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마리 고양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조 쿠더트 지음, 김선형 옮김 / 프리미엄북스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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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까지는 아니지만 입가에 스마일을 그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길고양이를 한 마리 들이면서 어느새 7마리로 늘어났고 --거기에 덧붙여 개까지 한 마리 추가되었음-- 그들과 함께 하는 저자의 감성, 느낌 등등이 수록된 일종의 에세이집이다. 재미난 점은 작가가 전하는 고양이 언어다. 무려 50가지나 다른 의미의 야옹 소리를 낸 다고 한다. 열 댓개라면 필자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데 그보다 다섯 배나 많은 냥냥 소리는 도대체 어떻게 구분을 할까?

 

 

반면에 안타까운 점은 말썽쟁이들의 괴롭힘을 받은 파피라는 고양이는 전 생애에 걸쳐서 사람들을 피했다고 한다. 물론, 먹이와 사랑을 주는 저자를 포함해서 말이다. 오줌싸개 에피소드도 있다. 고양이 케이지에 넣어진 상태로 자동차를 한동안 타고가다가, 그 안에서 실례를 한 얘기다. 그 이후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동차에 타기 전에는 항상 방광을 비우고 케이지에 얌전히 들어 앉아서 드라이빙을 즐기는 고양이도 나온다. 이런 식의 재미난 이야기가 잔잔히 펼쳐진다.

 

 


한국 사람들의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생각해 볼때, 외국의 이런 사례들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선진국이라는 지위는 경제력만으로 되는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있을때에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교의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이런 생명 천시현상이 우리를 지배했는지? 참으로 알다가고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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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고양이, 밥(Bob) - 한 남자의 영혼을 바꾸다
제임스 보웬 지음, 안진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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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한 남자의 어깨위에 올라가 독자를 응시하는 표지 사진이 매우 인상적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자세인데, 녀석들은 이런 아크로바틱한 몸짓에는 전혀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즐기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으니....ㅎㅎ 이 책은 노숙자로 살아온 젊은이가 길고양이를 만나면서 서로 동반자적 관계를 갖고 세상을 헤쳐나간다는 이야기다. 포맷을 보자마자 훈훈하고 감동이 오는 서적임을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 출판된지 며칠 안 되는 책이지만, 이 타이틀로 검색을 해보면 귀여운 고양이와 저자가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진들을 다수 볼 수 있다. 아뭏든 작가의 삶과 인생이, 그리고 길고양이 밥이 서로를 의지하면서 점차 좋은 쪽으로 변해가는 것이 흥미롭게 기술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길고양이는 가장 약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경멸의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0년에서 15년 정도라고 하는데, 불과 3년을 넘지 못하고 태반이 죽어나간다고 하니 일러 무삼하리오. 언제부터 우리나라의 인심이 이렇게 척박하게 변했을까? 과거의 한국인들은 까치밥을 남겨 둘 정도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섬세했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모든 척도의 근원이 돈으로 바뀌면서 험악한 세상이 되어버린 듯 싶다. 어라~ 그냥 고양이 얘기를 하다가 너무 심각한 논조에 빠진 것 같다. 아뭏든 이 책은 꼭 애묘인뿐만 아니라, 동물을 좋아하는 그 모든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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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을 말하다 - 아직도, 우리는 그를 모른다
김수경 외 지음 / 해피스토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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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술사에 있어서 백남준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필자의 심미안이 약하고 내공에 깊이가 없어서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그의 기행을 조금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할까 한다. 모니카 르위스키와의 지퍼 게이틐가 터진 뒤에 백남준이 그 당사자인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을 만났다. 백남준은 만남을 위해 자리에 앉아 있었고 클린턴이 들어와 악수를 청했다. 백남준이 일어나 손을 마주잡는데, 그의 바지가 주르륵 흘러내려서 속옷이 보이고 말았다. 흠칫, 순간 당황한 클린턴이었지만 곧이어 그의 예술세계를 익히 알고 있었는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넘어갔다.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이 신문에 대서특필 대면서 역사에 남겨지게 되었다. ㅎㅎㅎ 이 책은 이렇게 대단하기그지없는 백남준 선생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책이다. 그의 예술세계와 마인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풀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다.


만약, 같은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보나마마 뻔하다. 수구꼴통세력들에 의해서 사회적 매장 내지는 테러를 당했을 것이다. 이놈의 나라는 왜 이렇게 보수성이 강한지 삼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바뀐게 없는 것 같다. 아뭏든 세계를 호령하는 미국의 대통령 앞에서도 자신의 예술성을 여과없이 드러낸 백남준도 대단하고, 그런 행동에 개의치 않았던 클린턴도 인물임에 틀림없다. 비록 지퍼게이트로 망신을 당하고 아내인 힐러리에게 무시를 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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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 작품 도록 만화 규장각 클래식 1
한영주 / 길찾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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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놀랍기 그지 없는 만화책이다. 김종래 선생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우리나라 만화계를 이끈 인물이다. 일본에 데츠카 오사무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종래 라는 걸출한 작가가 있었다. 태어난 해도 데츠카보다 1년 앞선 1927년이다. 만약, 김종래 선생이 이 좁은 반도 땅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을텐데 참으로 안타깝다. 아뭏든 이 책은 선생의 유족들이 모든 친필 원고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하였고,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만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은 책이다. 필자가 맨눈으로 직접 본 결과 그림체와 필력이 강건하기 그지없고, 각 캐릭터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으며, 배경의 톤이나 터치등에서도 뭐 하나 나무랄데 없이 빼어난 묘사력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휴대폰으로 찍은 그림을 첨부한다. 화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커버 사진만으로도 그 진가를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여긴다.  한편, 이렇게 뛰어난 작품에 그 흔한 서평이 한 줄도 달리지 않았다니 그것참!! 아뭏든 각설하고, 최근의 젊은 만화인들, 특히나 웹툰에 연재를 하는 풋내기들의 경우 일본 스타일을 그대로 베낀 경우가 상당수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흉내내기만 하다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려려니 하고 이해를 하기는 한다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런식으로 허송세월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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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문화사 - 작은 발이 걸어간 길을 찾아서
데틀레프 블룸 지음, 두행숙 옮김, 고빈 사진 / 들녘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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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30년 넘게 고양이와 함께 살아온 저자가 펼쳐내는 고양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다. 읽을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애묘인 뿐만 아니라,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대개의 고양이들이 물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보면, 물갈퀴가 있는 고양이도 있다고 한다.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인도, 스리랑카, 중국, 버어마의 홍수림에 서식하는데, 어류고양이라고 불릴만큼 물고기 사냥이 뛰어나다고 한다. 주식은 물고기이지만 갑각류, 작은 포유류도 마다하지 않고 무엇보다 몽구수처럼 뱀도 잡아먹는 식습관을 가졌다고 한다. 대신에 보통의 고양이만큼 발톱을 많이 움츠러들게 만들지는 못한다고 적고 있다. 아하~ 아무래도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그렇게 변한 모양이다. 이런식으로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재미난 책이다.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고양이는 이집트에서 신의 대우를 받으며 로마 귀족들에게 사랑을 받아, 유럽전역을 거쳐 아시아 대륙으로 널리널리 퍼져갔다. 그러나 중세시대에 접어들면서는 마녀사냥이 극에 달하면서 그들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많은 수가 학살되었다. 게다란 이런 풍습은 아직까지도 남아 있어서, 어떤 축제에서는 헝겊으로 만든 고양이를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이백여년 전에 있었던 실제 행위가 이런식으로 순화된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어떨까? ㅎ 인간은가축을 길들였지만 고양이는 인간을 길들였다라는 문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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