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세계 - 미국의 100개 팩트로 보는 새로운 부의 질서와 기회
스콧 갤러웨이 지음, 이상미 옮김 / 리더스북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은 항상 전례 없는, 최소한 당시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와 석유 파동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아직 그 여파가 남아 있는 1980년대를 들 수 있다. 그냥 보면 단순히 "미국이 세계 경제 1등을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이면에는 미국에 너무도 유리한 경제적 기반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꼽자면, 1944년 체결된 브레턴우즈 협정으로 인한 통화 체계가 있다. 이 협정을 통해 기축통화가 금으로 정해짐과 동시에 미국 달러만이 금과의 일정한 교환비를 가지도록 정함으로써 달러의 가치, 그리고 미국의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게 된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부터 입은 피해가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도 확연히 적었기에, 제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얻은 전쟁 특수와 더불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던 미국은 1970년대 말 석유 파동으로 인해 조금 주춤하는 듯싶더니, 기준금리의 인상과 인하를 통해 이를 헤쳐 나갔다.


그러나 이는 다른 국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마냥 달가운 것만은 아닌 것이, 최근 상황으로도 볼 수 있듯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실시하는 기준금리의 변동은 다른 국가들의 기준금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불어 2008년에는 금융 위기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 양적 완화를 진행하여 사실상 다른 국가들의 경제 상황 악화를 초래하는 등, 미국은 가진 바 영향력을 아낌없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렇게 마냥 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성공과 번영을 누릴 것만 같았던 미국이 저자 스콧 갤러웨이가 밸러스트로 표현한 중산층이 붕괴의 위협을 받으며 갈 곳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그것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의식의 붕괴로 이어지며 세계 자유민주주의의 존폐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에 스콧 갤러웨이는 미국에 처한 문제 100가지를 그림과 그래프를 사용하여 직관적으로 보여줌으써 독자들이 미국의 위기 대응 방식과 그로 인해 탄생한 현재의 미국, 그리고 앞으로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지난 트럼프 정부 시기에 미국 관련 뉴스나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자주 보이던 단어가 바로 '가짜 뉴스'라는 단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조금이라도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미디어들에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며 사람들이 더 이상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게 혼란을 주며 자신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오직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만을 뉴스의 형태로 그럴듯하지만 자극적으로 포장해 퍼뜨렸다.

그리하여 오늘날 국가 뉴스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는 미국인은 절반 정도이며 신뢰도는 사상 최저라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라 지난 정부에서도 말이 많았던 원자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원자력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하루 24시간 지속되는 든든한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을 평가하고 있다. 실제 원자력은 석탄, 석유 에너지 생산에 비해 사고나 오염 관련 사망률이 300배나 낮다고 한다.

그러나 매우 안전한 에너지원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은 사람들의 무지에 의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원자력의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제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책은 미국 기업의 사명선언문에 있는 헛소리에 가까운 언어들을 신랄하게 꼬집고, 사회적 지출이 비효율적인 관료 좀비를 양산하여 혁신의 불꽃을 꺼뜨릴 수 있음을 경계하며,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 등 미국의 상황을 객관적 시선에서 정확하게 진단하여 표류하는 미국이 다시 영광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통찰력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산층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지금까지 최강국으로서 벌어들인 이익에만 의존하여 그 위세를 연명해 나가는 것이 아닌,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 실질적으로 최강국의 입지가 공고함을 보여야만 앞으로의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 듯하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강적들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방국들과의 협력 관계를 적극 활용하여 다방면적인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러시아나 중국 모두 내수 시장과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기에, 이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단순한 경제적 압박만이 아닌,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방법 모색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올바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대비해야 할 미래의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기분, 오늘의 컬러 - 복잡한 내 마음을 설명하는 81가지 색
일로나 팜플로나 지음, 김미란 옮김 / 반니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매체로 색을 사용하곤 한다. 어쩔 때는 좋아하거나 선호하는 색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끼워 맞추기도 한다.

내가 어릴 때 한 친구가 나에게 무슨 색을 좋아하느냐고 묻길래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대뜸 "보라색을 좋아하면 정신병자래~"라고 말했다. 그 말에 충격을 받고는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아볼 생각도 못 했고, 그 후로 의식적으로 보라색은 나에게 있어서 싫어하는 색이 되었었다. 뭐 예전에는 인터넷도 없고 관련 서적도 쉽게 찾을 수 없었으니 알아 보기가 어려웠겠지만.


