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첫 문장 - 나의 고전 필사 노트
김대웅 엮음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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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우 글쓰기를 할 때 항상 오랜 시간 고민하는 것이 도입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목을 끄는 것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할까 고민하는 것에만 과장을 조금 섞어 하루 종일 걸려요. 😓

글쓰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집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글을 썼지만 다시 읽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고 다르게 다시 써보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짧은 글을 쓰는 것도 정말 긴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렇게 해서 쓴 글들이 마음에 쏙 들거나 멋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


저는 그것이 글쓰기에 미숙한 저만의 고민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소설가의 첫 문장』이라는 필사 책을 접하면서 그러한 고민이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의 저자는 '글의 첫 문장을 쓰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탄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아! 이 당연한 진리를 내가 간과하고 있었기에 글을 쉽게 쓰길 바라며 조바심을 냈었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자는 우리가 아는 모든 위대한 작가들은 첫 문장을 통해 그들의 의지와 인생에 대한 태도를 표현해 내며 위대한 글을 탄생시켰다는 점을 명심하여 그들의 글에서 단순한 글쓰기 기술이 아닌 그들의 강한 의지와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필사 책은 단순히 글을 예쁜 글씨로 베껴 쓰는 책이 아닌, 위대한 작가들의 첫 문장을 읽고, 쓰는 동안 그들의 의지와 태도를 배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도록 하는 책인 것입니다.


저자는 위대한 소설가의 글들을 시작하는 유형별로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어요.

1장 <어느 소설가를 만나다>에서는 작가가 '화자'인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 첫 문장들을, 2장 <무드를 만들다>에서는 처음부터 소설의 전체적 분위기가 결정되는 소설들의 첫 문장들을, 3장 <이름을 짓다>는 첫 문장에서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이 등장하는 소설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4장 <작가의 영혼>에서는 작가가 자신을 드러내어 독자를 설득하는 첫 문장들을, 마지막으로 5장 <소설가의 호밀밭>에서는 작가가 소설 속 공간으로 독자를 데려가는 첫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창하지만 아직 쌀쌀한 4월의 어느 날, 시계 종이 열세 번 울렸다. 윈스턴 스미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턱을 가슴에 파묻은 채 재빨리 빅토리 맨션의 유리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문이 닫히기 전에 모래바람이 그를 따라 들이닥쳤다.

복도에서는 삶은 양배추와 낡은 카펫 냄새가 났다. 복도 끝에는 실내에 걸기에는 너무 큰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포스터에는 폭이 1미터가 넘는 거대한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마흔다섯쯤 되어 보이는, 콧수염을 기른 다부지고 잘생긴 남자였다. 윈스턴은 계단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기대할 수 없었다.'


무미건조하게 다가오는 조지 오웰의 『1984』의 첫 문장은 작가의 의도처럼 소설의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첫 문장을 2장에서 소개하고 있어요.

하지만 인물의 이름이 등장하니 3장에서 소개해도 되었을 것 같아요.


'그해 늦여름, 우리는 강과 들판 너머로 산이 보이는 한 마을에서 지냈다.'로 시작하고 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첫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가 화자로 등장하고 있기에 1장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95명의 위대한 소설가가 쓴 고전 151편의 첫 문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은 하나의 언어를 습득한 것이고, 하나의 언어를 습득한 것은 하나의 기술을 익힌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은 결국 하나의 기술을 익힌 것이라는 거죠.

우리는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의 첫 문장을 반복하여 읽고 따라 쓰는 중에 자연스럽게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기술을 익힐 수가 있습니다. 이 책의 필사를 통해 우리의 글쓰기 스승이 바로 위대한 소설가들이 되는 거죠.

멋지지 않나요?


저는 욕심내지 않고 긴 문장이든 짧은 문장이든 하루에 한 작품의 첫 문장을 필사하려구요.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 보면 그들만의 기술이 체화되어 자연스럽게 멋진 글이 써지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어요.

거기다가 요즘 거의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느라 글씨 쓰는 게 어색한데 글씨를 많이 쓰다 보면 글씨체도 예뻐지겠죠?

