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내가 주는 사료를 먹는 냥이는 대략 노랑이, 애옹이, 소심이,두리, 꼬미, 미미 그리고 요새 다시 눈에 띄이기 시작한 뻔뻔이와 멀리서 한두번 밖에 보지 못한 몽실이를 닮은 턱시도냥 그리고 나의 셜록. 내가 파악한것만 대략9마리 정도가 된다. 이중에 암냥이인 애옹이와 두리는 지난해에 중성화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나머지 암컷인 꼬미는 대략 10개월 미만령이고 미미는 이제야 5개월쯤 되어보인다. 그런데 꼬미가 발정이 왔는지 뻔뻔이 자식이 이 쪼꼬만 꼬미에게 막막 들이대고 꼬미는 도망다니고....날씨도 풀렸겠다 꼬미를 포획해서 중성화 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통덫을 설치했다. 숫냥이는 중성화를 시키면 거의 100%영역에서 사라진다. 이건 수십번 중성화를 해봤던 내 경험이다. 그래서 지금은 암냥이만 중성화를 시키고 있다.

 

꼬미가 자주 다니던 길목에 덫을 설치하고 먹이로는 맛난 냄새 폴폴 나는 꽁치 통조림을 넣어두고 기다리던 중. 기다리던 꼬미는 나타나지 않고 이 뻔뻔이 새퀴가 덫으로 들어가더니 입구쪽에 놓여진 꽁치를 맛있게도 싹싹 다 쳐드시고 사무실안에 있는 나를 뻔뻔하게 쳐다 보더니 가버렸다....

야이 뻔뻔한 새퀴야 암냥이들 좀 고만 괴롭혀랏!

 

뻔뻔이가 가고 약 두시간쯤 뒤에 통덫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뛰어나가보니 기특하게도 꼬미가 덫안에 쏙!

거의10마리가 가까운 냥이들이 지나는 곳인데 두시간만에 꼬미가 잡히다니, 이것은 나의 의지인가 우연인가!

 

아이고 이뻐라 이뻐 우리 꼬미 착하다. 

원래는 오늘 고양이보호협회 협력병원에 중성화 예약이 되어있었는데,

어제 꼬미가 잡히는 바람에 급하게 수술 날짜 변경. 이동장으로 꼬미를 옮겨서 전철타고 협력병원까지 쓩~

(네...저는 회사에 통덫과 이동장을 상시 구비하고 있는 그런 여자사람입니다요.....)

이건 통덫과는 다른 계류장. 야생의 냥이들에게 주사를 놓거나 처치를 해야할 경우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하는 장치.

 

수술시간이 보통때보다 너무 길어져서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수술을 마친 의사선생님꼐 여쭤보니 복부에 지방이 너무 많아서 자궁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그래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아...쓰레기 같은 사료만 먹이는데 너는 어찌하여 그 엄청난 똥배를 가지게 된거냐!

(이사진은 귀컷팅한것을 증명해야 하기때문에 찍음)

 

토요일까지 병원에 입원해서 절개한 수술 부위가 잘 아무는지 확인하고 항생제 투여하고 퇴원시켜서 꼬미가 원래 살던 회사로 데려와서 방사하는게 중성화수술의 마지막이다.

 

이렇게 작았던 네가 벌써 이렇게 자랐네....

털코트도 눈동자도 진짜진짜 이쁜 꼬미야. 너무 이른 시기에 수술시키는것 같아서 아줌마는 마음이 좀 안좋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남은 네 묘생동안 임신과 출산의 고통은 겪지 않아도 될꺼야. 싸구려 밥이지만 굶기지 않을테니

지금처럼 매일매일 꼬박꼬박 건강한 모습으로 밥먹으러 와주렴....

 

 

 

 

지난 세달여간 통 만날수 없어서, 정말 많이 걱정했던 나의 셜록이 오늘 뙇! 나타났다.

그 추위를 견디고 살아주었구나 장하다 셜록아!

 

 

 

 

안과밖의 냥이들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네...저도 알라디너인지라 책은 읽고 있습니다.

 

  

 

이런 문장들에 또다시 작아지는 소설맹 아무개.

