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책임 - 한홍구 역사논설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3년 말에서 2014년 초, 영화 <변호인>이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변호인>을 보고 감동했다.(…)영화가 끝나고 극장에 불이 켜지고 밖으로 나와 보면 세상은 변한 것이 없었다. 우리의 송변은 어디로 갔을까. 노무현은 어디에 갔을까. 노무현은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었건만, 그를 죽음으로 내몬 수사 검사 우병우는 세월호 참사로 국가 대개조나 거국내각이 애기 되는 상황에서 새로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임명되었다. 영화 속 차동영 같은 자들, (…)차동영의 배후에 있던 강 검사 같은 자들의 맏형이 바로 김기춘이다.(…) 부림 사건의 주임 검사 최병국은 얼마 전까지 울산에서 3선의원을 지냈고, 전 새누리당 대표로 1,000만 학생의 교육을 책밈지고 있는 교육 부총리 황우여는 <변호인>의 모델이 된 부림사건과 같은 시기에 있었던 더 큰 공안 조작 사건(사형 판결까지나왔다)인 학림 사건의 판사였다.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까지 대한민국 국무총리였던 김황식은 재일동포 김정사에 대한 고문 조작 간첩 사건의 판사였다. p41-2

 

이런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뽑고, 이런 사람들을 등용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게 우리니까

지금 우리더러 책임 지라는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욱하기 시작.

 

자기들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한국의 지배틍들은 사실 보수가 아니다. 보수라면 응당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해 책임을질 줄 알아야 한다. 책임지지 않으면 사회가 유지될 수 없으니 한 사회를 유지하고자 하는 보수 세력이라면 마땅히 자신이 맡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책임지지 않는 자는 보수의 자격이 없다. (…) 한 사회에서 온갖 혜택을 맏았던 사람이라면 그 사회가 침몰해갈 때 자신이 설 자리를 알아야 한다. p43-5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전화를 끊은 사무장 양대흥은 부인의 애타는 전하에는 응답하지 않고 끝내 퇴선 지시를 내리지 않는 무전기를 꼭 쥔 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구명조끼가 모자라자 "내 거 입어"하고 선뜻 벗어준 학생, 그 와중에 아기부터 탈출시키던 아이들, '살아남의 자의 슬픔'을 끼고 살아가기엔 너무나 아이들 곁에서 선생 노릇 하고 싶어 했던 교감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가라앉은 선생님들, 그리고 겨우 매점에서 물건 파는 어린 알바생이면서"선원은 맨 마지막에 나가는 거야, 너희들 다 구하고 나갈 거야"라며 세월호의 악마들, 대한민국호의 악마들은 꿈도 꿀수 없는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보인 박지영……. 이들이야말로 구조변경에 노후수명 연장에과적에 규제 완화에 온갖 비리와 뇌물로 이리 기울고 저리 기우는 대한민국호가 여태껏 거라앉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숨은 복원력이였다. 우리가 믿을 것은 우리 자신에 내재한 이 복원력밖에 없다.

더 이상 대한민국호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 위기의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자들에게 맡겨둘 수 없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움직여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이다. p51

 

나는 역사를 가지고 싶지 않아. 나는 저위에 이름 나온 사람들처럼 이 사회를 책임 질만한 온갖 혜택을 받지 못했어. 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욱욱!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건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담보하는 역사적 문건인 제헌헌법을 꼽아야 할 것이다. 제헌헌법은 대한민국이라는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하면서 그 주역들이 이런 나라는 만들겠다고 국민들과 맺은 숭고한 협약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시민들은 제헌헌법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아는 게 없다.(…)선생님들조차 제헌헌법에 대해 배워본 적도 가르펴본 적도 없다. 어쩌다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담보하는 제헌헌법이 이런 천덕꾸러기가 되었을까?(…)그것은 제헌헌법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제헌헌법의 구절구절을 지금 들여다보면 죄다 빨갱이 소리이기 때문이다. 제헌헌법의 내용은 통합진보당의 강령보다 훨씬 급진적이다. (…) 지금은 노동3권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지만, 제헌헌법 18조는 노동3권이 아니라 노동4권을 보장했다. 노동3권에 더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를 보장했던 것이다. (…)그런데 제헌헌법은 그 이익을 노동자들이 '노나'먹을 권리를 신체의 자유, 신앙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p139-40

 

