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알라딘에 둥지를 튼 후, 두 번째 신간평가단 이라는 행운이 주어졌습니다. 이과 출신에 문학과 인문학적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나에게 첫번째 평가단 활동은 문학에의 입문이자 기회였고, 두번째 평가단 활동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36개의 소설을 추천했고, 12개의 소설을 신간평가단을 통해 읽었습니다. 모두 신간입니다. 외국 문학은 국내에서는 신간이지만 새로 번역되었거나 재출간하는 책들이 많았습니다. 


매달 하는 투표지만, 책 선정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무슨 책이 선정될까 무척 궁금해집니다.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자주 일일히 클릭질을 해가며 카운트를 해대고, 포스트를 했습니다. 덕분에 출판계와 문학의 흐름을 대략이나마 조망해볼 수 있었습니다. 1~2표 차로 선정에서 밀려난 좋은 책들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만났습니다. 안그러면 마케팅과 이상한 시장의 법칙에 좌우되는 베스트셀러에나 의지할 뻔 했습니다. 





























선정단 도서로 읽은 책들 중 다섯 개를 선정하기는 매우 쉬웠습니다. 이 중에서 <구제불능 낙천주의자 클럽>을 베스트로 뽑습니다. 쉽고 재미있고 서사가 풍부하고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아주 골고루 갖춘 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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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콜린 2015-07-28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래너리 오코너 단편집 있는데 반갑네요^^ (언릉 읽어야겠네요^^; 사놓은지 한참되었는데..;)

CREBBP 2015-07-28 13:05   좋아요 1 | URL
단편집이지만 초반부는 오코너의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진도가 느린데.. 나중에는 점점 재미있게 느껴지더군요.
 
[네메시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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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세기 그리스 작가 헤시오도스에 의하면, 네메시스는 태초 카오스로부터 생겨난 밤의 여신 닉스가 혼자 힘으로 낳은 여신이다. 그것은 신의 분노와 복수를 상징한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와 잠, 죽음, 꿈,파멸, 고뇌, 비난, 불행, 비참, 사기, 노쇠 등이 밤이 낳은 자식들이라는 신화적 설명은 태고적 칠흑같은 어둠이 상징했던 바를 잘 알려준다. 그것들은 인간이 두려워하는 존재들이다. 그것들의 존재는 두려움을 환기시킨다.


신들이 인간을 두려워하는 존재들을 낳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들도 다 먹고 살아야 겠기에 그런 개념들이 필요했다. 인간이 자신들의 능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고, 그래서 두려움과 불행을 알지 못한다면 인간은 신들을 숭배할 이유가 없어지지 않는가. 태초 선악의 기준이,  무엇이 공공에 이로운가, 무엇이 자비롭고 의로운 행동인가보다는 무엇이 신들의 의지에 복종하게 만드는가에 의해 좌우된 까닭은 이토록 간단하게 설명된다.


폴리오 바이러스는 소아마비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전염병이었다. 1950년대에 백신이 개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발병률이 낮아졌지만, 그 한참 이후에 태어난 내 세대의 친구 아이에게도 찾아왔었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그 친구를 매일 업고 등교하는 믿어지지 않는 반아이도 있었다. 가정환경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였다. 장래 의사가 된다고 하던 아이였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사고나, 질병으로 생긴 후천적 장애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강한 의지와 끝없는 절망이라는 양 극단 사이의 멀고 먼 거리를 갖는다. 신체의 훼손이라는 불행은 저주 혹은 운명의 장난처럼 갑작스레 인생의 옆구리를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손 쓸 새가 없다. 신체의 마비에 대해 인간의 의지는 무기력할 뿐이다. 감정이입이 쉬운 이유는 누구도 그것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나돌기 시작했을 때 감돌던 사회적 공포는, 바로 그게 나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삼성병원 의사가 음식점에서 먹었던 그 테이블 틈새에 조용히 내려앉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숟가락을 통해, 입을 통해 언제 나에게로 침입할 지 모른다는 공포는 사회를 두 편으로 찢었다. 정부는 왜 식당을 공개하지 않는거지, 정부의 무분별한 공개 때문에 이 식당은 망해버렸어 라고 박원순을 향해 울부짓던 식당 주인의 표정이, 그리고 그 식당주인을 향했던 나의 분노가 아직 가라앉지 않는다. 메르스가 거기를  지나갔었고, 어느 틈에 조용히 누구를 노리고 있을 지 모른다는 공포가 우리를 깨우치게 한 게 있다면 이기심이다. 다행히 진정되었지만 메르스는 메르스의 파급력 이상으로 사회를 강타하고 여기저기를 찢었다.