얼마전 지인으로 부터

"너는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본능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느끼기 보다는, 전에 겪었던 상황에 비추어 현재 상황을 판단하는것 같다. 공감하기 보다는 학습에 의한 반응을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흠...이건 내가 일전에 <나, 소시오패스>라는 책을 읽고 밑줄을 그었던 부분과 완전히 똑같다. 상상력과 공감력의 부재.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기가 힘들고 잘 읽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소설맹인 아무개도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는 좋은 소설 추천 좀..........쿨럭.....  ㅠ..ㅠ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eanne_Hebuterne 2016-01-2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턱시도 우리 셜록! 아무개님 멋져요!!!

아무개 2016-01-28 16:57   좋아요 0 | URL
우리 셜록 넘 이쁘고 장하지요!
님의 냥이들도 새집에 잘적응하고 있나요?

Jeanne_Hebuterne 2016-01-28 18:34   좋아요 0 | URL
누가 제 서재에 오줌쌌어요ㅠㅠ 누군지를 모르겠....ㅠㅠ

다락방 2016-01-28 20:25   좋아요 0 | URL
접니다...

건조기후 2016-01-29 02: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6-01-29 08:23   좋아요 0 | URL
다락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ㅡ..ㅡ

다락방 2016-01-2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화이팅!!!!! 진부하지만 이 말이 먼저나와요.

살짝,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클라우드 아틀라스] 추천해봅니다.

아무개 2016-01-28 16:58   좋아요 0 | URL
다락님도 화이팅임돠^^

추천해준책은. 검색검색중^^

프레이야 2016-01-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아무개 2016-01-28 16:58   좋아요 0 | URL
네에에엡!!!

단발머리 2016-01-2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성화수술, 정말 어려운 거군요. 고생 많으셨어요. 회사에 통덫과 이동장을 상시 구비하는 님이시여~~^^
남은 묘생, 이제 임신과 출산 때문에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아무개님 말이 왜 이렇게 뭉클한지...
그나저나 저는 이 책을... <자기결정>
밀린 책들이 소리놓여 우네요. 아흐...

아무개 2016-01-28 17:33   좋아요 0 | URL
어렵기도하고 돈도 꽤들지만 냥이들의 삶의질이나 개체수조절때문에 꼭해야해요.
자기결정은 대출해서 읽고있는데 구매해서 두고두고 읽고 싶을정도로 좋아요^^

단발머리 2016-01-28 17:45   좋아요 0 | URL
사지 마세요~ 제가 기프티북으로 쏠렵니다~~~ 그래도 되죠? 두고두고 읽으신다니... 내가 찜!! 했어요^^

아무개 2016-01-28 17:55   좋아요 0 | URL
아이쿠야 단발머리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좋은책 좋은분께 선물받으니 날듯한 아무개입니다^^

단발머리 2016-01-28 17:5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보냈어요.
이제 알라딘과 상의하세요^^

꼬마요정 2016-01-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집에 사는 셋째냥 이름이 꼬미랍니다~ 같은 이름 냥이를 보니 엄청 반갑군요 ㅎㅎ 저는 길냥이들 이름을 다 붙여주지는 못해요. 상상력 부재.. 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저보고 이름 짓지 말래요..ㅠㅠ 특히 신랑이..흥. 저도 애들 중성화 시키고 싶은데 밤에 잡으니 밤새 데리고 있을 데가 없어서 고민이에요.

자기결정 저도 보고 있는데 저한테 적용시키기 어려워요ㅠㅠ

아무개 2016-01-29 08:28   좋아요 0 | URL
저는 집근처에서 냥이들 중성화할때 밤새 애들 둘곳이 없어서
저희 빌라 지하실에 통덫채로 하룻밤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데려가서 수술시켰었어요.
집안에는 절대로 길냥이 함부로 들이시면 안되요. 잘 아시겠지만요....

중성화는 처음 시작할때가 정말 너무 겁나고 어렵고 그랬는데
이젠 덫놓는데로 애들이 알아서 척척 들어가주니
협력병원 의사샘도 저의 포획률에 놀라시더라구요.
이제 슬슬 날이 풀리면 냥이들 발정이 시작일테죠.
그렇게 몇개월 후에는 아꺵이 대란이....ㅜ..ㅜ

꼬마요정님 꼬미 사진도 보고 싶어요^^

다락방 2016-01-2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 강추!!

아무개 2016-01-29 08:29   좋아요 0 | URL
오키 접수완료!!!
 

지난 며칠간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냥이의 보드랍고 따뜻한 발자욱.

