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일본인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서원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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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의 메타포를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내는 두 단어가 있을까?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매우 먼 나라가 바로 저팬이다. 같은 이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우리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 즉 겉으로 드러난 표정[다테마에]과 속마음이[혼네] 반대되는 이러한 부조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아이러니는 속속들이 파헤친 것이 바로 이 서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이 도서를 집필한 동인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행한 것일뿐-- 단 한번도 일본에 간 적이 없었단다. 아니, 어쩌면 이런 객관적인 위치에 있었기에 아무런 편견없이 연구를 끝낼 수 있었으리라.
아뭏든, 이 책을 독파함으로써 일본인의 의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래전에 출판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도-- 전혀 시간의 왜곡을 느낄 수 없었다.


지난 2000년의 역사에서, 우리는 너무나 중국에 편중된 시각을 가졌었다. 특히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사대주의에 빠져서 중국만 바라보다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겪었다.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라 업신 여기다가 치욕의 식민지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들에게 행했던 멸시와 조롱이 임진왜란과 식민지배라는 복수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는 일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말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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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흐름 - 다우이론과 시장을 보는 눈
찰스 다우 외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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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다우종합지수를 만든, 찰스 다우가 기술적 분석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현대의 차트에 대한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처음 시작은 무척이나 단순했다. 즉, 철도관련 30개 주식들의 가격변화를 꾸준히 적어내려가면서 출발한다. 이때만 하더라도 어떤 패턴이나 흐름을 발견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듯 보인다. 그런데, 자료가 축적되면서부터는 밀물과 썰물처럼 주가의 일정한 주기가 있는 것을 --다소 광범위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기술한-- 어렴풋이나마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다우는 이런 가격변화에 어떤 규칙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졌던 듯 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증권이라는 것은 보통사람들과는 거의 인연이 없는 먼나라 얘기였으며, 지금과 같이 제도적인 장치도 없었던 시절이다. 몇몇 투기꾼이 일상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가격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절하던 때였다. 바꿔 말해, 이런 행위가 범죄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저자의 이와 같은 시도는 조금 색다른 생각었을 것이다.

 

아뭏든 지금의 시각으로보자면 별로 특이한 내용은 없다. 필자 또한 한 때는 모멤텀 투자에서 길을 찾으려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이 대개 그렇듯이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막상 실전에 대입해서 보면 남는 것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조차도 초창기에는 차트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실패만 거듭하다가 가치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을 접하고 나서는, 차트를 버리고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한다. 하여간 다우지수의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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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 전2권 세트 -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스노볼 1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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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태어남과 현재까지의 인생역정을 다룬 책이다. 그런데 성공적인 투자에 관한 여러 조언들도 상당수 나오기는 하지만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알려진 것들이 전부임-- 근본적으로 버핏의 가족사, 인품, 성격 등등에 촛점을 맞춘 책이다. 따라서 보통사람들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책이 너무 두껍다. 2천 페이지가 약간 안 된다.^ ^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사생활을 파고들어가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나 첫 부인과의 사별후 재혼 한 아내와의 관계를 밝힌 부분은 --저자도 두리뭉실하게 완곡한 어법으로 표현했지만--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부분은 필자가 언급하는 것보다는 독자 여러분이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이 책이 발간되고 나서 버핏과 이 책을 만든 저자와의 사이가 약간은 소원해졌다고 한다.


아뭏든 각설하고 버핏의 캐릭터를 잠깐만 살펴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필자가 부러웠던 점은 그의 기억력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명민한 기억력이 아니라 나쁜 일은 금방 지워버려서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가 말하길, "불쾌한 기억, 떠오르고 싶지 않은 감정들은 '마치 수채구멍속으로 물이 빨려들어가는 광경을 생각하면서' 의도적으로 지워버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나중에는 저절로 자동적으로 의식하지 않아도 깨끗이 비워져 버렸다고 한다. 이게 정말 가능하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필자는 소심한 성격이라서 상처받은 기억은 도저히 잊어먹지를 못한다. 언제건 불쑥불쑥 떠올라서 괴롭게 만든다. ㅠㅠ


정점에 오른 사람들은 뭔가 통한다고나 할까? 버핏과 투자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빌 게이츠와의 만남도 그렇다. 찰리 멍거와의 인연도 흥미롭기 그지없으며,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끈끈한 정, 필립 피셔를 직접 찾아가 사부로 모셨다는 일화 등등 재미만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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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황숙혜 옮김, 이상건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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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조지 소로스는 국내외에서 유명 혹은 악명을 떨치고 있는 헤지펀드의 원조격 인물이다. 투자와 관련한 그의 인생역정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 없는데, 그 원인은 아버지의 생존본능에 기인한다. 소로스의 부친은 나찌가 유태인들을 학살 할때 가족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구해낸다. 어린 시절 부터 이런 부친의 활약상을 곁에서 지켜본 저자는, 이후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남는다' 라는 명제가 절대불변의 원칙이 되었다.


