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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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는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이번 주말에 겪었던 일들은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자신을 전적으로 내던지는 일을 완전히 부정하기 일보직전이었으니까. 나의 섹슈얼리티 개념은 완전히 바뀌었다. 신이여. 감사합니다! 양성애는 개인의 완전성의 한 표현이며 성적 경험을 제한하고 탈육체화하고자 시도하는 -그렇다-도착에 대한 정직한 거부다. 소위 "제짝"이 나타나기 전까지 순결을 이상화하는 개념을 내세우는 -사랑 없는 순수한 육체적 흥분이나 난교에 관한 모든 금지로서의 도착 말이다……. p47 -16세-

 

일기를 쓰는 것.

일기를 개인의 사적이고 비밀스런 생각들을 담는 용기-속을 터놓을 수 있는 귀머거리에다 벙어리 , 문맹인 친구처럼-로만 이해하는 것은 피상적이다. 나는 그저 일기에다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보다 더 솔직하게 나 자신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창조한다. 일기는 자아에 대한 나의 이해를 담는 매체다. 일기는 나를 감정적이고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존재로 제시한다. 따라서(아아.)그것은 그저 매일의 사적인 삶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경우-그 대안을 제시한다. p213 -24세-

 

 

진부함과 지배-그건 내가 코네티컷 대학시절에 썼던 글인데, 내가 옳았다….

지성뿐 아니라 감수성도 귀족화되었다. 평민 취급을 받는 게 전혀, 전혀 기분 좋지 않다!

나 같은 감수성을 지탱하려면 그만큼 강한 자아가 있어야 한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면(예건태 H의 변덕이나 진짜 그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는 티를 냈다면). 아마 감히 그녀를 품에 안을 수 없었으리라….p258 -25세-

 

글을 쓰고자 하는 나의 욕망은 내 동성애와 연관이 있다. 나는 사회가 나를 향해 겨누고 있는 무기에 맞서기 위해 무기가 될 만한 정체성이 필요하다.

그게 내 동성애를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내 느낌이지만-일종의 면허를 발급해준다.

내가 동성애자라는 죄책감이 얼마나 큰지 이제야 실감하기 시작했다. H와 함께 있으면서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한테는 (예를 들어 아네트 마이컬슨)다 H 탓이라고, 그녀가 내 악의 근원이라고, 그녀만 없으면 난 동성애자가 아닐 거라고, 아니 적어도 대체로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게 했다.

내 두려움과 죄책감을 필립과 연결시킨다. 그가 온 세상 사람들에게 떠들어 댄 거나 내년 여름 또 친권 소송을 할 거라는 전망과도 무과하지 않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역할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니까 어째서 나는 야콥과의 기만적인 관계를 지속하는가?

동성애자라서 나는 전보다 더 무방비로 노출된 기분이다. 숨고 싶고 남의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소망이 더 간절해진다. 물론 전부터 언제나 느끼던 감정이긴 하지만. p286 -26세-

 

사랑은 아프다. 상대가 언제든 내 껍질을 들고 떠나 버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산채로 껍질을 벗기라고 몸을 다 내놓고 있는 기분이다. p335 -27세-

 

수잔 손택의 14세부터 30세까지의 일기를 그녀의 아들인 데이비드 리프가 엮어낸 책이다. 수잔 손택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긴 했지만, 16세에 동성애적 성향을 발견하고 17세에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았고 철저히 자신의 욕망에 따라 아들과 남편에게서 떠나 자신의 지성과 감수성의 만족을 위해 살았던 지극히 자기애적인 성향의 그녀의 일기는 이전까지 내가 희미하게 가지고 있던 그녀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부셔놓았다. 특히나 그렇게나 목욕을 하기 싫어하는 그녀라니 허허참....

 

30세 이후의 일기들도 엮어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책을 읽을 때처럼 난해하고 놀랍고 당황스럽겠지만,

꼭 발간되었으면…….

