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범우문고 16
김소월 지음 / 범우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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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창 시절에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시를 외우는 것이었다. 여기에다가 청록파니 주지파니 하는 단어가 결부되면 한동안 두통이 엄습하고는 했었다. 하여간 암기라고 한다면 구구단 이후로는 질색을 하는 사람이라서 문학 시간만 되면, 특히나 시를 다룬 파트만 접하게 되면 영! 껄끄러웠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김소월의 진달래꽃만큼은 별다른 노력없이도 저절로 읊어댈 수 있었다. 뭔가 통하는게 있었나? ㅎㅎ 시의 운율이 이렇게 인상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다. 그 이후로는 뚜렷한 시가 없다가 김수철의 노래로 나온 [나도야 간다] 정도가 기억난다. 아뭏든 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의 전통을 이은 시라고 하니, 가장 한국적인 시가 아닐까 한다. 아마도 그렇게 체질에 맞기 때문에 암기하지 않고도 읊어댈 수 있었던 것 같다.


시대가 각박해져가면서 시인이니 철학이니 하는 것들은 어느새 우리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마는 것 같다. 오로지 돈.돈.돈. 누구나 돈만을 얘기하고 젊은 처자들의 경우 가장 인기 있는 신랑감 후보는 첫째가 경제력이라고 한다. ㅎㅎㅎ. 그다음이 성격이나 외모 등등으로 나온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금할 수 없는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세태에게 시라는 것은 씨도 안 먹히는 일일 것이다. 문득 이문세의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그대가 마음먹은 대로~ 이 세상 살아가 보면 우우~ 돈 보다고 귀한게 있는걸 알게 될 거야 인생이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가 중요해애~" 그런데, 어쩜 이것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 된 이후에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아뭏든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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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제리코.들라크루아 명화로 보는 세계의 미술가 16
김진섭 엮음 / 지경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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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제리코를 말할때는 인육사건이 항상 떠오른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화폭에 옮긴 것인데, 제목은 [메두사호의 뗏목]이다. 이주민들을 태우고 가던 배가 갑자기 침몰하게 되고, 150명의 사람들이 좁은 뗏목에 갖혀서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시체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는 기록이다. 이 표류자들의 최후 생존자는 15명에 불과한데, 나중에 법정에 서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보면, 선장이 모든 선원들을 배에서 내리게 한 후 자신은 그 배와 함께 침몰하는 것으로 그려지고는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당시 메두사호가 난파당했을 때 선장과 장교들은 모두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했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뗏목에 내버려진다. 이렇게 해서 12일 동안 표류를 하게 되는데 그 시간 동안 150명의 사람이 15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쯤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얼마전에 개봉 된 [라이프 오브 파이]다. 영화적 표현으로 밝은 면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이 이야기의 중의적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뭏든 제리코는 이런 극적인 이벤트를 격정적인 스타일로 담아내어 낭만파의 시작을 알렸다.


테오도르 제리코의 화법은 이처럼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 군상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낭만주의의 시작을 알렸지만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극사실주의였다. 제리코는 메두사호의 뗏목을 그리기 위해서 단두대에서 처형된 시체를 집으로 갖고와서 그리고는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승마를 너무나 좋아해서 말 그림도 상당수 남겼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34살의 젊은 나이로 낙마사고를 당해 사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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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열린 한대수
한대수 지음 / 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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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사진 찍는 솜씨도 보통은 아닌듯 싶음-- 한대수 개인의 가치관 느낌, 일상의 에피소드 등이 솔직하게 기록된 책이다. 후반부에는 귀여운 딸내미와 사랑스런 아내에게 보내는 애틋한 감정이 듬뿍 담겨져있다. 한대수, 행복의 나라를 작사 작곡한 인물. 군사쿠테타 정권하의 시퍼런 검열 칼날 아래에 미국으로 내쳐져버렸단 사람. 우리가 아는 그의 간단한 프로필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이 전부인가? 방송에서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가 되었고, 그런 편집된 영상에서 다루지 못했던 속내를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다. 순수하고 맑은 한대수의 인생사를 보면서, 어떤 저항시인의 추한 말년이 대비되어 떠오른다. 아뭏든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솔직한 글이 마음에 든다.


