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도둑 준모 낮은산 작은숲 4
오승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낮은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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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모는 참 평범한 아이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 조금 더 욕심을 내게 되고 조금 더 밀어붙이게 되는 아이.

그러면 군소리없이 그냥 따라오는 아이.

하기 싫다고 하면 엄마가 슬퍼할까봐.. 자기가 못하면 엄마가 속상한 걸 먼저 걱정하는 아이.

우리 큰 아이랑 닮은 면이 많다.

하니까 문제집도 한장 더 풀리고. 영어도 10분 더 하라고 하고

싫다고 많다고 하면서도 울면서도 꾸역꾸역하고 있는 내 아이를 보면서 맘이 짠한 적이 있었다.

지 동생처럼 싫다고 고집피우고 떼쓰면 안 시킬수도 있는데... 할래 안할래? 하고 강압적으로 물어

보면 눈물을 뚝뚝 떨어지면서도 한다고 하겠다고 하는 아이다.

준모를 보면서 많이 짠했다.

하지만 준모엄마를 보면 많은 동감이 갔다.

나도 우리옆집에 예린이가 산다면 많이 스트레스받고 아이를 들들 볶았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런 아이가 없다. 아니 있어도 모른다...

내가 읽고 아이에게 권했더니 ... 아이는 조금 슬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준모랑 닮지 않았단다...

(독서지도를 배우면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그 일이 내게 생긴다면? 이란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게 참 의외로 어려운 질문이다. 남의 고민은 들어주고 충고해줄 수 있지만 내가 그 입장이라고

생각하긴 힘든거.. 그런거 아닐까 싶다.)

엄마가 들들 볶기전에 아이들이 먼저 안다.

잘 하고 싶고 앞서고 싶고 상도 받고 싶고..

긴 인생에서 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그런일들이 아이에겐 세상 전부가 되고

죽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일이 된다.

의도되지 않은 거짓말로 준모가 고민할때.. 차라리 다리가 부러졌으면...

그래서 엄마가 사실을 몰랐으면... 하는 부분이 참 찡하다.

아이들은 별거아닌데 엄마한테 혼나는거.. 들키는 걸 참 크게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예전에 나도 그나이적에 우산이나 겉옷을 자주 잃어버렸었다.

그래서 몇번을 혼나도 계속 그 건망증이 없어지질 않아서 어느날

우산을 또 잃어버렸을때 엄마한테 혼나는게 무섭고 엄마에게 미안해서..

차라리 죽어버릴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겨우 우산하나때문에 죽음을 생각 한 적이 있다.

준모도 그렇겠고 내 아이도 그런 적이 있을거다...

아이를 이해하는 것... 그게 모든 교육서의 기본이고  세상 모든 엄마가 알면서도

실천이 쉽지만은 않은 것을 다시 느낀다.

그래도 준모는 진구라는 친구가 있어서 좋겠다.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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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죽었단다.

대학을 졸업사고도 십년이 지나고 또 7여년이 지난 지금... 잊고 있었던 친구의 부고를 들었다.

우리 나이가... 아직은 동년배의 죽음을 맞기엔 너무 이르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친구가 죽었다는 연락이 왔다.

대학시절 그와 내가 친했던가? 친한 적도 있었던 거 같다.

나이가 많아서 언니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린애같기도 했고...그러다 생각이 다르고

노는 그룹이 달라지면서 그냥그냥 지내다가.. 졸업하고 사느라...

간간히 소식만 들었다.

결혼을 했단다... 이혼을 했단다..

나 하나 추스리고 살기에 급급해서 가까이 연락하던 친구들도 하나 둘씩 자꾸 줄어들었는데.

졸업하면서 연락을 안했던 친구들은 새삼 말해 무엇하랴..

그렇게 결혼했나 보다.. 남편따라 어디 가서 사나 보다.

다들 비슷비슷하게 살겠지..

누구는 나보다 별루였는데 지금은 잘 사는 걸 보니 역시 남편 잘 만나는게 젤인가?

그러다 애들 뒷바라지 어쩌구 저쩌구..

누구는 일찍 결혼해서 벌써 고등학생아이가 있고 어쩌고....

