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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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작의 구두점 하나까지 살린 직역의 결정판이라니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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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드로 미샤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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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가까워지는 것 말이에요.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가까워지는 것이에요. 어느 순간 갑자기 새로운 누군가와 나누는 진짜 친밀감 말이에요. 이전에는 몰랐지만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와요. 그게 바로 나를 흥분시키는 것예요. 그렇지 않아요?"

-p.242


이 소설은 한 남자의 범죄와 관련된 세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다 읽은 지금 표지의 일러스트가 세 번째 여자와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여자는 오르나로 이혼한지 얼마되지 않은 교등학교 교사이다. 이혼한 독신자들을 위한 만남 주선 사이트를 통해 변호사가 직업인 길이라는 한 남자를 만났다.

계속된 연락과 만남으로 두 사람은 깊은 관계까지 발전하게 되는데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그는 이혼하지 않고 단란한 가정을 유지한 유부남이었다. 그녀 자신의 상황이 힘든 이혼으로 인해 너무 절망적이었기 때문일까. 오르나는 길과의 관계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길에게는 불륜을 부인에게 폭로하겠다는 마음에도 없는 협박을 하며 만남을 유지해 나간다. 물론 오르나 주변의 길과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만남을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길은 오르나에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로의 여행을 제안하는데…….

두 번째 여자는 라트비아에서 이스라엘로 온 에밀리아로 나훔의 간병인으로 일했다. 나훔의 막내아들이 바로 길이다. 2년간의 간병끝에 나훔은 죽고, 에밀리아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나훔의 아내 에스더는 외국에서 온 에밀리아를 도와주기 위해 변호사인 자신의 아들 길과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길에게 법률상담을 하기 전 에밀리아는 전일제 간병인 일자리를 얻게 되었지만 굳이 상담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길에게 자신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추가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길은 그녀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청소하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이때 길은 자신이 별거중이며 곧 이혼할 거라 말한다.

길의 집을 청소해주며 길과의 잦은 만남 가운데 둘은 깊은 관계가 된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청소중에 만지면 안되는 길의 물건에 손을 대고 만다.

길은 오르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에밀리아에게도 둘만의 비밀여행을 요구하고…….

세번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경어체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누구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일까?

길은 첫 번째 여자 오르나를 만났던 기바타임 카페에서 엘라를 만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엘라는 지금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소개를 했고 이번에는 길도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사실대로 말한다. 둘은 아무런 신체접촉 없이 아침에 카페에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는데, 길이 엘라에게 따로 만날 것을 제안하며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소설은 평소 읽어 왔던 범죄 추리 소설과는 다르게 고요한 긴장을 계속 유지시키며 '왜 범죄가 일어나지 않지?'라고 범죄 장면을 생각하며 가슴을 졸이며 소설을 읽게 된다. 심리 서스펜스에 더 가까운 전개를 보인다. 소설이 끝났다 싶을 때 갑작스레 오는 반전.

그렇게 범죄들은 해결되지 않고 지나가는 듯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에서 또 반전.

확실히 우리가 흔히 보던 형식의 소설은 아니다.


길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 딱히 이유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아 독자로서 읽고 추측해 봐야한다.

그는 안정적이고 단란한 가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다른 여자들을 만나 복잡한 상황을 만드는가? 아마 여기 적어놓은 소설 속 대사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흥분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이 본인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뜨려 버리거나 위협이 된다면 가차없이 제거해 버린것이 아닐까?

마지막 세 번째 여자에서 상황과 인물의 막판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추리 소설을 읽게 되어 신선했다.




*출판사 북레시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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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1.봄호 - 69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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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고 여러분의 손에 들릴 즈음에는 봄기운이 하나 둘씩 올라와, 죽음보다는 삶에 대해 말하기에 더 어울리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추리소설은 결국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고 상기시킴으로써 살아 있는 지금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는 장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략)…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두에게 《계간 미스터리》2021년 봄호가 따뜻한 한때를 선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1 봄호를 펴내며> 중

-p.7


작가들과의 현실적이고 진솔한 인터뷰로 시작하여, 여섯 명의 작가들의 여섯 가지 색의 단편들이 이어진다.

작가들의 다양한 문체, 내용 구성, 그리고 독자들이 손에 진땀을 쥐게 하는 트릭까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치밀한 구성과 예상치 못한 반전들과 충격들은 한국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대한 놀라운 현주소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단편들의 연속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흥미와 반전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여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게다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징을 확장하여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님과의 문답 인터뷰와 같은 부분부터, 독자로 하여금 내용 속 트릭을 추측해서 재구성해보는 재미를 가지게 하는 부분까지, 단편 소설들도 훌륭하지만 그것만 읽고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잡지이다.

추리소설 계간지라고 하면 잔인한 범죄 현장, 흉악한 사이코패스 범죄자, 뼈 빠지게 고생하며 이를 쫓는 형사나 탐정들로만 채워졌다 생각하기 일쑤인데, 물론 특성상 거리감이 느껴지더라도, 어딘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지게 만드는 문장들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벌써부터 <2021 여름호>가 기대된다.