이러한 소양을 바탕으로 그는 투자업계에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과 구별되는 가장 놀라운 부분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느끼면 재빨리 포지션을 바꾼다는 점이다. 가령, 주식시장의 상승에 베팅을 했는데 갑자기 급락이 찾아와서 손실이 커지기 시작하면, 아무런 망설임이나 미련없이 하락으로 입장을 바꾼다. 그렇게 하여 손실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그 손해를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큰 플러스 수익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에, 바로 이러한 점이야 말로 소로스만의 강점이다.


아뭏든 저자는 이러한 장점과 오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투자철학(재귀성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챕터는 서브 프라임 위기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금융위기의 시작은 2000년의 인터넷 버블붕괴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간단히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경제적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했고.....중략.....반세기 동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방기금 금리는 1년 동안 1퍼센트 선에서 유지되었다....중략.....값싼 자금은 주택 버블과 차입에 의존한 기업 인수, 그 밖의 여러 가지 과잉 유동성을 유발했다.....중략...... 모기지업체는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경영실적을 향상시키고 수수료 수입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법들을 고안해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전에 없던 다양한 형태의 기법을 동원해,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수익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된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떠넘겼다."


라고 적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이자율을 너무 낮게 유지한 결과 돈이 너무나 많이 풀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금융기관들은 듣도보도 못한 파생상품을 만들어내어 광란의 파티를 벌이게 되는데,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이니 '신용디폴트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 라는 것들이다. 2007년 말에 불거진 금융위기때 미디어에서 마구 떠들던 것들이니, 주식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2007 ~ 2008년의 금융위기는 현재까지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따라서 버블의 생성과 붕괴, 그 원인과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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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마켓 Bear Market - 세계 금융위기의 역사
러셀 내피어 지음, 권성희 옮김 / 예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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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0년대의 미국 대공황을 시작으로 해서 1980년대의 베어마켓 --직역하면 곰시장이라는 뜻인데, 하락장을 뜻하는 투자업계의 용어다. 반대로 상승장을 의미할 때는 황소를 적용하여 불 마켓이라고 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침체장의 특징과 대중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면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자료와 근거를 소개하면서 투자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격언] 에 대해서 반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조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의 권고안은 잘 들어맞는데 비해, 현대에 이르러서는 일치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분명한 것은 증시가 경기를 보통 6~9개월 선행한다는 투자자들 사이의 유명한 믿음은 사실이 아니란 점이다. 모든 경기 사이클의 회복 시점을 조사해 본다면 이 믿음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지 몰라도, 최소한 지나 20세기 가장 저평가됐던 4번의 침체장 바닥에서는 맞지 않았다. 20세기 역사상 경제가 가장 극단적이었던 4번의 시기에는 경기와 증시 바닥이 훨씬 더 근접해 나타났고 오히려 경기가 증시를 선행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중략....큰 침체장이 바닥에 근접했을 때는 경제가 이미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많이 나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럴까? 아마도 사람들의 지식과 정보가 예전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21세기에 들어와서는 --IT 혁명이 일어나면서-- 그 이전에는 취합하기 어려웠던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으며,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방어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진일보 한 것이 분명하다.


저자는 특히나 침체장의 끝을 예측할 때 q비율에 높은 신뢰도를 주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큐비율이 0.3 일때 시장은 바닥을 형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가 이를 쉽게 풀어보겠다. '토빈 교수의 Q' 라고도 알려진 이 비율은, 어떤 기업의 시가총액을 대체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전자는 발행주식수에다가 현재 주가를 곱한 총액이며 후자는 어떤 회사를 현상대 그대로 복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뜻한다.

따라서 복제비용이 시가총액 보다 크다면 --복사본을 만들 필요가 없이-- 그냥 해당 기업을 사는 것이 값싸게 먹힌다. 반면에 시가총액이 복제비용보다 크다면 --그 회사를 사는 대신-- 똑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원리에 의해서 큐비율이 1보다 작으면 저평가 된 것이고, 1보다 크면 고평가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복제비용을 제대로 산출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삼손전자나 Affle을 복제한다고 할 때 얼마의 자금을 투입해야 만 똑같이 만들 수 있을까?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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