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아크로 총서중 유일하게 내가 원하는 책만 반값할인이 끝나버려서

하는 수없이 타 온라인 서점에서 백만년만에 구매를 했다.

기사에게 상자를 받으면서부터 불안했다. 너무나 심하게  구겨지고 거의 터지다 시피한 상자.

하아.......

반값이니까 참자. 귀찮아서 참자. 그러고 있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다.

이건 배송의 문제라기 보단 책 보낼때 이미 이런 상태 였다는건데....

나빠요!! 네 스물둘!

 

그래도 꾸물한 기분을 한방에 날려준 소중한 책한권이 내게로 왔다.

 

 책도 너무 고맙지만 그 이른 아침 내게 보내준 문자....아침 부터 울컥하게 만든

따뜻한 갈색 눈동자와 또 그만큼 따뜻한 마음씨의 ***님의 문자....여러모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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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치욕스런 하루를 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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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1-0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치욕 엄청 강해요!! 짱먹을 수 있음. 불끈.

아무개 2013-11-07 13:56   좋아요 0 | URL
내일이 노조창립기념일이라 쉽니다.
그리고 오늘은 4시에 퇴근이네요.
그래서 일찌감치 치욕스런 날을 보낼까 합니다 음화화화


저도 불끈!!!!!!!!!!!!!!!!

네꼬 2013-11-0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 아무개님. 저 이거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댓글에 달 수가 없어서요.
귀찮아도 주소창에 붙여 봐 주세요!

pic.twitter.com/onzaNhrvd9



아무개 2013-11-10 12:09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고 보니 닭을 신성시 하는 종교는 정말 없는건가요?
동물 좋아하는 입장에서 육식 좀 줄여야하는데...
몸따로 마음따로~~~~

단발머리 2013-11-1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서재 태그에 부끄러운 한 글자 차마 말하지 못해 방황하던 단발머리라고 합니다.

저 위의 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성서에서 엄청 은혜받고,
요 페이퍼, '치욕'으로 다시 한 번 크게 감동받아요.
'치욕'으로 불타는 금요일밤입니다. *^^*

아무개 2013-11-16 09:09   좋아요 0 | URL
하핫 반갑습니다 단발머리님!
똥과 성서이야기와 치욕...어찌보면
저란 사람 저 세단어에 귀속돼있는거 같아요
종교는 거부하지만 예수님 참뜻은 늘 궁굼한 똥처럼 치욕스런 인간이랄까요 뭐 그렇습니다
^^;;;;
 



테레사의 어머니는 테레사가 자신의 인생에 출현함으로써 9명의 무릎 꿇은 구애자들을

선택할수 있는 삶을 박탈당했다고 생각한다. 모성애 따위란없었다. 


고등학교1학년때 교복이 입기 싫어서 늘 전교일등으로 등교를 했다.(전교일등으로 이런것을 하다니....)

특히나 겨울엔 수위실을 제외하고는 우리반에 불이 가장 먼저 켜지고, 난로가 가장 먼저 따뜻해졌다.(그래서 반 친구들이 겨울에는 나를 좋아해줬다......)