 

책뿐만아니라 예술에 대한 사유도 굉장히 많지만, 내가 알아 먹을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어서 발췌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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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법』을 읽고 그저 읽기 위해 읽고 있었 나를,  읽은 책 목록으로 허영을 부렸던 나를, 읽기만 하고 사고 하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며 읽을 책 목록도 다시 정리 하고 독서 습관도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책만 읽고 있어도 되는걸까?

이게 저게 잘못 되었다고 떠드는 것 말고

내가 무엇을 할수 있을까?

도대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수 없는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전기가 남아 도는데도 미친 짓거리를 또 하겠다는 영덕 핵발전소 건설 문제 , 자신이 싫어 하는 대상을 향한 극심한 혐오주의 사건인 캣맘 살인(내 주변인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사건 그리고 국정교과서 시행과 황교안의 '필요하다면 합의 후에 자위대를 한국에 들일수 있다'라는 발언까지. 아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 가는건가. 설마 이렇게 까지 될까? 싶었던 일들이 이렇게 이상으로 되고 있다. 정제계와 학계를 가득 메운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교과서를 바꾸고 일본군대를 이 땅에 들이려고 하는구나....하아.......그러고 보면 새누리당이 정치를 정말 잘하는 것 맞다. 프레임을 짜서 그 안에서 국민들이 못나오게 만든다. 새로운 문제거리를 툭 던져 놓고 국민들이 거세게 항의 하면 아니 뭐 그럴까 했는데 싫음 관두고~ 진짜 그럴려고 그런건 아냐~ 이러거나, 국민들이 별 반응이 없으면 소수가 아무리 반대해도 '국익을 위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념 투쟁따위 하지 말자'라는 그럴싸한 말로 국민을 현혹시킨다. 새누리당이 이러는 동안 도대체 새민련은 무엇을 했나?  새민련 자체가 어차피 중도 보수성향이니(새민련은 좌파가 절대 아님) 이렇게 어정쩡하게 굴꺼면 걍 새누리 당이랑 합당해 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커플 노랑둥이들.

앞쪽에 녀석이 앞에 있어서 얼굴이 큰게 아니다. 실제로 두배 이상 크다. 숫냥이와 암냥이는 덩치차이가 확연하다.

뒷쪽에 얌냥이를 중성화 시키려고 한국고양이 보호협회에 통덫을 신청해 두었는데,

이 쪼마난 이쁘니가 경계심이 무지무지 심해서 과연 순순히 잡혀줄지는 의문.

캣맘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그렇게 불쌍하면 다 너희집에 데려가서 길러라, 밥 줄려면 똥도 다 치워라'

또는 '밥 한번만 더 주면 손모가지를 잘라 버리겠다' 뭐 이런 이야기 들일꺼다.

 

 

나도 다 데려다가 내가 기르고 싶다. 아프거나 불구이거나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고양이들을 보면 더 그렇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사람이 모조리 키우는게 정말 맞는 일일까?

아주 조금만 배려 해주어도 이 아이들의 길지 않은 3년 정도의 묘생은 그리 나쁘지 않게 끝이 날수 있다.

사실 지구를 더럽히는게 고양이 똥은 아닐것이다. 당장 주변의 쓰레기장만 봐도 아니 지금 우리의 집이나 직장의

쓰레기 통만 보아도 이 지구를 멸망 시키고 있는게 누구인지는 확실해 진다.

하나님도 인간에게 만물의 지배하고 보존하라고 하셨단다.......

 

 

 

 

그리고 협박은...웃기는게 캣대디들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캣대디들에게는 이렇게 까지 폭력적인 협박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런 협박은 남자 아저씨들에 의해 여자 캣맘에게 이루어 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캣맘들이 새벽 한두시에

길냥이들 사료를 주러 급식소를 돌아다니는데, 새벽 취객들에게 봉변을 당할때도 많다. 차라리 이렇게 협박하는 사람이 나을지도....애들 사료에 일부러 쥐약을 놓는 사람도 아주 많으니까........

 

나는.... 우리는 왜 캣맘이 되었을까?

