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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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까지 총 158 쪽인데 슈테판 츠바이크가 자살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쓴 체스 이야기와 1922 년에 쓴 낯선 여인의 편지 이렇게 2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유명인들의 전기와 희곡 오페라 산문 등 많은 작품을 남긴 슈테판 츠바이크는 유대인의 정신적 유산은 가지지 않은 핏줄만 유대인이었고 그럼에도 나치에게 쫓겨 망명을 거듭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오래 전에 국내 소설가 김연수 이름으로 예스24에서 책을 검색해보니 이 책이 역자로 나오길래 김연수가 번역했나보다 생각했는데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독문학과 프랑스문학을 공부했다. 그러니 소설가 김연수가 이 책을 번역했을리가. 역자는 동명이인이었지만 서점의 DB는 저자의 동명이인을 구분하는 개별 아이디 번호 같은 걸 구축하지 않은 모양이다. 

문학동네 세계문학 1에서 30까지가 세트로 있는데 그 중 가장 얇은 걸 골랐다. 두편의 단편이지만 다소 길고 완결성도 있는 단편이다. 누구나 쉽게 빨려들어갈 것 같은 집중된 주제를 매우 치밀한 심리 묘사와 함께 다루고 있다.

자정 무렵, 뉴욕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출항 예정인 대형여객선 위는 출발 직전 흔히 볼수있는 일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첫 문장이다. 제목처럼 이 배 위에서체스 게임을 하게 되는 두 남자의 이야기가 액자 구조로 다루어진다. 한 남자는 세계 챔피언 미르코 첸토비치이다. 이 거만한 새계참피언은 체스 이외에는 문법에 맞는 세문 하나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 무식하고 촌스럽고 서툴고 상스러운 인물이다 . 비천한 출신의 학습부진 아이가 신부 집에서 가정교사까지 두고 양육되나 가망도 열의도 안보이다가 우연히 신부가 두다 놓고 떠난 자리에 앉아 그동안 어깨 너머로 익힌 기술로 상대를 이기고 마을 사람들을 이기고 유럽과 대서양을 횡단하며 승승장구 그 누구도 그를 따를 자 없는 명성을 누린다. 

반면 우연히 그와 대결을 펼치게 되는 B는 한 번도 체스를 두어본 적이 없는 남자다. 체스판과 말도 처음 본다. 황실의 재산 은닉을 돕던 그는 게스타포에 체포되어 완벽한 무의 시공이라는 독방 체험을 한다. 그 독방 생활의 압박에 대한 심리적인 묘사가 어찌나 탁월한지 그곳을 경험한 것이 아닐까 추측될 정도이다.

생각도 무를 견디지 못합니다. 뭔가를 기다렸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또 다시 기다렸지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관자놀이에 통증이 느껴질 때 까지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혼자 있었습니다. 혼자.. 혼자서.. 46

제 주위에는 놀라울 정도로 항상 똑같은 것만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저의 생각, 저의 망상적 병적인 반복으로부터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려줄 아무것도 없었어요. 바로이 점을 노렸던 겁니다. 저는 생각들을 억지로 삼키고 또 삼켜야 했습니다. 49

활자에 굶주린 그는 심문을 기다리는 대기실에서 벽에 걸린 '7 월 27' 일이라는 몇 안되는 그 숫자를 응시하고 또 응시하며 뇌 속에 집어 넣듯 삼킨다. 그러던 중 벽에 걸린 물고문용 젖은 코트 속에서 작은 책 한 권을 훔쳐 내는데 알고보니 체스 교습서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 체스판과 말들을 체크 무늬의 담요와 먹다 남은 빵조각으로 대체했으나 곧 머리속에 체스판과 말들의 세상이 열리고 교습서의 내용에 따라 수도 없이 게임을 하다가 그 마저도 너무나 완벽하게 암기해버려 독방의 무를 상대할 수 없어지자 자아를 둘로 분열시켜 게임을 하는 발상을 해낸다. 

검은 말과 흰 말이 동일한 사람이라면 모순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하나의 두뇌가 뭔가를 알아야 하는 동시에 또 몰라야 하는 상황 말입니다. 다시 말해 상대인 흰 말의 역할을 하면서 1분 전에 검은 말로서 의도했던 바를 완전히 잊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61

그는 스스로를 스스로에게 맞서는 상상의 공간 위에 두 개의 분열된 자아를 투사시킨 채 예순 네 칸 위의 형체를 그때그때 붙들면서 그 무의 시공간 속에서 진짜로 분열되어 간다. 

이런 사연을 가진 두 사람이 체스 시합의 이야기로 돌아와 맺게 된다.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히틀러와 게슈타포라는 시대 속에서 서로 대치하게 되는 것이다 . 

길어져서 낯선 여인의 편지는 다른 게시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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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화학자 - 화학과 요리가 만나는 기발하고 맛있는 과학책
라파엘 오몽.티에리 막스 지음, 김성희 옮김 / 더숲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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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요리라는 말은 동어반복적인 표현이다. 요리라는 것이 분자들의 결합과 해체에 의해 맛과 향이 바뀌는 것이다. 만일 분자요리라는 성립하려면,  원자요리, 전자요리, 중성자 요리, 쿼크요리, 이온요리와 같은 명칭으로 분류가 이루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비록 이런 요리 이름들이 미각을 떨어뜨릴 거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분자요리처럼 그런 종류의 요리 이름들도 잠시 한 때일지라도 요리라는 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달걀을 삶는 일은 단걀 흰자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과정이고, 파스타를 삶을 때 소금을 넣으면 '염화나트륨의 이온 결합이 나트륨이온 Na+과 염소이온 Cl-의 용매화 구역을 만들고 물 분자에 분극을 일으키고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전자구름을 변화시(p22)'킨다. 그렇다고 해서 파스타가 이온요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분자요리는 무엇일까.