내 중학교 때 친구도 이 책의 화자처럼 비교적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고, 공부도 잘하고 아이들에게 인기도 있었고 자기 의지도 강했으니,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성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책의 1인칭 화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늦게 깨달았다. 소설은 우리의 정의의 사자 버키가, 폴리오가 유대인 마을을 휩쓸던  그 때 또 다른 폴리오의 희생자이자 몸의 일부가 마비된 그의 학생 중 한 명을 뒤늦게 만나 살아온 이야기를 한 내용이다. 그는 버키와는 다른 종류의 인생을 살아왔으며 다른 폴리오 희생자와 기숙사 방을 함께 쓴 적이 있다는 점을 통해 폴리오가 통과한 맞닥뜨린 마비가 어떤 유형의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대응하게 했는지 몇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화자가 기숙사에서 만난 또다른 소아마비 친구는 극심한 절망을 온몸으로 통채로 안고 그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삼아 의대에 진학하지만, 끝내 자살한다. 버키는 그 모든 폴리오를 자신이 아이들에게 옮겼다는 피해망상적인 죄책감으로 사랑도 끝내고 사랑하는 약혼녀도 보내고 비참하게 살아간다. 


이제 그는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이 달리 될 수 없었던 것은 하느님 때문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느님이 아니었다면 하느님의 본성에 달랐다면 상황도 달라질 것이다 129


놀이터에 달려 가고, 애들 가족을 만나러 뛰어가고, 일요일에는 장례식이 뛰어가고, 저녁에는 나를 도우러 집으로 뛰어오고. 이번 주말에는 이 더위 속에 그만 좀 뛰어 다니고 기차를 타고 해변에 내려가 주말을 보낼 잠자리를 찾아 보는게 좋겠구나 131



유대인인 버키는 폴리오가 유대인 마을을 강타할 때,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 둘 씩 폴리오로 죽어갈 때 유대인이 믿는 신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그가 믿은 신은 의롭고 평화로운 신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는 전쟁과 폴리오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한 신의 행위에서 배신감을 느낀다. 태초의 신화에서 시작된 종교가, 어둠이 잉태한 네메시스 여신과 같은 신들이 점차로 유일신의 형태로 흡수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우리가 숭배하고 있는 신이 무자비하고 잔인하고 포악한 성격을 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 역시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과학 기술로 설 자리가 조금씩 위태로와지더라도 숭배를 지탱하는 힘은 신 속에 이미 태고적 어둠의 신들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류는 계속 그 어둠이 잉태한 것들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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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원의 그리스신화 1 - 올림포스 신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1
유재원 지음 / 북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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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화여행(실천문학사)에서 문혜진은 신화를 성스러운 신화와 세속적 신화로 나눈다. 우주창조와 같은 신들이 한 행위를 성스러운 신화라 하고, 신들이 한 행위를 인간이 그대로 반복하게 되면 마법적 힘을 가지게 되고 의례가 되면서 신화 그 자체가 마법의 주문이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신화는 왕조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한 세속적 신화다. 그는 페르시아 신화 샤나메를 우주 창조와 인간과 최초의 왕조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신화의 시대, 많은 영웅들이 나타나서 왕조가 설립될 때까지 악의 무리와 괴물이 싸우는 영웅의 시대, 그리고 역대 왕조의 역사를 읊는 역사의 시대로 구분한다. 

내가 어릴 때는 그리스 신화를 잘 몰랐다. 집에 책이 있었지만 다른 동화책들에 비해 크게 흥미를 못느꼈던 것 같다. 그리서 얘기 도중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와 신들의 이름을 주어섬기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웠다. 조금 컸을 때, 내 이름의 가운데 주 자를 술주 자로 바꾸고 바쿠스 신 하라는 농담을 들었을 때, 어떤 특성과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바로바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감탄스러웠다. 바쿠스는 술의 신이지만 로마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그리스에서는 디오니소스다. 이제까지도 무슨 신이 무엇을 담당하는 신인지 잘 알지 못했다. 신화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 없었기 때문에, 신의 탄생에서부터 활약과 사멸까지의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방대하게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다.  