우리 그 여정을 같이 하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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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소통 - 나를 위한 지혜로운 말하기 수업
박보영 지음 / 성안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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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상대의 반응에 놀라거나 상처받고, 더 나아가 그로 인해 자괴감까지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타인이 나의 의도를 곡해하거나 나의 진심을 평가절하하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은 나이를 먹으며 연륜이 쌓이는 것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상처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로 인해 곤란을 한두 번 겪다 보니 대인관계에서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때가 있곤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어릴 때부터 대인관계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이 성인이 된 이후의 인간관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인간의 심리와 소통에 관심을 갖게 되어 소통의 기술을 연구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의 이유와 목적을 오로지 '자기 자신'에 두어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 소통법'을 창안하여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즉 '이기적 소통'이란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나를 위한 소통'을 의미한다.


이 책은 '여러 대인관계에서 받는 상처들'의 예를 보여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여 온전한 나를 회복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얽히고설킨 타인과의 관계를 푸는 공감 노하우', '적절하게 표현하여 관계를 회복시키는 이기적 소통의 기술', '언어만큼 중요한 비언어적 소통 요소 활용법' 등을 5개의 챕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과정을 EQ 이론에 접목하여 정리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IQ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이해, 추리, 분석 등의 기능을 작동시켜 EQ의 능력을 활용해 공감하고 배려하며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EQ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상대의 감정의 뇌인 편도체가 평안하도록 존중하고 배려하는 이타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상대의 자존심을 지켜주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이타적 소통'이 곧 '이기적 소통'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감정을 표현하면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소통 전에 자신의 감정을 준비하는 것이 '이기적 소통'의 중요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소통 과정 중 불편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할 때는 편도체가 진정될 수 있도록 소통을 멈추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감정 때문에 어려워진 소통 상황은 혼자가 아닌 반드시 상대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감의 본질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며, 나를 돕도록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기술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공감이란 '내 편'을 만드는 기술로 나의 이득을 위해 상대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이타적인 이기적 협력의 기술'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이기적 소통에 관한 주제별 이야기가 끝나면 각각의 소챕터가 끝나는 부분에 있는 <이기적 소통을 위한 Tip>에 본문의 내용이 단순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다. 본문을 읽고 난 다음 이 부분을 읽으면 본문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고, 본문을 읽지 않고 이 부분만 읽어도 소통을 위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이렇게 EQ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타적인 이기적 소통 방법 외에도 책에는 성공적인 이기적 소통을 위한 감정 조절과 목소리 톤, 말하는 속도, 말하는 방법 등의 언어적 요소와 복장, 상황, 타이밍, 몸짓, 표정 등의 비언어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 모든 내용들이 대인관계에서 받았던 상처나 어려움에 대한 위로뿐만이 아닌, 나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되고 있다.

자신을 다스리는 것부터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하여 이기적이지만 결코 이기적이지 않은 소통을 통해 성공적인 유의미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 개선이나 더 나아가 행복하고 안정적이고 평온한 삶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완벽한 이기적 소통을 통해 타인과의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여 자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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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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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슈퍼마켓에서 출점한 반찬가게의 판매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마흔 살의 이토 하나는 한 60대 여성의 재판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는 의식적으로 잊고 지냈던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된다.

인터넷 기사 속의 60대 여성은 20년 전 하나가 몇 년간 함께 살았던 요시카와 기미코라는 여성으로 당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하나가 그녀와 같이 살던 집에서 나온 후 연락이 끊어진 상태였다. 하나는 기미코의 체포와 재판 기사를 읽으며 이번 일로 인해 20년 전에 있었던 모종의 일들이 다시 거론되며 자신이 수사의 대상이 될까 봐 불안해한다.

이에 20년 만에 당시 같이 살았던 또 다른 동거인 가토 란에게 연락해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란은 기미코는 머리가 한참 이상했고 자신들은 당시 너무 어려 그녀에게 이용을 당했을 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과거 열다섯 살의 하나는 엄마의 지인인 기미코를 처음 만나 잠깐 동안 같이 지내게 된다. 함께 지내는 동안 기미코로 인해 많이 웃고, 주눅 들었던 친구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등 하나의 삶은 이전과 달리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하나는 그대로 계속 기미코와 같이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곳에 다른 가족이 있어 하나를 떠나버린 아버지와 집 근처 스낵바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며 하나를 방치하는 엄마에게서 제대로 된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했던 하나에게 그제야 제대로 된 가족이자 이해자가 생긴 듯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고 기미코는 하나의 삶에서 말없이 사라져버린다.