누구의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노랑이, 애옹이, 소심이, 꼬미, 미미 누구든지.....

조금만 더 버텨라 곧 봄이올꺼야. 오고 있어!

수술후 급격한 체중 감소로 허리가 끈어질듯한 몽실이....

1월8일에 골절되어 있던 골반뼈 제거 수술후 5.2kg이던 몸무게가 4.2kg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안자고 물론 제대로 배변도 하지 못했다. 수술후 두차례 관장을 받았는데, 한번씩 관장을 받고 올때마다 몽실이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워낙 예민한 녀석이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사료한톨 물한방울도 먹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예민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병원가서 처치를 받을지, 아니면 집에서 약으로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내가 몽실이의 배를 가르게 하고 뼈를 쳐낸것 같은 결정을 또 결정해야만 했다. 결국 집에서 내가 케어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의외로 내원했던 것보다 현재까지는 몽실이 상태가 좋다. 어제 저녁 수차례 시도 끝에 자력변도 보았고, 많이 먹지는 않지만 스스로 먹기 시작했으며 다리부분의 통증도 많이 줄어든듯 보인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자라지 않는 갓난아이 상태의 반려동물이 10년정도 지나 갑자기 폭삭 늙어버린 반려동물을 죽을때까지 병수발 해야하는 것이다. 많은 노력과 시간과 결정적으로 반려동물이 나이들어 갈수록 많은 비용이 든다. 첫째 몽실이는 내손으로 거둔 이는 아니지만, 둘째부터 다섯째까지 '적어도 길에서 보다는 나은 생활을 보장해 주겠다'라고 길에서 살던 아이들을 거두면서 이들에게 약속했다. 이녀석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내겐 또하나의 책임감들이다.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하는 생명들.

나의 결정에 따라 이녀석들의 생사가 갈린다. 동물에게 자기 결정권이란 없는것이다. 그것이 반려동물이든, 축산동물이든 야생동물이든지 말이다.

이녀석들이 늙고 병들어 나에게 큰 짐이 된다해도 끝까지 사랑하겠다고는 못하겠지만, 끝까지 책임지겠다고는 말할 수 있다.

수술전의 몽실이. 딱 이정도 까지만이라도 회복이 되어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몽실이와 함께 있는 다정이는 사실 만성호흡기 질환이라 항상 눈물콧물을 달고 살지만,

그래도 잘먹고 잘자고 잘놀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

 

냥이들 아플때가 지금의 나에겐 가장 크게 힘든일.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자 2016-01-2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말 못하는 녀석들 아플때가 제일 힘들죠.
몽실이뿐 아니라 아무개님도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시네요. 늘 그럴듯 잘 이겨내시리라 믿어요.
아무개님 글 보면서 미리 겪고 배우네요.

아무개 2016-01-28 13:45   좋아요 0 | URL
네..제 지인도 그런말을 했어요.
아픈당사자가 제일 힘든거라고. 저야 마음만 상하는거지만
몽실이는 얼마나 힘들지...
늘 마음써주셔서 감사해요.

마노아 2016-01-2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나네요... 끝까지 사랑하는 것보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더 태산처럼 다가와요. 몽실아 힘내라!

아무개 2016-01-28 13:46   좋아요 0 | URL
사랑이란 말에 책임이란 말도 함께 하는거겠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어제 오늘 그래도 제법 스스로 먹기 시작해서 한시름 놓았어요.

꼬마요정 2016-01-2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실이가 힘내면 좋겠어요~ 마음이 짠합니다. 집에 있는 울 집 냥이들이 보고 싶네요. 힘내세요 아무개님, 힘내라 몽실아~

아무개 2016-01-28 13:47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씩 집에있는 냥이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집으로 막 뛰쳐들어가곤 해요.
매일 보고 같이 자고 그러는데도 말이에요^^

몽실이는 이제 조금씩 자주 먹기 시작해서 조만간 기운차리지 싶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조기후 2016-01-27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견한 발자국이네요. 날이 많이 풀려가서 다행이예요.
저도 17년째 같이 사는 멍이가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수발드는 삶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압니다 ㅜㅜ 큰 수술도 한번 했었지만 나이 많은 거 자체로 신경이 쓰여 그냥 수발드는 게 일상이네요. 이제는 수술을 하면 낫는 병을 걱정하는 차원을 넘어서,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수명이 다해가는 걸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서늘해지곤 해요. 에휴... ㅜㅜ
몽실이가 조금씩 나아져서 다행이에요. 얼른 건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요. 세상에 태어난 동물들이 하나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다 갔으면.

