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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사람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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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가 등장인물의 내면을 묘사하는 방법은 때로 독자를 기만하는 듯 말장난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게 동어 반복적이다. 그러나 그 반복적인 문장을 계속 읽다보면 그것이 기만이 아니며 기만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쓴 것은 아니지만 기만인 것처럼 보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기만인가 기만이 아닌가를 확인하기 위해 꼼꼼하게 읽도록 유도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어떤 때는 기만인지 아닌지가 오리무중 그 문장과 그 문장을 다른 문장으로 반복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기만하는 듯한 문체를 유지함으로써 독자들이 그것을 기만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다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좋다. 기만이든 아니든.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기만이냐 아니냐보다는 보다 은밀한 내면, 감추어진 욕망, 비뚤어진 마음을 오히려 명징하게 해부해 내는 도구로 너무나도 적절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만인 듯하지만 위대한 작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이 만드는 문체. 그것이 이승우 문학의 특징이다. 이승우의 문장을 읽으면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본성의 욕망을 아주 아주 작고 날카로운 칼로 일일히 도려내어 세부적으로 자세히 해부하고는 적확한 언어의 유희적 문장에 유려하게 담아내는 것이 그의 소설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된다. 단편은 좀 다를까 생각했는데 단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여러 스토리를 통해 다중적 인격의 내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체만이 전부일까? 이야기는 없을까? 언제부터인가, 나는 단편을 그닥 즐겨읽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돼먹지 못한 내 관점에서 볼때, 현대 단편들의 특징은 어떤 모호함을 통해 돼먹지 못한 진실을 숨기고, 나 찾아봐라는 듯이 독자를 농간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명쾌하고 또렷하기만 하다면 그게 무슨 문학이겠느냐만 지나친 상징성과 모호성은 문학이라는 것이 나를 문학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열등감을 주기도 한다.<리모컨이 필요해>에서는 여관방에서 매일 새벽 다섯시 반마다 알람처럼 켜지는 TV와 다섯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는 윤락녀와의 관계가 그렇다. <신중한 사람>에서는 귀에 이상이 생겼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과 정말로 미칠것 같은 순간 그 증상이 한 번 나타나는 일이 그렇다. 이미를 떠나 어디로 가려고 여관방을 잡고 물가를 산책하는 <이미, 어디>의 사람들이 안개속으로 사라져간 곳은 어디일까.<딥오리진>의 망상속의 그녀는 자기 자신일까, 다행히 <신중한 사람>에 실린 단편들은 때때로 몽환적 암시를 통해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있지만, 대개는 어떤 사람들, 특히 그가 '신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형성하는 그 배경과 사건들에 집중한다. 속터지고 억울하고 재수없는 일의 연속이다. 


이야기 속의 개인에 집중해보자. 신중한 신형철은 단편을 진실을 발견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나 나름대로 이승우 단편에서 발견되는 진실이라면 어떤 개인, 어떤 타자를 통해 투영되는 나 혹은 나의 일부, 혹은 나의 가능성의 일부일지 모르겠다. 결국 문체의 이야기로 되돌아온다. 진실을 끝까지 탐구하는 그의 해부적인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속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밀어내는 것도 아닌데 밀려나기 싫은 마음이 어처구니 없긴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존심을 지켜낸다는 생각에는 근거가 없었다. 그렇게해서 지켜질 자존심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허물어지도 않을 것이다. <리머컨이 필요해> 30

그렇게 해서 지켜질 자존심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허물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켜질 자존심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허물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반복)(반복)(반복).이승우는 초라한 시간강사의 내키지 않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통해 나에게 말을 건네고 그것을 반복한다. 쳇 자존심 따위. 허물어진 자존심 따위....