커뮤니티같은 곳에서 대화를 나눠 보면 대부분 같은 이유다.

'안됐다 불쌍하다......'

연민.

 

내가 알고 있는 캣맘중에 먹고 살기 편한 사람은 100에 한둘도 되지 않는다, 길냥이 사료 값을 벌기위해 알바를 두세개씩 하고, 자신의 생활비를 아끼고 아끼고 그렇게 해서 겨우겨우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형편이 넉넉치 않다고 마음까지도 넉넉치 않은 것은 아니다. 아픈 존재. 힘없는 존재에 대한 공감과 연민은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더 크게 느낀다.

 

다모의 그 대사가 또 생각난다.

"아프냐...나도 아프다."

지구가 신음하는 소리를.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엄청난 불의에 맞써 싸우고 있는 수없이 작은 사람들의 아픔을,

조금만 더 나의 아픔므로 느끼고 살순 없을까.

어떻게 해야 그렇게 살수 있을까?

위대한 기적까지는 못되더라도, 지상의 악마는 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냥이를 알게 된후 깨닫게 된건.

생은 참으로 복불복이라는 것.

똑같은 길냥이로 태어나 어떤 놈은 집에서 이렇게 또 자기만의 따스한 집에 질 좋은 사료에

맛있는 간식까지 평생이 보장되고,

어떤 놈은 쓰레기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고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는다.

인간사라고 해서 뭐가 다를까 싶다.

태어날때 내가 선택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이렇게 태어나진거다. 사람여자로, 대한민국에 이렇게 그냥 툭 던져진거다.

그러니 이 복불복 인생을 불평해야 하나? 아니면 그나마 감사해야 하나?

이럴때는 고개 자꾸 쳐들지 말고 옆이나 밑을 보는게 현명한 방법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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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10-15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슬퍼요...ㅠㅠ
어제 밤에 도서관에 갔는데 도서관 문앞에서 저 위의 노랑둥이를 꼭 닮은 아이가 냥냥거리고 있었어요
그러자 도서관 직원 캣대디님이 나오셔서 밥을 주시더라구요
전에는 도서관 입구 쪽에 밥그릇이 있었는데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물 옆쪽에서 밥 주신다고....
휴.......캣맘 벽돌 살인사건도 참...ㅠㅠ

아무개 2015-10-16 08:49   좋아요 0 | URL
캣맘 별돌 살인 사건은 상황을 보니 범인을 잡을 만한 증거를 전혀 찾지 못한 상태로
심리적 압박을 가해서 자주하게 만들려는거 같은데 글쎄요...
일부러 벽돌을 던져서 사람을 죽게한 사람이 자수를 할른지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 보다 조금 더 약한 존재들에게 조금만 더 연민을 가지고 살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우리 별이는 많이 자랐겠어요. 궁금 @..@
 

책은 내가 아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며 내가 당연시 하는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끊임없이 일깨웁니다. 그리하여 내가 누리는 안락에 감사하고 내가 겪는 아픔을 고집하지 않게 하며,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 원망 없이 받아들이게 하지요. p11

 

제 독서 비밀이 대단한 비법이어서가 아닙니다. 여기 쓴 방법들보다 더 효과적이고 유용한 독서법이 있겠지요. 하지만 이 책에 쓴 방법들은 모두 제가 삶의 고비마다 안간힘을 쓰며 찾아낸, 제 삶의 고민이 담긴 애틋한 비밀입니다. 그러니까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아니라 그러니까 당신도 당신의 삶을 걸고 당신의 독서법을 찾으라는 애깁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질문을 잡아야 합니다. 삶이 던진 질문을 붙들고 책을 읽을 때 가장 열심히 가장 정직하게 읽고, 가장 큰 것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책을 읽었을 때 제게는 간절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p13

 