아무개 2016-01-28 13:56   좋아요 0 | URL
17년 함께 했던 강아지 토토는 당뇨로 거의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였고, 두 눈도 다 실명, 게다가 치매까지 와서
약을 먹일수도 없었어요. 주인을 몰라봐서 다 물어 뜯었거든요. 그래도 스스로 악착같이 먹으려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집에 와보니 입안 가득 사료를 물고 쓰러져 있더라구요...그길로 병원가서 안락사 시켰습니다.....그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동물 안키우겠다 다짐했는데 돌아보니 냥이가 다섯이네요.....

건조기후님댁 멍이도 함께하는 동안 덜 아프고 더 행복하기를...

건조기후 2016-01-29 02:20   좋아요 0 | URL
세상에 ㅜㅜ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이 줄줄 흐르네요 ㅜㅜㅜㅜ 정말 힘든 일 겪으셨습니다... ㅜㅜ
우리 다롱이도 몇 년전에 전신마비가 한번 와서 죽다 살았는데 얼마 전에 또 마비증세가 있어서 병원 갔다 왔네요. 전신마비왔을 때 밤새 수발도 수발이지만 눈앞에 닥친 이별때문에 식구들 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반려동물 안 키울 거라는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다른 넘들은 아플 때 누가 돌봐주나 싶어서 오히려 더 데려다 키우고 싶은 생각이 커지더라고요. 아무개님도 그런 마음이지 않으셨을까...
안팎의ㅎ 냥이들 건사하느라 힘드시겠지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마음이 있어도 여건이 안 돼서 힘들고 여건이 돼도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은데... 아무개님의 정성만큼 다들 건강하게 잘 자랄 거에요. 함께 하는 동안 많이 많이 행복하시기를. ^^

비로그인 2016-01-2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실아 ㅠㅠ

아무개 2016-01-28 13:56   좋아요 0 | URL
애들 아픈거 정말 너무 싫어요.
진짜 대신 아파줄수도 없고, 애들이 말을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ㅠ..ㅠ
 

국가주의 산업화 단계후 개인의 탄생이라 불리는 근대화를 거치지 못하고 자유주의에 함몰된 이나라에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이 능력에 맞게 인정받는 사회를 꿈꾸는것은 참 멀게만 느껴진다.
사회적 문화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아닌것을 못참아한다. 아니 두려워한다.
심지어 내엄마도 우리 엄마라고 부르는 사회아닌가.

사회의 1%에 속하는 그것도 군대와 거의 비슷한 강도의 상명하복 제도하에 속한 판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의 개인주의자 선언이 왜 이렇게 속시원하지 못할까.

발췌하고픈 글은 고신해철의 말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팩토텀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석기용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술,섹스,도박.
세가지중 어느것하나 지나치지 않은것이 없다.
지나치다못해 삶의 거의 전부를 채우고 태운다.

참 찌질한 인간이다 싶은데,
그게 꼭 나같아서
짠하다.

날도 춥고 이래저래 술땡기는 날이지만
주말까지는 금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므로 '현실적인'선택지들이 선택될 확률들의 분포 또한 '운명'의 영역에 속한다. 결국 우리는 '구조화된' 사회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구조화'는 바로 확률의 조작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구조화는 어떤 선택들의 확률은 훨씬 높이고 어떤 선택들의 확률은 훨씬 낮추는 식으로 보상과 처벌의 배치를 조정, 재조정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국'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내적 소망을 방해하는 외적 저항에 붙이는 이름이다…. 장애물들이 저항이 강할수록, 장애물들은 그만큼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사회적 비용이 큰 선택일수록 선택될 활률이 낮다. 그리고 선택하는 사람들이 고분고분히 선택할 때 받게 되는 보상처럼 압력을 받고 있는 선택을 거부할 때 드는 비용도 주로 사회적 용인, 지위, 위신이라는 소중한 통화로 지불된다. 우리 사회에서 이 비용들은 불평등과 불평등의 공적, 사적 결과들에 대한 저항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따라서 저항하기 보다는 체념하고 얌전히 굴복하거나 아니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길을 시도하고 추구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조정된다. 자본주의적이고 개인주의화 된 소비자 사회의 주민인 우리가 인생이라는 게임의 전부 혹은 대부분에서 계속해서 던질 수밖에 없는 주사위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불평등에서 이익을 얻거나 혹은 이익을 얻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정해져 있다…. p40-1