한겨울 새벽 깜깜한 운동장을 가로질러 입김을 펄펄 쏟아내며 빈 교실문을 털컥 열고 들어가

양동이에 있는 땔감을 난로에 넣고 신문지에 불을 붙여서 난로를 땠다. 그렇게 학기초가 며칠쯤 지났는데 그때부터 나와 같은 이유로 새벽등교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나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등교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나는 국민학교 시절까진 꽤 풍요롭게 살았지만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사업 부진으로 고등학교때에는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였고, 그 친구는....태어날때부터 늘 가난했다고 한다. 자신의 작은키는 분유대신 보릿물을 마시고 자랐기때문이라고...다 같이 가난했는데 이상하게 형제들 중에 자신만 작다고했다. 친구의 아버지는 고물상을 어머니는 집에서 하우스를 운영하며 사채를 했다. 이미 10살 이전에 집안 살림을 맡아했고, 두살 터울의 여동생을 돌보았다. 그 친구의 점심 도시락 반찬은 늘 차가운 양철 도시락에 맨밥과 커피병에 담긴 깍뚜기였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언제나 똑같았다. 나는 그래도 엄마가 꽤나 도시락 반찬은 신경써주는 편이라 점심시간에 이 친구 앞으로 슬쩍 내 찬을 밀어 놓거나 아예 그녀석 밥위에 장조림이나 햄따위를 푹 올려 놓은 적도 있었다. 우리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밥과 된장찌개를 땀을 뻘뻘 흘리며 먹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참....순수한 녀석이였다. 나는 순수하고는 거리가 아주 많이 꽤 심하게 멀어서, 이렇게 힘든 상황에 어떻게 저렇게 착할수 있는지 그 녀석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늘 뒤도 안돌아 보고 고물상으로 직행해서 일을 돕고 가사일을 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친구와 나는 같은 지방대를 가게 되었고, 나는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술퍼마시고 놀기 바뻐 한달에 한번도 집에 연락조차 하질 않았는데, 그녀석은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우리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인천에 올때마다 우리 집에 들어 엄마와 동생의 안부를 챙겼다.


그러던 어느날....갑자기 학교에서 그 녀석이 보이질 않았다.

하루, 이틀,,삼일..그리고 그렇게 또 며칠.

한달쯤 후에야, 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가 다행히도(?)다시 깨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워낙에 말이 없던 녀석,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또 몇년이 지난 어느날, 밤 10시가 다 되어 근처 근린공원에서 소주나 한잔 하자고 전화가 왔다.

소주랑 새우깡을 앞에두고 긴 한숨과 함께 말없던 녀석이 말문을 열었다.

"내가 우리 아부지 딸이 아니래."

"엉?"

"우리 아부지가 내 아부지가 아니라고...."

"아 젠장 그게 뭔 거지 같은 말이야?"

"아버지 지금 병원에 계시잖아, 수혈해야 해서 피검사를 했는데....

뭐가 이상하더라구, 엄마 한테 물어보니까 .....

나를 가진채로 울 아버지랑 재혼한거였데......"


친구는 대학생이 되었을때 까지 어머니에게 혁대로 맞았다,

세탁소 옷걸이로도 맞고 뭐든 뭐로든 어떤 이유로 무엇으로든 맞았다.

배다른 언니 오빠들은 각자 지들 노느라 집엔, 고물상엔 일절 관심도 없었고,

씨다른 동생은 그저 어리광 부리기에 바빴다.

고등학생 여자이이의 손마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친구의 노동강도는 엄청났다.

그 친구는 "내겐 아부지 뿐이야....그래서 내가 이 집에서 버티고 사는거야....."

말도 많지 않던 녀석이 간혹 술에 취하면 제일 많이 하던 이야기 였다.


그런데 그 아부지가 내 아부지가 아니였다니,

어머니의 그 밑도 끝도 없는 구박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였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너만 생기지 않았어도, 지금 네 아버지 같은 가난뱅이와 결혼하지 않았고,

그랬다면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단다.

오! 어머니........


아, 물론 나도 저와 상당히 비슷한 이야기를 내 어머니에게 듣긴 했다. 

그렇지만 내 어머니는 자식들에겐 매우 헌신적이다. 지금까지도 물론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암 투병중이던 아버지의 병상을 끝까지 홀로 지킨것은

내 친구였다.

배다른 두 형제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재산을 챙기러 왔다.

오! 형제들이여.......


테레사와 테레사 어머니 이야기를 읽다가

그 녀석이 떠올랐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늘 힘들었던 녀석.

그래도 남 탓할줄 모르고 늘 제가 모자라 그렇다던 녀석.

함께 술잔을 부딪힐때마다

우리는 늘 같은 이야기를 했다.

"설마, 지금 보다 더 나빠지기야 하겠어?

우리는 한번도, 더 좋아지길 꿈꾸어 본적이 없었다.

그때 친구와 나는 스무살이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였다.

