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김대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과학자의 깊이를 기대하지 않고 읽는다면 지식 기반의 사유가 충분히 인상적이었을 글모음. 막스 플랭크 연구소와 카이스트라는 저자의 약력과 제목과의 결합에서 기대하는 것만큼의 새로움과 깊은 통찰은 기대하기 힘들다. 탐구보다는 휴식에 더 어울리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녀 시절 <가시나무새>는 나의 유일한 성교육 교재였다. 그 책을 쓴 작가의 감성과 드라마적 기교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이 거쳐간 거대한 서사에 녹여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병통치약 2015-06-3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나무새가 갑자기 읽고 싶은 비오는 밤이군요 ㅋㅋ. 저는 `황홀한 사춘기`였습니다. ㅎㅎㅎㅎ

CREBBP 2015-06-30 21:14   좋아요 0 | URL
순진한 고딩의 호기심과 아자씨의 호기심이 같을리가.. ㅋㅋ

만병통치약 2015-06-30 21:21   좋아요 1 | URL
제가 황사 볼때 얼마나 순진한 중딩이었는데 그러세요 ㅋㅋㅋㅋ 제 짝이 어느 날 그 책을 가져 와서는 제게 빌려주는데....ㅎㅎㅎ
 


 









p58
베이컨은.. 직접 경험해서 모든 관측 사실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일반화하여 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일반화하는 과정을 귀납적 추론induction이라고 합니다.

p59
관측의 이론적재성에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선입관이 지각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략) 인간의 지각 자체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통해 형성되고 또 수정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략)
둘째로 똑같이 감지한 것도 이론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해석합니다. (중략)이론적 해석을 뺀 관측이란 드뭅니다.(중략)
셋째로 어떤 실험기구에 의존해서 하는 관측이라면 그 기구의 작동원리 안에 이미 이론이 들어가 있습니다. (중략) MRI, CT, PET 스캔 등을 생각해보십시오... 그 원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결과를 덥석 믿습니다.
넷째...기본 과학 이론에 어긋나는 것을 그냥 믿을 수는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경험을 걸러내는 과정이 없으면 관측과 환각도 구분할 수 없고 무엇이 제대로 된 관측인지 알 수도 없을 것입니다. 포퍼는 우리가 아무리 관측한 사실이라고 우기는 것도 이론이 포함된 가설일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나중에 폐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p70
포퍼는... 귀납주의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려는 무모한 철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것은 좀 뼈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이론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p74
흄은 귀납적 사고는 논리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지만 우리가 버릴 수도 없고 어쩔 수도 없는 인생의 관습이라고 했습니다. 과학에서도 그렇습니다. 뉴튼은 자신의 중력법칙을 태양계 내의 관측결과로 검증한 후, 그 법칙을 전 우주에 일반화해서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하였습니다.

p113
측정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기준을 만들어내려면 순환논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으리라는 걱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처음에는 감각에 의존해 시작합니다. .. 그렇게 감각을 기반으로 얻은 지식으로 측정기구를 만들고 나서는, 그 기구를 사용해서 감각자체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p117
지식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 완벽하지 않은 지식을 우리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 그것도 보입니다. 과학의 발전과정은 단순한 진보가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융합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준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보수적 의무감과 그러나 옛날보다 더 잘해야 한다느느 진보적 의무감을 동시에 소화해야 합니다.


p119
어떤 패러다임도 절대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 그 틀안에서 지식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p121
뉴튼 역학은 워낙 훌륭하고 광범위한 패러다임이었기 때문에 몰락할 때 혁명도 두 개나 겪었습니다. 하나는 상대성이론으로 넘어가는 혁명... 또한 뉴튼은 각 물체의 질량이 불변한다고 했었는데, 아인슈타인은 그것이 속도에 따라 변한다고 했고 질량과 에너지는 상호 환원될 수 있다면서..

p123
쿤은 과학혁명을 정말 의식적으로 정치적 혁명에다 비유했습니다... 패러다임을 갈아치우겠다는 과학자의 결심은 어떤 종교를 믿던 사람이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전향을 거부하고 옛날의 패러다임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 죽어야 비로소 혁명이 완수되겠지요. 이는 양자 개념을 만들었던 독일의 저명한 물리학자 플랑크가 했던 말입니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의 승리는 반대파를 설득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반대파가 다 죽고 나면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 새 세대가 자라나면서 이루어진다고요.

