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링 이펙트
무정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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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자동차 급발진이라는 소재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이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처리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칠링 이펙트'는 단순히 사고의 원인을 추적하는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중심 질문은 바뀐다.

👉 왜 진실은 늘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는가

👉 왜 말하려는 사람은 점점 조용해지는가


소설의 전개 방식이 이 문제를 잘 드러낸다.

속도감은 빠른데, 이상하게도 결말로 갈수록 공기가 차갑게 식는다.

증거는 있는데 결정타가 없고,

문제는 분명한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이 답답함 자체가 바로 칠링 이펙트다.


이 책이 말하는 건 결국.

📌 진실이 사라지는 건 누군가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 모두가 조금씩 물러났기 때문이라는 사실


기업은 규정을 말하고,

조직은 절차를 말하고,

언론은 균형을 말한다.

그 사이에서 개인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작아진다.


기술 문제보다 무서운 건 책임이 분산되는 구조

침묵은 선택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

말하지 않게 되는 과정이 이미 하나의 폭력이다


추천 대상

✔ 사회 이슈를 다루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

✔ 현실 뉴스 보며 답답함 느껴본 적 있는 분

✔ 다 읽고 나서 생각이 오래 남는 책을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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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번던스 코드 - 당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우는 기적의 비밀코드
윤유리 지음 / 서사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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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상과 자기계발을 결합한 전형적인 구조를 따른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관심을 끌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직관적 결정, 행동으로의 전환을 다루며, 양자물리학과 유명 인물의 사례를 통해 메시지를 확장한다.


논리적으로 쌓아가기보다는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하며 확신을 강화하는 형식이다. 덕분에 어디서부터 읽어도 부담이 없고 읽기 쉽지만, 읽을수록 새로운 관점이 열리는 느낌은 크지 않다.


명상을 어렵고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바쁜 현대인이 삶 속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면 훈련으로 제시한다. 명상은 휴식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의 질을 높이는 도구이며 답은 이미 자기 안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장점은 접근성과 안정감이다. 명상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고 하루 3분 명상처럼 실천 부담이 낮은 제안들이 많다. 책 전반의 긍정적인 톤은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반면 명상이 사고와 판단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분석은 깊지 않고 양자물리학 역시 설명보다는 상징적으로 사용된다. 직관과 성공의 관계도 주로 긍정적인 사례 위주로 다뤄져 복합적인 현실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종합하면 '어번던스 코드'는 삶을 근본적으로 분석하는 책이라기보다 변화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독자에게 확신과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그 점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무난하게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줄 요약:

이 책은 답을 찾게 하기보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해주는 자기계발서다.


#어번던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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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 공교육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신서희.김유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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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나 주변 이야기만 들어도

학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신고할게요인 것 같다.


이 책 '선생님, 신고할거예요'는

그 말이 너무 익숙해진 지금의 학교를

교사 학생 학부모 누구 한쪽 편도 들지 않고

차분하게 들여다본다.


책에는 자극적인 사건 정리가 아니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이 나온다.

아이의 작은 갈등, 학부모의 불안,

교사의 조심스러운 대응,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 신고로 이어지는 과정.


누가 잘못했는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왜 우리는 대화보다 신고를 먼저 떠올리게 됐는지를

묻고 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이야기.

교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실에서

아이들 역시 안전하거나 존중받기 어렵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해결책을 시원하게 제시해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읽고 나면 생각할 게 많아진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부모든 교사든,

학교와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학교 이야기라서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혹은 학교를 한 번이라도 지나온 어른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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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다경
서미애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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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마음에 걸렸던 건

사건도, 결말도 아니라

어른들이 안심하기 위해 선택하는 말들이었다.


다경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야기의 출발점일 뿐이다.

소설은 그 이후를 오래 붙잡는다.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언제쯤이면

이제 할 만큼 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 질문들 앞에서

어른들은 끊임없이 말한다.

상황을 설명하고,

선택을 정당화하고,

서로의 결정을 확인한다.

그 말들은 대부분 틀리지 않다.

현실적이고, 상식적이고, 이해 가능하다.


그래서 더 불편해진다.


'여우 누이, 다경'은

아이의 고통을 확대하지 않는다.

눈물겨운 장면도,

극적인 폭발도 거의 없다.

대신 아주 사소한 순간들을 반복한다.

식탁에서의 말투,

아이를 부를 때의 호칭,

어른들끼리 주고받는 짧은 문장들.


그 작은 차이들이 쌓이면서

관계의 방향이 조금씩 바뀐다.

처음엔 배려였던 것이

나중엔 기준이 되고,

도움이었던 것이

어느새 침묵을 요구하는 조건이 된다.


이 소설은

누군가를 명확히 비판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판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작가는 판단을 미루는 대신

상황을 오래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가 스스로

불편해질 시간을 갖게 만든다.


읽다 보면

다경보다 어른들의 표정이 더 또렷해진다.

아이를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서로를 의식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조심스럽게 거리를 조정하는 모습들.


그 과정에서

다경은 점점 말을 줄인다.

그 침묵이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은 걸 말한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아무도 명령하지 않았는데,

결국 말하지 않는 쪽이 생겨난다.


그래서 이 책은

불행한 아이 이야기라기보다

선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처럼 읽힌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상황을 닫아버리는지,

그리고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남긴다.


읽고 나서

마음이 정리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말이 느려진다.

도와준다는 말,

가족이라는 말,

책임이라는 단어를

조금 더 조심해서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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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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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은 제목 때문에 자연스럽게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그 기대를 비껴간다. 이 책에서 공포는 소리도 크지 않고 형태도 분명하지 않다. 대신 아주 조용하게, 거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일상 속에 스며든다. 그래서 읽는 동안에는 무섭다는 생각보다 이상하다, 뭔가 좀 걸린다는 느낌이 계속 따라온다.


이야기들은 대부분 정말 사소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 여행 중에 들은 이야기, 예전에 들은 괴담을 가볍게 떠올리는 순간 같은 것들이다. 특별할 것 없는 상황이라 처음엔 긴장을 풀고 읽게 되는데 페이지가 조금씩 넘어갈수록 말과 말 사이에 생기는 빈틈이 점점 신경 쓰인다. 누군가는 너무 담담하고 누군가는 중요한 부분을 슬쩍 건너뛴다. 그 어색함이 쌓이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공포를 일부러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이상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대체로 크게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 버린다. 그런데 그 태도가 오히려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질문해야 할 것 같은 순간에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가고 그래서 대신 의심하고 불안해하게 된다. 공포가 이야기 안이 아니라 읽는 사람 쪽에서 완성되는 구조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이 귀신이나 괴담보다 기억과 시간에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이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사람마다 기억이 다르고 그 기억들이 겹치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무엇이 사실인지보다,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말하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진짜 있었던 일을 따지는 게 의미 없게 느껴진다.


또 인상적인 건, 이야기의 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깔끔하게 설명해 주지 않고 약간 열린 상태로 멈춘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진다. 읽을 때는 별것 아닌 장면처럼 보였던 부분이 나중에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 괜히 특정 문장을 다시 확인해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단편집이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느낌도 있어서 전체를 다 읽고 나면 하나의 긴 여운이 남는다.


다 읽고 나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 자체가 조금 달라진다. 평소엔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내던 대화나 침묵이, 사실은 아주 미묘한 균열 위에 놓여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커피 괴담'은 무섭게 놀라게 하는 책이 아니라, 조용히 생각을 붙잡아 두는 책이다. 빠른 전개나 강한 반전을 기대하는 사람보다는, 일상 속의 이상함과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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