저자는 서두에서 그리스 신화를 ‘호메로스가 활동하던 기원전 8~9세기부터 ‘이교세계’가 끝나는 기원후 3~4세기까지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여러 지방에 널리 퍼져 있던 온갖 불가사의한 설화와 전설을 총칭하는 말(p06).'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니까 신화를 하나의 허구적 이야기책으로 본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연대기 순으로 모든 이야기가 연결되도록 정리된 한 권의 장편 소설이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기억들을 공유하는 연작 소설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유재원의 <그리스 신화> 시리즈의 가장 첫 번째  책으로 <올림푸스 신들>이라는 부재에 맞게, 각 지방의 어느 신들이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활약하고 또 어떤 강력한 힘을 통해 다른 신들과 대결하고 인간들과 어떤 관계를 맺음으로써, 인류 역사에 어떤 의의가 있었는가를 되짚는다. 즉, 신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연대기 순으로 이야기의 나열에 주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들 사이의 이해 관계에 따라 얽히고 설킨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신들이 어떻게 변천해왔고, 최종적으로 유일신인 기독교 사상과 부딪치고 흡수되어 갔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우리나라 그리스 신화의 대부분이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되어 있는 까닭에 대해 그리스 문명의 황금기인 기원전 5세기에 살던 고대 그리스인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기원후 2세기 이후의 로마시대 관점에서 쓰인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때, 쓰인 신화는 이미 그리스 정신 대신 로마의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철학적 사고에 기반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락했다고. 그리고 로마인들은 그 그리스적 생명력을 잃은 신화들을 수집하여 일목요연하게 일정한 순서대로 정리하여 평면적으로 죽은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정리했으며 그것이 우리가 주로 접하게 된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것이다. 이후 위계적인 유일신 사상을 바탕으로 선악을 인위적으로 구분하는 윤리적 종교인 그리스도 교가 우위를 확보하게 되면서 신화적 생명을 가졌던 올림포스 신앙은 박제되어 버렸다.

각 지방마다 다른 신들을 섬겼고, 그러한 지방색이 짙은 신들은 지방의 왕들을 지지하고 관여한다. 제우스의 경우 타고난 바람둥이로 숱한 연문을 뿌리고 다니는데, 그 이유로  ‘각 지방에서 숭배되던 신들이 제우스 신항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그리스의 각 부족들에게 자신들의 혈통을 주신인 제우스와 관련시키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설이 만들어졌다고 해석한다. 제우스가 패권을 잡자 모계사회를 기반으로 아프로디테, 아테나, 데메테르(풍요의 여신), 아르테미스, 아테나 등 저마다 숭배하던 여신들의 위상이 떨어지게 되고 그들에게 정통성을 부여하기 그의 연인으로 각색되었고 남신들은 그의 아들로 취급하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한 이야기 자체로서 끝내는 것들이 아니라 관련 있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그것들의 연결성을 분석함으로써, 그리스 신화를 인류 문화와 연결시켜 이해하도록 인도한다. 책 날개에 보면 신들의 시대에 해당하는, 현재 2권 신들과 직접 교감한 제1세대 영웅들 이야기를 엮은 <신에 맞선 영웅들>까지 나와 있고, 영웅들의 시대에 해당하는 3편 위대한 제1세대 영웅들의 직계 후손들 이야기인 <영웅의 후예들>, 4편 헤라클레스의 모험과 아르고나우타이의 모험을 그린 <영웅들의 대모험>, 5편 선조들의 업보로 인해 비극적 운명을 겪은 영웅들 이야기인 <비극적 영웅들>, 6편 트로이아 전쟁에서 활약한 영웅들과 그들의 귀환 이야기를 담은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들>의 네 편이 이 시리즈의 나머지로 근간 예정이다. 


