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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황숙혜 옮김, 이상건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조지 소로스는 국내외에서 유명 혹은 악명을 떨치고 있는 헤지펀드의 원조격 인물이다. 투자와 관련한 그의 인생역정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 없는데, 그 원인은 아버지의 생존본능에 기인한다. 소로스의 부친은 나찌가 유태인들을 학살 할때 가족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구해낸다. 어린 시절 부터 이런 부친의 활약상을 곁에서 지켜본 저자는, 이후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남는다' 라는 명제가 절대불변의 원칙이 되었다.
이러한 소양을 바탕으로 그는 투자업계에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과 구별되는 가장 놀라운 부분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느끼면 재빨리 포지션을 바꾼다는 점이다. 가령, 주식시장의 상승에 베팅을 했는데 갑자기 급락이 찾아와서 손실이 커지기 시작하면, 아무런 망설임이나 미련없이 하락으로 입장을 바꾼다. 그렇게 하여 손실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그 손해를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큰 플러스 수익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에, 바로 이러한 점이야 말로 소로스만의 강점이다.
아뭏든 저자는 이러한 장점과 오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투자철학(재귀성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챕터는 서브 프라임 위기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금융위기의 시작은 2000년의 인터넷 버블붕괴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간단히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경제적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했고.....중략.....반세기 동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방기금 금리는 1년 동안 1퍼센트 선에서 유지되었다....중략.....값싼 자금은 주택 버블과 차입에 의존한 기업 인수, 그 밖의 여러 가지 과잉 유동성을 유발했다.....중략...... 모기지업체는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경영실적을 향상시키고 수수료 수입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법들을 고안해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전에 없던 다양한 형태의 기법을 동원해,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수익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된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떠넘겼다."
라고 적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이자율을 너무 낮게 유지한 결과 돈이 너무나 많이 풀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금융기관들은 듣도보도 못한 파생상품을 만들어내어 광란의 파티를 벌이게 되는데,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이니 '신용디폴트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 라는 것들이다. 2007년 말에 불거진 금융위기때 미디어에서 마구 떠들던 것들이니, 주식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2007 ~ 2008년의 금융위기는 현재까지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따라서 버블의 생성과 붕괴, 그 원인과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