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을 읽다 - 마르크스와 자본을 공부하는 이유 유유 고전강의 2
양자오 지음, 김태성 옮김 / 유유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오는 월요일 아침.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5-02-1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늘 어려운 책 읽으셔~~~저라면 그래서 손이 부들부들 떨릴 것 같아요~~~^^;;;;

아무개 2015-02-17 08:11   좋아요 0 | URL
정말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자신이 저 모양이에요.ㅜ..ㅜ

아롬님...어려워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거 맞긴 한데요,
이책은 입문서라 이책 자체가 어려운건 아닌데
제가 못알아 먹는거에요 ^^:::::::::::::::
 

moonnight 님의 페이퍼를 읽고 나니

모닝와인이 간절했지만

어제 마신 소주가 아직도 덜 깼으므로

아쉽지만 모닝커피로....

 

 

 

작년말에 '공식적으로 함께 다이어트중'인 알라디너에게 선물 받았던

투썸 핸드드립커피 홀리데이 블렌드.

소주맛은 알아도 커피맛은 모르는 아무개에게도

이런 날이 올줄이야. 정말이지 너무너무 맛이 좋은거다.

내가 사는 곳에는 투썸이 없어서 차타고 나가서 저 커피를 무려 열박스를 사재기했다.

하나뿐인 동네 친구가 이사를 가게 되서 몇 박스는 선물로 주었는데 친구도 맛있다고 좋아라 한다.

 

moonnight 님의 페이퍼 때문에 또 자극 받은 한가지.

 

오디오다. 음악을 그러니까 클래식을 들어보려고 시디도 몇장 사고

클래식 라디오도 컴으로 듣곤 했는데

컴으로 시디를 돌렸더니 시디가..다 긁히고 당연히 음질은 엉망이여서

오디오를 하나 살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견물생심이라더니 사고 싶다는 생각에 머리속이 새하얗다.

아....근데 비싸. 비싸다.

길냥이와 울집 냥이들 한달 사료값 보다 더 비싸다.................하아........................

 

금요일 아침 출근길에 만난 '꾹이'.

어두운 새벽이라 잘 보이지 않아서 꾹이니? 하고 불렀더니

에에에에에에엥~~~거리면서 다리에 부비부비를 하고 벌렁 눕고...

처음 만났던 날 부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없어서

이런애가 길에서 어찌 살아 남을까 걱정되고 마음 아파

집으로 돌아와 화장실에서 꺼이꺼이 울었던게 벌써 일년전쯤인데

아직도 이렇게 잘 지내주니 정말 다행이다.

싸구려 사료라도 먹을게 있으니 이녀석들이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사려고 할땐 손이 덜덜 떨리고

백번쯤 생각한 다음 사료 몇포대 가격인지 환산해 보고

안.산.다.

 

오디오야~안녕히~~2000만원 짜리 마이너스통장 털어내고 나면 그때쯤 보자!

 

 

'공식적으로 함께 다이어트중'인 알라디너분이 생리전 증후군이 심한 편이라

타이레놀을 먹는데, 나는 생리통이 엄청 심해서 게보린을 먹는다.

그리고 생리할때마다 나는 꼴통페미니스트가 되곤 한다. ㅡ..ㅡ

매달 수십년씩 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걸 남자들이 어떻게 알아?

너희들은 한번 싸고말면 그만이지만 여자는 일년내내 뱃속에 너희들의 성씨를 가질

아이를 보호해야 하고, 키워야 한다.

여자가 애를 낳아야 하는 이상 세상은 절대적으로 남성이 지배할수 밖에 없잖아.

불공평해 불공평하다구!

군대따위 흥! 됐다구래!!!막 막 이러면서 말이다.

여하튼 나는 내가 여지껏 생리전 증후군이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번달에 보니 나도 증상이 있는것 같다.

 

 

 

<인생이 불안한가 공부를 시작할 때다>

인생이 불안해 죽겠고, 불행해 죽겠더라.

예민한 시기여서 더 크게 느껴졌던거 같다.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좋으니'진짜'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으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구쳤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 있던 저 한 문장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발견한 책이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였다.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나름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절대로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는다는걸 잘 알고 있기에 이런 부류의 책들은 읽지 않는데 너무 답답한 나머지 읽기 시작했지만, 역시나 똑같은 이야기들이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겁나게 열심히 하라는 거다. 성공하기 위해서 또는 행복하기 위해서 공부를 해라. 뭐 이런거....

