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
코리나 베츠코 지음, 베니 R. 로벨 외 그림, 삐맨 옮김 / 북캣(BOOKCAT)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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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바타》가 영화로 개봉되었을 때 누구나가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하나로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었다.


《아바타》는 원래 아바타 프로그램의 대상이었던 주인공의 쌍둥이 형이 죽자 그를 대신해 유전자가 같은 주인공 제이크가 판도라 행성으로 가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셀프리지와 쿼리치 대령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 측과 그레이스 박사와 제이크 등이 합세한 나비족 간의 전투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고 웅장하며 최고의 몰입도를 자랑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나비족으로 부활한 제이크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렇게 영화계의 또 하나의 전설이 된 영화 《아바타》의 이야기 속에서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던 아바타 프로그램도 시작 단계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 시작되는 시점의 이야기 즉, 영화 《아바타》가 시작되기 1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룬 그래픽노블이 바로 『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이다.



그레이스 박사는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에게 인정받고 그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영화 《아바타》에서의 여주인공 네이티리의 어머니인 모앗에게 나비족 아이들에게 인간의 것을 가르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다. 모앗은 서로에게 좋은 것을 배워야 공생해 나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학교를 세우기로 한다.



견학 차 하늘 사람들의 집(인간들의 기지)에 간 모앗과 나비족 아이들은 그레이스 박사의 안내와 지도에 따라 인간들의 문화와 규칙을 잠깐 경험한다.

그레이스는 정직한 교류만을 위해 학교가 존재할 거라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지만, 셀프리지는 '학교'라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악당 같은 등장을 한다.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간 아이들은 그날의 견학을 재미있어하며 인간들의 것을 더 배우고 싶어 했기에 에이투칸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하늘 사람들의 집에 다녀온 아이들이 하나둘 쓰러지며 에이투칸은 인간들이 나비족 아이들을 초대해 독살하려 했다며 분노한다.



쓰러진 아이들을 살핀 모앗은 그들의 증상이 시예칼린 꽃의 꽃가루에 대한 반응처럼 보인다며 치료제를 만들지만 병의 차도는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 그들을 도우러 갔던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 또한 평소와 달리 피곤함을 느끼며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마는데….



영화 《아바타》를 봤을 때 나비족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은 있었지만, 내용이 집약적이라서 조금 불친절한 면이 있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그때는 판도라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보이는 인간과 행성을 수호하려는 나비족 간의 싸움, 제이크의 개인적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추가적 에피소드를 통해 그간 궁금했던 나비족과 인간과의 유대관계와 아바타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이 책을 보면서 나비족 아이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지는 모습에서 16세기 스페인인들이 남미의 아즈텍 문명과 마야 문명을 정복하기 위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것이 떠올랐다.

등장부터 빌런 같았던 셀프리지의 음모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일까?

역사가 그 공간을 확장해서 반복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끝까지 그레이스 박사를 믿어주고 인간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공생하여 나비족을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하려는 모앗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아바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아바타 덕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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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보다 고양이 - 당신의 고양이가 하고 싶은 말 연애보다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나마스리 니어밈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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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는 개, 고양이, 새, 물고기 등 온갖 종류의 애완동물이 있었다. 동물을 많이 키웠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내가 분명 동물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들을 하는데 실상을 그렇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동물을 아주 무서워한다.


그 결정적 주범이 바로 고양이다. 어릴 때 우리 집 고양이에게 심하게 손가락을 물리고(그때 나는 내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줄 알았다) 얼굴 할큄을 당한 뒤로 나의 동물에 대한 공포심은 극대화되었다.

한번 무섭다고 뇌리에 박힌 후에는 그 인식이 쉽사리 변하지 않아 어른이 된 지금도 무서워서 동물을 키우지 못한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에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영상들을 올려놓은 것을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나를 공포에 빠뜨렸던 고양이가 여전히 무섭지만 너무 귀엽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들어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특별한서재>의 『연애보다 고양이』라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내가 고양이에게 공격을 당했던 것은 그 녀석과 나 사이의 의사소통의 부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가르랑거리는 소리부터 털에서 분비되는 냄새에 이르기까지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인간과 소통을 시도하는 고양이의 59가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에게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있듯 고양이에게도 오른발잡이와 왼발잡이가 있다. 이것으로 고양이의 성별을 알 수 있는데 수고양이들은 왼발잡이가 많고 암고양이들은 오른발잡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왼발잡이 고양이들은 변덕스럽고 불안해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반면, 오른발잡이 고양이는 주인과 더 많이 장난치며 교감을 나눈다고 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앞다리와 쇄골이 다른 뼈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에 말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수염으로 판단하는데, 수염의 길이가 몸의 너비와 거의 일치하기에 수염이 통과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고양이의 혀는 먹이의 뼈에서 살을 발라낼 수 있는 미세한 가시로 덮여있어 사포처럼 거칠고, 귀는 서른두 개의 근육들로 이루어져 있어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청력은 개의 두 배, 사람의 다섯 배에 이른다.