p138
패러다임이 바뀔때는 이론이 많이 바뀝니다. 그 이론에 바귀면 그 이론의 영향을 받는 관측내용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 옛날 유럽의 천문학 기록을 보면 이 신성이나 초신성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 반면 동시대 중국의 기록에는 많이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천계의 불변성 개념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 반대로 사늘에서 자꾸 무엇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p144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패러다임이 지배적이 되면서 에테르에 관해 축적되었던 지식은 다 무효가 되었습니다. 아주 정밀했던 실험도, 굉장히 발달했던 복잡한 이론도 그 의미나 중요성을 상실했습니다. 과학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말로 받아들여졌습니다(쿤 로스)


p146
혁명적 진보란 역설적인 이야기입니다. 혁명이 일어나면 그 전 체제에서 이루어놓은 업적들이 어느 정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이루어가고 있는 성과도 이 다음 혁명이 일어나면 어느 부분이 허물어질지 모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이종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서적을 아무리 통달해도 끝내 넘지 못한 산. 언어의 세계가 아닌 피상적 과학이 아닌 단단하고 우아한 공식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지막 바램. 그 산을 넘기 위해, 소망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수학부터 시작해서 끝끝내 일반상대성이론을 수학으로 풀어본 1년간의 과정을 그대로 담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 유럽 근대의 뿌리가 된 공자와 동양사상
황태연.김종록 지음 / 김영사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수천년의 공든탑이 모래성처럼 우루루 무너지는 과정은 짧고 허망하다. 동아시아의 급추락은 1830년~1840년대 제국주의와 산업혁명으로 인한 중국의 급격한 탈산업화에서 왔다. 산업혁명과 과잉생산에 시달리던 유럽의 무관세 덤핑에 대항하지 못한 무능한 권력이 아편전쟁 패배에 따른 불평등 조약 속에 그 이전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파국 속으로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으니 말이다. 


유럽과 동아시아의 문화 차에 대해 19C 초까지도 1인당 국민소득부터 시작해서 모든 면에서 동아시아가 우세했다고 조목조목 찝어낸다. 이 책에 의하면 이 때까지 문학, 과학, 의학, 예술, 철학, 제도, 경제, 상업, 농업 등 모든 부분에서 중국이 유럽보다 우세했다. 서양의 발전에 가장 큰 정신적 근간이 된 계몽사상의 발상 그 자체가 공자 사상에서 유래한다. 만민평등교육제도와 과거제도에서 유럽의 교육제도가 왔고, 중국의 농본주의와 자유상업론을 바탕으로 케네의 근대 경제 모델이 완성된다. 중국의 내각제적 제한군주정에 탄복한 영국은 공자의 ‘임금은 영유하나 간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번역하여 불문율이 되었다(‘King reigns, but does not rule'). 18C 계몽주의 시대 내내 유럽 사상계를 공자 철학이 지배했고, 그 계승자는 루소, 볼테르 중국 문물로 넘쳐나던 17C 18C 중국의 선비 문화에서 왔다. 중국 사상의 우월성을 서양이 받아들여 자신들의 문화와 섞음으로써 비로소 천년 이상 어두운 신의 침대 속에서 잠자고 있던 문화의 꽃이 기지개를 펴며 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7C 말 라이프니츠는 기독교 선교사를 중국으로 파견할 게 아니라 공자 선교사를 유럽으로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18C에는 공자 비방의 대가 몽테스키외와 공자 예찬론자 볼테르가 각각 <법의정신>과 <철학사전> 등을 통해 치열하게 논쟁하며 프랑스를 달군다.  볼테르를 이은 케네는 중국을 모델로 근대 경제학을 창시한다. 유럽의 최빈국이었던 스위스는 알브레히트 폰 힐러 <우성 황제 : 어느 아침의 나라 이야기>를 토대로한 무위이치 사상을 바탕으로 지상낙원을 건설한다. 조용히 영국의 철학을 받아들인 영국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사마천의 자연지험에서 표절한 애덤스 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론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또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19세기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는 증거와 근거들을 보여준다. 영국 산업혁명보다 600년 빠른 송나라 10C에는 이미 제철혁명으로부터 시작도니 제조 기술의 혁명이 이어져 생활용품의 대량생산과 재부가 형성되었고(261)  기원전 4C 경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요리와 조명에 사용했고 10C경에는 가정용 석면램프가 널리 보급되었다. 중국의 항해 기술에 대해서는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2000년간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 불가능한 가장 앞선 선박 항해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심지어 18C 말에도 유럽인의 선박은 중국선박에 비해 열등한 선박을 사용했다(템플 p263) 영국 선박이 16C말에야 4백톤 급에 겨우 도달했을 때 중국은 16C 이전 이미 3천톤급에 도달했고, 기원전 1C경부터 나침반을 사용했다. 10C에 지폐가 발명되어 자유 경제 시장은 더욱 확대되었고 화폐납세는 11C 중반 52퍼센트에 달했다. 과세없는 자유 시장 경제는 거대 도시를 탄생시켰고, 14C 도시민은 37%에, 항주의 인구는 최대 500만명으로 18C 유럽의 도시화 수준을 상회했다. 


