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일본인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서원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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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의 메타포를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내는 두 단어가 있을까?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매우 먼 나라가 바로 저팬이다. 같은 이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우리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 즉 겉으로 드러난 표정[다테마에]과 속마음이[혼네] 반대되는 이러한 부조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아이러니는 속속들이 파헤친 것이 바로 이 서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이 도서를 집필한 동인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행한 것일뿐-- 단 한번도 일본에 간 적이 없었단다. 아니, 어쩌면 이런 객관적인 위치에 있었기에 아무런 편견없이 연구를 끝낼 수 있었으리라.
아뭏든, 이 책을 독파함으로써 일본인의 의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래전에 출판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도-- 전혀 시간의 왜곡을 느낄 수 없었다.


지난 2000년의 역사에서, 우리는 너무나 중국에 편중된 시각을 가졌었다. 특히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사대주의에 빠져서 중국만 바라보다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겪었다.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라 업신 여기다가 치욕의 식민지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들에게 행했던 멸시와 조롱이 임진왜란과 식민지배라는 복수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는 일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말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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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본색, 뿔 난 한국인 - 김열규 교수의 도깨비 읽기, 한국인 읽기
김열규 지음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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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도깨비, 그러나 세계적으로 볼때는 거의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존재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깨비란 개념은 한국인의 총체적인 생활사가 투영된 존재라고 말한다. 즉, 우리의 욕망과 정서, 의식과 무의식을 드러내는 일종의 아바타인 셈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신화와 역사에서 볼때, 대개의 초자연적인 존재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악으로 규정되는 것이 태반이다. 바꿔말한다면 제거해야만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한국의 도깨비는 조금은 어리숙하고 익살맞은 존재이며, 우리생활 주변에서 같이 살아가는 대상이다.


특히나 도깨비라는 존재에 여성들의 에로스가 투영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몽당 빗자루, 깨진 가마솥 뚜껑, 부지깽이 등등의 공통점이 뭘까? 바로 부엌에서 사용하는 것들이며 대개는 여성들이 다루는 물건이다. 이러한 생활용품이 도깨비로 변신을 한다니 그 상징성이야 말로 정말 한국적인 에로스가 아닌가? 게다가 도깨비라는 녀석은 갑자기 불쑥하고 나타난다. 아무런 예고도 없으며 낮에 속한 존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밤중에 출몰하는 원귀도 아니다. 어스름한 해질녘에 출현하여 다짜고짜 씨름을 청한다. 여기서 씨름의 메타포는 요즘말로 부부생활을 뜻한다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가까운 일본에도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한 존재가 있다. 그러나 이놈은 [오니]라고 해서 사람을 해치는 나쁜 귀신을 뜻하는 것이기에 --형상만 비슷할 뿐임-- 우리의 도깨비와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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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흐름 - 다우이론과 시장을 보는 눈
찰스 다우 외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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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다우종합지수를 만든, 찰스 다우가 기술적 분석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현대의 차트에 대한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처음 시작은 무척이나 단순했다. 즉, 철도관련 30개 주식들의 가격변화를 꾸준히 적어내려가면서 출발한다. 이때만 하더라도 어떤 패턴이나 흐름을 발견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듯 보인다. 그런데, 자료가 축적되면서부터는 밀물과 썰물처럼 주가의 일정한 주기가 있는 것을 --다소 광범위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기술한-- 어렴풋이나마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다우는 이런 가격변화에 어떤 규칙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졌던 듯 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증권이라는 것은 보통사람들과는 거의 인연이 없는 먼나라 얘기였으며, 지금과 같이 제도적인 장치도 없었던 시절이다. 몇몇 투기꾼이 일상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가격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절하던 때였다. 바꿔 말해, 이런 행위가 범죄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저자의 이와 같은 시도는 조금 색다른 생각었을 것이다.

 

아뭏든 지금의 시각으로보자면 별로 특이한 내용은 없다. 필자 또한 한 때는 모멤텀 투자에서 길을 찾으려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이 대개 그렇듯이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막상 실전에 대입해서 보면 남는 것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조차도 초창기에는 차트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실패만 거듭하다가 가치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을 접하고 나서는, 차트를 버리고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한다. 하여간 다우지수의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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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처럼 사진 찍기 - 52주 프로젝트 - 창조적 디지털 사진 즐기기
크리스 갓쿰 지음, 김문호 옮김 / 비즈앤비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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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된지 조금 오래된 되었지만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이어져오던 여러가지 촬영기법을 소개하면서-- 색다른 사진을 찍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이다. 가령, 빛망울을 원하는 모양으로 바꾸는 보케기법, 밝은 대낮에서 장노출을 주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스킬, 야경을 촬영하면서 별의 궤적을 담아내는 방법, 자작 렌즈를 통해서 특수한 효과를 주는 기법 등등 말이다.


