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노트 블로노트
타블로 지음 / 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

행하면 복이 옴.

 

명장면의 연출가는

      세월이다.

 

 

제자리가

제 자리가

되어가네요.

 

 

보이지 않을 때까진 보이지 않는 것:

                 사람의 숨.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뜻밖의 일이 돼.

 

 

귀신들의 대화를 엿들었어요.

 

 

"야, 쟤네 세상이 더 무섭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면서 한숨을 쉰다.

   되게 하려던 마음조차 없으면서.

 

 

          생각의 소리는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아니라

   연필깎이 돌아가는 소리.

 

 

남다르고는 싶지만

남이 되긴 싫어요.

 

 

 

나한테 기대하는 게 전혀 없는

      그런 친구가 필요해.

 

 

올라갈 땐 계단.

내려올 땐 절벽.

 

 

      사랑.

 

 

사랑해서 닮아진 게 아니라

닮아서 사랑에 빠진 거죠.

 

 

살기 힘든 세상은 견딜 수 있어요.

  살기 싫은 세상인 게 문제예요.

 

 

    어려웠던 일들은 쉬워지고

쉬웠던 일들은 어려워진 나이.

 

 

 

얕은 생각을 길게 한다고

깊은 생각이 되진 않아요.

 

 

 

다 마음에 들기엔

내 마음이 좀 좁다.

 

 

싸우면서 친해지는 게 아니라

싸우고도 남아 있으면 친구인 거죠.

 

 

집 떠나면 고생.

고생 떠나면 집.

 

 

시간이 약이라는데

  도대체 몇 알을

  먹어야 하나?

 

 

                      그래,

먼 훗날 뒤돌아보면

오늘도 그저 세월에 찍힌 작은 점이겠지.

 

 

        그래도 그 점이

   오르는 선의 시작점이었는지

떨어지는 선의 시작점이었는지

             중요하잖아. 

 

 

"될까?"보다는

  "됐으면!"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6-10-25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날,
올리고 싶은 글들...^^

2016-10-25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5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매너나린 2016-10-25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얕지않은..^^
어른이 된다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건 아니다..
비가 오니 더 운치있게 들리네요^^
후애님~행복한 하루 되세요~

후애(厚愛) 2016-10-25 12:13   좋아요 2 | URL
매너나린님 감사합니다.^^

어른이 된다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건 아니다..

마음에 와 닿는 글귀..^^

비 오는 날은 에세이랑 시집 생각이 납니다. ㅎㅎ
매너나린님께서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나와같다면 2016-10-25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신들의 대화를 엿들었어요

˝야, 쟤네 세상이 더 무섭다.˝

후애(厚愛) 2016-10-27 09:27   좋아요 1 | URL
눈길이 오래갔던 글이에요.^^;;

나와같다면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6-10-27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7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벽 세시
새벽 세시 지음 / 경향BP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반쪽

 

 

 

세상에 고맙다는 단어가 있어서 다행이야.

 

 

내게 와주어서 고마워.

나를 사랑해주어서 고마눠.

나를 지켜주어서 고마워.

언제나 내가 너의 사람일 수 있게

믿음을 주어서 고마워.

 

 

 

넌 나의 사랑이자

영원한 고마움이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백 마디 말보다

더 커다란 믿음을 주는 게

그 눈빛 하나였는데.

 

 

위로

 

 

 

다 잘될 거야

라고 말하지 않을게.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일들을 마주하게 될 거야.

그때마다 모든 게

좋아지리라는 보장은 없어.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자.

모든 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그 앞에, 옆에, 그리고 뒤에도

너를 온 마음 가득히 사랑하는 내가 있을 테니까.

 

 

언제나 지금처럼만

 

 

 

인생을 살면서

경험이라는 건 좋은 것 나쁜 것을 떠나

언젠가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날이 온다지만.

 

 

내게 너라는 사람만은

경험도 추억도 아닌

매 순간 함께하는 현재였으면 싶다.

 

 

 

 

나만의 시간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다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이 드는지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렇게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남을 더 알아주고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애정 결핍

 

 

 

나는 가끔 내가

기다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일까 생각한다.

 

 

밥은 먹었냐는 인사

잠은 잘 잤냐는 안부

오늘 하루 무엇을 했냐는 관심

나를 사랑한다는 눈빛

 

 

그것 외에는 바란 것도 없었는데

 

 

너는 나의 외로움을

집착이라 말한다.

 

 

우울증

 

 

 

울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눈물은 잘 안 나와.

 

 

 

사실 울 일도 아니거든.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래서 매일 이렇게

답답하기만 한 것 같아.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그냥 꽉 막히기만 해서

괜히 숨 쉬기가 어려운.

 

 

 

말의 무게

 

 

 

지키지 못할 약속은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왜 기대도 없던 사람한테

기대를 심어줘서

밀려오는 실망감에 비참하게 만드니.