 

저자의  연구 파트너 티에리 막스는 프랑스의 분자요리의 대가이고, 저자 라파엘 오몽은 프랑스에서 티에라 막스와 함께 2005년부터 분자요리 연구를 시작해 연구하며 대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분자요리를 '기술로 감동을 주는 요리'라고 정의한다. 분자요리의 대가라고 하는 페란 아드리아의 정의는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요리'이다. 식자재의 과학적 성질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모양과 식감과 맛과 상태를 변화시켜 마법과도 같은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것, 그것이 분자요리라고 할 수 있다.

분자라는 말의 특성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할 때 화학적이고도 인공적인 합성 첨가물을 이용하는 요리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데, 그보다는 재료의 성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숙련된 기술과 연구를 통해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에 의하면 오히려 천연의 재료를 이용하고 그 식자재의 본연의 맛과 특성을 충실히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분자요리는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더욱 유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어떤 온도에서 재료가 지닌 향과 맛과 영양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지를 알면 풍부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는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요리의 모양과 색이라는 시각적 요소와 질감이라는 촉각적 요소 역시 감각에 관여한다. 질감은 식재료의 구조적 특성에 좌우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물질의 세가지 상태 액체, 기체, 고체의 특성에 대해서만 주로 대해왔지만, 이 세가지 상태의 물질들이 어떤 형태로 서로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질감을 제공한다. 즉, 요리에 있어서 물질의 상태는 맛과 함께 음식을 먹음으로서 지각되는 감각의 한 형태로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콜릿은 '결정화된 지방성 물질 속에 수분이 분산된 상태로 섞여 있는 유중수형(water-in-oil) 에멀젼'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감은 바삭한 질감과 녹는 질감을 모두 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리의 기본적 구조를 무스, 에멀젼 젤의 세가지 형태로 나눈다. 1. 무스는 기포가 액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 2. 에멀션은 지발질의 작은 액체방울이 다른 액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 3. 젤은 액체가 고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분자요리를 이해하기 위해 달걀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가장 흔한 식품이면서 다양한 형태의 변신이 가능하고, 또한 단백질의 응고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완벽한 식품이어서다. 먼저 달걀의 구성을 보면 석회질로 된 껍질은 다공질 구조로 되어 있어 대부분의 방향족 분자를 통과시킨다. 따라서 향이 좋은 식품과 함께 보관하면 달걀의 향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달걀 흰자는 90%가 수분이고 나머지 10%는 오브알부민을 비롯한 단백질인데, 노른자 부위의 점성이 높은 부분과 그 주위에 퍼져있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각 응고 온도가 다르다. 전자는 62도, 후자는 65도이다. 달걀 노른자는 미세한 고체입자 50%와 액체성분 50%로 이루어졌는데 액체성분은 수분 50%와 단백질 및 지질(레시틴과 콜레스테롤)로 이루어져있고, 68도에서 응고하지만 물이나 우유에 풀어진 상태에서는 80~85도에서 응고한다. 그러므로 커스터드 소스를 만들때 고체 알갱이가 생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82도 이상 가열하지 않는다. 달걀 흰자의 10%에 해당하는 단백질은 접힌 형태의 병풍 구조를 이루는 크기가 큰 분자들이어서, 서로 구속된 상태에 있는데, 여기에 열을 가하면 털실 뭉치가 풀어지기 시작하는 변성이 일어나고, 충분히 열을 가하면 풀어진 털실들이 서로 얽히면서 결합하는 응고가 일어나는데, 이 때 풀어진 실을 뭉치게 해주는 것이 황의 역할이다. 응고가 일어나면 수분은 고체 그늘 안에 갇혀 젤 상태가 된다. 그러나 달걀의 젤화는 온도 뿐만 아니라 에탄올과 결합해도 마찬가지 응고 작용이 일어난다. 달걀의 밀도를 물과 비교해보면 물이 1일때 흰자는 1.1 노른자는 1.05이다. 따라서 노른자는 흰자에는 뜨지만 물에는 가라앉는다. 알끈이 효소에 의해 끊어지면 달걀 내부에서 위로 떠오른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달걀에 공기주머니가 커져 밀도가 낮아져 물에 뜬다. 달걀의 신선도를 물에 뜨는지로 알아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고기굽는 과정의 화학작용을 이해하는 것도 맛있는 분자요리를 직접 요리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고기의 결합조직은 알부민, 수분, 콜라겐으로 되어 있는데, 근육을 지탱하고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은 질감을 결정한다. 저급육은 콜라겐과 긴섬유질이 풍부하고, 고급육은 짧은 섬유질이 풍부하다.  가수분해는 오래끓여 고기의 콜라겐 3중구조가 끊어지는 현상이다. 콜라겐이 풀어지면 젤라틴이 된다. 고기를 익히는 과정은 응고와 해체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 작용을 거친다. 응고는 알부민을 응고시켜 단백질 그물을 만드는 것이고 해체는 콜라겐 그물을 해체하여 고기가 부드럽게 변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알아둘 온도는 달걀을 삶을 때 알았던 온도 두 가지다. 62도는 알부민이 그물 구조를 이루며 수분을 가둔다. 68도 에서는 근원섬유의 단백질이 응고하면서 수분을 잡아두는 힘을 잃는다. 이 때 살이 수축하며 육즙이 빠진다. 이러한 구조와 요리 과정 상 내부의 화학 작용을 알아두면 스테이크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즉 센불로 앞뒤를 익힌 후, 70도의 낮은 온도로 더 익히는 것이 여기서 제안하는 방법이다.

 

셀룰로오스는 수만개의 당 분자로 이루어진 다당류 계열의 천연 중합체다. 헤미헬룰로오스는 섬유질과 섬유질을 결합하고 리그닌은 세포벽을 기계적으로 견고하게 결합한다. 셀룰로오스는 반데르빌스의 힘에 의한 수소 결합으로 서로 결합해 미세섬유를 형성하고 미세섬유끼리 결합해 거대섬유, 섬유질, 세포벽 순으로 구조를 이룬다. 염기성 용액은 음전하(수산화이온 OH-)가 헤미셀룰로오스 일부를 녹여 셀룰로오스 사슬의 수소 결합을 끊어지게 하는 원리를 이용하면 채소를 효율적으로 익힌다. 이것이 야채를 삶을 때 베이킹 파우도 한꼬집의 비밀이다. 