* 참조 서적이 없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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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7-24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신들도 많이 언급되나요? 로마에 와서 짬뽕되는.. 거의 그리스신 위주죠?ㅠㅠ

CREBBP 2015-07-24 23:40   좋아요 0 | URL
네 메이저급 그리스 신들 위주로.. 어떻게 지역직 특성이 븡괴되고 올림푸스 시대로 가게 되는지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에요.

AgalmA 2015-07-2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는 같은 신인데 그리스와 로마에서 각각 이름이 달라 엄청 짜증났던ㅎ
바쿠스-박카스-디오니소스...통일되지 않은 번역은 짜증의 화를 더욱 부르고)))

CREBBP 2015-07-25 04: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바쿠스와 디오니소스는 넘 많이 차이나지 않아요? 딴것도 그렇게 차이가 큰가요?

AgalmA 2015-07-25 0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르테미스는 로마식으로 디아나잖아요. 헤라도 유노, 모네타 엄청 다르고...

깊이 들어가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신들의 설화와 특성에 따라 별칭이 또 엄청나거든요ㅎㅎ;
디오니소스 별칭
1. 디메테르-두 명의 어머니를 가진 자
2. 트리고노스-세 번 태어난 자
3. 박코스-어린 가지
4. 자그레우스-잔인한 사냥꾼
5. 귀니스-여자 같은 자
6. 프세우다노르-실제적인 생식이 없는 자
7. 뒤알로스-두 개의 성을 가진 자
8.브로미오스(요란한 자)-디오니소스 축제 관련 별칭

각 신마다 별칭이 엄청나서 디오니소스만 가져왔습니다-,.-;;;
별칭에 얽힌 얘기들 생각하면, 우리나라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주 축약본인 셈ㅎ;;;

CREBBP 2015-07-25 04:40   좋아요 0 | URL
헐 밤엔 잠을 자야..주무시지도 않고 뭐하세요? 혹 댓글 알람 때문에 깨신건 아닌지.. 저는 귀가 간지러워 깼다가.. 그렇군요. 저런 별칭들이 디오니소스 신을 섬기던 각 지역적 즉수성을 말해주려나요. 그나저나 저런걸 어찌 다 알고 계신대요 대단대단

CREBBP 2015-07-25 04:41   좋아요 0 | URL
바카스 드링크도 거기서 왔을 것 같군요

AgalmA 2015-07-25 0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guiness님도 엄청 늦게 주무시더군요. 거의 밤에만 우리 접촉ㅎ;;
저는 잠이 안 와서...알람소리는 꺼두고 있어서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마침 북플 보고 있다가 메시지가 보여서 답한 거예요^^

예. 신들마다 몇몇 별칭은 그 신들이 관장하고 있는 지역성과 연관되기도 해요.
제가 아는 건 아니고, 책에 있는 걸 옮겨와 봤을 뿐^^;
신화란 게 워낙 복잡해서 늘 참조가 필요하잖아요ㅡㅜ;

아무래도 디오니소스가 술과 활력의 상징이다보니 제 생각에도 박카스 드링크가 그 이미지를 가지고 온 거 같아요~

CREBBP 2015-07-25 04:52   좋아요 0 | URL
늦게 자긴 하는데 오늘은 네메시스 읽다가 일찍 자버려 중간에 깼어요.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인데 마감을 아슬아슬 앞두고있죠. 밤중에 귀가 가려워서 가끔 깨요. 비몽사몽 손가락으로 쑤셔대다가 일어나서 면봉으로.

AgalmA 2015-07-25 0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네메시스! 그래서 신화책도 참조하려고 철저하게!!! 역시 guiness님👍🏻기대되네요~~~

밤마다 귀가 간지러워서 깰 정도라니! 뭔가 이야깃거리의 스멜이!!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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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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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대한 판단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나를 따져봄으로써 단순화시킬 수 있다. 개떡같은 세상, 나랑 안맞고, 나를 알아주지 않고, 나에게 적대적이라면, 다른 세상을 꿈꿔볼 수 있다. 가지 않은 길엔, 그 가지 못한 길의 미학 속에는 언제나 환상이 존재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엔 희뿌연 안개같은 두려움이 스멀거린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후회뿐인 인생 개떡같은 세상 대신 품은 구체화되지 않은 소망은 허구의 세상속을 통해 거울뉴런이 주는 아주 작은 공감으로 실현된다. 간단하구나. 그렇게 가면 되는구나. 그렇게 가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나도 언젠가 정말로 정말로 세상이 나를 완전히 배신한다면 떠날 수도 있겠구나 라고..