그저 지금 보다는 조금만 덜 불행하거나, 지금처럼 유지만 되도

그렇게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너는 전생에 가정 파괴범이였을꺼야, ..."

가족때문에 너무 힘들어 하는 내게 하는 친구의 말이였다.

"븅신...너는 그럼 뭐였길래 그러고 사냐?"

늘 하던 나의 대답이다.


우리는 서로 참 많은 부분이 비슷하게 불행하여서

서로가 참 딱했다. 그래서 아마도 서로를 더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위로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저 녀석 보다는 내가 좀 덜 힘든거 같으니, 힘내야지, 뭐 이런 위로 말이다.

주변에서 보면 누가 더하고 말고 할 상황도 아니였는데 말이다.


책을 덮고 뭐라도 끄적이지 않을수가 없었다.

잘 지내고 있니 내가 유일하게 친구라 부를수 있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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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6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11-06 11:09   좋아요 0 | URL
제가 그 친구를 어떻게 기만하고 버렸는지 아시면
이런 따뜻한 선물 안 보내셨을텐데
저한테 낚이신겁니다. 다락방님.....

하지만
책이 도착하기도 전에
전 이미 위로 받고 따듯해졌다는거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따듯한 갈색눈의 다락방님^^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6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묘하게 감동적입니다. 다들 지겹게 사는거죠. 지겨운 게 인생 아닌가 싶어요.

아무개 2013-11-07 09:10   좋아요 0 | URL
곰발님이 인생을 지겹다라고 생각하시는건 쫌 의외인걸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제 인생도 꽤 나름 스펙타클해서
가끔 지겨울 정도로 아무일도 안 일어 나면 불안합니다 ^^::::::

마녀고양이 2013-11-0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쪼옥~~~

페이퍼를 읽고, 드릴 말씀이 그다지 없이 마음만 뭉클하여 뽀뽀만 날리고 갑니다.
치킨 맛나게 드시고 계실까요.

아무개 2013-11-0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그레~~~~*^^*

양철나무꾼 2013-11-1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쓸쓸하기만 한 가을날 오후였는데,
님의 이 글을 보고 어머나~...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뜨거운 눈물은 별개로 해야겠지만요, ㅋ~.
좋습니다.

근데 조 위 곰발 님의 댓글의 덧글을 보고,
나 또 한명의 동지를 만난거야? 싶어...
다시 따뜻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ㅋ~.

아무개 2013-11-11 08:52   좋아요 0 | URL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지겨운 인생.

어떤 일이 일어나면 짜증나는 인생.

지겹고 짜증나는 날들의 반복...

그 사이 잠깐의 위로와 따뜻함...

그래서 더 귀한 행복한 시간들....이겠지요? ^^
 

우리가 어떤 것에 주목하고 또 의식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어떤 장애를 받아 충돌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지를 방해하는것, 의지를 가로막거나 대적하는 것, 다시 말해 싫증을 일으키거나 고통을 주는 것은 바로 느낀다.....다시말해 평안과 행복은 우리에게 소극적인 역할을 하고, 괴로움은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이미 이루어진 기쁨은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못하고, 반대로 괴로움은 예상보다 더욱 큰 아픔을 주게 마련이다. 이 점을 확인하고 싶거나 쾌락이 고통보다 뛰어나다거나 쾌락과 고통이 서로 상쇄된다는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분명히 알고 싶다면, 다른 것을 잡아먹는 동물의 쾌감과 잡아먹히는 동물의 공포감이 어떻겠는가 비교해 보면 될 것이다. p80-81


모든 불행과 고통에 있어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위안은 자기보다 더욱 비참한 자들을 바라보는 것이다........우리 개개인의 생애도 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투쟁이다....요켠대 인생이란 휴전 없는 싸움의 연혹이며 손에 무기를 든 채 죽게 되어 있다. p81

너무나 비인간적인 말이지만 또 그만큼 너무나 현실적으로 인간적이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까지는 아니여도,

그래...나는 저정도는 아니니까 뭐 괜찮아...라고 스스로 위안하게 되는건 불편하지만 사실이다.