소설집에 수록된 여러 단편들이 이승우 특유의 문체 외에 주목할만한 점이 또 있다. 표절과 망상에 대한 주제 의식이 그것이다. 한 일년 되었나 그의 소설 지상의 노래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기사와 소설이 등장했었다. 표절이 심각한 사회 이슈가 되고 sns가 자극적인 이슈라면 티클 하나라도 순식간에 세계 곳곳을 덮치는 세상임에도 그것은 큰 이슈가 되지 않았었다. 다행히도 정말로 다행히도 표절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자신의 원소설에 프레임을 몇겹 입혀 쓴 소설을 통해, 그가 표절의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원소설을 읽어볼 수 있었다. 이승우 작가를 향했던 실망감이 일소에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이승우 작가는 그 일을 통해 엄청나게 마음 고생을 한 듯, 이 소설집에 그 일과 관련된 내면과 인간의 본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무려 서너편이나 되었다. <오래된 편지>는 한 때 망상적 자신이 동료가 다른 동료의 대학 습작을 표절했음을 주장하는 잊고 있던 자신의 오래된 편지를 지도교수의 유고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내용이다. <딥오리진>은 자기 때문에 커피숍에 매일 오는 걸로 착각하는 어떤 여자가 화자의 내면 깊숙이에서 질투하고 있던 어떤 작가의 소설을 자신이 다 썼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그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과정을 그린 약간 으스스한 추리소설 느낌이 나는 작품이다. <하지 않은 일>은 표절에 휘말린 이승우 작가 자신이 겪은 정신적 고통을 고스란히 그려낸 작품으로 보인다. 


두 소설 모두 읽어본 내 입장에서는 길고 긴 장편 소설에서 한두 페이지에 주인공의 직업이 본인이 쓴 소설의 주인공과 같다는 점 이외에는 유사성조차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값싼 노이즈 마케팅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생긴 중견 작가의 치명적 입지보다는, 무심히 무시하는 편이 사태의 현명한 선택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지옥같은 마음을 그대로 칼날을 들이대고 낱낱이 해부하였다. 


난해하지도 몽환적이지도 않고, 개인과 개인 사이에 놓인 참담한 관계와 그것을 극복하는 도구로서 칼을 품는 사내에 대한 이야기 <칼>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공감되었다. 


언제나 무시하고 경멸하고 비난해. 아버지에게 나는 쓰레기거나 깡통이거나 돌이거나 똥이야. 중략. 칼을 품고 마주 앉으면 옷 속의 칼이 방탄조끼나 방패처럼 여겨진다고 그래서 웬만한 공격을 받아도 끄떡 없을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아버지가 하는 모든 험한 말들을 옷 속의 칼이 막아주는게 느껴진다고 그러면 쓰레기나 깡통이나 돌이나 똥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중략. 쓰레기나 깡통이나 돌이나 똥이 아니라는  확신 같은 걸 주기 때문이 아니라 쓰레기든 깡통이든 돌이든 똥이든 상관 없다는 생각을 주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칼은 나로 하여금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게 할뿐 남을 위협하지는 않는다고. 중략. 칼이 없으면 벌써 오래전에 아버지에게 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이어서 말 했다 그런데도 칼의 도움 없이 가야 했다면 자기는 불안과 절망 때문에 아마 죽었을 거라고 아직 죽지 않은 것은 칼 덕분이라고 칼은 불안과 절망과 죽음을 이기고 그의 내면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누군가를 해지고 위협하고 죽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니까 칼은 아버지에게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가는 길이라고 그런데 아버지는 그걸 꺼꾸로 알고 있다고 아버지에게 다가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닌 칼을 아버지를 해치기 위해 일부러 마련한 것으로 오해 한다고 그는 말했다. 같은 말의 반복에 불과한 그의 장광설이 길게 이어졌다 - <칼> 중에서

상징적 의미의 칼. 살짝만 갖다 대도 스윽 하고 베어질 것 같이 날카롭고 잘 갈아진 칼. 불안과 절망으로 점철되었지만 끊을 수는 없는 어떤 관계의 지속을 위해서 우리는 값비싼 명품 칼을 하나씩 마음에 품자고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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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경제의 계절인가. 출판계엔 경제서들이 독주하는 느낌이다. 소설들을 읽으며 고적함을 달래다가, 함께 달려줘야 할 의무를 느낀다. 