계나는 떠나서 무엇을 얻었나. 언어연수와 대학원 그리고 각종 알바 기간을 거쳐 4~5년 정도 지난 후 계나는 9 to 4의 '번듯한' 회계일을 하는 직장을 얻었다. 어려운 영어 점수를 획득하고, 닭장 같은 쉐어하우스에서 살아내고, 별로 해본 적 없는 힘겨운 식당 보조 일에서 호텔 레스토랑의 웨이트레스까지 한국에서라면 마다했을 육체노동으로 한달 한달 살아나가면서 조금씩 성취해간  그녀의 성공은 아메리칸드림의 호주버전 같다. 그 곳에서 부딪치며 배운 영어실력은 쓸모가 있었고, 호주 유학 사화에서 아마도 드물게 학력이 무색하지 않은 직장을 갖게 된 성공 케이스일 것이다. 


책장은 쉽게 쉽게 잘 넘어가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들을 꼬집어 내듯 거침 없는 입담이 독자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준다. 재밌다. 그러나 그녀의 성공 스토리에는 한국의 W종금이라는 회사에 다니며 겪은 출퇴근의 고단함과 의미없고 성취없는 직장생활에 대한 디테일한 고생담에 비해 호주에서 그런 성공을 하기 위해 헌신해야 했을 치열한 삶에 대한 기록과 생고생 이야기는 너무 압축적이고 그 디테일이 빠져있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를 따질 때,  그러기 전에 낯선 곳에서 부딪쳐야 했을 언어적 문화 차이에서 오는 해프닝이 자아에게 주었을 상처와 모멸감과 자괴감 같은 것들은 없다. 비행기에서 차를 마실래? 커피를 마실래? 와 같은 간단한 언어조차 알아듣지 못해 아이 베그 유어 파든을 세 차례나 해서 그냥 아무거나 받은 커피를 마시는 종류의 사람이라면 그 외국 생활이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서 느꼈을 자괴감으로 인해 순탄치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것도 한국사람들로 드글거리는 쉐어하우스와 한국사람들로 드글거리는 영어 학원이 생활의 주무대였을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비록 회사에서 하는 일에서 전혀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지만, W 종금이라는 번듯한 직장에 다님으로서 얻는 사회적 위치와 비교해볼 때, 정신노동에서 육체노동으로의 전환이 주었을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피로감 역시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서술에서 빠져있다. 만족되지 않은 현실을 그보다는 조금 만족스런 현실로 옮겨갔을 때에는 그곳이 아무리 유토피아적인 세계라 하더라도 그 유토피아의 구성원으로 존재하기까지의 치밀하고 상세한 스토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갈등 없는 선택이라면 피상적인 동경만을 야기할 뿐이다.  그녀가 얻은 호주에서의 성공은 그 성공담을 이야기하기 전에 전제되었어야 했을 갈등과 고통스러운 선택의 과정이 뭉텅뭉텅 빠져 그 상상력의 간극을 메워줄 대리물이 없다.


나에게 누군가 미국이나 호주 혹은 다른 영어권의 영주권과 시민권을 주고  어디에서 살 것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할까. 책을 읽은 후 어떤 느낌이 여운으로 흔들릴만큼 강타하지 못했을 때에는 만일이라는 상황을 가정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개인적 가치와 재능이 사회 시스템과 얼마나 잘 궁합이 맞는지에 달린 문제니까 말이다. 계나를 통해 지적한 그 한국 사회의 문제를 모두 인정하고 강력하게 동의하지만, 언어와 문화적 문제 역시 경험이 있으므로, 계나의 상태에 비해서는 훨씬 나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가지 않을 것 같다. 이 곳도 알지만 그 곳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사는 내 땅에 내 나라 한국을 싫어 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은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정말 싫은 구석이 많지만 '한국이 싫'지는 않은 문제가 그것이다. 


