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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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하루 끝에 읽을 수 있어 행복했던 소설!

소설을 읽다보면 내 마음까지 보듬어지는 기분이 든다!





역에서 곧장 이어지는 언덕길을 올라 첫 번째 교차로 맨 끝 골목길, 그 막다른 곳에 다다르다보면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인 비밀스러운 카페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1인 전용 카페 도도.’ 무릎 아래 정도 높이의 작은 간판을 보며 사람들은 이런 데 카페가 있었던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다 이내 신비로운 힘에 이끌리듯 그곳으로 향한다. “어서 오세요. 카페 도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곱슬곱슬한 머리칼에 동그란 안경을 쓴, 소로리라고 불리는 카페의 주인이 손님을 반긴다. 매일 밤, 도시에 어둠이 찾아오면 소로리는 단 한 사람을 위한 다정한 불을 밝히며 그가 만든 특별한 차와 디저트를 건네어준다.




고민은 여기 두고 가세요.

당신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차와 디저트를 드립니다.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는 유독 지치고 괴로운 나날의 끝에 발견한 도시의 숲속 카페 ‘도도’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소설이다. 어찌된 일인지 카페 도도를 찾는 손님들은 열심히 달리던 일상에서 잠시 도망치고 싶을 때, 일과 가족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시름에 잠겨 있을 때 이곳을 불쑥 찾아온다. 카페 도도의 주인인 소로리는 그런 손님들을 반갑게 맞으며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들을 위한 차와 디저트를 건넨다. 그런 소로리 덕분에 손님들은 내내 짊어지고 있던 짐과 고민들을 잠시 내려놓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이곳을 나서게 된다.









  소설 속에는 나이도, 직업도 저마다 다른 다섯 명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매일 SNS에 파묻혀 갓생을 따라하는 삶에 지친 가에,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결혼 생활을 이룰 수 있기를 원하는 세라, 열심히 일 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정작 자신은 돌볼 줄 몰랐던 사요코, 고객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은 헤어디자이너 아야카, 점점 일에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60대 텍스타일 디자이너 무쓰코까지. 이 다섯 여성들의 에피소드 속에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만한 고민들이 담겨있다. 덕분에 소설을 읽다보면 내 마음까지 가만가만 보듬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는요, 사람들이 소리 높여 주장하는 멋진 삶에 압도당할 것 같았어요. 꼭 저렇게 살아야 한다며 저 자신을 채찍질하느라 바빴거든요.”

SNS에 속박돼 있던 나날에 대해 가에가 고백한다. / 58p


확실히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다.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해나간다면 그 모습이 언젠가 누군가의 눈에 띄거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지 모른다.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낫다. 세라는 그렇게 생각한다.

“작은 일이라도 마음을 내는 게 중요하니까요.” / 90p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며 사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가에에게 소로리는 몽당연필 한 자루를 내밀며 이렇게 말한다. “손님께 필요한 건 이거예요. 자기만의 심이 있어야 해요.” 말끔하게 깎아냈을 때 드러나는 연필심, 그 중심에서 오롯이 제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자기만의 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급하게 자란 나무는 연약한 법이라고, 하지만 시간을 들여 변화해가는 나무는 단단하기에 오늘의 아픔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을 돌보는 데 더 마음을 쓰기를 바라는 소로리의 다정함이 독자에게까지 오롯이 전달된다.



부조리함이나 이해받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기 나름의 요리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 115p


“왠지 기운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감주는 마시는 수액이라고도 하더군요. 나를 돌보는 게 성공한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더니,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돌봐주겠어요.”

이번에는 마치 신기한 생명체를 쳐다보듯 말한다.

맞는 말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을 돌봐주지 못했다. 더 열심히 하라고 다그치기만 했다. 자기 자신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 139p









  “마음에 비 내리는 날의 샌드위치, 있습니다.”