필자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물방울이 튀기는 모양을 고속으로 촬영하는 어떤 힌트 같은 것을 얻기 위해서였다. 광고에 보면 높은 곳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수면에 파문을 남기고 뛰어오르고, 그 옆으로 또 방사형으로 작은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그런 장면 말이다. 효과적인 촬영을 위해서 물감도 섞고 수백차례 촬영을 해도 마음에 드는 물방을 사진을 담지 못해서, 그 해결책을 찾아 한참 고민하던 차였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 챕터를 찾아가서 비결이 뭔지 살려봤더니만,

 

아뿔싸. 그건 워터로 촬영한 것이 아니고 글.리.세.린. 으로 만든 이미지였던 것이었다. ㅠ.,ㅠ 그래놓고는 물방울 고속촬영이라고 하니, 그 속사정을 모으는 사람들은 아무리 찍어도 같은 이미지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 당연한 결과였던것이었던셈이었다. 으음. 어이없게도 비밀을 밝히면서 필자의 혀가 꼬여버렸다. 업계의 비밀이라고 해야 할지? 프로의 밥줄이라고 해야할지? 아뭏든.....그랬던것이었던겄이었다. ㅎㅎㅎ


이런 식으로 생각치도 못했던 방법으로 사진을 찍는 팁에 --소소하지만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저 뷰파인더를 바라보고 셔터만 누르면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창조적인 사진을 위한 고민이 있어야만 뛰어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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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피터슨 사진의 모든 것 - 어떤 카메라로든 놀라운 사진을 찍는 방법 포토 라이브러리 9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김문호 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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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이름으로 검색을 해 보면 알겠지만,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된 책만 10권 가까이 되는 것 같다. 그 모두가 저자의 이름을 달고 나온, 일종의 시리즈물이라고 봐도 될것 같다. 제목이 거창하기는 한데,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노출과 조리개의 이해, 셔터속도와 ISO 등등을 설명하면서 사진생활을 위한 기초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요즘은 DSLR이 많이 대중화 되어 --어떤 면에서는 공해수준이라고 할 만큼--  어딜가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초심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JPEG 파일로 사진을 찍을 거냐 아니면 RAW 파일로 담을거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조건 로파일로 촬영하라고 권고하는데, 이는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냥 일상의 막샷을 찍을 때는 상관이 없으나, 나중에 후보정을 위해서나 인화를 목적으로 할때는 손실이 없는 포맷으로 저장하는 것이 좋다.


피터슨은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로파일을 권장한다.
"JPEG파일은 당신이 그 파일을 가지고 더 이상 작업을 하지 않는 한에서 영구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 만일 다시 작업을 한다면 그 파일은 더 압축되어서 화질에 손상이 오게 된다. 내 생각에 JPEG 파일은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을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보려고 할 때만 사용하는 게 좋겠다.
RAW 포맷의 이미지 조정을 마친 후에 포토샵으로 이동시켜서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런 조정을 마친 후에는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를 선택하여 파일종류를 TIFF로 선택하면 이미지를 영구히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핵심정보를 가르쳐주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JPEG파일은 이미지를 압축하면서 데이터가 손실되는데, 주된 목적은 파일의 용량을 줄여서 웹상에서 쉽게 통용되도록 만든 것이다. 반면에 Raw 파일의 사전적 의미는 '날것 그대로의' 라는 뜻으로 아무런 보정을 거치지 않은 원본이다. 이 포맷에는 디지털화된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서 후보정을 하더라도 디테일이 사라지지 않는다.
참고로, 각 회사별로 로파일의 확장자가 다르다. 예를 들어 캐논은 CRW,CR2, 니콘은 NEF, 소니는 ARW, 삼성은 DNG.....등등등.


이런 식으로 초보자들을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 따라서 카메라의 오토 모드를 쓰지 않고 --좀더 다양한 표정을 가진 사진을 얻고 싶다면-- 카메라의 작동원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장인이 자신의 도구에 익숙하지 않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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