그렇게 사는 냄새에 젖어서.. 살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친구가 죽었단다.

먹먹하고... 어이없고... 그리고 무서웠다.

죽음이 무서운게 아니라... 그렇게 잊혀졌다가 죽음으로 인해 기억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스치

면서 무서워졌다.

좋아하지도 기억하지도 않은 친구의 죽음...

미안하고 무섭고 눈물이 났다.

어쩌면 누구보다 열심히 독하게 살았을지도 모를 그 친구가.... 그녀의 미소가 그녀의 노랫소리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아니 그리워진건 그 친구가 아니라 그때의 나자신인것도 같다.

..........................................................

가끔 죽음을 생각할때도 있다.

내가 지금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는다는 건 도피한다는 것 현실로부터 도망친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남겨진 것들이 족쇄처럼 느껴져서 죽음도 선택하기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했던 거 같다.

불안하게 서성거리면서 잠 들기 힘든 요즘.. 갑자기 날아든 친구의 부고가..

그래서 더 슬프고 두렵다.

아~ 그렇게 죽을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러니까... 죽음도 먼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 이었다.)

........................................................................

부디 지금 있는 곳에서는 마음의 짐 어깨의 짐 다 내려놓고 평안하시길....

그동안 널 잊고 있어서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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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스무살 하고 몇년 더 살았을때 공지영을 첨 읽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신경숙과 더불어 유행처럼 돌았던 책..

참 재미있게 읽었고 그래! 사는 건 이런거야..

내가 주체적으로 내 삶을 일궈나가야해!! 하면서 밑줄도 그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계속되는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쩌라구..

그 시절 힘들었고 고통받고 상처받은게 너 뿐이었니?

왜 너만 힘들다고 징징거리니.. 그렇게 남들도 다 겪은 상처를 오로지 너만의 것인양

들이대고 하소연하니까 좋으니?

딱 그런 심정이었다. 어쩌면 이건.. 그 당시 인기를 끌던 그녀에 대한 여러 매체에서 보여준

털어서 먼지찾기 같은거에 나 자신도 혹해 있었던 거였다.

외모, 학벌. 이혼과 재혼의 개인사. 그리고 문학계에서 조금은 인정을 못받더라는 카더라~ 통신들

등등등... 그렇게 해서 고등어, 봉순 언니이후 '그녀'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잊고 살았다.

공지영?  뭐 그다지... 작품성도 없고 유행에 민감한.. 그런 작가..

간혹 잡지에 실리는 가십들.. 또 이혼을 했다더라 재혼을 한다더라..

그런데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그리고 나도 나이를 먹고 실패를 하고 우유부단하게 망설이고 회피하고 .. 상처 받지 않으려고

아닌척 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책 광고에서 보고 그녀의 수필을 읽었다.

조금 지루했다. 그러나 간혹 가슴에 닿는 부분이 있었다.

뭐.. 작가니까... 이런 부분도 있어야지...

그렇게 별거 아닌것으로 치부하면서 다시 책을 덮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조금씩 공허해지기도 하고... 살아온 날에 대한 후회가 쌓이고

하루하루 후회들을 만들어 가면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고.. "빗방울처럼 혼자였다"를 읽었고

"수도원 기행"을 읽었고...

아침마다 화장실에 앉아서 "즐거운 나의 집"을 읽었다.

그리고 계속 장바구니에 넣기만 하고 결제를 하지 않았던 "네가 어떠한 삶을 살던 나는 너를 응원

할 것이다"를 읽었다.

달랐다.

그녀가 달라진게 아니라 내가 달라졌다.

상투적이고 소녀취향적이고 징징거린다고 여겼던 그녀가 나를 위로했다.

다시 예전처럼 책에 밑줄을 그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 내가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 거기 있었다.

작가라기보다... 가쉽거리의 한 여자로만 보았던 그녀가 어느새 단단해져서 그렇게 서 있었다.

그녀는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아닌거 같다.

세상에는 그녀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심지어  더 소녀취향적이고 소비적인 글을 잘 쓰는 사

람들이 더 많다.

그녀가 작가로서 내게 감동을 준 건 아니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꾸준히 글을 썼고.