  마음에 비가 내릴 때 나를 위로해주는 샌드위치와 나를 돌보는 마시멜로 구이가 있는 카페 도도를 찾아가보고 싶어졌다. 고단한 하루 끝에 읽을 수 있어 행복했던 책이다. 유독 지치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에 이 소설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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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지만 과학입니다 10 - 우주 쓰레기에 맞을 확률은? 엉뚱하지만 과학입니다 10
원종우.최향숙 지음, 미늉킴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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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갖춘 초등 과학상식책!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새 깨닫게 되는 일상과 교과서 속 과학 원리!






  『엉뚱하지만 과학입니다』 는 일상 속에 숨은 과학을 찾아내 엉뚱하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풀어내는 어린이 과학책이다. 앞선 시리즈에서는 편의점, 병원, 놀이터, 쇼핑몰에서 숨은 과학을 찾아냈다면, 10권에서는 드넓은 ‘우주’로 나아간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신비로 가득한 그곳으로!



우주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해보아요



  책 『엉뚱하지만 과학입니다』 는 어린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엉뚱하고 재미난 과학 이야기만을 쏙쏙 뽑아 다양한 우주 상식과 과학 지식을 전달한다. 세밀한 감수를 통해 교과와 연계된 과학 상식까지 알차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광활한 우주를 향한 지구인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도 소개해준다. 덕분에 책을 읽다보면 일상의 곳곳에 우주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무선 전동 그릴과 고글에 쓰이는 유리가 실은 우주 탐사를 위해 개발되었다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정수기가 우주 탐사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무선 헤드셋도 원래는 우주인을 위해 특별히 제작되었던 거라고?



  책에 따르면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이후 지금까지 약 1만 5천 대의 위성이 지구 궤도에 올라갔다고 한다. 현재 지구 궤도에 약 8천 개의 인공위성이 떠있는데 그 중에서 작동 중인 것은 2천 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테스트 중이거나 우주 쓰레기로 방치된 상태!



  우주 쓰레기는 1센티미터 미만에서부터 10센티미터 이상이 되는 것들 등 다양한 크기의 파편으로 남아 있는데, 다행히도 우주 쓰레기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위협이 될 확률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우주 쓰레기는 총알보다 10배 빠르게 지구 궤도를 돌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우주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훗날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는 직업도 생기지 않을까? 과학의 발전이 때로는 또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는 점에서, 아이와 함께 이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보름달이 돌아오는 주기는 약 30일 정도지. 일 년에 12번!

그래서 10년 동안 120번 정도 보름달이 떴다고 한 거야.

사람들은 이런 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었어.

이를 음력이라고 해.

한 달을 29~30일로 하고 1년을 12개월로 하면 354일 정도밖에 안 되잖아?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계절이 맞지 않게 돼서, 음력을 잘 쓰지 않게 된 거야.

하지만 밀물과 썰물과 같이 달의 움직임과 관계있는 현상들이 일어나는 날짜는 음력을 통해 알 수 있어. / 47p








  이 외에도 인공위성의 원리는 무엇인지, 달의 모양은 왜 달라지는지, 우리가 만든 우주왕복선과 비행접시 모양의 UFO는 왜 모양이 다른 것인지, 우주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등 다양한 우주 상식을 접할 수 있다. 과학하면 어렵다는 편견도 이제 그만! 어딘지 수상쩍고 괴짜 같은 구석이 있지만 과학만큼은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파토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과학과 친숙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도 도서관에서 종종 빌려와 읽을 만큼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과학책이다. 재미있으면서 유익하고,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초등 과학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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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말라고 하지 마세요 - 우리 아이 사회성 솔루션
이다랑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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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이의 기질과 성격 발달에 따른 사회성 교육이 필요한 때!

우리 아이의 건강한 사회성을 위한 부모 교육 가이드!