제헌헌법에 대해서는 정말 진자 한번도 제대로 들어본적이 없는것 같다. 그때 시대상황이 그럴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 시절 그들이 만들려고 했던 세상은 아직까지도 너무나 멀리 있다. 아니 점점 더 멀어져간다…

 

검찰은 또 한국의 진보 운동이 역사적으로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정립해온 것을 북한의 주장을 추종한 것으로 단정 지으려 했다. 이것은 너무나 한심한 편견이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에서 자주는 당연한 것이요. 봉건의 질곡에서 벗어나려는 나라에서 민주는 당연한 것이요, 분단된 나라에서 통일을 추구하는 것 역시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검찰은 왜 역사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종북으로 모는 것일까? 그것은 사람들은 위축시키고 낙인찍기 위함이다. .p159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것은 이른바 이석기 내랸음모 사건 때문이다. 그런데 2014년8월11일에 서울고등법원은 이석기 사건에서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무조를 선고했고, RO에 대해서도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사건의 핵심적인 두 가지 쟁점에서 모두 통합진보당 쪽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2015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전 부랴부랴 서둘러 박근혜의 당선 2주년에 이 놀라운 선물을 바친 것이다. p164

 

특히 헌법재한소가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을 박탈한 것은 헌법을 스스로 짓밟은 폭거라 아니할 수 없다. 헌법 제 111조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위헌법률 신판, 탄핵 심판, 정당의 해산 심판. 권한쟁의 심판, 헌법소원 심판 등 다섯가지로 못 박고 있다. 또한 헌법 64조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제명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 수호자의 책임이 있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부여하지도 않은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하여 헌법기관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p176

 

통진당을 평소에 지지 한것은 아니지만 정말 역사적으로 쪽팔린 짓이다. 도대체 이 통진당 사태로 박근혜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에서 유신으로도 아니고 이승만 정국으로의 회귀? 아빠를 넘어섰어! 공주님 장해요!!

 

 

4장 김기춘뎐傳은 참 눈물 없이는 읽을수 없는 한편의 거대한 대하드라마. 할배 참 대단해요 대단해.

6장 어제의 야당편은 좀 약하다. 사실 지금 대한민국에 야당이 있기는 한건가?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만 갈팡질팡하고 걍 새누리 품에 안겨라 . 지금 그 꼴로는 진보라는 단어를 어디에도 가져다 붙이지 말아라.

 

 

그런데

역사와 책임이 무슨 관련이 있는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으 폰사진을 컴으로 옮길수가 없다.
불편행(ToT)

사진은 지난주말 득템한 일명 화장품 밀크티.
도서관 가는길에 우연히 들린 편의점에서 발견하곤 세개 한꺼번에 구매.
밀크티>그린티>라떼 순으로 맛나다.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고 향기롭다.

문제는 음료수 통이 너무 과하게 좋다.
한번 마시고 버리기는 정말(T^T)
게다가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제품이다.

이 음료만그런것은 아니지만
내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는걸까.....

밀크티 맛나게 만드는법 아시는분~~~~
만들어 먹고 싶어욧!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보슬비 2015-09-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나게는 모르지만, 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옐로우 라벨 립톤 (100개짜리 만원도 안되게 팔아요.^^) 2~3개 진하게 에스프레소처럼 뽑아놓고, 보틀에 돌얼음 가득 채우고, 우유 반 넣고 우린 립톤을 넣어 마십니다. ^^ 단맛을 즐기시면 우린 립톤에 시럽이나 올리고당 혹은 연유로 당도를 조절한후 부으면 끝. (립톤을 아주 오래 진하게 우리면 쓴맛이 나는데 이게 우유와 단맛이 만나면 사리지니 신기해요. ㅎㅎ) 한번 도전해보세요~~

칼로리 생각 안하고 단맛을 넣는것이 맛있긴해요. ^^ 은근 입맛에 맞추다보면 당이 많이 들어가는것을 보면 놀라실겁니다. ㅎㅎ

아무개 2015-09-02 22:08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제가 보슬비님 댓글을
월매나 기둘렸는지 아시나요♬♪♩

보슬비 2015-09-02 22:31   좋아요 1 | URL
히히 저 많이 기다리셨어용... ^^

옐로우 라벨이 가격대비 저렴해서 막 사용해도 부담없어 좋더라구요. ㅋㅋ
막 도전해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카페 언니야도 요고 2개로 맛을 내는데 잘 내시더라구요. ㅎㅎ
한번 드셔보시고 아무개님 입맛에 맞춰 티백개수와 당도 조절하시면 될것 같아요. ^^

밀크티 마시도 배부르면, 레몬청 넣은 아이스티도 도전해보시면 깔끔한것이 좋습니다.~~ ^^

 
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죽을것인가에 대해서 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그러기엔 숫자상의 나이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는걸 알고는 있지만 말이다.

