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도 그랬지만,

김승옥을 이제 알게 된 지금도

"아..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나!" 싶다.

좋다. 참 좋다.


나의 모국어가 이승우의 모국어와 같아서 기뻤던것 만큼이나

김승옥의 모국어가 나와 같아 행복하다.


무진기행은 이미 두번이나 읽었지만,

그래도 전집으로 구매하길 정말 잘했다 싶다.

오랫만에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들을

앞에 두고 있자니 멀리서 오는 오랜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이고 기대된다.




"잠깐, 그러니까 당신 영혼이나 내 영혼이나 우리 몸이 죽은 다음엔 다른 사람 몸 속에 들어가 살아갈 수 있지만 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신 몸이나 내 몸이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영원히 없을 이 영원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그렇게 귀중한 것인가?


 규식은 아내의 입을 통해 종알종알 말하고 있는 영혼이 오히려 남처럼 서먹서먹해지고, 물 속에 잠겨 있는 아름다운 몸, 물밖으로 나와 있는 예쁜 얼굴이 눈물이 날 만큼 가엾어져서 슬그머니 끌어당겨 꼬옥 껴안았다.


<삶을 즐기는 마음 중 p154>


'내가 왜 이 대목에서 글을 쓰고 싶다 무언가 남기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나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별것 아닌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그렇게 귀중한 것일수도 있구나 싶은게......


오늘은 꼭!

헬스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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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0-1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스장 꼭!!

아무개 2014-10-15 09:44   좋아요 0 | URL
ㅋㅋ
날도 추워지는데 감자탕 먹으러 갑시다!

다락방 2014-10-15 13:14   좋아요 0 | URL
10월 곤란.
11월 콜!

단발머리 2014-10-1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전집이 있어요. 반가워서 눈물이....
김승옥 너무 좋아요. 근데, 요즘에 소세키 때문에 김승옥이 밀렸어요. 죄송합니다, 김승옥님~~~

아무개 2014-10-16 10:19   좋아요 0 | URL
전 당분간은 김승옥에 퐁당~빠져 있을듯 해요.
소세키도 늘 보관함에서 잠자고 있지만
언젠간 툭!하고 꺼내고 싶은 날이오겠죠^^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읽은지 두달이 넘어가니 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내 목구녕 안쪽을 아프게 한다.


한강 작가도 글쓰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읽는 나도 읽으면서 꽤나 마음이 힘들었다.

왜 화가 나는데 울음이 나는건지

왜 화가 나서 울음이 날때는 목구멍 안쪽에서 뜨거운 아픔을 느끼게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가슴과 목구멍 같은 곳의 통증이...

'아...아프다.' 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광주의 이야기는 늘 아프다.


그래도 햇살이 가득한 꽃밭으로 손잡아 이끄는 그 소년이 있는것 처럼

세월호 사고도 이렇게 화나고 아픈일로 남겨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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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4-10-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이후로 광주에 애정(?)을 갖게 되었어요...
갈기갈기 찢어진 그들 마음이 자꾸 제게 다가와서 아프더라구요.
참 오랜만이죠 아무개님!

아무개 2014-10-13 09:29   좋아요 0 | URL
역시 한강 작가의 책이라 그런지 소이진군이 제일 먼저 댓글을 ㅎㅎㅎ

대학교 1학년때 학생식당에서 우연히 보게된 광주다큐는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해요.
돌이켜보면 그 다큐가 제겐 상당히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친것 같기도하구요.

오랫만이여도, 늘 반가운 소이진군.^^

단발머리 2014-10-1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을 못 읽을 거 같아요, 앓아 누울것 같아서요.
그래도 용기를 내야겠지요.... 흐흑
힘을 주세요, 아무개님~~~

아무개 2014-10-16 15:24   좋아요 0 | URL
2014년 9월 26일 광주 민주화 운동이 북한군이 조종한 사건이라는 글을 인터넷 카페등에 올린 전사모(전두환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었어요.