특히 인문서를 쓰고 읽는 필자와 독자 들이 타인의 사소한 잘못에도 비분강개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면서 왜 보통 사람보다 책을 많이 읽는 이들이 사람에 대해 더 까칠하고 무례한지, 도대체 책을 왜 읽는지 회의가 들었지요.(...)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부족한 지식과 모자란 경험을 채우고 자신을 조금이라도 개선알 요량이 있기에 책을 읽고 배우는 것이지요.(...)그런데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이런 저런 지식과 정보로 머리를 가득 채우는 사이. 정작 내 인생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생각도 못하고 온갖 정보들에 취해 마치 모든 걸 아는 듯이 착각하기 십상이지요. p29

 

삶의 물음을 새기는 독서는 스스로를 성찰하게 합니다. 왜 이책을 읽는가?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왜 이문장에 밑줄을 긋는가? 이 문장이 네 인생에 요구하는 것이 무언인가? 이문장을 받아들인 너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질문을 할 수록 문장의 무게가 커지고 생각이 깊어집니다.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는 말했습니다. "근심 없는 사람의 인생만큼 아름다운 인생은 없다. 근심없는 삶은 참으로 고통 없는 악이다."라고. 그 말처럼, 걱정을 모르는 삶은 편안한고 아릅답겠지만 걱정하는 것이 싫어서 눈을 감는다면 그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타자에게'악'이 됩니다. 자신이 어떤 인간이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처럼 주위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반성을 안 하니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모르니 말입니다. p35-6

 

책 읽기가 의미를 가지려면 이런'노력'을 해야 합니다. 독자는 자신이 알게 모르게 쌓아 온 선입견으로 책을 읽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반성적 자아를 키우는 대신 완고한 자아의 성을 쌓고 있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독서는 오히려 세상이 인정한 권위있는 책과 저자를 내세워 스스로의 부족함을 가리려는 허위의 몸짓이 될 뿐입니다. 자신의 앍과 실천이 아니라 읽은 책의 목록을 훈장으로 삼는 허영의 독서를 하는 것이지요. 그럼, 선입견을 버리고 책을 있는 그대로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읽기 전에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3수 끝에 완독한 스피노자의 『에티카』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나는 독자들에게 나와 함께 천천히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을, 그리고 이 문제들을 꼼꼼히 읽을 때까지 그에대해 판단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

(...)또 하나 내가 오해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어떤 글을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가능성을 더욱 크게 느껴야 합니다. (...)어설픈 독서로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 건 비판하려던 필자의 기만 세우고 독자의 격을 떨어뜨리는 짓이니 마땅히 삼가야 합니다. p45

 

변증법 입문서에 자주 나오는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되듯이 양적이 축적이 있어야 질적인 도약이 이루어진다는 뜻이지요.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무작정 많이 읽는다고 안목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근대 철학을 발전시킨 데카르트는 『정신지도의 규칙들』이란 저술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읽었다 하더라도 주어진 무제에 대해 확고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면 우리는 결코 철학자가 될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할 줄 모르면서 무턱대고 읽기만 하는 무능하고 무지한 독서인의 행태를 꼬집은 말이지요.P51-52

 

솔직히 많은 책을 읽고 힘들여 공부했는데도 계속 모른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되면 맥이 빠집니다. 결국 아무것도 모를 뿐이고 진리를 알 수 없다면 왜 그토록 힘들게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할까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나 생각을 바꿔서 계속 공부를 하는데도 아직 모르는 세상이 있고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 얼마나 신기하고 신나는 일인가요?

하나의 진리를 믿고 싶다면 많은 책을 두루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믿는 진리로 남을 설득하면 그만이고 설득되지 않는 사람과는 벽을 쌓으면 그뿐이지요. 그러나 설득되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의 완강한 몰이해를 낳은 원인이 궁금하다면, 괴롭더라도 그와 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와 대화하기 위해 그의 말을 듣고 그의 글을 읽어야 합니다. 낯선 책, 읽기 불편한 책을 읽는 것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지요,P87-8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어렵다고 여겼던 앎을 얻는 기쁨만이 아니라 내 안의 세포를 깨워 한계를 넓히는 드문 기쁨을 줍니다. 그러므로 내가 모르는 세상 , 내가 모르고 외면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물론이요 나도 몰랐던 내안의 나를 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어려운 책을 읽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P91