 

여성이 노년에 필요한 것.

1.돈

2.친구

3.건강

 

남성이 노년에 필요한 것.

1.아내

2.집사람

3.마누라

 

어디서 봤는지 기억도 안나는 웃자고 한 이야기겠지만, 여성은 노년이 되어 갈수록 남성이 필요가 없어진다. 남성은 노년이 되어 갈수록 여성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 노년의 삶이란 아무래도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가장 큰 부분은 경제력일수 밖에 없다. 돈이 없다면 친구도 건강도 지키기 쉽지 않을테니까.....

 

본인이 직접 음식을 만들거나 지인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들이 꽤 나온다. 혼자 먹든 누군가와 함께 먹든 끼니를 내 손으로 만들어 먹을수 있다는 것은 꼭 노인이 아니라도 혼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것이다. 물론 사먹는 밥이 더 맛있을수는 있고 물론 맛있겠지만 간단하더라도 내 손으로 지어 먹을 수 있는 집밥과는 차이가 분명있다.

 

돈, 친구, 건강에 이 책을 읽은 후 한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바로 일명 '덕질'이다.

요코 할매는 우연한 계기에 한국드라마에 '꽂혀서' 턱뼈가 돌아가는 증세까지 격게된다.

턱뼈가 돌아갈 정도로 한국 드라마에 빠진 덕분에

암투병중에도 잘 견뎌낼수 있었고,

다시는 느낄수 없을지도 몰랐을 '화사한 그 무엇'도 느끼게 된다.

나는 어떤 덕질을 하게 될까?

여생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의사의 진단에

요코 할매는 재규어를 샀다.

나는 어떤 짓을 하게 될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실실 앓다가 죽는거 싫다, 사고 같은걸로 그자리에서 '깨끗이' 즉사 하길 바란다고 입버릇 처럼 말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다.

별것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정리하고 싶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의 내 삶에서 빼버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살, 나이, oo,ooo‥…

그러고 보니 나 돈 말고는 가진게 너무 많은거 같기도 하다.

흠……정리할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

 

까짓꺼 "사는 게 뭐라고" 라고 말할수 있으려면

얼만큼 살아 봐야 하는걸까?

 

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을 짧게 쓰라면,

이 글의 제목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5-09-0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위에 남성이 노년에 필요한 것에 두 개가 빠졌네요.
4. 부인
5. 와이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스스로 밥을 해 먹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주부인 저도 밥하고 반찬하는게 쉽지 않지만 그게 기본인것 같아요.
그냥 초간단 미역국이나 된장국이더라도 자기가 먹을 것을 자기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요.

요코 할매가 한국드라마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참.... 좋네요.
저는 텔레비전 많이 보지는 않지만 꽂힌 드라마는 <다시보기>로 무한반복하거든요.
참... 드라마는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잘 하는것 하나 있네요. ㅎㅎ


아무개 2015-09-01 14:01   좋아요 0 | URL
ㅋㅋ 그렇네요

사실 한국드라마의 구성이나 내용이 탁월하다거나 해서 좋아하는게 아닌거 같더라구요.

대부분 돈 많은 남주들의 사랑놀음에 빠지는것 같아요. 그리고 아시겠지만
막장드라마일수록
욕하면서 계속 보잖아요
(-_ど) (-_ど) (-_ど)

moonnight 2015-09-0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 있어요. 아직 앞부분인데, 치매에는 돈이 든다 라는 대목에서 헉! 했네요.ㅠㅠ;

아무개 2015-09-01 13:59   좋아요 0 | URL
사실 치매이야기를 할까말까 했어요.
돈 친구 다 없어도 되니까 치매만 안 걸렸으면 싶을 정도로
공포스러워요 ㅠㅠ

moonnight 2015-09-01 15:12   좋아요 0 | URL
저도요ㅠㅠ 치매 정말 무서워요ㅠㅠ;;;;;
 

 

칼라프린트 휴지까지는 참았는데 부적형 버프 북마크라니.

세종+세조 세트 탐난다.