대기의 압력이 없으면 우리 육신이 파열해 버리는 것같이 삶에 번빈과 실패와 노고라는 무거운 짐이 없다면, 지나친 방종으로 송두리째 파멸하거나 시한부 변덕과 사나운 광기와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늘 얼마쯤의 걱정과 고뇌와 불행을 필요로 한다. 마치 배가 물 위에 떠서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배에 무게 나가는 물체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p82

나는 이 얼마쯤이 늘 궁금하다. 얼마쯤이 얼마쯤일까?

나라는 배가 가라 앉지 않고 세상위에 떠서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뇌와 불행의 양을

내가 알수 있을까? 그리고 오케이! 여기까지! 이렇게 외치면 딱 거기까지만 실을수 있는건가?

세상에는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 한편 비참한 사람들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이다. 인생이란 고된 투쟁으로 끝마쳐야할 부역에 지나지 않는다.

잠 시 이렇게 생각해 보라. 만일 인간의 생식행위가 생리적인 필요나 쾌락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고, 오직 철저한 계획과 생각 끝에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에도 인류는 아무 탈 없이 존속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누구든 세상에 태어나는 자식을 오히려 가엾게 여겨 그들에게 삶의 무거운 짐을 지우기 꺼려하지 않을까? 적어도 냉정한 마음으로 그 짐을 지울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주저 하지 않을까? p83-84

다른 나라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국의 인구감소는 이런 영향도 적지 않을꺼라 생각한다. 돈 없어 고생하는 자신의 삶이 팍팍하니 좀 더 준비해서.... 좀 더 벌어서.... 이렇게 자꾸 좀더를 외치다 보니 아이 출산이 늦어지거나 한명만 계획하게 되는게 아닐지....

현명한 사람들은 누구나 향락보다는 오히려 고통이 없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재해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 노력한다. 나도 젊었을 때는 대문에서 초인종이 울리면"야, 무슨 일이 있으려나 보다"하고 기대했지만, 나이가 들어 인생의 참모습을 알게 된 뒤로는 똑같은 초인종 소리가 두려움을 느끼게 항 "아, 무슨 골칫거리라도 생겼나?" 하고 혼잣말을 하게 되었다.p87


가난은 하류층의 끊임없는 채찍이며 권태는 상류층의 채찍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일요일은 권태를, 나머지 6일은 가난을 나타낸다. p91


만일 이 세계를 유일한 신이 창조했다면 나는 그런 신이 되라고 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참상이 내 가슴을 찢을 테니까. p96


인류나 동물이나 그토록 떠들썩한 소동이 결국 식욕과 성욕이라는 두 가지 욕구에서 비롯되며, 여기에 부수적으로 권태가 따를 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세 가지 식욕, 성욕, 권태로 생존의 눈부신 활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p106



평생 독신으로 살다 갔다고 하니,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이지만 오빠라고 부를테다!

쇼펜하우어 오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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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2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6페이지의 구절이 특히 더 인상깊어요.

만일 이 세계를 유일한 신이 창조했다면 나는 그런 신이 되라고 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참상이 내 가슴을 찢을 테니까.

아무개 2013-10-25 13:50   좋아요 0 | URL
제가 감히 생각하기론 쇼펜하우어가 비관적일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은 지옥이고 고통이 가득한 곳이라 인간은 늘 불행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인간은 그래서 참 부족하고 불쌍한 존재니까.....
인간에 대한 연민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비관주의랄까요.

