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


 

고독하다는 건

나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조병화님****


 

이 시를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 다시금 이 시를 읽는다.

마치 나의 맘을 이해하고 있노라

너의 마음 내가 잘 알고 있노라 말을 건네는 시다.

언제부터인지 잊고 지냈던 지난시절의

그리움들이 이 시를 타고 흐른다.

고독하다는건

그리움이고

그리움은

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고독함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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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서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 노천명님***




이전에 읽었던 사슴과는 다르게 읽힌 건 아마도

나의 내면의 변화로 인해 달리 읽히는 것이리라.

어쩜 나는 사슴을, 아니 노천명시인의 삶을 닮고자 했는지

모르겠다.

현실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나만의

이상을 찾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보며

향수에 젖는 사슴의 마음처럼,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보며

나는..

그 마음에 오늘도 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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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님***



서시..

말이 없는 시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리움이 내 맘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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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김상용님 ***

 


 

요즘 맘이 번잡해서인지 귓가를 맴돌던 시를 풀어놓는다..

왜 사냐건 웃지요..

편한 웃음으로 대답할 수 있음 얼마나 좋을 까..

번잡한 맘을 다스려본다.

억지로..억지로..

맘을 잠시 멀리 보내본다..

맘이 잠시 떠난 자리에 바람이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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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달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거든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정호승님***

 

 

 

카톡의 프사로 되어진지 오래이다..

나도 그대의 가슴에 풍경을 달고 싶다.

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풍경소리가 들리거든..

나를 기억하고

나를 떠올리며

나를 추억해주길 바래본다.


내 가슴에 그대의 풍경을 달았는지..

내 가슴속에서 울려오는 풍경소리는 누굴 위한 소리인지...

그리움을 가득담아 울리는 풍경소리는 누구님의 소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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