그런데 시대가 발전하면서 색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지고 색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색은 예술이나 문화뿐만 아니라 일상 용품 심지어는 심리치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이나 삶에 밀접하고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조금 더 쉽고 다양한 방향에서 색에 접근하고 이해하게 되었으며, 누구나 색을 일상생활에 응용해 삶의 질의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일로나 팜플로나는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지만 전 세계를 여행하며 문화마다 다른 색의 상징성을 접하면서 색에 대해 눈뜨게 되었고, 색채 마법사 버나드 찰스를 만나며 색에 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리하여 지금은 컬러의 힘을 활용해 마음을 치유하는 라이프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고객들이 색이 가진 치유의 힘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경험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9가지 컬러를 보여주고, 그 색은 다시 각각 9가지 컬러로 세분화되여 총 81가지 컬러와 그 색이 나타내는 감정을 설명하고 있다.

책을 보는 방법은 처음부터 차례대로 볼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를 선택해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날의 기분에 따라 기분을 선택해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책에는 각 컬러마다 메모를 할 공간이 있으니 자신이 선택한 감정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볼 수도 있다.



분홍색 중 '네온 핑크'는 '누군가에게 반한'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네온의 반짝거림처럼 누군가의 반짝거림에 매혹되어 사랑에 빠졌겠지만, 사랑은 형광 불빛을 오래 보면 눈이 머는 것처럼 눈이 멀어 맹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활력과 영감을 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발레리나 핑크'는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만이 발레리나가 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거절당한' 기분을 표현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거절당했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분홍색 중 '문어색(Ocotpus Pink)'은 흡착력이 좋은 문어의 빨판처럼 '집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만약 이 컬러를 선택했다면, 집착은 본인의 행복과 대인관계를 망치는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집착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하고 있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무채색 특히 회색 계열의 색이 좋아졌다. 그래서 옷이나 가방 같은 것뿐만 아니라 소파나 가구, 자동차 등 회색이 존재하는 물건은 거의 전부 회색으로 구매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회색이 우중충하고 우울하다고 표현하곤 하지만, 나는 회색을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함을 느낀다. 내가 이상한 것일까?


책에 나와 있는 무채색의 색 중에 '흰머리색(Gray Hair)'이 있다. 흰머리는 여러 문화권에서 지혜를 상징한다. 그래서 이 색을 골랐다면 그동안 쌓아온 전문지식과 지혜를 펼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뇌의 회백질은 중추 신경과 관련되어 있어 불안한 상황에 대처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에 관여한다고 한다. 그래서 '회백질색(Gray Matter)'은 시련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뚫을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저자는 색과 색의 이름이 지닌 의미를 해석하여 우리 일상과 접목시켜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비록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더라도 그 색이 지닌 의미를 쉽게 머릿속에 형상화하여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색을 받아들이고 적용하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보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하여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제시된 색을 활용하여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며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컬러에 담긴 상징적 의미와 그것에 연관된 심리와 감정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컬러와 삶을 즐기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늑대지만 해치지 않아요 1
우유양 지음 / 블라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미 유명무실해진 귀족 제도지만 그래도 주인공 루시의 집안은 꽤 괜찮은 가문으로 사자 특성을 가진 정치가 가문 '레오파르디'이다. 그런데 루시는 외형상 머리에 호른 모양의 뿔을 가지고 태어난 양이었다.

루시가 태어났을 때 내정되어 있던 정략혼은 파투 나고, 신문에서는 돌연변이라느니 불륜의 결과물이라느니 하는 자극적인 기사들이 연일 실렸다. 하지만 비록 정략혼이었지만 서로를 사랑했던 루시의 부모님은 배우자를 의심하기 전에 서로의 집안 가계도를 조사했고, 8대조 할머니가 양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게 부모님은 루시가 부모님과 외견이 다른 것을 이해시키며 루시를 사랑으로 감싸 안았지만 4년 후 사자 특성을 가진 남동생 루이가 태어나면서 루시는 본인이 철저히 이방인이라 느끼며 사랑하는 가족들 사이에 있어도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성장했기 때문일까. 열다섯 살이 된 루시는 학교에서도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철저하게 혼자였고, 가족들 사이에서도 겉으로는 착한 딸, 착한 누나였지만 속으로는 남들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외로움을 삼켰다. 심지어는 가족이랑 무인도에 떨어지면 자신이 가장 먼저 잡아먹힐 거라는 생각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사교 모임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피해 연회장 발코니 구석진 곳에서 혼자 종이접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루시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세모꼴의 개의 귀 모양을 한 은발머리의 귀공자 같은 얼굴의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루시를 보고 기분 좋은 듯이 계속 꼬리를 흔들어 댔다.

혼자 있고 싶었던 루시는 그 소년을 모질게 대했지만 소년은 전혀 기분 상해하지 않으며 자신을 로만이라 소개하며 루시에게 호감을 나타낸다. 둘 사이에 약간의 오해는 있었지만 금방 오해를 풀며 둘은 사이좋게 종이접기를 한다.

"로만, 넌 개지?"