이에 하나는 잠시 침울한 나날들을 보내지만, 고교 졸업 후의 독립자금을 모은다는 새로운 목표를 정해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며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엄마의 전 남친 도로스케가 하나가 1년 반 동안 피나게 모은 돈을 훔쳐 가 하나의 꿈은 좌절되고 만다.

그로 인해 모든 의욕과 기력을 상실하여 별것 아닌 나날을 보내며 방황하는 하나 앞에 2년 전 갑자기 찾아왔다 갑자기 사라졌던 기미코가 나타나 자신과 같이 가자는 제안을 한다. 이에 하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기미코를 따라나섰고, 하나를 데려간 기미코는 하나와 스낵바 '레몬'을 개업한다.

그러면서 하나의 삶에 깊숙이 얽히는 영수라는 사내와 기미코의 친구 고토미, 친구이자 가족이 되는 가토 란과 다마모리 모모코를 만나는데….


대체 20년 전 그들은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일을 겪었던 것일까?



이 소설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방치되었던 주인공 하나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돌봐주는 기미코라는 어른을 만나 기미코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을 이루며 행복을 찾지만, 곧이어 다가오는 시련으로 새롭게 형성한 가족이 해체될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 대부분은 각자만의 이유로 인생의 부조리함을 절감하고 그 부조리함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방법으로 돈을 좇는다. 결핍이 많았던 하나 역시 기미코와 영수 등을 만나며 보호받는 느낌을 받으며 잠시 동안 행복과 안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런 행복은 자신에게 돈을 바라 찾아온 엄마와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고 미래를 꿈꾸게 했던 일터의 화재로 좌절되고 만다.

모든 것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에 결코 가서는 안 되는 길에 발을 들이고 마는 하나. 처음엔 돈이 행복을 위한 수단이었지만 종국에는 목적이 되어버리고 만 하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미코가 자신의 이름에 들어 있는 노랑을 이야기할 때부터 하나에게 노란색은 특별한 색으로 다가왔고 서서히 하나의 삶에 영향을 주더니 결국엔 하나의 삶 전반을 지배해버렸다. 그리하여 책에서 노란색은 풍수의 금운뿐만이 아닌 하나의 집착과 광기를 보여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란 집'은 하나가 진정 바랐던 꿈의 집이었을까? 아니면…?


소설 후반부로 가면서 란, 모모코, 하나를 보며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옛말이 생각나면서 화가 났던 것은 나뿐이었을까? 기미코는 그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줬건만 정신 이상자 취급이라니.

진실이 아닌 사실을 진실처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스스로를 피해자로 둔갑시켜 과거의 일을 완전히 잊고 잘 사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현재의 기미코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이라 불쾌감마저 들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영수와 기미코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 마음 아파 쉽사리 이야기를 보낼 수가 없었다.

삶에 대해 깊고 진중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적이고 아련한 이야기 『노란 집』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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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쉽게 하기 : 풍경 드로잉 (리커버)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4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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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를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 스트레스를 그대로 방치하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스리느냐는 것일 수도 있어요.

갑자기 왜 스트레스 이야기를 하느냐구요?

그 스트레스를 올바르게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림 그리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그리는 동안엔 마음이 안정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답니다. 특히 그림을 완성했을 때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감이 고취되죠.


그런데 제 경우 항상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니에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을 때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때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좌절감이 들어요. 특히 풍경을 그릴 때가 그래요.

분명 가만히 멈추어 있는 사물인데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나뭇잎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 어려워 항상 중도에 포기하고 말아요. 물론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요즘은 혼자 그림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서 인체나 정물을 그리는 것까지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단 말이죠. 🤔


그런데 그 어려운 '풍경 그리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바로 <진선북스>의 『스케치 쉽게 하기 : 풍경 드로잉』을 통해서인데요. 이 책은 2007년에 1쇄를 시작으로 올해 10월 33쇄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많은 책이었어요. 저는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을까요? 😢



이 책은 스케치를 위한 연필 선택부터 연필을 깎는 방법, 지우개 선택과 사용 방법, 스케치북 선택법 등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답니다.