소설보다 이런 현실에 더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작년 8월 25일부터 삼일간 하루에 한마리씩 아기고양이를 구조한적이 있다.

첫째 둘째는 입양을 보냈고 막내만 내가 키웠었는데

입양간 첫째와 내가 키우던 막내는 복막염이라는 같은 병명으로 몇개월 사이에 둘다 세상을 떠났다.


나의 막내 나리...9월 12일 내가 회사에 출근한 사이 동생이 보는 앞에서 떠났다.

내가 없을때 떠나 버린것이 마음이 쓰였지만, 그래도 혼자는 아니였으니....

아직도 불쑥불쑥 울컥하고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싸아하고 아프지만

주인이 너무 울고불고 해도 반려동물이 쉽게 떠나지 못한다고 하니....그만 해야 하는걸 알면서도

그게 내 마음대로 잘 안된다.


나리의 유골함은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다. 아직은 아직은 이 남은 뼛가루라도 함께 있고 싶다...


그렇게 나리가 떠나고 첫째 몽실이가 아팠다.

동네 동물병원(병명이 뭔지 모르고 항생제만 지어줌)에서 2주간 약을 먹여도 차도가 없어서

결국 좀 큰곳(딱 보자마자 음식알러지네요)으로 가서 진단 받고 3일 약먹으니 싹 나았다.

흠...동물이나 사람이나 시골살면서 아프면 참....


나리를 보내고 한참을 멍하니 지냈고, 아픈 몽실이 약먹이느라 아침저녁으로 사투(?)벌이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위해 날밤을 새서 겨우 포획해 병원에 데려간 녀석은

출산한지 하루 밖에 안된 어미묘라 다시 방사하고....이렇게 정신 없이 지내는 중에....


뿅!하고 이녀석이 집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2일날 아침에 처음 발견하고 녀석이 건강해 보여 굳이 구조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 먹을거리만 챙겨주고 돌아서는데 쫄래쫄래 따라오는 폼이...

아무리 아기 고양이라도 사람을 경계해야하는게 당연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고 길고양이 치고는 너무나 깨끗한 상태라

이미 사람손을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이미 난 4녀석을 키우고 있고, 스스로 이게 내 한계라고 생각했기에

녀석을 뒤로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집 앞에서 마주친 건물주인이

"지하실에 있는 고양이새끼, 아가씨가 가져다 놓았나? 내가 잡을려고 했는데

잡히지가 않는다. 더럽고 냄새 나니까 당장 잡아서 치워라!" 라고 난리를 치는 통에

혹시나 싶어 지하실에 내려가

아가야~아가야~ 하고 부르니 뽀로로 달려와 내 다리에 부비부비...벌러덩...

하아......

가자..아가야..아줌마랑 가자...


살짝 씻기고, 먹이고 나니 어마무시한 양의 응가와 쉬아를 생산해내고는

침대로 짬푸~하더니

마치 처음부터 이집에서 살았던 냥이마냥

이러고 잠이들었다.

너..정말 길고양이 맞는게냐??


다음 <캣맘계>에도, 네이버 <고양이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도

입양게시글을 올렸다.

부디 노랑둥이 새끼고양이 '똘똘이'(사람볼줄 아는 시키)가 꼭 좋은 가족 찾기를 ....


요근래 내 뇌구조를 보면

아마도 80%는 고양이, 10%는 책, 5%는 연말보고서..나머지 5%는  술..뭐 이럴꺼 같다.


아..정말 고양이는 딱 둘이 좋다.....






읽기 시작한지 거의 한달은 된거 같은데 아직도 도입부에서 맴맴.

책이 어려운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다른 생각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니

집중이 되질 않는다.



이번주까지 마감해야 하는 연간보고서는

아...토할것 같아.

매년 할때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




어제 헬스장 다녀와서 이렇게 먹었다.


먹고 운동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래서야 운동 효과가 있을런지는....흠....


이제 그만...보고서 작성하러 가야지...