 

 

 

네가 아무렇지 않게 뱉은 그 약속이

나에게는 참 중요했는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린다 2016-10-26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요.... ㅜ 읽는내내 웃음이 나고떨렷네용 꼭 전체로 다 읽어보고싶어요^^

후애(厚愛) 2016-10-27 09:35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마음에 쏙 든 책이랍니다. 나중에 전체로 읽어보셔요.^^
린다짱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달이 좋아요
나명남 글.그림 / 창비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기 부엉이는 달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달은 아주 먼 곳에 있었습니다.

"앗, 이게 뭐지?"

아기 부엉이가 노란 조각을 만지자

갑자기 몸이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침내 아기 부엉이가 달에 내려앉았습니다.

그곳에는 토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안녕? 우리는 달 토끼들이야. 달에 온 것을 환영해!"

"어, 안녕!"

"우리는 지금 보름달을 만들러 가는 길인데, 너도 같이 갈래?"

아기 부엉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달 토끼들을 따라갔습니다.

다 모은 별들은 절구통에 쏟아부었어요.

그러고는 쿵덕쿵덕 방아를 찧었습니다.

물을 넣고 휘휘 저으니 금세 물감이 만들어졌어요.

아기 부엉이는 신이 나서 달 토끼들을 도왔습니다.

쓱싹 쓱싹 쓱싹 쓱싹 쓱

쓱싹 쓱싹 쓱싹 쓱싹 쓱

아기 부엉이는 달 토끼들과

달을 칠하는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어느새 일곱 밤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시선 401
김용택 지음 / 창비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널목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배운 대로 살지 못했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지내놓고 나서야

그것은 이랬어야 했음을 알았다.

나는 모르는 것이 많다.

다음 발길이 닿을

그곳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한걸음 딛고

한걸음 나아가 낯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신호를 기다리며

이렇게 건널목에

서 있다.

 

 

 

울고 들어온 너에게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엉덩이 밑으로 두 손 넣고 엉덩이

를 들었다 놨다 되작거리다보면 손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그러면 나는 꽝꽝 언 들을 헤매다 들어온 네 얼굴을 두 손

으로 감싼다.

 

 

 

가을 아침

 

 

 

구름을 다 쓸어내고

하늘가로 나도 숨었다.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

 

 

 

10월 29일

 

 

 

10월 29일이다.

아직도 논에 벼가

노랗게 서 있다.

'아게 시다'라는

시를 쓸 때가 있다.

내가 시일 때

시가 나일 때

삶의 전율이 내 몸에서

전부 빠져나갈

그때

내 한 손에는 자유, 그리고

나는 이제 다른 한 손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거나

뭐가 옳고 그르다고

어디다 쉽게

고개 끄덕이지 않겠다.

 

 

 

 

구름 밑에서

 

 

달콤한 혀끝이 되어

노을 속으로

날아들던 작은 새떼를

가을 어느날

구름 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 소설 법정
백금남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눈물을

 

 

 

 

나에게 말씀을 주십시오

사랑한다는 말씀보다

조용한 목소리로 나를 울게 할...

 

 

 

울며 눈물이 흐르는 시간은

- 비로소 당신을 느끼는

나의 가장 순수한 시간이외다.

 

 

 

그리고, 이 마음은

비록 가난하오나

당신으로 해서 풍성한 마음이 되옵니다.

 

 

꽃잎이 이슬이 고이듯

맑은 늪에 파란 별이 비취듯

마음에 고이는 눈물

 

 

 

오늘도 당신 곁에서 밤새도록

울게 하시고,

내일도, 모래도, 그리고 영원히...

당신 곁에서 고요히 울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눈물은

당신을 모시는 속죄의 눈물이 되게 하소서.

떠날 수 없는 당신과 나를 사이한 그 죄를...

 

 

_김원각, <대한불교>, 1964년 9월 27일.

 

정물 ㅡ 거리

 

 

 

 

한 쟁반 위에

한 사과 알의 빛을

이만치서 바라보다

날 저물고

 

 

 

이제

과일이란

맛보다도

바라보는

그리움

 

 

 

은하 건 별을

두고 살 듯...

 

 

- 너무 가까이 서지 맙시다

- 너무 멀리도 서지 맙시다

 

 

_법정, <대한불교>, 1964년 3월 1일.

 

병상에서

 

 

 

 

누구를 부를까

가까이는 부르르 만한 이웃이 없고

멀리 있는 벗은 올 수가 없는데...

지난 밤에는

열기에 떠

줄곳 헛소리를 친 듯한데

무슨 말을 했을까

 

 

앓을 때에야 새삼스레

혼자임을 느끼는가

성할 때에도

늘 혼자인 것을.

 

 

 

열이 오르네

사지에는 보오얗게

토우가 내리고

가슴은 마냥 가파른 고갯길

 

 

 

이러다가 육신은

죽어가는 것이겠지...

 

 

 

바하를 듣고 싶다

그 중에도

<톡카타와 후우가> D단조를

장엄한 낙조 속에 묻히고 싶어...

 

 

어둠은 싫다

초침 소리에 짓눌리는 어둠은...

불이라도 환히 켜둘 것을

 

 

 

누구를 부를까

가까이는 부를 만한 이웃이 없고

멀리 있는 벗은 올 수가 없는데...

 

 

_법정, <대한불교>, 1965년 4월 4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