  부모에게 있어 아이의 학업만큼 고민이 되는 게 있다면 사회성이 아닐까. 확실히 사회성이 높은 사람은 삶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타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힘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정서적인 안정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적극적이고 많은 친구와 쉽게 어울려야 사회성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부모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아이가 예민하고 소극적인 편이어서 사회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책 『싸우지 말라고 하지 마세요』는 우리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부모 교육 가이드북이다. 많은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성에 관한 각종 오해들을 해결하고, 사회성의 본질과 중요성 그리고 아이의 기질에 따라 다르게 가르쳐야 하는 사회성 교육의 방향성과 실천법을 제시한다. 이제껏 사회성의 중요성은 알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몰라 망설였던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독립적으로 잘 자라서 세상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인 부모들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건강한 양육의 키워드, 사회성



  이 책은 먼저 사회성에 관한 뿌리 깊은 오해와 진실을 살펴본다. 그 중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사회성이 ‘친화력’이 아닌 ‘문제 해결력’에 가깝다는 점이다. 저자는 건강한 사회성의 진정한 의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친구가 원하는 것과 함께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즉, 나와 다른 사람의 욕구가 다를 때, 적절하게 양보하고 또 필요할 때 거절하고 선택하며 조율해가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싸우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을 마음껏 주장하면서 순서를 정하고 사과하는 모든 과정 안에 사회성이 있다. 갈등이 없는 것이 결코 사회성이 좋은 게 아니라, 갈등을 잘 풀어가는 ‘문제 해결력’이 사회성임을 꼭 기억해야겠다.



사회성이 잘 발달했는지를 확인하려면 ‘갈등’이 있는 상황을 보아야 합니다. 앞서 사회성은 단순히 관계를 잘 시작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잘 유지하는 과정이 중요하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또래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잘 ‘해결’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 23p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아이가 익숙하고 편안한 소수의 친구를 반복하여 만나는 경험이 더 도움이 됩니다. 익숙한 관계에서 즐거움도 경험하고 갈등도 해결하며 관계에 대한 효능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지요. 특정 친구들과 연습한 사회성 스킬은 다른 친구를 만날 때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다양한 관계에 노출하기보다는, 아이가 천천히 충분하게 경험하도록 도와주세요. / 32p







  중요한 것은 아이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성 발달은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숱한 실패와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의 발달을 넘어서는 너무 높은 수준의 사회성을 기대하지 않기를 조언한다. 흔히 부모는 “뭐가 쑥스럽다고 그래”, “별 거 아니야”라며 달래주거나 문제를 빨리 해결해주기 급급할 때가 있다. 이때 억지로 다양한 관계에 노출하기보다는 아이가 천천히 충분하게 경험하도록 도와주고, 아이의 불안과 긴장을 충분히 수용하면서 도전을 지지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친구와의 갈등에 있어서도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공감과 관심을 가지면서 기다려주는 자세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먼저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아이는 있는 그대로 수용받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받아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부정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고유한 아이의 것입니다. 새로운 자극이 신나지 않고 두려운 마음이 더 많이 드는 아이에게 “아, 낯선 것을 해야 해서 두려운 마음이 드는구나?”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 79p


모든 아이는 각각 이렇게 사회성의 실패를 조금씩 경험합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아이가 성장하고 적절한 사회적 기술을 배우는 기회입니다. / 166p







  아이의 기질과 성격 발달에 따른 사회성 교육을 강조하는 책인 만큼, 우리 아이의 기질은 무엇이고 또 그 기질에 따라 어떻게 사회성 교육을 해야 할 것인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 아이의 사회성에 관한 고민과 해결책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나와 가장 가깝고 믿을 수 있는 주 양육자와의 1:1 관계는 아이의 마음에 ‘세상의 모든 관계는 참 좋고 안전하다’라는 깨끗하고 좋은 렌즈를 끼워주는 것과 같다는 저자의 말을 마음에 새기며, 이 책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아이가 세상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곁에서 많이 응원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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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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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그러모으는 소설!