 

어제 중고책 판매 신청했으니

예치금 들어오면 살까?

 

앗 선착순 1000명...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빨간불을 켜자.

정지.

생각 정지!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5-08-27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판매 `적립금`으로 신청하면 20프로 더 줘요!! 이거 알고 있었어요?? 내가 말 안해줬어요??

아무개 2015-08-27 14:09   좋아요 0 | URL
ㅋㅋ 알고 있어요.

에이바 2015-08-27 22:01   좋아요 0 | URL
적립금 행사 종료됐대요... 흑 ㅠㅠ

다락방 2015-08-27 22:16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단 말입니까? ㅜㅜ

다락방 2015-08-2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쿠폰 땡큐요. 페이퍼는 비공개로 돌렸어용. 얻을 것을 얻었으므로... ㅋㅋ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10년의 민주 정부를 거쳤는데 왜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각해졌는지, 왜 사는 게 더 힘들어졌다고 느끼게 됐는지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왜 민주 정부에서 한-미 FTA체결, 새만금 같은 토건 사업, 원전 확대 같은 정책들이 펼쳐졌는지를 궁금해한다.

그 이유는 바로 경제 성장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GDP 증가율을 의미하는 경제 성장률이 국가 정책의 목표가 되는 순간 삶의질이나 행복은 놓칠 수밖에 없다. 경제 성장률을 높이려고 모둔 일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확대, 한-미 FTA, 토건 사업, 원전 확대, 영리 병원, 영리 학교…. 서로 달라보이는 이 정책들의 공통 바탕은 바로 '그렇게 해야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라는 논리였다.

경제 성장률에 관한 집착은 임금 격차, 빈부 격차, 도시와 농업간의 격차가 심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대기업이 잘되고 고소득층이 잘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애기를 퍼뜨렸다. 이른바 낙수효과 trickle down effect 가 나타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p27-29

 

박세길의 <한국 현대가 열한가지 질문>,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진보라고 불리우든 민주라고 불리우든 경제성장을 국가 정책의 목표로 정한다면  국민들은 행복은 더욱 더 꿈같은 헛소리가 될것이다.

 

 

이런 애기들을 생각하면 사회 공동체가 정말 중요하다. 세상이 잘못 돌아가면 내 삶에도 그 영향이 고스란히 미친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 정치는 사회가 잘못 돌아갈 때 잘못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통로다. 정치가 잘돼야 나도 행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정치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바로 변화를 가로막는 원인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정치에 무관심하면 할수록 정치는 나를 더욱 더 먹고살기 힘들게 만들 것이다. p41

 

그나물에 그밥이라고 포기해 버리지 말자. 분명 다른 메뉴가 있고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 그 메뉴는 '건강'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지금 전세계의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ntergovernment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라는 기구를 구성해 계속 보고서를 내고 있다. 2013년 9월27일에는 전세계에서 동시에 IPCC제5차 보고서에 담길 내용이 발표됐다.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온실가스의 감축 없이 지금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21세기말에 지구의 평균 기온은 1986~2005년에 견줘 섭씨3.7도 오르고 해수면은 63센티미터 상승한다. 전세계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꽤 많이 감축한다고 해도 평균 기온이 섭씨1.8도 오르고 , 해수면이 47센티미터 정도 상승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평균 기온이 섭씨 3.7도 오른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가뭄, 홍수, 이상 기후, 슈퍼 태풍이 지난 133년간(1880~2012)지구의 평균 기온이 0.85도가 올라서 이 난리를 겪는데 3.7도가 오르면 '재앙'이라는 단어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p56-57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땅땡이도 겁나게 작다. 어떠한 재앙이 닥칠지 뻔히 예상이 되는데도 정부는 이런 짓거리를 한다. 결국은 또 대기업 배불려주기...나라를 팔아 이재용을 먹여 살리는구나.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하고 반대되는 역주행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 발표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2027년까지 12개나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온실가스 배출의 34퍼센트가 발전 부문에서 나오는데도 말이다. 이런 국가가 '녹색'을 운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망신이다. (...)이 모든 일들은 '재벌 대기업'중심의 특권적 경제 구조와 연관이 있다. 지금 석탄 화력 발전소는 한국전력 산하의 발전 자회사들이 짓는것보다 민간 대기업들이 짓는 게 더 많다. 민간 대기업들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비싸게 팔아 이익을 본다. p63

 