 

그리하여 사람들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의도적이건 우연이건 간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세계를 계속해서 재생한하는 행동 양식을 따르는 것 외에 거의 아무런 대안도 없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모두는 흔히 현실을(우리의 도움으로 날마다 재생산되는 인위적이고 주입되고 상상된 현실) 인간의 힘으로는 맞서거나 개혁할 수 없는 '당연한 세상 이치'로 오해 한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what must be, must be 는 믿음을, 사람들은 바로 이런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이란 결론을 내린다. 옳은 결론이다. 그리고는 이런 종류의 세계에서는 어떠한 대안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결론 짓는다. 질못된 결론이다. p40-6

 

 

 

유엔경제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의 2000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성인 인구 중 최상위 부자 1퍼센트가 전 세계 자산의 40퍼센트를 소유, 상위 10퍼센트의 부자가 전 세계부의 8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하위 50퍼센트는 전세계부의 겨우 1퍼센트만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상황이 더욱더 극단적으로 악화되는데에는 일반적으로 아무런 증거도 없이 명백한 사실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전제들이 있다.

 

1.경제성장

2.영구적으로 늘어나는 소비

3.인간들 간의 불평등은 자연적인 것이다.

4.경쟁

 

경제가 성장해야(재벌이 돈벌어야) 낙수효과가 생긴다는 건 이미 대한민국에서도 거짓말임이 드러났고, 영구적으로 늘어나는 소비란 광고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며, 자연적인 것이 결코 옳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경쟁이 더이상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생활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새빨간 거짓말 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양상들이 개혁되거나 대체될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영원히 인간 능력의 저 너머에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단지 문제가 되는 양상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마음의 변화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문제가 되는 양상들을 변화 시키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우리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대게 급격한 것이라서 처음에는 힘들고 정이 안가는 변화가 필요하다. p49

 

 

이렇게 그들이 떠드는 소리가 완전개헛소리임이 드러났는데도 대중들이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대게 급격한 것이라서 처음에는 힘들고 정이 안가는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삶의 습관을 바꾸는데에도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결심과 실패와 의지가 필요한가. 하물며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우리는 파국을 맞이해야만 파국이 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아, 회고적으로, 단지 회고적으로만).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실로 섬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시도해 보지 않는 한 거듭해서 그리고 더욱 더 열심히 시도해보지 않는 한, 그 생각이 틀렸는지는 결모 알 수 없을 것이다. p115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것이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닌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올해 첫구매예정 도서.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다섯 명의 진솔한 출사표. 내년 2016년 4월 13일은 제20대 총선일. 숨통을 옥죄는 갑갑한 세상을 바꾸려는 녹색당은 이미 준비된 행보를 시작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다섯 명 선출하고 당의 핵심 정책 의제들을 정리했다. 한국 정치사를 통틀어 봐도 유례없는, 그 어느 정당보다 빠른 행보이다. 준비된 정당, 정당다운 정당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다섯 명의 희망의 출사표와 세상을 뒤집을 실력을 가진 정당으로서 녹색당이 펼칠 핵심 정책 의제들을 집약한 한 권의 책이다. 이권에 눈멀어 아귀다툼이나 하는 정치를 뒤집으려는 녹색당의 꿈과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정책과 비전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녹색당의 실질적인 방법을 만날 수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01-1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슷한 책으로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찜해둔 상태거든요.
아무개님 페이퍼 읽고 나니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를 먼저 읽어야하나,
이런 생각을 혼자 해봅니다.

그나저나, 그 사람 분....
아침에 <독서인간>도 읽으시고, 아무개님께 근사한 선물도 해 주시고...
우아.... 멋진 분이군요*^^*

아무개 2016-01-12 13:18   좋아요 0 | URL
철학자와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불평등에 대한 약간의 서술적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것을 먼저 읽어도 무방할듯 싶습니다~
저는 단발님의 소개로 <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보관함으로 쏙~

네 그분이 쫌 ...많이 ....멋찜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