 

일반인도 충분히 알아먹을 수 있도록 재료의 화학적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조금 더 어렵고 환상적인 분자요리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달걀요리, 고기굽기, 빵 굽기 등과 같은 기초요리의 특성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달걀을 삶고 고기를 굽고 하는 늘상 하는 요리에서 내부의 화학작용들을 이해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이런 저런 요리를 응용해갈 수 있다는 면에서는 유익한 책이나  TV에서 보이는 마법같은 요리쇼를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완두콩 캡슐이나 큐라소 캐비어니 하는 어려운 요리의 예도 나와 있기는 한데 상세한 설명도 없고 기구를 이용하는 실제적인 방법도 없기 때문에 따라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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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6 19: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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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7 0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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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7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파리 리뷰,움베르토 에코,오르한 파묵,무라카미 하루키,폴 오스터,이언 매큐언,필립 로스,밀란 쿤데라,<레이먼

다른 | 2014년 01월

 

유명한 문학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글솜씨에 매료되어 그들의 천재성을 질투하게 된다. 물론 그들은 천재다. 그러나 위대한 작품은 천재성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그들은 엉덩이가 의자에 붙박이처럼 붙어있는 시간의 힘으로 글을 쓴다. 많은 작가들이 각자 고유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하고, 글쓰기에 대한 제각기 다른 방법론, 철학, 가치관, 습관 등을 가지고 있지만 위대한 작가로 꼽힌 작가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꾸준히 책을 읽고 꾸준히 글을 쓴다는 사실이다. 


문학잡지 <파리 리뷰>에서 진행한 250여 작가의 인터뷰 중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36인을 선정했고 이중 12명을 이 책에 묶었다. 나머지 24인은 2편, 3편에 인터뷰가 실린다. 파리 리뷰는 파리가 아닌 뉴욕에서 출판되는 문학잡지로 타임에서 작지만 가장 강한 문학잡지 라는 격찬을 받았다고 한다. 1953년 출간되어 세계적인 작가들을 인터뷰해왔다.


이 책에는 너무 많은 내용들이 있기에 제대로 리뷰를 쓰려면 기름만 내려다가 리뷰도 못쓰고 지나갈 것 같아서 일단 책에서 인터뷰에서 언급된 작가들의 책, 작가가 사랑한 책들만 골라보았다.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인터뷰 중 자주 언급된 그의 작품으로 <푸코의 전자>도 있다.  모두 열린책들 판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장미의 이름 세트

<움베르트 에코> 저/<이윤기> 역

열린책들








푸코의 진자 세트

<움베르토 에코> 저/<이윤기> 역

열린책들














 인터뷰 진행자는 나보코프의 말 "나는 문학을 두 종류로 나눈다. 내가 썼더라면 하고 바라는 책과 내가 쓴 책이다."를 인용하며 전자의 범주를 묻는다. 에코가 전자의 범주에 넣는 작가, 즉 닮고 싶은 작가는 커트 보니것, 돈 드릴로, 필립로스, 폴 오스터다. 필립로스와 폴 오스터의 작품은 꽤 여러권 읽었지만, 커트 보니것과 돈 드릴로는 접해본 적이 었어서 찾아본다. 



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저/<김한영> 역

문학동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커트 보네거트> 저/<김한영> 역

문학동네








돈 드릴로의 소설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도 없고, 아는 바도 없어서 표지만 뽑아봤다.

















필립로스와 폴 오스터는 영미권 작가들 중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작가일 듯한데(많이 읽지는 못했다), 내가 읽은 필립로스의 소설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애브리맨>과 <미국의 목가>이고, 폴오스터의 작품 중에서는 <달의 궁전>을 뽑는다. 두 작가의 작품 모두를 읽은 것도 아니고 몇몇권만 읽은 중에서 뽑은 것이지만, 이 세개의 책은 정말 좋았다. 


에브리맨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문학동네 | 2009년 10월

미국의 목가 1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문학동네 | 2014년 05월

 


미국의 목가 2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문학동네 | 2014년 05월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열린책들 | 2014년 08월














에코는 5만권 가량의 장서를 소장하는데, 신간과 새로운 판본 등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매주 여러 개의 상자를 책으로 채워 일하는 대학으로 가져간다고 하는데, 그 학교에는 "책을 마음대로 집어가시오"라는 표지판이 있는 커다란 탁자가 있다고 한다. 부럽부럽. 보르헤스의 <기억의 천재 푸네스>에 나오는 푸네스처럼 기억은 엄청난 짐일 수 있다는 말을 하며 그가 보르헤스를 좋아하는 사실을 알리는데, 민음사의 <픽션들>에 들어 있다고 주석이 붙어 있다.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송병선> 역

민음사














오르한 파묵

집에 그의 첫 소설인 <제브데트씨네 아이들>과 <순수박물관>이 있는데 너무 두꺼워 엄두를 못냈다. 검은책도 두권이다. 하얀성은 한권짜인데 없다. 모두 민음사에서 나왔다. 고로 파묵의 책은 하나도 읽지 않으셨다는 얘기. 영어로는 번역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제브데트씨네 아이들>은 작가 자신의 가족 대하 소설인데, 토마스만의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한다. 초기에 그의 롤모델이 토마스만 이었다고 하니, 과연 작품이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 책을 쓴 후 19세기식 소설을 쓴 걸 후회했다고 말하는데, 그의 소설은 첫소설이 출간될 때부터 빠르게 현대적이고 실험적 소설로 터닝한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1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12년 09월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2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12년 09월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1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민음사 | 2001년 11월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2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민음사 | 2001년 11월














이 때에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스탕달, 토마스만이 롤 모델이 아니었고, 버지니아 울프와 포크너, 그리고 인터뷰 당시 프루스트와 나보코프까지 포함시킨다. 그에게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는 중요한 소설이 되었다. 