코에는 사람의 20배에 달하는 말초신경이 있어 500미터 밖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멜라닌의 농도와 후각의 발달이 비례하기 때문에 털 색깔이 어두운 고양이일수록 냄새를 더 잘 맡는다고 한다.



고양이의 박스 사랑은 몸을 숨기던 야생 본능의 잔재이다. 공간이 작을수록 침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니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고양이는 좁은 박스에 더 집착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자를 가진 고양이가 그렇지 못한 고양이보다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고 새로운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한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박스는 '좋아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의 3분의 1 정도는 고양이 마약이라는 캣닙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없기에, 모든 고양이들이 캣닙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올리브가 캣닙과 비슷한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기에 캣닙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올리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책은 고양이들에 관한 정보와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 고양이에 얽힌 전설 속 이야기 등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장황하지 않은 간단 명료한 설명은 이해도를 한층 높여주고, 각 장 끝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디작은 고양이만 한 걸작은 없다"라는 말처럼 위인들이 고양이에 관해 한 말들이 첨부되어 있다.


예전에는 고양이가 두렵고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나니 나도 그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며 그들에 대한 사랑이 몽글몽글 생겨나는 기분이었다. 또한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은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릴랙스 되는 효과가 있었다.

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힐링하면서 고양이를 이해할 수 있는 도우미로 『연애보다 고양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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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 일, 생활, 연애, 인간관계, 돈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
정신과 의사 TOMY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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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 고민이 없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크게는 자신의 인생을 판가름 지을 중요한 고민에서부터 작게는 그날 점심 메뉴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고민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도 고민을 가지고 있다. 그중 사소한 고민은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 커피를 한잔 더 마실까 말까 하는 고민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하고자 할 때 쉽게는 가까이에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겠지만, 그것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심적 고통에 시달릴 때는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고 치유한다.

이 책의 저자 토미는 정신과 의사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을 진찰하고 상담하면서 그들의 고민을 완화시키고 마음이 풀리는 데 효과가 좋았던 단어들을 꾸준히 모아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저자 역시 고난의 시간을 지낸 적이 있고 그 시간 동안 자신이 모아 둔 말로 위로를 받으며 효과를 봤던 경험이 있기에,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이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 분명 큰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저자는 '화제'라는 키워드에서 상대방이 물어보지 않았음에도 소위 유행가에 나오는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식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물론 상대가 물어본다면 거리끼지 않는 선에서 말해주면 되겠지만,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아닌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자 흥에 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나도 예전에 친한 것은 아니고 서로 알기만 하는 부류에 속하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식사 메뉴부터 시시콜콜한 집안일, 부부 사이 일까지 이야기해서 어디서 대화를 끊어야 될지 몰라 난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적인 일이나 감정은 일기장에 푸는 것이 어떨까?


또한 저자는 '포기'라는 것은 인생과의 적당한 타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포기했던 것들은 타협이 아닌 우리가 그 포기라는 답안지를 용기 있게 선택했을 뿐인 것이다. 그러니 의기소침해하거나 절대 나약해질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한 번뿐인 인생이니 '일(직업)'을 정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꼭 하라고 말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반대하는 편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특히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겹치면 상관없지만, 잘할 수 있는 일과는 상관없는 일에 꽂혀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잘할 수 있거나 해낼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생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올인하면 될 것이다.


또한 '개성'이 존재하기에 모든 사람이 전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호감형 연예인들의 경우에도 안티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얽매여 '저 사람이 왜 나를 싫어할까?'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은 분명 내가 무얼 해도 싫어할 사람이기에.