아...토할것 같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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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4-10-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젤 첫부분을 읽다가 가슴이 아팠는데
노랑 고양이에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더니, 마지막 사진에서 빵 하고 웃어버렸네요.

여전히 고양이 천사로 잘 지내고 계시네요.
고녀석 참 사람 볼 줄 아는 맹랑한 고양이네요. ^^

아무개 2014-10-13 20:03   좋아요 0 | URL
헤헷 마고님이시다^^

요녀석들도 대부분 본능적으로
아는거 같더라구요
자신에게 적대적인지 호의적인지...
요 똘똘한녀석 입양처 찾느라 정신없네요.

일교차가 너무너무 심해욧
감기조심하셔요^^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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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잖아요?"

로드니 킹의 이 간곡한 호소가 유명해 진것은 1992년 5월1일, 흑인인 그가 로스앤젤레스의 경관 네 명에게서 거의 죽을지경으로 구타를 당하고 약 1년 뒤의 일이었다. p15


우리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서로 잘 지낼 수 있게 함께 노력해보자. p561


이책의 시작과 끝은 이렇게 명료하다.

우리 다 같이 잘 지낼수 있게 노력해 봅시다!!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그리고 개인주의자도

모두 각자의 '바른 마음'을 지키고 살려고 하는 것일 뿐,

어떠한 집단이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절대적으로 악한게 아니므로

각자의 입장이 왜 이렇게 다를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시야를 조금더 넓고 깊게 해줄수게 도와줄수 있을 만한 주장들이 많다.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더 공격적이라거나 더 배타적일수 있다는 부분은 좀 놀라웠다.


진화론이나 심리학에 미천한 나로써는

이 책을100%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한것 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이듦-보수, 젊음-진보의 공식에 관해 궁금해 졌다.

대체적으로

젊을때는 진보적이였던 사람들이 나이듦에 따라 보수성향으로 바뀌는 것은

단지 젊을때보다 가진것이 많아서, 지켜야 할것이 많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 하고 위기감을 더 크게 느끼도록 인지체계가 변화였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이 '나이듦'이라는 것이 결국 그 어떤 다른 요소들 보다 강력하다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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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9-25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두꺼운 책을 벌써 다 읽으신 겁니까? 음...저도 도전......해보겠어요. 나중에.. ( ˝)

아무개 2014-09-26 07:59   좋아요 0 | URL
1. 벌써라니요 한달이나 걸렸는걸요 ㅠ..ㅠ

2. <21세기 자본> 읽으셔야죠! ㅋㅋ

단발머리 2014-10-16 09:57   좋아요 0 | URL
두 분 중 <21세기 자본>을 먼저 읽고, 리뷰를 올리신 분께, 제가 사랑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아무개 2014-10-16 10:2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어쩌죠? 전 21세기 자본을 읽을 생각은 없는데
단발머리님 사랑은 선물로 받고 싶으니 말입니다 ^^::::::::


단발머리 2014-10-16 10:29   좋아요 0 | URL
일딴~~ 선불로 조금 땡겨드릴테니, 아껴서 쓰시구요.
그리고 가능하면 그 책 읽으시고, 리뷰 남겨주세요.
저는................절대 못 읽어요. 서문 2페이지에 쓰러졌습니다. 그럼 이만, 휘리릭!!
 

혼자 읽다가 혼자 죽어도 모를만큼

강력한 몰입을 할수 있게 만들만한 책.

추천 받습니다.

장르 불문입니만,

가능하면 웃을수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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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4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4-09-24 10:40   좋아요 0 | URL
아동교육 심리학분야네요.
의외의 추천이라 더 궁금해 집니다. 갑사해요^^

다락방 2014-09-2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 차일드`의 [탈주자] 추천합니다. 아..난 미칠뻔했어...
다른거 또 생각해보고 생각나면 알려줄게요.

아무개 2014-09-24 10:39   좋아요 0 | URL
절판이라고 나오네요 ㅡ..ㅡ:::::

다락방 2014-09-24 11:23   좋아요 0 | URL
미안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