 

 

 

 

"용기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떄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하는 게 더 낫습니다. 생계 떄문에 지겨운 일상을 이어나가봤자 남는 건 스트레스와 피로뿐입니다. 일의 능률이 오를 리 없고, 결과적으로 회사에서도 낙오할 수밖에 없지요. 가끔은 모든것을 내려놓는 것이 최선의 선책일 수 있습니다."

 

외국계 광고 회사의 국장인 42세의 오주석의 말이다. 그는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빼서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물론 다녀와서는 더 잘나간다.

 

그런데 뭔가 맘에 안들어.

 

다만 '이곳에서 나가면 나는 굶어 죽어.''여기가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한 회사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려철학박사 강신주가 다른 책에서도 이미 여러번 언급했던 이야기이다.

 

흠...역시 뭔가 맘에 안든다.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놀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까? 제대로 노는 법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많은 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지요. 그러니 개인도 가정도 행복하지 않은 겁니다. 그게 우리의 현 모습이고요, 무작정 자기계발을 시도하기에 앞서 행복한 것, 즐거운 것부터 찾으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배우거나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자기계발을 시작하십시오.

 

뭔가 마음에 안든다며 계속 투덜거리며 읽다가 난 뭘 할때 행복하고 즐거운가...생각해 보게 되었다.

역시 제일 좋은건 울집 냥이들이랑 함께 보내는 시간이고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심장이 터질듯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좋은 책.

이 세가지를 이미 다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니 그럼 나는 자기계발 같은건 안해도 되는건가?  흠...

 

맛있는 음식과 술은 너무 과하게 즐기고 있으니(그래서 공식적으로 돈들여 다이어트 중이다 ㅡ..ㅡ:::::)

이건 좀 줄여야 하겠고.

거의 인문서만 읽는 편인데, 아무래도 올해는 주를 좀 바꾸어야 할것같다.

소설. 올해 독서계획은 고전소설부터 근현대소설까지 가능한 많이 읽기.

아무래도 책을 잘못된 방식으로 읽고 있는지 이건 뭐 공감능력이 점점 더 떨어진다.

그리고 쉬운 영어원서 읽기.

회사에서 꼭 필요한 영어. 일년에 백번쯤 시작했다 포기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영어.

문법도 회화도 토익점수도 필요하지만, 나는 영어원서 읽기가 더 하고 싶으니까 뭐...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공식적으로 다이어트를 함께 하는 중'인 알라디너의 책을 발견.

스티커가 붙어 있으니 뭔가 더 좀 있어보임.

 

내가 좋아하는 일에 한가지가 빠졌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것' ^^

 

 

 

아참...금연이요, 금연 성공하신분들 도움 말씀 좀 주십쇼.

의지력이라고는 고양이발바닥만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가능할까요?

 

담배값이 너무 비싸서... 그돈이면 사료가 몇포대인데 흑흑 ㅜ..ㅜ

박근혜덕분에 한번도 시도 해보지 않은 금연을 시도하게 되네요.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5-02-0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ㅎ 저는 담배를 못 피우니 드릴 조언은 없구요~~~ 생리전 증후군이 와 닿네요!!! 저는 그 증후군 때문에 후회할 짓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해요. 요즘은 그런 게 있다는 게 느껴지는 경지가 되어 그럴때마다 남편에게 풀어요. ㅠㅠ
사료값을 위해 담배를 끊으시려고 하시다니!!! 정말 아무개님은 제가 아는 분 중 가장 대단한 분 같아요!!! 그런 마음씀이 천배는 부족한 저는 머리만 조아리다 갑니다. 죄송해요. 저라는 인간은 저 밖에 몰라요~~~ㅠㅠ

아무개 2015-02-09 08:37   좋아요 0 | URL
담배값이 정말 너무 비싸요. 돈을 많이 벌면야 뭐 상관없겠지만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지출이 늘어나게되니 줄일수 있는 곳이 담배값이더라구요.