  소리와 분노

윌리엄 포크너 저/공진호 역

문학동네 | 2013년 02월


보르헤스와 칼비노는 그를 해방시킨 책이다. 미국에 살게 되면서 칼비노나 보르헤스식의 정신적 틀로 무장한 채 그 원천적 재료로 돌아갈 수 있을 걸 깨달았다고. <검은책>은 중국, 인도, 페르시아의 다양한 구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많은 알레고리들을 콜라주 기법처럼 함께 결합한다 . 2003년에 출간한 <이스탄불>은 절반은 자서전이고 절반은 이스탄불에 대한 이야기다. 질투는 파묵의 모든 이야기의 주제인데, <하얀성>의 경우 두 주인공 사이의 거의 가학적이며 피학적 관계가 형과 작가 자신의 관계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건데, 이 질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에 대한 불인이고, 이것은 터키가 서양을 바라볼 때의 위치와 유사하다는 것을 작가가 깨달았다고.




순수 박물관 1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10년 05월

순수 박물관 2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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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2-11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란 무엇인가를 보고 독서 맵을 그리는 것도 좋겠죠?
우선 이책부터 전 사야하지만 :-)

CREBBP 2016-02-11 23:18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작가가 영향을 받은 책이면 같이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6-02-11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지식이 어마 어마합니다. 대단하네요. *^^*

CREBBP 2016-02-11 23:17   좋아요 0 | URL
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거죠

단발머리 2016-02-12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잘 모르는 사람, 단 한 권의 작품도 읽지 않은 상태로도 이 작가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롭던지요... ㅎ

CREBBP 2016-02-12 19:23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재미있긴 했지만, 안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참으로 아쉬웠어요. 읽은 책이 많았다면 더욱 좋았을 걸 하는 마음에 올려봤어요 ^^
 

거짓말의 범위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요. 학계에는 실제로 멘테올로지라는 거짓말 전문 분야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일상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은 `알았어 지금 가`와 `알았어 지금 간다니까`일 것입니다. 매일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연인들이 어느날 그 말 속에 별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다고 해도 거짓말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또 세월 속에 묻힌 기억이 아주 희미해서 신념처럼 굳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진실에서 조금 멀어졌다면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거나 또 생겼다면 거짓말이 성립될까요. 가장 순수하고 때묻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어린 아이들은 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요. 거짓말은 인간의 속성일까요.

1.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파헤친다.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누가, 왜,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
김옥진 역/이언 레슬리 저
북로드 | 2012년 02월

어느날 우연찮게 펼쳐들었던 이안 레슬리의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의 물꼬를 터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거짓말은 누구를 일부러 속이기 위해 말로 하는 단순한 거짓말에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인간 본성에 근거하는 위선적인 행동,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속이는 행위, 작화증과 같은 병리학적 거짓말,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기와 세상을 모두 속게 하는 뇌구조와 인간의 심리까지 거짓말의 세계를 무한하게 확장합니다. 이언 레슬리가 다루는 거짓말이라는 주제의 예리하고 깊은 인간적인 통찰은 저에게는 큰 감명이었고, 이를 통해 기회가 닿는 대로, 또다른 시각으로 거짓말을 바라보는 책들을 읽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원제는 born liar 로 한글로 붙인 제목도 원제와 가깝고 내용과도 적절합니다(요즘은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책에 낛시가 아닌 정직한 타이틀을 붙이는 것만 해도 웬지 감동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책제목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요.) 거짓말을 인간의 속성으로 본다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저자는 직업적인 저술가입니다. 가디언, 타임스 등에 정치, 문화, 마케팅, 심리학 등에 글을 쓴다고 나와 있고, 이 책 말고 다른 걸 많이 쓴 거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정직하게 단 하나만의 주제인 거짓말에 대해 일관된 자세로 글쓰기를 임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역사, 정치와 사회, 철학,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모든 방면에서 방대한 지식과 놀라운 통찰력으로 인간 본성의 거짓말 적인 속성을 해부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거짓말을 시작하면 자기 방어를 위한 자아가 발달되는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니 감동해야 할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거짓말이라는 본능적 방어를 통해 자아와 사회성을 형성해 나가는 단계를 거쳐 거짓과 진실의 접점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이안 레슬리의 거짓말에 대한 통찰은 단순히 ˝고마워˝ ˝난 괜찮아˝ 등의 사소한 문화적 언어에서부터, 작화증 환자,사기꾼의 악의적인 전문 거짓말 등 거짓말의 세계를 탐구하다가 자기 위안과 암시를 위한 자기 기만과 선택적 기억의 오류, 궁극적으로는 철학적인 자아에 대한 성찰을 불러 일으킵니다.

2. 정직의 반대말로서의 거짓말.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40일간의 유쾌하고 기발한 도전
장혜경 역/위르겐 슈미더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03월

위르겐 슈미더는 아주 웃긴 독일의 주간지 스포츠 부분 기자입니다. 그는 어느 날 블랜튼이 주창하는 래디컬 어니스티라는 반거짓말 운동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자기도 그것을 체험해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쉽게 말해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가기 운동입니다. 그는 40일 돈안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거짓말이란 진실의 반대말이 아니라 정직의 반대말로서의 거짓말을 말합니다. 그는 진실은 잘 모르지만 정직은 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길길히 반대를 합니다. 이유는 위르겐 슈미더의 인간성이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그에게서 돌직구의 정직한 의견을 아무도 듣고 싶지 않을 만큼, 그는 직장 내에서 스스로 왕싸가지에 다혈질이라고 부를만큼 악명높은 악동입니다.