싫다는 말 속에는 저주 같은 느낌이 살짝 묻어 있다. 너 싫어. 이렇게 말하는 순간 그 말이 향한 상대방은 벌레가 된다. 교육제도도 환경도 정치도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기 힘든 요즘이지만 한국이 싫어 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이미 내가 그 한국 이라는 말에 책임져야 할 기성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정말로 그렇게 저주할 만큼 싫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무슨 희망이 있나 싶기도 저주스럽기도 하지만, 저주하고 떠나서 도착한 곳이 설사 두렵지 않다 하더라도, 그것이 절망을 부르는 또다른 현실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저 도피처를 찾는다. 이곳에서 싫은 일을 그곳에서는 할 수 있다는, 이 곳에서 열심히 하지 않은 것들을 그곳에서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의 확산은 사회를 더욱 피페하게 만든다. 순문학으로서의 기능이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라면 그 비판의 끝이 최소한의 대안으로 제시한 곳이 도피여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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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네요 저는 그 부분은 읽으면서 생각해보지 못했던거 같아요. 호주에서도 분명히 힘들었을텐데 그 부분이 비교적 허술하게 묘사돼서 아니라고는 하면서도 마치 호주가 유토피아처럼 그려졌죠.

CREBBP 2015-07-2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민자를 다루는 소설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있는데 떠난 계기도 도착해서 적응하는 과정도 지나치게 단순하게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galmA 2015-07-24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의 한 사건이 생각나요. 성공적인 유학파였고 해외 기업에 채용되어 탄탄대로가 보장되었던 한국여성이 한국인 남친에게 살해되어 암매장된 사건. 심층적인 디테일과 심리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사건이었죠...페이퍼로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하루이틀 그렇게 또 흘러 갔습니다.
소설이 안 팔리는 시대인 게 맞아요. 현실이 막강하게 다이나믹!
guiness님이 이 소설의 디테일을 따질 만 하죠.

CREBBP 2015-07-24 01:04   좋아요 0 | URL
이런 소설이 잘 팔리기는 할 것 같습니다. 잘 팔리믄 것은 좋지만 베스트셀러 같은 게 되면 곤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장미빛 미래를 품은 청춘들이 모두 나가버리면...

CREBBP 2015-07-24 01:13   좋아요 1 | URL
갠적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그 뭐라던가 호주 워홀도 반대하는 편입니다. 그거라도 찾아. 나가고 싶어하고 나가서 뭔가 경험해야 하는 조급한 스펙증후군을 양성하는게 문제기는 하지만 결국은 언어는 배우지도 못하고 아무도 하지 않을 힘든 노동력 착취당하는 꼴은 아닐까 의심되거든요. 쉐어하우스의 실상도 사실 파티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 위주로 그려졌지만 개인 공간 없이 성인이.. 그게 어디 사는 겁니까

AgalmA 2015-07-24 01:29   좋아요 1 | URL

과거 독일과 중동...해외 취업이라 말하고 팔려감이라고 해야 할 그 일의 허와 실처럼...누군가 나가 또 증언의 기록을 남겨 주겠죠... 삶은 늘 그래왔으니...

워홀에 대해선 한국인 특성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국인이 두루두루 친목을 쌓는 친화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해외 경험, 스펙 등 막연한 환상으로 무작정 나가는 것 저도 반대합니다. 밑그림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도전하면 얻을 것이다˝ 단순히 젊음의 치기나 권리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닌지.
아는 이가 호주 워홀 가서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공연 열라 본 거 만으로도 원이 없었다 해서 ㅎㅎ하긴 했어요. 제대로 놀았구나! 나이스!! 하고 동조한 저도 참 대책없는 히피인지도ㅎ;;

CREBBP 2015-07-24 01:23   좋아요 1 | URL
차라라 그런 종류의 해외 경험이라면 뭐 해볼만 항 것 같아요. 쉐어하우스서 한국아이들끼리 술이나 진탕 마시면서 한국인이 한국사람들 상대로 하는 가게서 최저 임금도 못받고 양파나 까고 설겆이하고 한국사람이 드글대는 학원 규모의 학교에 적만 두고 왔다갔다하다가 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죠. 세속에서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를 젊은 사람들은 잘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