자신의 가슴에 달린 주홍글씨 같은 이름표를 고스란히 세상에 드러내놓은채 계속 안고 있엇고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보고 공개하고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었다.

어느 책 글 한부분에서 처럼 상처 받지 않기위해 쿨~ 한척 하면서 살지는 않았던것이다.

그런 그녀의 솔직함.. 조금은 오지랍넓어보이는 그런 면들이

세상이 아니 적어도 내가 그녀를 공감하게 한 거 같다.

별 거 아닌거 같아도

자신의 실수담 실패담을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는 건 쉽지 않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지만 그건.. 그런 실수 실패를 통해 내가 이렇게 성공했다.. 라고 하는

성공을 보여주기위한 한 과정으로 드러날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실패.. 고통... 을 그냥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그녀가 성공했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일단.. 대중적으로 성공하긴 했다. 부럽다.)

내가 가진 상처들을 자랑스러워하진 않더라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

그것을 내것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것.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여주어서 공감이든 비판이든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그녀의 힘이었던것 같다.

나는...

아마 그동안 상처 받지 않으려고 쿨~한척 했고 모르는 척 했고

내가 고통받고 손해봤다고 여긴 부분을 늘 남 탓하면서 그 놈만 아니었더라면... 그년만 아니었더

라면 .... 하고 살았던 것이다.

즐거움이든 고통이던 다 내것이고 내가 끌어안아야 하는 것이고...

내가 받은 상처도 내 재산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다행이다.. 더 늦기 전에 알아서..

다시 공지영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면서.. 그간 읽지 않았던 그녀의 책을 더 찾아보고 싶진않다.

솔직히 귀찮아서..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두고두고 곱씹어 봐야할거 같다.

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주옥같은 명문은 아니지만..

간혹 친구가 던져주는... 리모콘을 돌리다가 걸려든 어느 드라마에서  갑자기 어이없게

가슴을 치는 짧은 대사처럼... 그렇게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할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용기가..실패를 분석하면서도 사랑할 줄 아는 아량이..

남의 말에 공감하고 귀 귀울이는 관용이

글쓰는 재주보다 더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많이 쓰는 것...일단 쓰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민하는 것 보다 일단 두드리고 부딪치는게 필요하다.

그녀는 나에게 사소해서 모두가 알지만  잊고 있던 뭔가를 알려주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내가 참 소중한 작가의 한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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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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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참 단순하다.

나이들고 병든 할아버지와 15세 손녀의 이별이야기다.

그러나 눈물나거나 감정을 건드리는 표현은 없다.

할아버지는 최후까지 고집세고 괴팍하지만 따뜻하고

손녀는 그냥 묵묵히 지켜보며 안타까워한다.

사실 누군가와 헤어질때 눈물 쏟고 펑펑 울고 감정을 마구마구 짜내기보다는

그렇게 담담한척 아무렇지도 않을척 하면서  자꾸 내가 뭘 잘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무는것... 그런게 아닐까..

리버보이가 뭘까... 궁금해하다가 중반즈음 눈치를 챘다.

다만 그걸 어떻게 연결해나갈까 궁굼하기도 했다.

결국 리버보이는 어려운... 그러나 꼭 하고 싶었던 강의 시작에서 바다까지 헤엄쳐 나간다.

제시도 그걸 해냈다. 어쨌든...

그리고 울고 싶을때는 울음을 참는게 아니라 울고 싶은 만큼 울고 나서 털어내는 법을 알게 된다..

다들 아는 건데.. 하고 싶어하는 건데... 하기 쉽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소녀는 성장했다.

조금은 지루하고 단순하면서 아름답다.

사실 아직 감동까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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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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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었다.

내 글이 밥이 되고 돈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잘 써야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첵은 아니다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글을 쓸때의  방법이나 자세등 간간히 구체적인 예가 나오기는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무엇을 쓰고 싶어하는가를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이런 책을 많이 읽으면 도움은 될것이다.

회고록을 쓸때 여행기를 쓸때. 인터뷰를 할때 혹은 픽션을 쓸때라도 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건..

결국 내가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쓰는동안 생각하고 자료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고.. 그리고 쓰고 고치고..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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