그렇게 루시는 로만을 개라고 생각하고 생애 첫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 후 둘은 사교 모임마다 만나 종이접기를 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많지 않았던 사교 모임이 일주일에 한 번씩 큰 규모로 열리면서 루시와 로만의 만남은 잦아졌다.

어느 날 그렇게 늦여름에 만나 거의 연말이 되도록 빠짐없이 만났던 로만이 사교 모임에서 보이지 않았다. 로만을 찾아 연회장을 헤매던 루시에게 로만과 비슷하게 생긴 어른이 다가와 자신을 로만의 형 해롤드 바스커빌이라고 소개했다. 루시는 자신의 가문과 적대적인 '바스커빌' 가문이라는 말에 경악했다.

해롤드는 로만이 홍역에 걸려 참석하지 못했으니 루시에게 홍역에 대한 면역이 있으면 로만의 병문안을 와 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루시는 바스커빌이 늑대 가문이라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로만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에 떨며 해롤드와 함께 바스커빌 저택으로 향하는데….



『늑대지만 해치지 않아요』는 등장인물들이 수인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로, 우리가 흔히 로맨스 판타지라고 하면 떠올리는 중세 배경이 아닌 핸드폰과 자동차, 비행기 같은 문물이 등장하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


첫만남부터 루시가 좋았던 로만은 루시와 만남을 이어가며 마음을 키워가고 그것을 루시에게 표현하기도 한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다정하고 귀여운 직진남 로만은 일단 로맨스물 남주로 합격!!

그런데 루시는 로만과의 만남을 거듭하며 로만을 좋아하게 되지만 굳이 그것을 우정이라고 정의 내리며 누가 봐도 루시에게 호감을 표하는 로만을 모른척하고 오해를 거듭하다 어긋나게 된다. 그런 루시를 계속 보다 보니 처음엔 조금 안타깝다가 나중에는 답답함에 삶은 고구마를 꾸역꾸역 먹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루시의 오해는 로만과의 첫만남부터였다. 루시는 로만과의 첫만남에서 로만이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로만의 외형을 보고 혼자서 개라고 판단하고는 "로만, 넌 개지?"라고 확신에 차 말했으면서, 나중에 로만이 늑대라는 것이 밝혀지자 혼자 배신감에 치를 떤다. 왜? 로만이 딱히 자신이 개라고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루시는 로만이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로만이 자신을 바스커빌이라고 밝히지 않은 것처럼 루시 역시 자신이 레오파르디라고 밝히지 않았으면서.


루시가 어릴 때부터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남들과 교류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혼자서 생각을 거듭하니 사고가 자기중심적에다가 방어적이고 자기 합리화가 심한 것 같다.



소설은 루시의 시점뿐만 아니라 로만의 시점에서도 서술되어 있어 같은 상황을 두 사람이 각각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홀로 고립되고 음울한 루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한없이 다정하고 상냥할 것 같은 로만이 연애 문제에 있어서는 병적인 독점욕을 보이는 바스커빌로서 본성을 자각하는 것이 나와 안타깝고 속상하기도 했다.


귀엽고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둘 사이는 자꾸 한 박자씩 템포가 어긋나며 연인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1권의 끝부분에서 루시가 로만에 대한 사랑을 깨달으며 질투심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로만 못지않은 집착녀가 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늑대 로만과 양 루시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오해와 집착과 계략 속에서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번의 작별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생 다케시는 비가 내리는 어둠이 가라앉은 도쿄로 향하는 밤의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고 있었다. 그는 숨이 끊어질 듯한 한계를 느끼면서도 페달을 굴리는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옆에서 형 가이토는 그만 멈추고 휴식할 것을 권했지만 다케시는 고집스럽게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가이토는 다케시의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았고, 갑작스럽게 자전거에 제동이 걸려버린 다케시는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다케시는 가이토에게 화를 냈지만 가이토는 다케시의 행동이 그저 자신을 고통으로 몰아넣어 현실을 잊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며 냉정하기만 했다.

"네가 뭘 알아!"

- 알지. 내가 너니까.


다케시는 쌍둥이로 어릴 때부터 같이 어울렸던 소꿉친구 소녀를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소녀와 자신의 형이 사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해 형과 이야기하려고 가이토를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우고 산 정상을 향하다 사고를 낸다.

정신을 차렸을 때 가이토는 절벽에서 떨어지려는 상황이었고 그런 가이토를 다케시가 왼손으로 잡고 있었다. 둘 다 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이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을 때 가이토는 웃으며 다케시의 손을 뿌리쳤다.


그 이후 가이토를 잡았던 왼손은 사고 난 오토바이에서 옮겨붙은 불로 인한 화상 자국과 가이토의 영혼이 깃들게 된다.

하지만 의사는 다케시에게 정신질환으로 한쪽 팔이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이라는 병명을 진단했고, 설상가상 죽은 가이토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다케시의 말에 '해리성 장애에 의한 환청'까지 진단했다.