 

이 편지를 모은 책은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는데, 맨앞에 마텔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실려 있습니다. 하퍼 수상은 절대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 그래서 "똑똑하지만 재미 없는 사람"이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니 결코 본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편지지요. 저 역시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 것을 지성의 증표쯤으로 여기는 독서인들을 종종 봐 왔던 처라 '자신이 모른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그의 지적에 공감이 가더군요. P138

 

누구나 한번쯤은 문학 작품을 읽으며 나와는 조금도 닮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을 겁니다. 사람이 아닌 짐승이나 벌레의 이야기에 눈물지은 경험도 있겠지요. 안도현의 시 「스며든다는 것」을 읽은 뒤로는 전처럼 간장게장을 맛있게 먹을 수가 없다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전에는 게장에 알이 꽉 찼다고 좋아했는데, "등짝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꿈틀거리다가 더 낮게/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는 시구를 읽고 나서는 새끼를 품은 채 죽어 간 어미 꽃게가 떠올라 마음이 안 좋다는 거지요. P142

 

사노라면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고 처음 본 낯선 사람이 때려 주고 싶게 미운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 문학 책을 펼쳐 보세요. 먼지 같은 나나 별 같은 당신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가장 보잘것없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가장 숭고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될거에요. 천천히 마음을 기울여 읽는다면……P149

 

정말 중요한건 왜 그 책들을 읽는지, 오래전에 살았던 그들에게서 내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을 통해 내가 구성한 새로운 삶의 원리가 지금 이 시대의 삶의 문제에 얼마나 유효하며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책을 제대로 잘 읽으려는 모든 노력은 지금 내 삶의 문제에 제대로 잘 응답하려는 간절한 요구에서 나옵니다. 독서란 다만 그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P163-5

 

 결국 중요한것은 나만의 독서법을 찾으라는 이야기가 서문에 나온다.  그때그때 내 관심사 또는 저자의 말처럼 질문거리가 생길때마다 이책 저책 중구난방으로 찾아 읽고는 있지만, 늘 이게 맞는건지 제대로 읽고 있는건지 고민스러운 나같은 사람들에게 사실 이 책 자체가 '이것이 답일세'라고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위로 받는 느낌이 드는 문체와 내용들이다.

함께 읽는 법, 소리내어 읽는 법, 아이와 함께 읽는 법, 어려운 책 읽는 법 등등 독서에 관한 방법적인 전술도 많이 있지만 전략적인 부분만 발췌하였다.

 

 

 

지금 내 삶의 질문들.

고통, 악, 권력 그리고 연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무엇을 읽어야 할까.

아직도 답을 알수는 없지만, 그래도 읽고 본다.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될때까지....

 

 

 

 

 

 

 

지금 읽고 있는 책들.

 

그리고 욕심은 나지만 엄두가 안나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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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10-1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저기 위에, 11페이지부터 이 책이 좋아졌어요.
너무 성의 없이 책 읽는 내 모습도 많이 반성하게 됐구요.
전, 요즘엔 반성을 안해요. 뭐든 자기합리화, 진짜 나이 들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자극적이지 않지만, 몸에 좋은 집밥 먹은 느낌이예요. 든든하고, 참 좋더라구요.

나랑 아무개님이랑 줄친 문장이 많이 겹칠까요? 겹칠까요? ㅋㅎㅎㅎ

아무개 2015-10-14 11:37   좋아요 0 | URL
와 정말 멋진 표현이네요.
몸에 좋은 집밥 먹은 느낌이라니, 정말 딱이네요!!

솔직히 처음에는 좀 겹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점점 읽을수록 왠지 아닐꺼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하게 아무것도 하고싶지않은
주말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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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10-1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ㅎㅎㅎ 포즈 정말!!!

아무개 2015-10-12 20:26   좋아요 0 | URL
잘지내시죠? 한국은 급작스레
추워졌어요.

냥이들은 정말 다양한 포즈를 취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