서양으로부터 유포된 이른바 아시아 정체론이란 동아시아가 잠시 서양에 뒤졌던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의 시기에 형성된 부정적 동양관을 그 이전의 역사에까지 일반화하는 오리엔탈리즘의 허구에 지나지 않음...인류 문명사를 줄곧 앞서오다가 고작 근대화시기 백년 남짓한 기간동안의 과학기술적 열세를 가지고 문화 전반에 걸쳐 너무 극심한 서구 콤플렉스를 지녀온 셈이다. (p267~268)



다른 종교와 신념을 인정치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인정치 않는 서구 중심의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희제는 유럽 선교사들이 가톨릭 교리를 선교하는 것을 허락했다. 국가와 종교가 일치했던 서구 선교사들에겐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추방된다. 남의 나라에 와서 수천년동안 이어온 전통을 깨고 자기들 신을 믿으라고 하며, 위패를 불태우고 신도들을 선동해서 반란을 일으키게 했다는 것은 누가 무엇을 전해주러 왔는지를 의심할만한 행동이다. 하나의 신 아래의 서로 다른 종파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자기들끼리 싸우는 행위 또한 당신 중국인들의 눈에는 다양성의 하나로 보였을까? 그런 일이 있었을 때, 화형이나 태형 같은 무지막지한 순교가 이루어지는 대신 어떤 가혹행위도 박해도 없이 단지 추방당했을 뿐이라고 한다. 참혹한 종교갈등을 겪은 서구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받은 대접이다. 그들을 추방했던 건 조상에 대한 경배를 막고 소녀들과 동석하고 그 소녀들을 무릎꿇린 문화적 차이에서였을 뿐, 종교에 대한 탄합은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서구 문화와 동아시아 문화의 차이, 나아가서 그 우수성을 읽을 수 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이제까지의 서구 문명에 대한 열등감은 사라진다. 중국과 서양의 비교에 있어 중국 우세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지나치게 중국 우월론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엄청난 양의 참고 자료에 일단 객관적 사실은 인정하는 걸로 한다. 역사를 결정하는 것은 현재다. 중국이 공산주의적 몽상에서 막 빠져나와 꿰줴줴한 모습으로 $1~$2짜리 조잡한 물건들을 미국에 덤핑하고 있을 때, 우리에게 중국은 몸집만 크고 지나간 과거마저도 열세한 나라였다. 이제 경제 사정이 달라진 것과 중국의 문명에 대한 평가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문화적으로 서구의 것에 열광하고 선호하는 우리가 중국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는 일은 현재를 재조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바 2015-06-29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c 동아시아 우세론은 저도 늘 생각하던 바였는데 드디어 그 증거가 책으로 나오다니 반갑습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일단 봐야 알겠습니다만 그건 그렇고 `보이지 않는 손`이 표절이었다고요? 몽테스키외와 볼테르가 공자 비방과 예찬론자였다니 생각도 못했어요. 흥미로워요.

CREBBP 2015-06-29 21:02   좋아요 1 | URL
정말로 흥미롭습니다. 옥의 티라고 하면, 우열이라는 개념에 대해 약간의 반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신뢰성 문제에 있어서는 뭐 대충 허술하게 지은 책은 아닙니다. 참고서적의 양도 방대하고요. 곳곳의 인용문이 주장을 반증하고 있는 경우도 많구요. 단지 좀 주장이 뭐랄까 약간 우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 껄그럽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만병통치약 2015-06-29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논쟁 자체가 이제는 무의미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동양이 한창 뒤쳐져 있다고 자책할 때는 중요한 이슈였는데 이제는 조상탓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된듯합니다. 그런데 공자라...의문이 드네요.

CREBBP 2015-06-29 22:26   좋아요 0 | URL
반대의 상황읋 우려해야 죌 시잠이죠.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