한국의 캣맘 캣대디 대단한 분들 정말 많더라구요. 사료값때문에 투잡뛰거나, 새벽에 오토바이로 돌면서
길냥이 밥 배달하거나 여하튼 저는 그렇게 까지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제가 할수 있는 선에서 뭐 그정도 입니다 ^^::::::::::

2015-02-08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9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2-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우와- 아무개님이 오만년만에 긴 페이퍼 썼다!!! 이러고 있음요 ㅋㅋ

금연은 저는 성공했는데 딱히 어떤 방법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팁을 드릴 수가 없네요. 그냥.. 됐는데 말이죠. 흐음.
그나저나 그네누나가 아무개님으로 하여금 금연욕망 불러 일으켰네요. 마음에 안들어요 -_-

아무개 2015-02-09 08:4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페이퍼 보고 와인이랑 오디오에 완전 꽂혀서 주절거리다 보니 길어 졌어요. ㅎㅎㅎ

평일에 보건소를 가보려구요. 금연 상당받으면 금연패치랑 뭐 그런것도 준다고 하더라구요.
박근혜덕에 금연하게 되도 고마워는 안할끄얌!

moonnight 2015-02-0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디오 비싸지요ㅠㅠ; 맞아요. 저도 ㅎㄷㄷ 했어요. ㅠㅠ; 지금은 시간이 제법 지났으니 원래 내곁에 있던 아이이거니 하지만요. ^^
아무개님 글을 읽자니 부끄러워져요. 냥이들생각하시는 맘이 정말 예쁘세요. 존경합니다.^^

드립백?(이라고하던가요?@_@) 커피는 엔젤리너스에서 가끔 사 먹는데 투썸것이 맛있군요! 직장근처에 있는데 들러봐야겠네요.

비흡연자인지라 금연에 대한 좋은 정보는 드릴 수가 없사오나;;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무개님 건강을 위해(냥이들과 오래오래 행복하시도록^^) 꼭 성공하시길 빌께요. ^^

아무개 2015-02-10 08:0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미워욧!!!!!!!!!!!!!!!
사실을 저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오디오군을
침 질질 흘리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계속 훔쳐보고 있어요.
정말 오랫만에 물욕에 활활 불타고 있는 중이에요.

그나저나 금연은 결국 의지력 싸움인거 같긴한데 박근혜랑 키스하느니 끊어야 겠지요?
(어느 알라디너 분의 가족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끊으셨다네요)
^^::::::::::::::::::

2015-02-10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2-10 08:01   좋아요 0 | URL
박근혜랑 키스? 헉 헉 헉
진심으로 담배맛 떨어지는데요.ㅡ..ㅡ
저도 20년 동안 한번도 금연을 시도해본적 조차도 없는데
참...박근혜덕에 별...


보건소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군요. 자세히는 몰랐는데, 평일에 시간되면 보건소도 한번 가봐야 겠어요.
좋은 정보와 응원 감사합니다!!
만약 금연성공에 돈이 걸려있다면 눈에 불을 켜고 해보렵니다.
아..오디오 살돈만큼 될까요? ㅋㅋㅋ


단발머리 2015-02-1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저히 안 되겠네요.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는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요리 저리 도망가도 여기저기에서 만나네요.

아무개님 금연 계획에는 애도를 보냅니다. 많이 힘드시겠지만 그녀를 생각해서라도 꼭 성공하시기를 바래요.
아무개님 독서 계획에는 응원을 보냅니다.
그리고 글도 많이 좀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무개 2015-02-16 08:08   좋아요 0 | URL
그녀를 생각하니....
어제 마신 술이 다시 오르는듯
ㅡᆢㅡ;;;;;;;;;;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희진처럼 읽기>에 언급돼었던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를 읽다보니
자본론 이야기가 줄줄 나오고,(페미니즘 입문서로 좋다고...입.문.서 라는데 나에겐 크흡 ㅜㅜ)
마침 잠시 들렸던 시립도서관에 신간코너에 있던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함께 읽고 있다.



오늘 오전 어느 님의 서재에서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다`는
페이퍼를 읽고
댓글도 못달았던 나.
하고 싶은 일이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지고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한 인간인가 싶어
더 무기력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니
책을 읽다 덮었다 읽다 딴생각하다....
그러고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5-02-05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읽고 싶어지는 페이퍼입니다. 책은 일단 보관함으로...ㅎ

아무개 2015-02-05 15:27   좋아요 0 | URL
*^^*

페크pek0501 2015-02-0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습니다.
다만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 시작을 못할 뿐이에요.ㅋ
능력만 따라준다면,
예를 들면, 일간지 논설위원, 칼럼니스트, 드라마 작가, 소설가, 에세이스트 등등...

