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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루하의 오일 파스텔
루하(강희주) 지음 / 성안당 / 2025년 5월
평점 :

저는 학창 시절 미술 수업 시간에 파스텔화를 몇 번 그렸봤었는데요. 그 몇 번의 경험에서 심한 색 번짐과 짜증을 유발할 정도의 흩날리는 가루로 인해 파스텔이라는 미술 재료를 그닥 좋아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래서 어른이 된 후에 다시 그려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더랬지요.
그런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시긴가 그 언저리 어느 때 즈음부터 파스텔화 강좌나 파스텔을 사용한 작품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래도 전 그저 '음, 파스텔화가 유행인가 보네. 보는 것은 좋지만 직접 하는 것은 사절이야'라며 감상만 즐겼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꽃이 피는 루하의 오일파스텔』을 접하면서 제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유행이고 많이 보이던 작품들은 파스텔화가 아닌 오일파스텔화였고, 파스텔과 오일파스텔은 겉모습만 비슷하지 전혀 다른 재료라는 것을요.
파스텔은 안료를 가루로 만들어 압축시켜 놓은 것이고, 오일파스텔은 안료 가루에 비건조성 오일과 왁스를 혼합하여 만든 것이라고 해요. 그렇기에 파스텔은 분말 느낌으로 매우 건조하고 가루가 많이 날리는 반면, 오일파스텔은 크리미한 왁스 느낌이며 힘주어 그리면 유화 느낌을 낼 수 있는 재료라고 해요.
또한 파스텔은 제어가 어렵고 마감이 까다로워 초보자에겐 적합하지 않지만, 오일파스텔은 연필처럼 쥐고 그리면 되고 간단한 기법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 초보자에게 매우 적합한 재료라고 해요.
여기서 한 가지 더!
아이들 크레파스를 보면 케이스 겉면에 영어로 오일파스텔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이들 크레파스가 여기서 말하는 오일파스텔일까요?
대답은 No!
크레파스라는 이름은 안료와 왁스를 혼합하여 만든 크레용과 파스텔의 장점을 절충하여 만든 일본의 '사쿠라 크레파스'라는 제품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크레파스는 오일파스텔처럼 안료에 오일과 왁스를 혼합하여 만들었지만 오일파스텔과는 달리 왁스의 함량이 월등히 높고 오일은 소량 포함되어 있어 오일파스텔보다 단단하고 색상의 블렌딩이 잘되지 않아요. 즉, 두 재료는 성분 구성, 질감, 용도, 사용법과 표현 방식 등에서 확실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의 저자 루하는 오일파스텔을 주 재료로 삼아 자연과 사람, 동물을 따뜻하게 표현해 내는 작품 활동을 작가랍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꽃을 오일파스텔 특유의 질감을 살려 부드러우면서도 입체감 있게 표현해 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책의 제일 앞부분에서 오일파스텔 사용의 초보자들을 위해 선 긋기, 면 칠하기, 문지르기, 그러데이션, 레이어링 등의 기본적인 묘사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하니 실제로 해 보시길 바라요.

본격적으로 꽃 그리기를 설명한 챕터에 들어가면 각각의 꽃 그림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 그 꽃을 그리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상과 연결된 QR코드가 있어요.
이 책은 책을 보며 그리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확실히 숙지시킨 다음, 영상을 통해 실제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실제 그리기 연습이 될 수 있게 돕고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책에는 튤립, 붉은 장미, 작약, 페리윙클, 모란꽃, 프렌치 메리골드, 붓꽃 등 25가지의 꽃 그리는 방법이 설명되어져 있답니다.
진짜 꽃처럼 꽃잎을 섬세하고 생기있게 표현한 그림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해요.

책에는 꽃 그리기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나비나 리본 같은 작은 그림들을 그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7가지가 나와 있어요.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요정 그림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거기다가 꽃 그림과 작은 그림들을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책갈피와 엽서 8가지 예시까지.

마지막 부분에는 자연을 담은 작가님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답니다.
동화적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들은 그리움과 애틋함, 사랑스러움 같은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불러일으키며 진한 여운을 남겨요.

이 책을 보고 꽃의 유려함과 생동감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오일파스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거기다가 초보자가 손쉽게 접근하여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깊이 있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고 하니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어요?
풍부한 색감과 부드러운 질감의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한 폭의 동화 같은 따뜻하고 감성적인 그림을 그려보고 싶지 않나요? 거기다가 그리는 동안 마음의 안정과 치유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면요?
지금 바로 오일파스텔화에 도전해 보세요.
『꽃이 피는 루하의 오일파스텔』이 기본 개념부터 기법, 표현 방법까지 오일파스텔화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는 길을 보여주는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 줄 거라 확신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