위르겐 슈미더의 이러한 실험적 행위는 mbc 에서 하는 인간의 조건을 연상시킵니다. 하루 1만원으로 생활하기, 음식 남기지 않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와 같이 현대 생활에서 필수가 되는 인간의 기본 조건을 축소하는 생활 방식으로 삶을 바꾸는 실험은 놀랍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오히려 쉬워보입니다. 거의 거짓말로 삶을 연명하다시피하는 사기꾼같은 변호사 역을 맡은 짐 캐리는 영화 라이어라이어에서 24시간 동안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강제로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코믹하고 또 드라마틱한 감동을 그렸었는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르겐 슈미더는 자신과의 약속, 회사와의 약속, 실험 때문에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하고 파괴(?)적인 것이 될 지 알면서도 마음 속 그대로를 드러내야 합니다.

거짓말 안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단 몇일만에 자발적 정직한 세금 정산으로 1700유로를 손해보고아내에게 쫓겨나 소파에서 자야 했고, 베스트프랜드의 부정을 고자질하는 배신자가 되어야 했으며 누구에게나 왕재수가 되었습니다. 그의 거짓말 안하기 프로젝트는 깨알같은 재미와 사소한 사회적 거짓말이 인간의 조건임을 깨닫게 하는 두마리 토끼입니다.


3. 자선단체 봉사를 하는 착한 사람들이 훔치는 작은 금액의 현금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저/이경식 역
청림출판 | 2012년 07월

사소하지만 그래도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는 엄밀한 의미의 거짓말을 탐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일관되게 `사람들은 사소한 거짓말, 부정 행위를 한다`는 내용을 실험과 해설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깨닫지 못하고 행했던 수많은 비양심적 생각과 행위들이 생각나고, 찔리는 구석이 생기게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허락하는 거짓말의 범위를 스스로 정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범위 내의 사소한 거짓말과 사소한 비양심적 행위는 전혀 양심의 가책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퍼지이론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이라는 게 선의의 거짓말이라던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 나오는 비자발적인 거짓말 같은 것이 아닌 자기의 이득을 얻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이고, 그러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정직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로 보이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합니다.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득을 얻는 동시에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인지적 유연성에 의해 가능하며 이것이 퍼지 이론의 토대가 됩니다. 캐네디예술센터에서 자원봉사를 착한 사람들은 현금을 조금씩 챙겨가고, 번듯한 사무실에 근무하며 자기 자식에게는 남의 연필 한 자루를 가져오는 것을 도둑질이라며 불같이 화를 내는 엄격한 사무직원 아빠들은 아이에게 쓰라고 사무실에서 볼펜이나 복사 용지를 다발채 다스채 가져오고, 컨설팅 회사에서 파견근무를 하는 충성스런 직원들은 커피 타임이나 식사 및 휴식 시간까지도 수임료로 과다 청구하고 골퍼들은 공이 움직여도 벌타를 매기지 않거나 유리한 위치로 살짝 공을 움직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티샷을 무효화하거나 점수판에 숫자를 줄여서 기입하고, 치과의사는 필요없는 크라운을 씌우고, 존경 받는 의사들은 연구논문의 완성을 위해 환자가 별로 원치 않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권합니다. 댄 애리얼리는 이러한 부정행위의 원인을 퍼지 이론에서 찾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거짓말, 부정행위에 대한 각자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점수를 아주 조금 높혀서 기입하거나, 아주 조금 더 먼길을 돌아가는 택시 운전사들의 예가 그것입니다.

4. 남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고 이득을 챙기는, 역사에 기리 남는 전문 거짓말쟁이들의 이야기

이웃집 사기꾼,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그들의 속마음
크리스티안 제렌트 저/스텐 티 키틀 저/류동수 역
애플북스 | 2013년 01월

이 책은 거짓말 중에서도 최고로 나쁜 거짓말을 탐구합니다. 악의적인 거짓말을 통해 남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자신은 엄청난 이득을 얻는 범죄 행위를 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영화화하기도 한 유명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사기꾼들과 피해자들의 정신 세계를 실날하게 보여줍니다. 일화속 사기꾼들의 수법은 소설처럼 재미있습니다. 속고 속이는 또 속이는데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함께 제시됩니다.

사기꾼이 사용하는 도구는 거짓말입니다. 이 책은 몇 세기에 걸친 희대의 사기꾼과 그 사기 행각들을 유형별로 소개하고, 사기에 바탕이 되는 사기꾼의 심리와 사기를 당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칩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문 안으로 발넣기` 기법과, 한 번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그 결정을 지지하고 계속 그 방향으로 가는 경향을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이 실제 초대형 사기꾼들에게 어떻게 적용되어 성공해 왔는지 적나라한 실체가 밝혀집니다.

황우석 사건의 경우처럼 입에서 나오는 족족 거짓말임이 밝혀진 상태에서도 끝까지 그를 지지하고, 그의 사기 행각을 밝혀낸 언론을 공격했으며, 모든 것이 음모라고 했던 지지자들의 심리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사기꾼의 거짓말이 끝까지 먹혀들어가는지를 설명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사람이 두 가지 긍정적 성품을 보여주면 상대는 자기도 모르게 다른 긍정적 성품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며 이를 바탕으로 사기를 친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사기의 일종인 애정사기꾼에도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빙자해서 등골을 빼먹는 유형의 인간이지요. 애정 사기꾼에 의한 피해는 피해자를 정서적으로 한 번, 물질적으로 한 번 더블 확인사살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인 듯합니다. 여기에서 사기꾼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요소는 개방성, 다정함, 친절함, 활기, 카리스마, 넘치는 자신감 같은 특징들을 전문적으로 꿰뚫고 있으며, 자신의 이런 거짓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상대의 결정을 제대로 보지 않는 점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5. 내가 세상에 없다는 거짓말. 내 삶의 존재의 흔적을 없애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
프랭크 에이헌 저/최세희 역
씨네21북스 | 2012년 12월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미국에서 전직 스킵트레이서가 어떤 이유로든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에 대한 기술적인 방법을 전수하는 책입니다. 물론 은유로서의 사라짐이 아니라, 진짜로 사라지는 것, 자신과 맞닿아왔던 이제까지의 모든 관계의 매듭에서 홀연히 풀리워 자유롭고 완벽하게 혼자가 되기 위해, 21세기적 실전 방법을 전직 스킵트레이더가 기술한 책입니다.