피케티 신드롬이 우리나라에도 상륙.

문학동네 카페에서 해제 연재중.

피케티 방한.











아직도 못샀고, 아직도 못읽었는데 .. 함께 읽어야겠지. 










제레미 리프킨도 신작을 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 부제는 사물인터넷과 공유 경제의 부상이다. 

그의 전작 종말 시리즈『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에 이어 비용의 종말로 번역해도 괜찮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오늘날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발견되는 자본주의의 한계가 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를 명징하게 분석하고, 더 나아가 사물인터넷 등의 정보기술 혁명과 기업과 정부 바깥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공유경제 모델들의 가능성을 탐색한다(책소개)







과연 이 책이 어떤 식으로든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위안이 될까

스티븐 핑커는 내게 좀 어렵다.

기나긴 폭력의 역사적 궤적을 따른 결과, 흔히 믿고 있듯 인류 역사에서 폭력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는 충격적인 보고를 전하고 있는 책.








신경생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의 학문과 삶에 관한 회고록.


어떻게 물리적인 형태를 지닌 어떤 물체가 비물리적이고 주관적이며 의식적인 상태를 발생시킬 수 있을까. 과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의식’을 연구의 대상으로 끌어올리고, 의식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제공.


목차를 보면, 실험실에서의 의식, 임상에서의 의식, 무의식, 자유의지와 뇌, 정보통합과 뇌 등 뇌과학 분야에 인문학적 성찰을 보탠 내용일 듯.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이 단행본 연작으로. 그 시리즈의 처음인,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인 멸종, 즉 대멸종을 다룬다.

책에 그림과 자료도 많고, 가독성 면에서만큼은 EBS 다큐프라임의 신뢰를 믿을 수 있다. 대멸종, 고생대의 멸종,중생대와 신생대의 대멸종, 그리고 인간의 멸종(?)에 대한 제 6의 멸종에 대한 징후들이 전체 목차인데, 이렇게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아니 코스모스와 빅 히스토리 전체에서 봤을 때, 인류와 그 멸종을 바라본다면 어느정도 객관적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와 성인들에게도 재미있는 책일 것 같다. 

날씨와 관계있는 온갖 잡다한 지식들에 대한 그림 백과사전 같은 개념이다. 

날씨와 관련된 모든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현상을 자잘한 용어들에 대한 설명과 그림과 사진등을 통해 제공하는 것 같다. 









 이 책 집에 있는데, 개정판이 나왔나부다. 

 조금 읽었었는데 재미졌던 기억이... 지금이라도 제대로 읽어봐야지 












타고난 소설가들이 에세이집을 내는 걸 보면, 조금 뭐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김영하의 에세이는 어떨까?












책이 집을 삼켜버리는 장서가의 괴로움.. 흐흐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읽기 위해 이 책을 또 산다면?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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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 전 세계 창업가들의 27가지 감동 스토리
다니엘 아이젠버그 & 캐런 딜론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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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털이가 될 준비가 되어 있으면 창업하라.  정신나간 아이디어라며 빈정대는 투자자를 만나서 설득하고, 와이프와 가족은 물론 사돈에 팔촌에까지 돈을 빌리다가 사채까지 끌어다 쓰고 결국에는 빈털털이로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창업하라. 지하경제 시스템에서 지상경제를 움직이는 손들과 맞잡고, 정책 결정자들을 온갖 재주와 심지어는 뒷거래를 통해서라도 구워삶아 제3국의 보호된 시장의 문을 열고, 틈새를 삐집고 들어가기 위해 온갖 협잡을 견딜 수 있으면 창업하라. 내팽겨쳐진 시장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기회를 인식하고 자신이 가진 총 역량과 인맥을 동원하여 세계 각국의 파트너들을 연결하여 드디어 기업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할 때 막강한 금융 자원, 인적 자원 내부 역략을 갖춘 투자자나 대형파트너에게 모든 걸 빼앗기는 경험을 해도 좌절을 이길 수 있다면 창업하라.