1장에서는 드로잉에 맞는 선긋기의 중요성과 선긋는 방법에 대한 설명부터 나와요.

책을 보며 따라 해보니 저는 정해지지 않은 곡선을 긋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직선 긋기는 시키는 대로 쭉 긋기만 하면 되는 반면 곡선 긋기는 뭔가 자유로운 감성이 필요하단 말이죠. 아마 전 그런 자유로운 감성이 모자랐기 때문에 예술가가 될 수 없었나 봐요. 😅

곡선 긋기만 잘해도 위 사진과 같은 나무 한 그루를 금방 그려낼 수 있다고 하니 선긋기라는 기본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외에 1장에서는 구도와 비례, 드로잉의 리듬, 속도와 기법, 각기 다른 재료를 사용한 드로잉부터 어두운 바탕에 밝은 선을 사용하는 네거티브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드로잉의 상식과 기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요.


2장에서는 밑그림 즉,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구도를 파악하고 밑그림 스케치를 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제가 가장 많이 봤던 것은 3장인데요. 바로 실전에 관한 장이기 때문이에요.

3장에서는 풍경 드로잉에 자주 등장하는 여러 소재들을 그리는 법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저는 소나무를 따라 그려봤어요. 소나무 잎은 연필 끝을 세워 콕콕 찍듯 스트로크를 하라는 설명을 보고 그대로 하려고 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왔어요. 그래도 계속 반복해서 그리다 보면 언젠간 멋들어진 소나무를 그려낼 수 있겠죠?

지금 완성한 소나무 그림은 측면에 놓고 곁눈질로 흘깃 보면 얼추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


제주도 협재의 방파제에 정박한 어선 스케치도 따라 해 봤는데 책의 저자 김충원 님이 사용한 종이의 질감과 연필의 굵기가 제 것과는 다른지 아무리 지우고 수정해 봐도 책과 똑같은 느낌이 나오지는 않았어요.


4장에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하고 익힐 수 있는 물감과 색연필 등을 이용한 채색의 기법에 관한 내용이 나와 있어요. 채색은 아직 따라 해 보지 않았지만 풍경 스케치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색연필로 제가 그린 그림들을 채색해 보고 싶어요.



이 책의 마지막에는 책 본문에 나와 있는 그림들을 쉽게 연습해 볼 수 있는 <풍경 드로잉 연습장>이 부록으로 들어 있어요. 선긋기 연습과 스트로크 연습부터 본문에 나와 있는 그림들의 밑그림 인쇄본까지, 스케치를 처음 접하더라도 겁먹지 않고 그림에 도전해 볼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그림을 그리는 성인들은 거의 그림을 전공한 사람들이었어요. 하지만 이젠 그림 전공자든 아니든, 학원·프로그램을 통한 배움이 있든 없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즐기는 시대가 되었어요.

원하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누군가에게 배움을 받는 것도 좋겠지만 현대인들은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럴 때 잠깐의 시간을 활용해 그림 그리기의 기초를 확실히 잡아 주는 훌륭한 선생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스케치 쉽게 하기 : 풍경 드로잉』입니다.


이 책으로 열심히 기본을 연습하여 여러 풍경 소재들을 그려본 다음엔 실제 풍경을 그려보고 싶어요. 카페에 앉아 거리를 보며 냅킨에 무심한 듯하지만 멋지게 풍경을 그려 본다든지, 강변을 산책하다 강변의 풍경과 함께 백로나 왜가리, 오리들을 가볍게 스케치할 제 모습을 상상하니 뭔가 낭만적이고 멋있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려요. 😆


이 책은 선긋기 방법조차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기에 그림 초보자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이 책을 따라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야나두'가 되어 있을 거예요.

아, 이 책은 인물과 복잡한 건물 드로잉에 관해서도 나와 있기에 어쩌면 그림을 취미로 그려온 분들에게 적합한 책일 수도 있겠네요.