이 책에 철할이나 사유 따위는 없습니다. 실제만 있을 뿐입니다. 스킵 트레이서란 이 책의 제목과는 반대로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주는 직업을 말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전직에서 행했던 편법들을 통해 어떻게 개인의 정보가 쉽게 유출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전남편, 빚쟁이 등 자신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행할 수 있는 모든 편법에서 안전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어떻게 쉽게 사람들을 속여서 원하는 사람의 주소, 전화번호들을 얻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나옵니다. 쉽게 말해 거짓말 하는 방법들이지요. 이런 거짓말들의 실상을 알려주는 이유는 이런 거짓말들을 통해 개인정보의 유출 사례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사라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프랭크 에이헌이 강조하는 추격자를 따돌리기 위한 첫번째 열쇠는 적당히 교활하고 현혹적인 가짜 흔적을 만듦과 동시에 자신이 택한 도주로를 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전에서는 정보교란, 허위정보 유포, 새출발 이라는 세가지 과정이 주된 요소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프랭크 에이컨은 잠적이 신분을 속이고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위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여권을 포함해 예전의 인생과 관계된 것을 남김없이 다 버리는 것은, 단 한 개도 버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잠적의 여행길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거짓말의 정점을 스스로 경험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함께 엮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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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2-10 1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소 거짓말없이 살다보니 책내용들이 하나도 와 닿지 않네요 ㅋㅋㅋㅋ

CREBBP 2016-02-10 16:15   좋아요 2 | URL
거짓말이 뭔지 모를까봐 이렇게 직접 용법을 알려주시는 센스 ㅋ

2016-02-11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1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2-10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어요!^^

CREBBP 2016-02-10 19:23   좋아요 1 | URL
땡큐땡큐
 
[카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카인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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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가 굶어 죽을 지경에 처해, 동산을 찾아가 기웃거리다가 경비 천사 아자엘에게서 이 땅에 인간들이 너희뿐만 아니라는 말을 듣자, 그들은 그렇다면 여호와께서 왜 자신들을 창조했는지 궁금해하고, 이에 대해 아자엘은 여호와가 일하는 방식은 신비하지만, 자신이 파악하는 방식으로는 너희는 실험이었다라고 말한다. 동산에서 주어지는 과일들을 따먹으며 생각없이 놀고 먹던 이 딱하고 무능한 아담과 하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에 막막해 하자 모닥불을 피워 지나가는 대상에게 빌붙어 살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준 사람, 아니 천사도 아자엘이다. 우리가 성경을 통해 알고 있는, 신이 창조한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는 어디서 왜 어떻게 생겨났는지 모르는 대상의 도움으로 카인과 아벨을 차례로 낳아 가족을 이루고 각각 밭과 가축을 맡겨 살아가지만, 알다시피 여호와는 아벨을 편애하고 카인은 자신을 경멸하는 여호와에 대한 복수로 아벨을 죽인다. 여호와가 분노하여 카인에게 묻자, 그는 질문으로 대답한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편애하는 것과 살인하는 것은 그 잘못의 크기가 비교 불가능한 것이지만, 카인은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여호와와 논쟁한다. 논쟁이라기 보다는 치졸한 말싸움이다. 그런데 전지전능하신 여호와는 어쩐 일인지 이런 논리적 대화에 약하다. 결국 카인이 아벨을 죽였다는 것을 인정한 후에도, 심지어는 신을 죽이지 못해 신이 사랑하는 아벨을 죽인 것이라는 말을 듣고도 그를 벌하지 못하고 이마에 표식을 남겨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없도록 약속한다. 이처럼 신의 뜻 중에서 최초의 살인범인 카인에 대한 한없는 너그러움은 정말 불가해한 일이다.  


이후 구약 성서의 공간적 배경을 따라 시간을 거스르고 여행하는 카인은 신의 행동 곳곳에서 잔혹성과 모순을 발견하고 신과 대면한다. 신의 절대적 권력 앞에서 카인은 신의 모든 분노와 파괴에 대한 행동들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서로는 오랜 앙숙처럼 정이들어 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비처럼 불기둥을 내려 소돔을 파괴한 신이, 하늘에 닿기를 원했던 바벨탑을 쓰러뜨린 신이, 시나이 산의 금송아지를 섬긴자들을 무자비하게 멸했던 신이, 여리고와 여러 도시들을 그렇게 무차별하게 파괴하고 죄업는 아이들까지 잔혹하게 학살한 신이, 최초의 살인자 카인에게는 자신의 편애를 인정하고 꽤나 약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나귀를 타고 시공간을 따라 과거와 미래를 현재 속으로 여행하는 방랑자가 된 카인은 마지막 장소 노아의 방주 속으로 초대된다. 한 인간을 실험적으로 창조했다가 멸하고 다시 실험하는 것을 반복하는 여호와의 변덕스러움에 회의를 품은 노아는 방주 속에 초대받았으나, 한명씩 살해한 후 마지막으로 두번째인 노아의 부인을 죽이고 나서 노아가 부인을 어쨌냐고 묻자 또다시 대답 대신 질문으로 답한다. 내가 어르신의 부인을 지키는 자 입니까, 내가 그분의 발목을 줄로 묶어 나와 이어놓았습니까, 마치 양이라도 되는 것처럼요. 카인의 대화술은 이처럼 압권이다. 