지구를 구하려면 우리 자신들이 독수리 5형제가 되는 수밖에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치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정치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다. 정치의 변화를 위해서라도 내 삶부터 소박하게 바꾸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후 변화 협약이 만들어 지는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누군가가 지구를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전기 소비를 줄이고, 고기를 덜 먹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는 실천이다. '고기를 덜 먹는 일과 기후변화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뒤에서 살펴볼 것처럼 밀접한 상관이 있다.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p65

 

자동차는 평생 구매하지 않겠다고 결심한지 오래이다. 내가 지구에 하는건 쓰레기만 남기는 일뿐인데 온실가스 배출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수년전부터 해왔다. 전기도 늘 아끼고 있다. 거의 강박적일 정도로...문제는 늘 한곳인데. 이놈의 육식을 끊지를 못하고 있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육식을 줄이거나 끊어야 하는 이유가 수십가지...하아.....이 미련한 습관의 동물아..........

 

후쿠시마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들도 걱정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국내에 있는 원전들이었다. 한국은 국토 면적이 좁은데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 영광, 고리 , 월성, 울진의 4개 부지에 있던 원전 개수가 벌써 21개에 달했다(그뒤에 더 늘어나서 23개가 됐다). 원전 밀집도로는 세계1위인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원전을 의식하지 못하고 산다. 원전이 꽤 외진 곳에 있기 때문이다. 거리가 먼 게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다는 애기다. 그러나 실제 거리는 가깝다 6개 원전이 가동 중인 영관 원전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는 겨우 200키로미터다.(...)1986년 구소련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자 2000킬로미처 떨어진 독일 남부 지역까지 방사능이 날아가기도 했다. p73-74

이봐요 원전 마피아들! 보입니까? 서울까지 불과 200키로 미터입니다. 당신들도 안전하지 않다구!!!!

 

 

그렇다면 녹색 전환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오히려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늘어나게 할 수 있다. 거론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노동 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둘째는 경제 성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셋째,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일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일을 당장 현실의 정책으로 채택하자는 애기는 아니다. 기본소득에 관해서는 뒤에서 다시 애기하겠지만, 아직 현실적인 난관들이 존재 한다. 그렇지만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p109-111

 

 

이런 계산을 해본 적이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토건 사업에 쓰는 예산이 대략 1년에 40조 원쯤 되는데, 그 돈을 차라리 5000만명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계산하면 1인당 80만 원 정도 돌아간다. 4인 가구면 연간 320만 원이다.

만약 모든 국민이 아니라 농민에게 지급한다면 토건 예산의 일부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다. 농가 인구는 한국 전체 인구의 5퍼센트 남짓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일이 돈을 콘크리트에 쏟아 붓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많다. 예를 들면 한국 농지의 60퍼센트 이상을 농촌에 살지 않는 부재지주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그 농지들에 토지보유세를 강하게 걷어도 많은 재원이 마련될 것이다.

이렇게 농민 기본소득을 지급할 명분은 충분하다. 공동체를 먹여살리고 환경을 보전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p125-126

아놔.......멀쩡한 강바닥이며 길바닥 파헤치는 일만 안해도 매달 80만원씩 받을수 있는거네. 80만원으로 베짱이 처럼 놀고 먹고 살수도 있고(가난하겠지만), 조금 더 일해서 조금더 여유있는 베짱이로 살수도 있다. 일에 메이지 않는 삶을 선택할수 있게되는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일본의 상황도 주목할 만 하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원전 54개가 모두 가동을 멈추게 됐다. 아베 총리는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원전이 전부 멈춘 상태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는데도 일본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막상 원전이 문들 닫는 상황이 닥치자'원전 없이는 못 산다'던 일본 정부는 대책을 내놓았다. 첫째는 강력한 수요 관리였다(...)또한 일본 기업들은 공장 안에 있는 자가 발전기 가동률을 높였다.p131-132

 

원전이 없어도 아무 문제 없다는걸 일본이 먼저 보여주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도 실제 전기생산량은 남아 도는 처지라고 알고 있다. 원전을 지금 당장 "딱' 꺼버릴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꺼나가기 '시작'해야만 한다. 원전해체에는 수십년이 걸리고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정부는 그러한 대책은 전혀 없이 오로지 새로 짓고, 기껏 연료봉재활용정도나 대책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미래세대에게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몹쓸 짓을 하고 있는것인가.