이 책을 보고 저자 김충원 님의 노하우에 자신만의 개성을 곁들여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풍경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때요? 멋진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은 물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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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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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유럽·아시아에서의 파시스트 정부 축출, 소비에트 연방에 맞서는 등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던 미국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기점으로 내부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며 흔들렸다. 이후 대통령이 된 바이든에게 잠시나마 중산층과 소외된 노동자 계층을 위한 정책을 기대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2024년, 트럼프가 이전에 각 요직에 꽂아놓았던 사람들이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변경하고 유권자들을 억압하면서 새로운 대통령에 공화당의 제럴드 콤프턴이 당선되었다. 이후 미국은 하나의 정당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국가로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제럴드 콤프턴의 무능력함과 미숙함으로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은 추락했고 경제는 궤멸 직전이 되어 지지율이 바닥을 찍었지만 공화당에게 유리하도록 재편된 선거구로 인해 제럴드 콤프턴은 재선에 무난히 성공했고, 2032년에는 제럴드 콤프턴보다 더 극단적 보수주의자이자 기독교 원리주의자인 호킨스가 미합중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선거후 호킨스는 그를 반대해 승리 자축 대회를 허가하지 않은 클리블랜드 시의회를 겨냥해 '좌파의 도발에 맞서 싸우자'는 선동적인 발언을 했고, 이에 KKK단을 계승한 '뉴 클랜'이 클리블랜드에서 사정없이 총을 쏘아 사람들을 죽이고 불을 지르는 등 전례 없는 잔혹한 학살을 감행했다.


클리블랜드 대학살 후 2033년, 미국 의회는 심각한 갈등과 논쟁 끝에 생체 이식 '채드윅 칩'을 개발해 대인 커뮤니케이션에 혁명을 몰고 온 모건 채드윅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한 연방공화국 탄생을 결정했다. 하지만 분리를 원하지 않는 이들은 12사도가 이끄는 공화국연맹을 출범시켜 연방공화국과 대립한다.

그 후 공포와 폭력이 난무하는 과정 끝에 연방공화국의 경제적 압박에 백기를 든 공화국연맹이 분리 협상에 동의하며 2036년 미국은 완전히 다른 두 나라로 분리된다.


연방공화국이 출범하고 12년 후인 2045년, 주인공인 연방공화국 정보국 요원 샘 스텐글에게 그녀의 정보원인 막심을 납치·고문 뒤 화형에 처하게 만든 공화국연맹 경찰국 요원을 제거하라는 임무가 맡겨진다. 타깃에게는 이미 샘을 제거하라는 임무가 주어진 상황이라고 했다.

죽임을 당하기 전에 먼저 죽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 샘에게 상관인 브레이머 부장은 더 큰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준다. 바로 샘이 제거해야 하는 타깃이 그녀와 같은 성을 쓰는 이복동생 케이틀린 스텐글이며, 샘은 케이틀린의 존재를 알지 못했지만 케이틀린은 오래전부터 샘의 존재를 알고 그녀를 줄곧 철저하게 감시해 왔다는 것인데….



소설은 시작부터 화형식이라는 충격적 장면과 조금의 예측조차 불허하는 숨 막히도록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주며 단숨에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야기는 현재 상황에 기반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상황 중 하나이기에 소름 끼치도록 현실감 넘쳤다. 또한 한 나라가 이분되어 심각한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정은 남과 북으로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이분되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과도 유사하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소설에 그려진 다가올 미래는 생체 이식 칩이라는 획기적인 기술 혁명으로 편리하지만, 사상과 생활면에서는 오히려 중세 이전보다 자유가 억압되고 말살된 암울한 모습이었다.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나라는 '신권정치를 펼치는 나라'와 그것에 반대해 겉으로는 인간 중심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여 국가 체제에 맞지 않으면 인간 개조를 서슴지 않는 '독재적인 민주 국가'로 나뉘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국가의 안녕과 존립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가의 존재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국가의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스파이 자매들이 그들이 속한 국가를 위해, 그리고 약간의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목숨을 건 쫓고 쫓기는 치열한 전쟁을 펼치는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찾고자 하는 자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그러한 사람을 관찰하며 때때로 숨통을 조이는 엇갈린 두 이복자매의 이야기는 시대가 낳은 수많은 희생자 중의 한 모습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두 자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작전에 관여된 수많은 인물들의 음모와 배신, 죽음을 보며 충격과 때로는 분노, 안타까움을 느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누구도 믿어서는 안되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야만 하는 미래의 삶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졌다.

샘과 케이틀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들의 원더풀 랜드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국가 존재의 목적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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