아, 쓰고 보니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되고 싶은 거네요...

제가 웃겼나요? 하하~~

아무개 2015-02-05 15:30   좋아요 0 | URL
페크 님 제가 지금 우울 모드에서 허우적 거리는거 알고 계신가요? ㅎㅎㅎ

페크 님은 왠지 칼럼니스트가 제일 잘 어울릴것 같다는
뜬금 없는 생각을 한 아무개입니다^^

라로 2015-02-06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아무개 2015-02-06 06:11   좋아요 0 | URL
넹 ^^;;;;;;;;;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멸 (侮蔑) [모ː멸] 발음 듣기 

[명사] 업신여기고 얕잡아 봄.
[유의어] 모욕, 굴욕, 멸시

 

모욕과 멸시를 동시에 당하것.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보니

모멸이란 업신여기고 얕잡아 봄을 말한다.

 

 

십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기억속에 아니 가슴속에 상처로 기억되는 일이 있다.

그때 당시 나는 투잡을 하고 있었다.

아침에는 청소 그 후에는 웨이트레스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나이가 삼십대 초반이였고, 내가 웨이트레스 일을 하고 있는 가게의

부사장은 나와 한동갑이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서빙일을 해야하는것이 스스로도 그리 자랑스러운 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느날 바텐더와 부사장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바텐더가 매상을 중간에서 상습적으로 가로챈것을 부사장이 알게된것인데

당시 나는 홀매니저였고 어떻게든 싸움을 중재해야 하는 입장이여서

어쩔수 없이 사건에 관여하게 되었고

이 바텐더의 부인이(이십대 중반) 가게로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심지어 나와 친분이 있는 여자였는데

그 여자는 이 일과 아무 상관없는 내게

"너가 그러니까 그 나이 먹도록 그런데서 써빙이나 보고 있는거야!" 라며 인신공격을 하였다.

그 말을 들었던 순간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슴과 머리에서 각자 다른 무언가가 '펑'하고 터지면서

말 그대로 그 '모멸감'이란것을 느꼈다.

분한 마음에 손발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터질듯 방망이질 하고

눈물이...고였지만, 울지는 않았다.

 

당신의 동의없이는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 엘리너 루스벨트 -

 

만약 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 여자의 그런 말따위가 내게 그토록 큰 모멸감을 불러 일으킬수 있었을까?

나는 상처 받을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쉽게 모멸감을 느끼거나 모멸감을 느끼게 만들수 있는 이유는

타인의 평가에 쉽게 좌지우지 되는 낮은 자존감.

문제는 그것이다.

 

 

 

 타인에게 하는 말은 곧 자기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 자기를 혐오하기에 남을 함부로 대한다는 것을 알면, 연민이 싹튼다. 부당하게 악감정을 퍼붓는 사람은 자존감이 파괴되었기 때문임을 이해하면서 측은지심에 이를 수 있다. 그 모습을 거울 삼아, 과연 나는 스스로를 정당하게 사랑하고 있는지를 질문할 수 있다. 자존감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나를 귀하게 여겨야지 하고 결심한다고 곧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땅에 작물을 재배하듯이, 오랫동안 꾸준하게 마음의 밭을 일구어야 한다. 거기에 어떤 씨았을 심고 가꾸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p290< 모멸감>

 

'소심하다' 는 평을 많이 듣는다. 다시말해 쉽게 상처 받는 인간인데,

그건 바로 낮은 자존감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받은 상처 그 이상으로

주변인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더 큰 모멸감을 주는 나를 알고 있다.

 

상대방의 약점, 어디를 찌르면 헉 소리 나게 아프겠구나 하는 것들이 쉽게 보인다.

그리고 나에게 조금만 상처를 주어도

나는 가차없이 그 약점을 후벼파고 난도질한다.

말을 잘한다, 말빨이 세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대부분 남들을 갈굴(?)때 나의 말빨이 세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아...이 찌질하고 못난 인간....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자존감을 도대체 어떻게 회복시킬수 있는것인지.

그런 방법이 있기는 있는 것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 답이 나오길 바랬지만,

'오랫동안 꾸준하게 마음의 밭을 일구어야 한다.' 가 끝이다. 아쉽다.