 

가장 낮은 행복도, 가장 높은 자살률, 심각한 빈부 격차, 무분별한 환경 파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한국에서 녹색당은 반드시 필요하다.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재생 가능 에너지 OECD 최하위 수준, 식량 자급률OECD 최하의 수준의 한국에서 녹색당 같은 정치 세력이 없다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다가올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기후변화이 와중에 한국 사회는 생존의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기득권 정치는 한 치 앞도 보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를 표방하는 개인이나 집단도 우리가 부딪히는 위기에는 침묵하고 있다. 원전, 기후변화, 송전탑, 고용 없는 성장, 저임금·장시간·비졍규 노동, 농업 붕괴와 농촌의 침제 등은 그들의 핵심 관심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경제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자기가 당선하고 자기 세력이 권력을 쥐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런 정치 현실에서 녹색당은 소금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p228-229

 

 

'녹색'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변화와 내 삶의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말입니다. p243

 

녹색당에 가입하고도 강령을 제대로 읽지 않았었는데, 이 책에 녹색당 강령이 첨부되어있어서 꼼꼼히 읽어 보았다.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고 눈과 코가 찡하게 아프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정말 이렇게 될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다가 

이게 정말 가능한가? 지금 이꼬라지의 대한민국에서?

라는 의심이 희망을 자꾸 밀어낸다.

역시 이럴 때 필요한게 '상상력'.

 

상상하자.

인간과 동물이 함께 상생할수 있는 지구별을.

어떤 차이도 차별을 만들어내지 않는 다양성 가득한 사람 사는 세상을.

그린라이트를 켜자!

 

 

 

 

 

 

 

 

꼭 읽어 보고 싶었는데, 완전 절판. 출판사에도 재고가 없다.

어디에 있니 중고야~~~~~~~~~~~~~~~~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5-08-28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전에 대해서라면 학교에서 배웠던게 나쁜 생각의 주범인것 같아요.
안전하고, 깨끗하고, 경제적이다. 우리와 같은 자연환경에서는 최고의 에너지원이다, 뭐 이런거죠.
원전이야기라면 사실 듣고 알게 될수록 무서운데, 요즘에는 강원도처럼 각 지역단체에서 원전 유치를 대대적으로 반대하는 것 같더라구요. 이 놈의 나라는 국민이 이 정도 정신차려줘서 이만큼 굴러간다는...

그린라이트나 환경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는, 전 항상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너무 배부르지 않게 적당히 먹기, 음식물 쓰레기 많이 남기지 않기, 사다 놓은 야채 썩혀서 버리지 않기, 흐흑...

울면서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신나는 금요일^^

아무개 2015-08-31 09:50   좋아요 0 | URL
원전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거라고, 요기 밑에 댓글 쓰는 감은빛 님의 서재에서 봤어요.
원자력 발전소가 아니고 `핵발전소`인데 하도 세뇌를 시키니까.....ㅜ..ㅜ

주말에 찾고 찾았던 편의점표 밀크티를 드디어 발견했는데
음료수 통이 너무 아까운거에요.
이걸 사먹을때마다 쓰레기네...라는 생각이 드니까 못 사먹겠더라는.....

감은빛 2015-08-28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글이네요. ^^

저희가 작년 지방선거 때 여러 선본에서 그린라이트를 써먹었습니다.
각 후보마다 두개 정도씩 만들었으니,
그린라이트 제작하시는 분은 선거 덕에 조금 장사가 되셨을 듯.

그런데 막상 거리에서 만난 유권자들(성인들)은 그린라이트에 별 반응이 없고,
청소년들은 기대했던 대로 반응을 보여주더군요.
티비가 없어서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은 없지만,
그거 청소년들 대상 프로는 아니지 않나요?
(이런 표현 죄송하지만) 아저씨, 아줌마들은 아예 그린라이트가 뭔지도 모르더라구요.

이 글 읽고 난데없이 선거 때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네요.

아무개 2015-08-31 09:51   좋아요 0 | URL
아하 그랬군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아이쿠야.....

사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이게 성인용인지 청소년용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쓰다보니 떠올라서 썼던 말이거든요 ^^::::::

2015-08-28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8-31 09:54   좋아요 0 | URL
공동저자 이셨군요. 모르고 있었어요 ㅎㅎ

참여한 저자 수가 많고, 글의 수준이 고르지 못한것
좋습니다.^^
어차피 여러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중고찾기 신청 해 놓았으니
연이 닿는다면 제게 오겠지요.
지금 당장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니
너무 마음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