 

 

성원해 주신 분들께
일년 넘도록 애썼지만 우리는 페업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리는이 결정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 3 자로부터 자금을 끌어다 쓰기 전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되어 오히려 기쁩니다. 분명히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지만 더 늦기전에 일찍 회사 문을 닫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어느 순간 사업이 독자적으로 생존하지 못할 거라는 현실을 깨닫는데, 그 때는 이미 너무나 많은 돈이 투자된 상태이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는 상태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거든요...201

 

매일 아침 이런 종류의 편지를 돌려야 하는 위치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날카로운 모서리를 한장 한장 넘기며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 그들의 정신이 창업가 정신이다.  창업을 성공하기는 어렵다. 통계적으로 창업가가 비범한 가치를 창조하고 획득하는데 성공할 확률은 10분의 1에서 2분의 1사이라고 한다.창업가들 대부분이 기업을 운영하는 동안 어떤 형태로든 실패를 경험할 거라는 뜻이고 성공하는 소수 창업가들도  대부분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죽음의계곡이라는 말이 있다. 신생 기업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자들의 사업계획에는 자신의 저축액과 가족의 지원 혹은 엔젤투자자들을 통해 초기자금 확보하고, 소박하게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들 몇명을 채용하여 아이디어의 현실성을 증명하겠다는 것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실제적인 매출로 연결되는 생존확율은 너무나 낮아서 대부분의 벤처 기업들은 돈과 희망을 모두 날려버린 채 고사하고 만다.  저자 역시 그런 일들을 수없이 많이 목격했고 위대한 기업이 될 뻔한 회사들이 그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지 못해 망하고 말았다는 전설을 수없이 많이 전해 들었다고 말한다.

 

시장의 실패는 자유시장의 효율적이지 못할 때 즉,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가격이 잠재적으로 일치하면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 때문인지 상품과 서비스를 서로 교환하지 않을 때라고 한다. 가격이 높거나 제품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면 시장의 실패가 아니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초기 투자 자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과연 시장의 실패를 나타내는 신호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어려움은 비범한 가치를 창조하고 획득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경쟁시장에서 죽음의 계곡은 창업가정신을 위해 기능상 불가피하고 유익하지까지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역경은 창업자를 강하게 만들고 창업과로서의 용기가 없는 사람들을 제거한다. 또한 역경은 새롭고 직관에 반하고 역발상적인 뭔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죽음의 계곡은 사실 효과적으로 최고만을 선택하는 메카니즘이라고 보아야 옳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창업가 정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역경을 기회로 만드는 힘, 사소한 데서 가치를 끌어내는 능력, 자본을 끌어모으고, 때로 정부 단체에 로비를 하고, 노조와 대립하고, 끝내 자신이 추구하는 것의 최고 가치를 이윤이라는 정확한 목표에 두지 않은 한 말이다.

 

 창업과 정신은 혁신과 동일어가 아니다. 우리나라 티브이 프로그램 중 달인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들이 각 부분에서 하는 일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허드렛일이라 하더라도 새롭고 더 나은 방식을 통해 두 세배의 생산성을 낸다. 창업가 정신이란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수백년동안 똑같애 해왔던 허드렛일이라도 새롭게 더 나은 방식을 통해 제공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창업가정신은 역발상적인 프로세스다.  보통사람들이 쓸데없고 불가능하고 멍청해 보인다는 이유로 묵살하거나 간과한 곳에서 잠지력을 발견하고 비범한 가치를 독특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수확하는 프로세스다.

