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진 않다. 이병헌 연기도-특히 목소리가 참 좋지만 좀처럼 극에 몰입할수가 없다.
좋은 재료에 잘 지은 밥 하지만 양념이 뭔가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벌써 800만이라고?
한효주 류승룡은 조연에 가까우니 이것은 오로지 이병헌 혼자의 티켓파워인건가...
명나라에 사대의 예를 다하기 위하여 우리 백성 2만명을 파병보내햐 한다는 신하들의 요구에 억지로 찬성하면서
대신 우리 백성들을 꼭 살려 보내달라고 편지를 쓰도록 명하는 장면에서 어떤 대통령이 떠올랐던것은 나뿐이였을까.
내가 근무하는 이 사무실에는 남자어른 셋에 나까지 해서 네명이 근무를 한다. 물론 어린 남자 둘도 있지만 이들은 알바정도.
남자 셋은 각각 50대후반과와 60대초반이다.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절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 나는 남자 어른은 쉽지 않다.(이상하게도 그동안에 근무한곳에 남자어른이 거의 없었다)
또한 약간의 기대감 같은것도 있었다.
자고로 남자 어른이란 과묵함, 책임감, 이해심 등등을 갖추었을꺼라는 기대감.
물론 이건 나의 환상이라는것을 깨닫게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셋이서 돌아가면 한사람씩 내게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한다.
(남자 1호는 늘 투덜거리고 남자 2호는 늘 뺀질거리며 남자 3호는 그나마 나쁘지 않다.)
그것도 매우 신기하게도 매번 늘 똑같은 일로 서로를 헐뜯는다.
좋은 소리도 한두번 인데 이런 뒷담화를 매번 들어야 한다는것
그리고 긍정도 부정도 안하면서 잘 넘겨야 한다는것.
(내가 긍정하면 나중에 자기가 욕한 사람에게 내가 욕했다고 전하고 내가 부정하면 삐친다.)
아무리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려고 해도 난 성인군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역시 슬슬 짜증이 난다.
"불만 있으시면 세분이 알아서 해결하시죠. 제가 무슨 대나무 숲입니까? "라고 하고 싶다.
정말 말하고 싶다. 정말 정말 말하고 싶다.
그런데 하지 못한다. 내가 못하니까 이 세사람도 직접은 못하는건가? 라고 이해하고 싶지만
반면교사는 내 주변에 이미 차고 넘친다구. 그만 됐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