명백한 자신의 살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이러한 역공의 대화법은 만일 우리 모두가 카인의 후손이라면 소중한 인류 문화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신을 부정하는 리처드 도킨스가 구약 성경의 뭐 어디라더라 무슨무슨 편을 가장 즐겨 읽는다던데, 그 이유가 학술적인 이유가 아니라 문학적인 이유라던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저녁 식사가 늦어지면 맞벌이 부부였던 부모님 중 아빠가 버럭 소리를 지르곤 하셨는데, 정말로 어른 치고 너무나도 치졸하면서도 해맑은 분노라고 아니할 수 없으나, 당시 나는 생각했다. 엄마도 돈을 벌고, 아빠도 돈을 버는데, 엄마가 아빠 밥상을 차리는 사람으로 날 때부터 그런 의무가 지어진건가. 이러한 나의 카인적인 가치관은 결혼 이후 잦은 불화를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카인의 반증을 이용할 줄 몰랐다. 내가 당신의 밥차리는 사람입니까. 다행히 나의 남편은 아빠와는 정반대의 사람으로, 요리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 얻어먹는 내가 오히려 그런 말을 들을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밥 차림 대신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많다. 의무와 책임이라는 사회적 명제는 카인의 역공의 대화법으로 성찰해보아야 한다. 


이 대화는 아주 지극히 일부의 대화상의 예일 뿐이다. 이 책의 주제라는 것이 성경에 적혀 있는 여호와의 기만적이고도 모순적이고 또 파괴적인 행동과 말을 자신이 편애로 인해 살인자가 되기로 한 카인의 눈을 통해 비추고 신의 잘못을 조목조목 들쳐내는 것인데, 이러한 주제라면 사실 성경에 적혀있는 신화적인(그러니까 비논리적인) 성격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과 의심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문학이라는 틀에 녹여내었느냐는 건데, 신과 카인과의 대화, 카인과 천사들과의 대화,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문장이 단락 구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덩어리로 어우러져 한 문단으로 구성된 글은 이처럼 처음부터 익살스럽고 해학적이고 유머가 넘친다.  카인의 최초의 살인은 아벨을 죽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신을 죽이고 싶어서였음이, 핵심이다. 그는 아벨의 살해를 통해 이미 신을 죽였고, 그리고 노아의 방주를 통해 신이 창조한 인간들을 다시 처음부터 실험실에 세우려고 했던 신의 계획을 망쳐놓는다. 그러므로 책의 연장선에서의 현재 우리, 즉 이제까지 남겨진 인간은 하느님의 자손인 노아의 후손들이 아님은 확실하다. 다른 사람들 맨 앞장에서 아담이 지나가다 만난 대상들일 수도 있고, 신의 홍수가 닿지 않은 어느 머나먼 땅의 다른 종족들과 카인의 혼혈인들일 수도 있고, 카인이 더는 소설 밖으로 떠났고 없으므로 신의 후손은 존재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나귀는 카인의 동반자이고 그를  그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공간으로 이끈다. 성서 속을 여행하며 가는 곳마다 그는 신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잔혹하고 파괴적인 현상들을 목격한다. 아벨이 되기도 하고 카인이 되기도 하고 다른 롤을 부여받지만, 그의 여행은 신의 그러한 잔혹성을 목격하는 것이고 그것은 향후 자신이 취할 행동에 대한 이유가 된다. 카인은 살인자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직한 사람이고 의로운 사람이다. 그는 동생을 살해함으로써 신을 살해한다. 최초의 그의 살해는 유일한 신과의 결투이며, 그 언어적 결투에서 논리를 갖지 못한 신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를 누구도 죽일 수 없도록 '자비'를 내린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경악할 만한 잔혹함이 극명하게 드러나자, 신의 행동을 자신의 논리로는 용납할 수 없기에 신의 계획을 망쳐놓기 위해, 즉 신의 자손이 대를 끊고 더는 실험이 계속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노아의 전 가족을 살해하는 것이다. 그의 증오는 소설 내에서 합당하고 정의롭다. 여기서 살인은 물리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신의 뜻에 의해 죽음이 허락되지 않은 신을 죽이는 방법은 그의 피조물들을 그 존재를 끊는 것이었기에 , 그는 처음 살인으로서 신에게 인정받았던 것처럼, 역설적으로 그 인정받은 능력으로 또다시 살인을 행함으로써 신과 인류와의 고리를 끊어놓는다. 이것은 카인의 신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이제 (소설 속에서) 그가 만든 인류는 없다. 노아를 죽인 카인이 유유히 역사속으로 사라질 때, 신을 죽인 노아의 후손(만일 있다면) 역시 신의 자손일 리가 없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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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02-05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만큼 재미있는 리뷰입니다. 책 안 봤으면 저 이 책 샀어요. 리뷰에 별점 올려야하나 싶을 정도예요. 리뷰를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다른 분의 시각으로 같은 텍스트를 보는 게 참 흥미로워요. 분명히 제가 리뷰에 쓰려고 메모해뒀는데 까먹은 건데요. 기네스님 혹시 미드 슈퍼내추럴 보셨어요? 퇴마사 형제가 악마랑 싸우고 천사랑 편먹고 나중엔 천사랑 싸우고 연옥 떨어지고 지옥 떨어지고 고생이란 생고생 다하는 미든데요. 거기 나오는 신의 정체가 진짜 골 때리는데 말씀하신 실험실이랑 통하는 구석이 있어요 그리고 왜 양 두마리 끌고다니는 노인이 카인한테 니가 죽을 때까지 니 앞에 나타날거라고 하잖아요 노아한테 대꾸하는 카인의 대사를 보니 생각나요

CREBBP 2016-02-05 01:01   좋아요 1 | URL
제가 글 올려놓고 비문과 오류 알고서도 별로 뜯어고치지 않는 편인데(왜냐하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재미있으시다는 말을 듣고 거친 문장과 중복문을 좀 다듬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에이바님 꼼꼼한 리뷰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에이바님처럼 꼼꼼하게 쓰고 싶은데, 다읽고 나면 왜 그 디테일들이 상세하게 기억나지 않기에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사족이 많아져서. ㅎㅎ