세상의 거의 변한게 없지만 지은이도 나이를 먹고 가정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관심사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옮겨가게 된 것일터다. 젊은날, 홀홀단신으로 이역만리 타향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 고생을 했을까?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해져서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가 알던 세상은 모두 바뀌어졌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던 그 힘든 고난의 날들에서 아내와 자식이 그에게 분명 큰 힘을 주었겠지. 인생의 후반에는 그의 생이 좀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의 노래 가사처럼 '이제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ㅎㅎㅎ 근데 사람은 아니가 들면 몸이 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듯이, 그의 얼굴도 두리뭉실 살집이 붙고 아주 부드러운 인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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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로버트슨 - 타이거펀드의 설립자
대니얼 스트래치먼 지음, 조성숙 옮김 / 이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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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냈던 헤지펀드 중에서 3순위 안에 들었었던 펀드다. 필자의 이전 서평인 [헤지펀드 열전]에서도 한 챕터를 할애하여 소개했을 만큼, 한때 대단한 규모와 수익성을 달성했었다. 그런데 이 업계도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변화가 너무 극심해서 평균적으로 볼때 10에서 15년 정도가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서는 모방펀드들이 생겨나면서 화려했던 수익률을 갉아먹게 된다. 이 경쟁논리는 어디에나 통용되는데, 특히나 자산운용 업계에서 더욱 극심하다. 이런류의 책을 보면서 늘상 경험하는 아쉬운 점은, 펀드 설립자 자신이 직접 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 의해 소개된 다는 점이다. 어떤면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창업자 자신이 집필하는 것만큼이야 하겠는가? 게다가 너무 과찬의 말을 늘어놓고 있어서 상당히 불편한 부분도 있다. 아뭏든 펀드를 설립하고 알파 수익률을 달성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기술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읽을 만한 내용은 없어보인다.


한편, 줄리언은 유명 투자은행인 키더 피바디에서 20여년 넘게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48세의 나이에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여 타이거펀드를 운용하게 된다. 그런데 타이거펀드는 2000년경 IT 버블 시기에 시장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결국 청산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워런 버핏의 평생 수익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한 신문기사에 의하면 지금까지 버핏의 수익률은 6만 퍼센트에 가깝다고 한다. ㅎㅎ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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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삼촌 - 우리 삼촌은 화가입니다
유재선 지음 / 레프트로드(LEFTEROAD)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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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뭐랄까? 일러스트집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애매하고, 사진집이라고 보기에도 조금 부족한 것 같은, 일종의 다이어리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자료가 조금은 부족한 듯 싶다. 거의 일러스트와 이미지 위주이며 텍스트는 얼마 없다. 종이재질은 아마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언뜻 보면 재활용 용지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  쓴 것 같다. 아뭏든 작가는 애묘인들에게 아주 인기 아이템인 고양이 일러스트가 인쇄된 쿠션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고, 소녀 취향의 옷 갈아입히는 종이로 된 소소한 일상용품도 제작하고, 개인이 수집하기에는 매우 방대한 컬력센도 갖고 있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비즈니스 겸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본업은 일러스트 작가로서, 홍대 인근의 어떤 부띠끄냐 샵의 유리벽에 하얀 마커로 섬세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카페나 커피전문점의 유리벽을 보면 하얀 시트지 같은 것으로 장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커펜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쩌면 도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서 훌륭한 인테리가 될 것 같다. 음~
 필자의 이전 서평인 [작업실의 고양이] 라는 책에 소개된 일러스트 작가인데, 블로그와 웹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으니 찾아서 들어가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뭏든 이 책은 그런 작업 사진도 수록되어 있고, 그의 컬렉션이나 개인 적인 일상, 에피소드 등등이 어우러진 서적이다. 고양이에 꽂힌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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