  후회는 멈춤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라 했던가. 여기, 온통 후회로 점철된 지난 5년의 시간을 반성하며 더 이상은 스스로에게 비겁해지지 않으리라 다짐한 여인이 있다. 남자친구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로 감옥에서 5년을 보낸 케나는 출소 후, 감옥에서 낳은 딸 디엠을 되찾기 위해 스코티의 고향으로 향한다. 착하고, 재밌고, 운동도 잘하고, 최고의 아들이자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였던 스코티였기에, 그런 아들을 잃은 것도 모자라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까지 양육하게 된 스코티의 부모님을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이 없다. 그들은 케나를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나로서는 스코티를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딸마저 잃을 수는 없었기에 무엇이든 해볼 작정이다.



내 희망은 그들이 내 딸을 통해 나를 용서해 줄 조그마한 조각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심한 상처라도 낫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내가 남긴 건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인데 희망조차 버릴 수는 없다. 이 희망이 나를 완성하거나 또는 나를 파괴할 것이다. 그 중간은 없다. / 90p



  왜 하필 그녀일까. 이곳에 온 사람들 중 그녀만큼 그의 관심을 끈 사람은 이제껏 없었다. 렛저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처음 본 이 여성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스코티를 죽음으로 내 몬 여자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눈에 반한 여자가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미워했던 여자라니. 그것도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친구의 딸 디엠의 엄마라니. 어쩌면 좋을까.




나는 그녀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보다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녀에게 더 많이 묻고 싶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삶에 대해 물어본 단 하나의 질문마저도 대답하지 않았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예요?

왜 나는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걸까? / 52p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용서와 구원,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콜린 후버의 로맨스 소설이다. 비극적인 사고로 남자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이에 대한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감옥에서 5년을 복역한 케나는 딸을 되찾고 그의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러 죽은 남자친구의 고향을 찾아오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는다. 한편, 딸과의 재회를 꿈꾸며 낯선 마을에 정착해 좀 더 견실한 삶을 다져가려던 케나는 뜻밖에도 남자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렛저와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점 사랑에 빠지고, 이내 서로가 가까워져서는 안 될 사이라는 것을 알고 밀어내려 하지만 이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케나는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용서를 구하고 딸과 재회할 수 있을까, 케나와 렛저는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고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그러모으는 소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견고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절망에서 서로를 구원하여 마침내 진실로 다가가는 여정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슬픔과 죄책감, 후회와 연민, 사랑과 같은 복잡한 감정들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해낸 이 소설은 끝내 왈칵 눈물을 쏟아내 독자로 하여금 속수무책이 되어버리게 만든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만약 불완전한 엄마 밑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엄마가 내게 전혀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라는 것보다는 불완전한 엄마가 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자라는 것이 훨씬 낫다. / 133p


스코티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날 밤 그 일로, 난 줄곧 케나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왔다. 하나의 원인과 결과. 이 모든 것이 그녀가 내린 끔찍한 선택 하나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우리 모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아서 그저 비난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 177p







  “그게 다야. 그렇게 간단한 거야. 나는 널 용서했고 너는 날 용서하고, 그리고 우리는 함께 나아갈 거야. 이 꼬마 숙녀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주는 거야. 알겠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케나를 포옹하며 그레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겐 서로의 불완전함을 끌어안고, 미움이라는 감정에 가려진 진실을 바라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용서와 사랑의 힘에 관한 아름다운 스토리 텔러로 각인된 콜린 후버의 또 다른 작품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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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무 무지개 택배 1 - 뒤바뀐 주소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박현숙 지음, 백대승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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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니까!

경쾌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그림체로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어줄 책!






