 기우는 서녘 어디쯤
뒷소문처럼 너 또한 붉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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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송기원 지음, 이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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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안개가 스물대는 밤이면
꽃봉오리를 여는 일이 더 절절하다.




세상 밖 어디에서는
철없는 오누이 기어코 상피 붙는데.



골방에 갇혀 청산가리 삼키는 첩며느리
단말마로 노랗게 눈 뒤집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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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송기원 지음, 이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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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그럴 줄 알았다.




단 한번의 간통으로
하르르, 황홀하게
무너져내릴 줄 알았다.




나도 없이
화냥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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