 

SABIS는 교육에 대해 널리 퍼져있고,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에 대한 믿음 즉,  1) 학급당 학생수가 적은 수의 교실에서 최상의 교육이 나온다는 것, 2) 교육이 이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3)  정부가 학교에 돈을 많이 투자할 수록 좋다는 것 4) 암기를 중요한 전략으로 보지 말라는 것 등의 미신을 떨쳐내고 교육 전반에 필요한 표준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했고,  레바논으로부터 출발해서 세계 15개국 에서 74개의 학교를 운영한다. 흔한 귀공자들의 사립 고등학교와 달리,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 저소득 소수 인종 출신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들이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파악하고,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매순간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학습하는지를 세세하게 신경쓰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다.

 

로저스는 자동차 산업이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해가는 지점에서 완전히 다른 발상으로 새로운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다. DIY를 자동차 산업에 끌어들이고 SNS와 연계해 디지털 커뮤니티를 구축해 소비자 혹은 잠재적 소비자들이 직접 디자인한 자동차를 주문생산하는 방식의 로컬모터스 라는 회사다.

 

복제약 생산 전문 회사인 엑타비스는 이미 초과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복제약은 특효가 끝나 공식적인 '혁신'이 사망한 시점의 약이다. 아이슬랜드의 로버트  웨스만은 무자비한 경쟁으로 망해가는 작은 기업인 액타비스를 인수해 인수합병을 계속해 회사를 키우고 가격과 대량유통이라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전에 누군가 올려놓은 포스트에 좋은 리뷰는 책 제목이나, 문체 같은 문제에 찌질하게 걸고 넘어지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제목은 맘에 안든다. 저자는 하버드에서 가르치는 교수라는 점을 빼고는 책 제목에 하버드가 들어갈 이유가 없어보인다. 딱딱하고 센스없는 목이지만, 창업가 정신, 그리고 창업가들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프로젝트에 착수하여 창업에 성공하기 까지 많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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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필요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를 읽을 때, 문장 나눔이 안되어 있어서 힘겹게 읽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생각나는 작가가 토마스 베른하르트이다.  신간평가단에서 가급적 두루두루 여러 작가를 만나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번역서도 많지 않으니 다 읽고 골수 팬이 되어 볼까나. 











천명관의 고래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반가운 신작.














에밀 졸라의 작품이 꾸준하게 번역되어 나오는데, 매 번 아슬아슬하게 신강평가단 선정에서 제외되었다. 이번에는 만나볼 수 있으려나..














 SF 장르로 구색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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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vous 2014-09-03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차남들의 세계사는 7월 출간작이라 해당 안 되지 않나요??(저도 하려다가 말았다는...)

2. 에밀 졸라 ㅜㅜ 아무래도 분량이 방대하다 보니...

3.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를 좋게 읽어서 그런지 베른하르트 추천해주신 분이 의외로 많네요 ^^ 저도 옛 거장들에 한 표 행사했습니다~

CREBBP 2014-09-0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가요? 바꿔야겠군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공허한 십자가> 예판, 9월 15일부터.

  이건 뭐 소설 찍어내는 기계도 아니고, 읽는 속도보다 출판되는 속도가 더 빠르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은 샅샅이 뒤져 번역을 하고 있는 듯.

<학생가의 살인>은 1988년도 상을 받은 거로 봐서 1987이나 1988년도에 나온 것,<십자 저택의 피에로>는 언제 나온건지 소개글에 안나와있다.

 

 

 

 

 



하루키의 책들도, 샅샅이 뒤져 개정판을 내는 듯하다. 신간도 나왔다.



 

에쿠니 가오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신작이 나왔으니.

 

 

 

김중혁 작가의 입체적이면서 느긋한 공장 탐방 산책기. 이 책은 제지 공장부터 콘돔, 브래지어, 가방, 지구본, 도자기, 엘피, 피아노, 맥주 공장까지 15개의 다양한 공장에 대한 세심한 관찰기이며, 사람의 이야기이며, 물건들의 세계사다. 예판 9월 17일.

 

지난 번, 김연수 작가와 함께 펴낸 에세이는 성의없고 허접글들이 많아 실망스러웠는데.. 이 책은 괜찮아 보인다.

 

 

 

 

 

 

 

 

 

젠장 상품찾기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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