 

*저자의 맺음말 요약*

 

어떻게 하면 모멸감을 덜 느끼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 당당함을 좀더 누리고 살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고,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그것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이 요청된다. (...)경제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수립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로 심화되는 불평등 지수가 개선되도록 분배의 틀을 리모델링 하고,(...)이는 궁극적으로 정치의 몫으로 수렴되고, 그것을 촉진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과제가 제기 된다.

 

둘째, 문화적인 차원의 접근을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격을 위아래로 나누는 서열 관념은 학력 이외에도 여러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경제력, 거주지, 가정환경, 피부색 외모,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를 절대화하면서 차별하고 멸시한다. (...)모멸감을 줄이려면 이러한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 가치의 다원화가 핵심이다.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여러 차원으로 틔워야 한다. 그럼으로써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평범함과 비범함을 나누는 기준 자체를 상대화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승인해주면서 도전과 성취를 붇돋아주는 관계와 공동체가 다양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셋째, 개인의 내면적을 힘을 키워야 한다. 삶의 자리에 모멸이 만연하는 까닭은 스스로의 품위를 잃었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품에서 격조 있는 삶이 가능하다. 높은 것에 사로잡혀 삶을 창조하기에 자기를 돌볼 줄 안다.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자신을 자각하며 스스로 채워진 마음이 타인에게 스며들기에 품위있는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한 위엄과 기품이 사회적 풍토로 자리 잡을 때, 모멸감의 악순환도 줄어든다. 그 길은 자존의 각성과 결단에서 열린다. 

 

백화점 모녀의 주차요원 폭행사건이나 땅콩회항 같은 갑들의 횡포에서

그 주차요원이나 사무장이 느꼈던것이 바로 이 '모멸감'이었을 것이다.

모멸감은 인간의 자존감을 박살내면서 그 삶을 파괴시킨다.

상처받은 그 사람은 그 상처로 인해 날이 바짝 선 폭력의 칼을

타인에게 휘두룰수도 있고

자신에게 휘둘러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돈 자체가 목적이며 사람이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은 아무렇게나 취급당하수 있고, 언제든 버려질수 있기때문이다.

툭하면 갑질하는 그리고 갑질 당하는 한국 사회에서(슈퍼 갑이 아닌 이상, 우리는 누구에게나 갑질 할수 있고 갑질 당할수 있다.) 개인의 마음 수양만으로는 이 모멸의 시대를 벗어날수 없다.

정치적, 문화적인 변화 없이 사람이 목적이 되고,

돈은 그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될수 있는 사회로의 변모는 불가능하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는

공자의 말씀도 구조의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힐링서나 자기계발서의 간사한 속삭임이 되고 만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5-01-2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위 갑질이라는 것은 일종의 자기열등감의 빗나간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엘르노아 루스벨트의 저 인용문은 저도 어디서 보고 잊지 않고 되새기는 말이랍니다. 마지막 문장의 공자님 말씀도요.

아무개 2015-01-28 21:17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조현아 같은 사람은
도대체 뭐가 모자라
그런 빗나간 열등감을....

다락방 2015-01-2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밭을 일구어야 하는 게 유일한 답이라니, 좀 씁쓸하네요.
그러니까 그 마음의 밭을 `어떻게` 일구어야 하는지, 그걸 알려주면 더 좋았을텐데요. 그쵸?

아무개 2015-01-28 21:18   좋아요 0 | URL
바로 그겁니다!
아쉽지만 어떻게해야하는지는
또 다른책에서 찿는걸로!

마노아 2015-01-28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좋아요. 책 내용도 좋고, 아무개님 리뷰도 참 좋네요.
근데 이 책 `작곡`으로 표기되었네요. 혹시 음반이었나 싶어 상품 정보 들어갔다가 왔어요.^^

아무개 2015-01-28 21:20   좋아요 1 | URL
시디가 부록이더라구요
책작업과 함께 이루어졌다는데
대출받을때 모르고
책만 빌렸어요.
마노아님께 칭찬들으니
저도 너무 좋아요 데헷^^

단발머리 2015-01-2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어떻게 `마음 밭`을 가꾸면서 살 수 있을지,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나 스스로 당당하게 살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아무개님~~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렇다 이러한 위협은 아주 사라진 것이 아니다.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호소하는 것이다.˝우리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람 소비,약자에 대한 멸시,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그것은 저항이며
저항.그것은 창조다˝라고

p38-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