“어서 오세요, 고객님. 무엇이든,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배달하는 무무무 무지개 택배를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8p



  이곳은 무엇이든,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배달하는 무무무 무지개 택배. 단, 13세 이하인 어린이 고객의 택배만 받는다는 이 기이한 택배 회사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짙은 안개를 뚫고 비밀리에 이곳에 배달을 맡긴 아이들에게는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독특한 제목과 소재가 인상적인 『무무무 무지개 택배』는 『수상한 아파트』를 비롯해 무려 170여 권에 이르는 동화책과 청소년소설을 출간한 박현숙 작가의 작품이다. 저승으로 가기 전, 이승에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사십구일의 시간을 부여받은 주인공들로 하여금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일깨워주는 『구미호 식당』이란 작품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작품도 기대가 되었다.



신비하고 신기한 무무무 무지개 택배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무지개 택배 회사에 오게 된 지 어느새 20일째. 무지개 택배 회사에서 일하는 깍지는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무지개 택배 회사의 기숙사에서 지내는 택배 배달원들은 단 30일만 이곳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관리하는 왕 대장은 깍지에게 30일이 지나기 전에 깍지의 주인을 꼭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30일 안에 주인을 찾지 못하면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캄캄한 담에 붙어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에게 부여된 택배 배달부터 마쳐야 했다. 택배와 깍지가 살던 곳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어서, 배달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연관이 있는지 깨닫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깍지가 배달 나가야 할 택배물의 주소가 엉망진창이다. 설상가상으로 배달 상자가 뜯어지고, 배달 과정에서 상자를 잃어버리는 불상사까지 발생한다. ‘무지개 택배 회사 규칙 1항, 배달원은 절대로 택배를 열어 보면 안 된다’, ‘무지개 택배 회사 규칙 5항, 택배를 잃어버리면 절대 안 된다.’ 이 두 조항을 위반하게 된 셈이다. 만약 택배를 찾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으로 깍지는 자신의 원래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연기로 사라지게 된다. 과연, 깍지는 택배 상자를 찾아 택배물을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을까? 자신을 잃어버린 주인 역시 되찾을 수 있을까?



“너희의 주인들은 지금 죄다 이상한 일을 겪고 있을 거다. 기억력이 나빠지거나 웃음이나 눈물을 잃었거나. 그뿐이 아니지.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고 누군가를 자꾸만 의심하기도 할 테고 말이다. 아이고, 내가 뭔 말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네. 깍지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택배와 네가 살던 곳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 배달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연관이 있는지 깨닫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인을 찾아갈 수 있단다.” / 21p


“얘야, 나는 뭐든지 사는 사람이란다. 네게 필요 없는 게 있으면 팔아라. 어떤 것이든 상관없니? 대신 이 안에 들어 있는 것 중에 네가 갖고 싶은 걸 하나 가져도 좋아. 네 그림자와 맞바꾸는 거지.” / 82p







  박현숙 작가는 유년 시절 한 친구의 말에서 이 작품을 착안했다고 한다. 그림자가 없으면 이전의 기억이 다 사라진다고…. 그림자가 없으면 기억이 사라진다니! 가만 생각해보면 그림자나 코딱지, 비듬 같은 것들은 우리 몸에 없어도 하등 상관이 없는 것들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버려진 소중한 것들을 찾아 주는 무지개 택배 회사를 통해 자신이 가진 것 중에 필요 없는 것이란 없으며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읽고서 ‘오늘 내가 하찮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것이 될 수 있으며 내가 가진 모든 게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왜 또? 또 간섭할 일이라도 남아 있어?”

“간섭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 100p


“내가 왕 대장이라는 사람을 알거든. 착하고 듬직한 사람이야. 아는 것도 많고. 그런데 왕 대장이 그랬어. 자기가 가진 것은 모두 소중하다고. 표가 나지 않아도 말이야. 아마 그림자도 그럴 거야.” / 125p







   박현숙 작가 특유의 경쾌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그림체로 완성된 따뜻한 이야기책이다. 연이어 출간된 시리즈들도 기대가 된다.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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