슈퍼내추럴 가끔 본 것도 같고 안본것도 같고.. 시간 여행하는 건가요? 근데 이 책 정말 웃기고 재밌지 않나요.. 내용적으로는 사실 그리 새로운 건 아닌데, 짜임새가 새롭고 웃기고 좋았어요. 80세가 넘어도 이렇게 재치넘치는 글을 쓰는 거 보면 정말 열심히 잘 늙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에이바 2016-02-0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 리뷰를 굉장히 날려 썼다고 생각했어요. 그들 쓰고 카인도 빨리 써버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주말 동안 쓴 글 그냥 안 다듬고 바로 올려버렸거든요. 재밌게는 읽었지만 그들을 읽으며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들 별 셋 카인 별 둘 주려고 했었다니까요... 곧 이성을 찾긴 했지만. 그들 리뷰 정말 별로예요. ㅋㅋㅋ 맨날 제가 기네스님 글보고 감탄하니까 이런 말씀 드리기 민망한데요. 전 소설 읽을 때 어떤 한 부분에 꽂히는 편이거든요. 그 표현이 계속 생각나고 그래서 글에도 그게 반영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리뷰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요즘엔 생각도 많이 안 하니 더 그렇고요. 기네스님 글은 시각이 뚜렷해요. 렌즈를 갈아 끼워서 깨끗하게 보이는 거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슈퍼내추럴은 형제 둘이서 미국 전역을 배경으로 악령(악마) 잡으러 다니는 내용인데요. 천사, 악마, 뱀파이어 등이 등장하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형제애는 또 얼마나 찐한지... 10년째 방영중이에요. 연기도 잘 하는데 배우들이 드라마 촬영한다고 영화 쪽으로 못 가더라고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전 보다 말았어요. 내용이 넘 산으로 가섴ㅋ 1시즌은 호러틱하고 아주 좋아요. 카인 쓸 때 사라마구 연세를 생각하면 정말 놀랍네요. 그런 감을 잃지 않는다는게 대단하죠... 잘 늙는다는 거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CREBBP 2016-02-06 03:50   좋아요 0 | URL
호호 전 누가 빈말이라도 잘쓴다 말해주면 정말 철썩같이 꽉 믿어요. 그리고 제 글이 막 좋아져요. 해해.

그게 근데 어떤때는 열심히 써도 별로 신통치않아 보일때가 있고 쓰기 싫어 생각나는 거만 휘리릭 썼는데 지금처럼 막 찬사를 받을 때가 있고 그래요. 글고 좋은 반응의 경우 정말 후자가 더 많아요. 이런 저런 면을 꼼꼼히 돌아보지 못하고 개괄적으로 느낀점만 썼을때 대개 독후감으로서 느낌 전달이 잘되고 공감이 잘되는 거 같아요. 잘쓰려고 하면 원래 기억하고 싶었던 그 작은 디테일을 떠올리려 하고 다시 또 뒤적거리고 이러면서 처음받았던 느낌이 반감되는 거 같아요. 사실 전에 말씀하셨던 가시내가 가장 그런 케이스였거든요. 아 이 책 넘 충격적이고 힘들었는데 빨리 생각나는 데로 쓰고 덮자 하고 뭐 정말 한시간도 안되게 금방 썼죠. 어떤 글들은 정말 시간 오래 걸리거든요. 그리고 그 글 쳐다도 안봤어서 완전 잊어버렸었어요. 그러다가 언젠가 답글에 그 글 기억해주셔서 다시 가서 봤는데 내가 봐도 좋더라구요. 쓸 땐 싫었는데 싫다기보다는 너무 성의 없이 썼다 싶어서 내놓기 좀 송구스러웠죠. 당시만 해도 그 때 열린책들 평가단 할 땐 데 지금보다는 덜 읽었기에 좀 더 공들여 썼었기 땜에. 결론은 공들여 쓸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아 잠안와 졸피뎀을 먹고 잘건가 계속 책을 읽다 놀다 하면서 부잡스러운 밤을 지낼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아 맞다 그것이 문제로다 하니까 또 생각나네 햄릿 읽었는데. 리뷰 못쓰겠어요. 파블하면 7권 써야 해서 틈틈히 소설 많이 읽는데.. 존재의를 4번 울궈먹으면 다 끝나갈듯 ㅋㅋㅋㅋ

2016-02-06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6 1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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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1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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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2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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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2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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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22: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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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2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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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0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uiness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군분투 2016-02-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잼있게 보고 가볍게 쓸려고 했는데 이 리뷰를 보니까 그냥 쓰지 말까보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그저 카인이 성경에서 전지전능 무결점의 신이 저지르는 실수들을 지적하는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보다 생각의 틀이 훨씬 크네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도 참 좋아하는데 거기서도 아하스페르츠가 예수 주변들 따라다니면서 논리적으로 따지죠. 그런데 이를 무조건 `사탄`이라고 규정해 버리니 미칠 노릇이고. 그런데 여기서는 아예 카인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으니 사탄이라는 멍에조차 씌울수가 없어서 이야기가 더 재밌게 흘러 가는 것 같아요. 리뷰도 책도 잼있게 잘 봤어요.

CREBBP 2016-02-0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반칙이 어디 있답니까. 아 세계에서 책을 읽었다고 말을 하려면 리뷰를 일단 쓰셔야 증명이 된다는 ㅎㅎ
저도 어릴 때 사람의 아들 읽었었는데 그 땐 이문열을 참 좋아했었죠. 언제부터 좀 이상해졌는지.. 근데 어차피 리뷰 써야 할듯 의무서평 7개 채워야죠. 딴거 많이 읽었다면 모를까 . 아 이 책 말고 또 하나 오츠 책 <그들> 징하게 두껍고 판형도 큰데 더럽게 재미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