*출판사 나비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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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가키야 미우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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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을 각자 관리하고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부부라도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좋은 결혼이란 무엇일까?

-p.326


지카코는 모리코가 보낸 연하장으로 심기가 불편해졌다. 반년 전 만났을 때는 결혼도 안하고 남자친구도 없는 서로의 딸에 대해 걱정했었는데, 뜬금없이 딸 리나가 결혼을 한다고 알려왔다.

그때부터 지카코의 마음은 급해졌다. 딸 도모미가 이대로 결혼도 안하고 독신으로 혼자 늙어갈까 마음이 초조해졌다.

부모가 언제까지 자식 옆에 있어줄 수는 없는 법.

그러던 중 우연히 '부모 대리 맞선'이라는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청을 하며 적극적으로 딸 도모미를 위한 결혼활동을 시작한다.

지카코는 남편과 도모미와 의논해서 조건에 맞는 후보를 간추려 '부모 대리 맞선'에 참석하였으나, 막상 현장에서 본 신상서는 집으로 배달되어 온 일람표의 정보에서 알 수 있는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외모, 학력,직업 전부.

지카코는 도모미를 위해 용기 내어 후보의 남성 부모에게 신상서 교환을 요청하지만 검사하고 얕잡아 보는 듯한 상대방 부모의 눈빛과 태도와 거절은 정말 충격이었다. 상처받고 화가 나고 부글부글 분노가 끓어 올랐지만 지카코는 정신을 차려야했다. 사랑하는 딸 도모미를 위해!!

도모미를 위해 자존심을 버렸지만 자신의 아이와 가정 자체가 무시당하고 부정당한 기분이 드니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 지카코는 부모 대리 맞선에서 심한 분노와 굴욕감을 느꼈다.

많은 사람에게 거절 당하고 또 많은 사람들을 거절했다.

지카코는 도모미를 결혼시킬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결혼성공에 이르는 기술, 방법, 결혼 분투기 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부모 대리 맞선'이라는 결혼활동을 통해 현 세태를 고발하고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인것 같다.

요즘은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놓여진 상황과 가치관도 변하여 젊은 세대들은 결혼의 장·단점을 따져 결혼을 결정한다. 남녀를 떠나 자아실현도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어버린 지금,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자들의 사회적 위상도 높아져 사회에서 남녀의 역할의 구분이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들의 고정관념은 변하지 않았다. 여자들에게 직업을 가져 가정에 경제적 도움을 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전통적 역할 즉 집안일은 전부 여자의 몫이라는 생각과 남자쪽 집안에 헌신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위의 이야기는 지카코의 부모 대리 맞선을 통해 전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같이 공감하고 분노해 준다. 도모미는 결혼 활동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그리고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조율하며 찾아간다. 물론 결혼도 필수가 아니라 본인이 결혼의 필요성에 의해 선택한다.


오늘날의 좋은 결혼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 흐름출판을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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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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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네 아들딸을 데리고 그런 여행을 하고, 페달을 밟고 달리면서 계속 뒤돌아봐줘. 아마 아버지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일 거야. 길을 열어주고 끊임없이 돌아봐주는 것."

-p.277~278


토마는 어머니 집에서 담배를 찾다가 마리화나를 발견하고 한 번 피워봤다. 어지러움을 느끼고 창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화나와 연주회 스트레스로 인한 환청이라 생각했는데.

이럴수가! 진짜 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다!

저승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요청한다.

카미유.

둘은 사랑했지만 그것을 안 카미유의 남편이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고 한다. 그 후 두 사람은 만나지는 못하고 20년동안 편지로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생의 끝까지 떨어진 채 살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녀도 막 사망했다며 죽은 후 둘이 같이 있으려면 재가 합쳐져야 된단다. 토마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은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고 미국으로 떠나는데…….

이 소설은 편안하게, 쉽게 잘 읽히며 아버지 레몽의 위트나 상황의 유머스러움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다. 읽으면서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연상되는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시종일관 유령인 아버지 레몽은 초연함과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고 소설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준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소원을 기본으로 하여 아버지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아들을 끝까지 따뜻하게 감싸주고 치유해 주고자 하는 부성애도 드러난다. 부모가 이혼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토마는 부모의 이혼이 자신 때문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다. 부모가 토마에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상처로 남는가 보다. 그래서 아버지 레몽은 결혼을 하지 못하고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토마의 마음을 보듬고 다시 사랑을 믿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못다 이룬 사랑보다는 죽기전 아들에게 못다한 아버지의 역할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 레몽은 아들에게 귀한시간을 날려버리지 말고,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멋진 인생을 살 것을 충고한다. 그렇게 레몽은 자신의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를 통틀어 아버지로서의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을 아들과 함께 한다.

아버지의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을 믿지 못하는 토마는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출판사 작가정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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