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내가 주는 사료를 먹는 냥이는 대략 노랑이, 애옹이, 소심이,두리, 꼬미, 미미 그리고 요새 다시 눈에 띄이기 시작한 뻔뻔이와 멀리서 한두번 밖에 보지 못한 몽실이를 닮은 턱시도냥 그리고 나의 셜록. 내가 파악한것만 대략9마리 정도가 된다. 이중에 암냥이인 애옹이와 두리는 지난해에 중성화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나머지 암컷인 꼬미는 대략 10개월 미만령이고 미미는 이제야 5개월쯤 되어보인다. 그런데 꼬미가 발정이 왔는지 뻔뻔이 자식이 이 쪼꼬만 꼬미에게 막막 들이대고 꼬미는 도망다니고....날씨도 풀렸겠다 꼬미를 포획해서 중성화 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통덫을 설치했다. 숫냥이는 중성화를 시키면 거의 100%영역에서 사라진다. 이건 수십번 중성화를 해봤던 내 경험이다. 그래서 지금은 암냥이만 중성화를 시키고 있다.
꼬미가 자주 다니던 길목에 덫을 설치하고 먹이로는 맛난 냄새 폴폴 나는 꽁치 통조림을 넣어두고 기다리던 중. 기다리던 꼬미는 나타나지 않고 이 뻔뻔이 새퀴가 덫으로 들어가더니 입구쪽에 놓여진 꽁치를 맛있게도 싹싹 다 쳐드시고 사무실안에 있는 나를 뻔뻔하게 쳐다 보더니 가버렸다....

야이 뻔뻔한 새퀴야 암냥이들 좀 고만 괴롭혀랏!
뻔뻔이가 가고 약 두시간쯤 뒤에 통덫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뛰어나가보니 기특하게도 꼬미가 덫안에 쏙!
거의10마리가 가까운 냥이들이 지나는 곳인데 두시간만에 꼬미가 잡히다니, 이것은 나의 의지인가 우연인가!

아이고 이뻐라 이뻐 우리 꼬미 착하다.
원래는 오늘 고양이보호협회 협력병원에 중성화 예약이 되어있었는데,
어제 꼬미가 잡히는 바람에 급하게 수술 날짜 변경. 이동장으로 꼬미를 옮겨서 전철타고 협력병원까지 쓩~
(네...저는 회사에 통덫과 이동장을 상시 구비하고 있는 그런 여자사람입니다요.....)

이건 통덫과는 다른 계류장. 야생의 냥이들에게 주사를 놓거나 처치를 해야할 경우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하는 장치.

수술시간이 보통때보다 너무 길어져서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수술을 마친 의사선생님꼐 여쭤보니 복부에 지방이 너무 많아서 자궁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그래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아...쓰레기 같은 사료만 먹이는데 너는 어찌하여 그 엄청난 똥배를 가지게 된거냐!
(이사진은 귀컷팅한것을 증명해야 하기때문에 찍음)
토요일까지 병원에 입원해서 절개한 수술 부위가 잘 아무는지 확인하고 항생제 투여하고 퇴원시켜서 꼬미가 원래 살던 회사로 데려와서 방사하는게 중성화수술의 마지막이다.

이렇게 작았던 네가 벌써 이렇게 자랐네....
털코트도 눈동자도 진짜진짜 이쁜 꼬미야. 너무 이른 시기에 수술시키는것 같아서 아줌마는 마음이 좀 안좋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남은 네 묘생동안 임신과 출산의 고통은 겪지 않아도 될꺼야. 싸구려 밥이지만 굶기지 않을테니
지금처럼 매일매일 꼬박꼬박 건강한 모습으로 밥먹으러 와주렴....
지난 세달여간 통 만날수 없어서, 정말 많이 걱정했던 나의 셜록이 오늘 뙇! 나타났다.
그 추위를 견디고 살아주었구나 장하다 셜록아!

안과밖의 냥이들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네...저도 알라디너인지라 책은 읽고 있습니다.


이런 문장들에 또다시 작아지는 소설맹 아무개.
얼마전 지인으로 부터
"너는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본능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느끼기 보다는, 전에 겪었던 상황에 비추어 현재 상황을 판단하는것 같다. 공감하기 보다는 학습에 의한 반응을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흠...이건 내가 일전에 <나, 소시오패스>라는 책을 읽고 밑줄을 그었던 부분과 완전히 똑같다. 상상력과 공감력의 부재.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기가 힘들고 잘 읽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소설맹인 아무개도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는 좋은 소설 추천 좀..........쿨럭.....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