그저 그런 사람에게 들이는 신경과 노력을 줄이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좀 더 신경 쓰고 소중히 여기며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흑역사'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부끄러운 흑역사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이 모여서 개인을 이루는 역사가 되는 것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흑역사가 아닌 오롯한 개인의 역사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책은 중간중간 간단한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거나, <Tomy의 상담실> 코너를 통해 익명의 상담자의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키워드 221개를 한 페이지에 하나씩 눈에 잘 띄는 커다란 글씨체로 간단 명료하게 조언하고 있다. 그렇기에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읽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내용 또한 고민 상황에 대한 특별한 해결책이 아닌 상황에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여 조언하고 있기에 그 고민이 전혀 고민처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괜히 어설픈 위로와 해결책 제시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확실한 고민 해결책이 되지 않나 싶다.


일, 연애, 인간관계, 돈 등 일상생활을 하며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고민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열 번의 말보다 확실한 한 번의 위로가 될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가볍게 읽고 무거운 마음의 짐을 후련히 덜어낼 수 있는 상담자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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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디에 특서 어린이문학 2
이도흠 지음, 윤다은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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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약해졌던 해님이 제 힘을 찾기 시작하며 대지와 물속의 모든 것이 기지개를 켜는 어느 봄날, 조그만 여울 속 자갈 사이 안전한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연어 알 속 아기 연어들은 여태까지와는 상태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 먹을 것도 많고 편안하고 아늑했던 알 속이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아픈 것이었다. 껍질에 부딪힐 땐 더 많이 아팠지만, 어느새 연어들은 그 껍질을 깨고 바깥세상에 나가고 싶어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알을 깨고 나간 아기 연어들 앞에 펼쳐진 세상은 춥고 시끄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내 적응을 하며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며 신기해했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 연어 중에 아리, 마루, 이든 삼 남매가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헤엄치는 법을 깨치고 신기한 바깥세상을 구경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숨바꼭질을 하고 있던 그들 옆으로 생김새가 무서운 꺽지 한 마리가 지나갔고 삼 남매는 황급히 바위틈 조그만 굴속으로 숨었다.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아기 버들치 한 마리가 그들 눈앞에서 꺽지에게 잡아먹혀 버린다. 아리, 마루, 이든은 두려움에 떨며 모든 것을 지켜봤고, 곧 열심히 먹어 몸집을 키워 사나운 꺽지보다 더 커져 스스로를 지키자고 마음먹었다.


부지런히 먹이를 먹은 연어사리들은 쑥쑥 잘 자랐다. 얼마 후 사냥을 다니던 삼 남매는 우연히 새끼 꺽지를 발견했다. 그들은 새끼 꺽지를 입으로 물려다 때마침 나타난 어미 꺽지에게 쫓겼고, 어미 꺽지는 삼 남매를 향해 자기 눈에 다시 띄면 잡아먹어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새끼 꺽지를 데리고 사라졌다.


이 모습을 본 삼 남매는 왜 자신들에게는 엄마가 없어서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엄마를 찾으러 다녔으나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만난 금강모치는 그들에게 하류에 위치한 큰 여울에 살고 있는 물고기 중 나이가 많은 새미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엄마는 어디에』는 국문학자인 저자가 연어의 삶을 통해 기후 위기, 불평등, 학교폭력 등을 극복하는 지혜를 말하기 위해 적은 동화이다.


주인공인 연어사리 삼 남매는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거나 터득하며 엄마를 찾아 먼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이야기 중에는 연어들에게 지혜를 전해주는 슬기샘의 교실에서 벌어지는 힘센 연어들과 약한 연어들 사이의 서열화와 왕따, 괴롭힘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학교 폭력의 모습이 있다. 하지만 연어들의 갈등은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해결이 되었기에,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모함과 갈라치기가 만연하는 현실처럼, 소설에서도 자신들의 불행의 탓을 죄 없는 다른 연어들에게 덮어 씌워 분풀이함으로써 위안을 삼으려는 행위가 일어난다. 다들 소문과 분위기에 휩쓸려 죄 없는 백연어를 물어 죽이지만 용기 있게 실천하는 마루 덕분에 서로 화해하고 갈등은 해소된다. 현실에서도 이해와 믿음만으로 모든 갈등이 해소되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정 중 겪는 고난과 역경이 삼 남매를 삶과 죽음이라는 운명으로 가르고, 살아남은 연어는 다시 새로운 미래를 위해 자신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후세에 물려주리라 다짐한다.