그런 그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권했고, 이에 격분해 의사를 때린 다케시를 강제 입원시키기로 한 부모님으로부터 도망쳐 도쿄에 몸을 숨기기로 했다.


도쿄 도심으로 가기 전에 강제적으로 휴식을 취하게 된 다케시는 다리 밑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그날 밤 악몽에 시달리는 다케시를 깨운 가이토는 텐트 바깥에서 남자의 신음 소리가 들렸음을 알려줬고, 이에 바깥을 둘러보던 다케시는 한 중년 남자가 맞은편 잡초 속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가이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며 건드린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당해 주검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패닉에 빠진 다케시는 살인 용의자로 오해받을까 봐 가이토의 충고에 따라 정신없이 사건 현장을 벗어나는데….



치넨 미키토의 작품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작가의 전공을 살린 이전 작 『구원자의 손길』처럼 의료 현장에서 의사가 주인공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이 아닌 의사와 의료 전문지식은 나오지만 고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본격적인 범죄조직과 맞서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주인공이 내리는 모든 상황에서의 판단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미숙하여, 끝내 가슴이 아플 정도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저 안타깝게만 느껴지는 다케시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어리고 미성숙한 영혼을 한계로 몰아넣으며 고통을 줘야만 했는지 작가가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진짜 형의 영혼이 왼손에 깃든 것일까, 아니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일까.

그 모호한 진실의 경계를 오가며 마약조직의 범죄에 연루된 다케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소설은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충격적인 전개 방식을 보여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급기야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주인공의 선택에 너무 마음이 아파 소설을 끝내고도 손에서 책을 쉽게 내려놓지 못할 만큼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나는 왜 아직도 주인공의 성장과 구원의 대가가 여전히 가슴 아픈 것일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04-19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0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2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6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고래 복순이
김란 지음 / 소미아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예전 큰 이슈였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와 그 친구들에 관한 실제 이야기입니다.

복순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평화로운 제주 섬 앞바다의 남방큰돌고래 복순이는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며 친구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입이 엇갈린 채 태어난 복순이의 신체적 결함은 복순이의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냥 행복한 날들을 보내다 보니 복순이는 중요한 사실을 잊고 맙니다.

바로 고기잡이배를 조심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을요.



어느 날 친구 제돌이, 태산이와 함께 바다에서 놀던 복순이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고등어떼를 만나고는 정신없이 그들을 뒤쫓아갑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복순이와 친구들은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린 뒤였습니다.



그렇게 복순이와 친구들을 잡아간 사람들은 제돌이만 다른 돌고래쇼장에 팔아버립니다.

남은 복순이와 태산이는 친구와의 이별을 슬퍼할 틈도 없이 사람들의 오락을 위해 좁은 수족관에 갇힌 채 묘기를 부려야만 했습니다.


이미 잡혀온 다른 돌고래들과 친구 태산이는 곧잘 묘기를 부렸지만 복순이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이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드넓은 바다에서 자신의 의지로 높이높이 뛰어오르고 싶었던 거죠.

복순이의 마음을 이해한 태산이는 복순이에게 동조합니다.



그렇게 묘기 부리는 것을 거부한 복순이와 태산이는 몸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좁디좁은 수족관에 갇혀 지내게 됩니다.

과연 복순이와 태산이는 자신의 고집을 꺾을까요?

그들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동물을 무서워해서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지만 동물쇼를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는 편이었습니다. 아니, 훈련받아 멋진 쇼를 선보이는 야생 동물들을 볼 때면 거부감은커녕 그들을 훈련시킨 조련사들이 대단해 보였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동물들이 사람들의 유희와 오락을 위해 잡혀와 받았을 고통과 스트레스를 알고 나니, 그동안 '화려한 쇼'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그들의 고통의 산물을 보면서 박수 치며 기뻐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더군요.

바다를 마음껏 유영하던 돌고래들이 좁고 꽉 막힌 수족관에서 받았을 학대와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 그리고 가족과 억지로 이별하게 된 슬픔을 생각하니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조련되어 쇼를 보여주는 동물들뿐만 아니라 요즘 빈번한 생태체험 동물 전시와 동물 카페에 대해서까지 생각이 미치더군요. 그 동물들도 그들이 원래 살았던 자연환경과는 다른 제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사람들의 손길로 인한 스트레스는 똑같을 테니까요.

물론 생태체험 같은 경우 교육적 효과를 들먹이는 반론의 목소리도 있을 수 있겠지요.


어떻든 간에 동물들이 더 이상 학대 당하지 않고 인간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생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에는 다들 공감할 거예요.

이 책은 분명 아이들에게 자유와 생명의 존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가치 있는 시간을 가져다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