읽다가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작가님이 국문학자라 그런지 언어표현과 장면 묘사가 너무 장황하고 과해서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쓰지 않는 단어들이 많아서 한두 개쯤은 괜찮지만 읽다 보니 자꾸 글의 흐름에 방해가 되었다.

그런 점을 제외하고는 내용면에서는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말하고 있는 교훈적인 이야기여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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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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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물려받기를 원하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꿈은 접어두고 부모님의 가게에서 일하며 살아가던 22살의 프랭크는 1962년 4월 어느 일요일, 삼촌 댁에서 집으로 가는 88번 버스 안에서 운명의 그녀를 만난다.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님과 절연하면서까지 미대에 갔다는 그녀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 프랭크의 얼굴을 멋지게 그려준다. 그러고는 프랭크에게 딱 한 번뿐인 인생이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용기 내어 도전해 보라고 한다.


당당한 그녀에게 반한 프랭크는 그녀가 내리기 전 용기 내어 데이트 신청을 했고, 이에 그녀는 자신의 버스 티켓 뒷면에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꼭 전화하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 들떴기 때문일까. 집에 와서야 그녀가 준 버스 티켓을 잃어버렸음을 알게 된 프랭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찾아보지만 헛수고였다. 그다음 일요일이 되어 그녀가 탔던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으며 온종일 그녀를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고, 그 후로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봤지만 끝내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


2022년 4월, 프러포즈 할 거라 예상했던 8년 사귄 남자친구 사이먼은 근사한 분위기에서 리비에게 헤어지자 말했고, 이에 충격받은 리비는 잠시 떨어져 지내기 위해 언니 레베카의 집에 가기 위해 88번 버스에 오른다.

버스 2층에 올라가 앉은 리비는 자신을 누군가와 착각한 프랭크와 이야기하게 되었고, 원래 미대에 가고 싶어 했었다는 리비의 말을 들은 프랭크는 예전 버스에서 만났던 그녀의 이야기를 하며 그녀처럼 버스에서 스케치 연습을 해 볼 것을 권한다.


언니 집에서 조카를 돌보며 시간을 보내던 리비는 주말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을 나와 정처 없이 떠돌다 버스에 올랐고, 그 안에서 펑크족 스타일의 강렬한 인상의 남자를 보게 된다. 문득 프랭크가 했던 말이 생각나 그 남자의 얼굴을 스케치했지만 마음대로 그려지지 않았고, 설상가상 모델이 된 남자에게는 그를 구경거리 취급했다는 오해를 남긴 채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그 후 우연히 다시 프랭크와 만난 리비는 프랭크가 88번 버스를 타는 이유에 대해 듣고는 '88번 버스의 그녀'를 찾는 것을 돕기로 한다. 또한 프랭크의 집으로 가던 중 버스에서 재회하게 된 펑크족 스타일 딜런이 프랭크의 요양 보호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푼다.

그럼에도 리비와 딜런은 여전히 서로를 불편해했지만, 프랭크는 딜런에게 자신을 위해 '88번 버스의 그녀'를 찾는 리비를 도와 달라고 하는데….



소설 속의 88번 버스는 모르는 사람들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만, 사람이 머물다 가는 곳이기에 만남과 인연이 형성되고 그 인연이 선연이든 악연이든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도 하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소설 속 주인공 중의 한 명인 프랭크는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꾸어 놓은 버스 속에서의 단 한순간의 만남인 그녀를 다시 만나겠다는 일념을 평생 버리지 않는다. 상대가 런던을 떠났을지도, 아니면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는데 무엇이 그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을까? 사랑? 감사? 칠칠치 못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보상심리? 후회?

그 무엇이 되었든 자신이 이 세상에서 없어질 때까지 그녀와의 만남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한다.

그리고 자신이 받았던 긍정적인 인연의 기운을 실의에 빠진 또 다른 주인공 리비에게 전하며 새로운 사랑과 희망이 생겨나게 한다. 사랑과 희망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로 인해 사랑만이 아닌 다소 이상하고 엉뚱한 듯 보이지만 진실한 우정도 생겨난다.


소설은 마치 《이프 온리》나 《러브 액츄얼리》같은 한 편의 로맨틱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게 하며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응원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등장인물들은 결코 흔하지 않은, 배신과 좌절 뒤에 신뢰와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찐사랑을 보여준다.

또한 소설은 뜻하지 않은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며 생각지도 못한 충격을 주기도 한다.

병들어가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는 프랭크의 따뜻한 사랑 바이러스에 전염되기를 원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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