Forgettable. 2013-10-2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7,96페이지는 제 밑줄과 동일하네요. 사랑에 대해서 엄청 냉소적인게 재밌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실연당했을 때 읽기 딱 좋은 ㅋㅋㅋ

아무개 2013-10-25 14:50   좋아요 0 | URL
마음이 늘 실연당한 상태인 저한테는 읽기 딱 좋은 책이되겠군요.^^:::

네꼬 2013-10-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오빠라고 하셔서 버나드 쇼인줄 알고 웃었는데, 쇼펜하우어라니까... 더 웃겨요 ㅋㅋㅋ 아무개님, 이런 호칭 좋은데요!! (쇼 오빠도 좋아하실 듯)

아무개 2013-10-28 16: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요?
버나드 쇼는 네꼬님 글 보고나서야 생각났네요~

2013-10-30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그걸 알아보았고 순간 열기가 확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가 나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에게 결혼한 여자임을 환기시키자 더욱 그가 나를 갈망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쁨, 결혼한 여자이므로 나는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사람은 언제나, 무엇보다도, 다가갈 수 없는 것을 강렬하게 욕망한다, 나는 그의 윤곽에 서린 그 서글픔을 마셨고, 그리고 그 순간,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38


나는 그녀의 원고와 관련된 것에는 일부러 드러내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녀가 기자로서 관심을 가지는 것을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 내 태도에 그녀가 어리벙벙해 하는 것 같았으나 동시에 나는 내가 그녀를 주도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 나는 그녀에게 프라하 교외로 바람을 쐬러 나가면 어떻겠느냐고 해보았다. 그녀는 안 된다고 하면서 자신은 결혼한 여자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내 제안을 물리치는 것은 내게 더할 나위 없이 기쁨을 주었다. 그녀가 그렇게 안 된다고 해도-이 이유는 내게 몹시도 소중한 것이었다-나는 계속 거기에서 맴돌았다.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 자꾸 다시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결국 내청을 받아 들이고 이제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고 했다. 그런 다음에는 모든 것이 하나하나 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그 계획을 나는 십오 년 세월의 반감의 강도를 가지고 꿈꿔왔던 것이었으며, 이상하게도 모든 것이 계획했던 대로 잘 성사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p.254

첫 문단은 헬레나가 루드빅에게 급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다. 헬레나는 그가 먼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완전히 착각하고 있지만 두번째 문단에서 보듯이 루드빅은 그녀의 남편 제마넥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바보 같은 여자는 루드빅에게 한방에 넘어가고야 말았다.


여자의 생각을 다루는 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 법이다. 이성으로 여자를 설득하려 하거나, 아주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여자의 의견을 반박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여자가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이미지(원칙이나 이상, 신념 같은 것)를 파악하고, 우리가 바라는 그녀의 행동과 그 이미지가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궤변을 동원하여)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p259


이렇게 작정하고 계획하고 달려 들어서 흔들어 데는데 가뜩이나 불행한 결혼생활에 지쳐있는 그녀는

루 드빅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여자의 생각을 다루는 데에라기 보다는 유혹하고픈 상대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그의 신념을 이해해주고, 그가 원하는 모습의 그로써 인정해 주는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먹혀들어가는 수법이 아닌가?

여하튼 이제 서른 후반의 루드빅은 이렇게 능청스러운 남자 어른이 되었지만 그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한장의 엽서를 쓰게 했던 스무살에 그는 이토록 서툴렀다.


나는 애타게 그리워 하고 있는데 그녀는 만족스럽고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엽서를 한 장 사서(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충격을 주고, 혼란에 빠지게 하려고) 이렇게 썻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빅. p51


내 마음 같지 않은 여자를 화나게 만들어 볼 심산으로 해서는 안될말을 "농담"으로 해버린 것이다.

잘나가던 대학생이며 공산당원이였던 루드빅은 이 엽서 한장으로 그 시절 최고의 밑바닥 경험을 하게 된다.

그를 그곳으로 내몰았던 이들은 그와 함께 동문수학하던 동지들이였다. 그중에 대장이 바로 저 홀랑 넘어가 버린 여자

헬레나의 남편인 제마넥이다. 제마넥에게 상처를 주기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그녀를 유혹해 불륜을 저지르게 만들었으나,

그는 모르고 있었다. 헬레나와 제마넥은 이름만 부부인 남남일뿐, 게다가 제마넥은 젊고 아름다운 새 여친이 있는 상황.

루드빅은 농담처럼 또 쓸데 없는 짓을 하고야 만것이다. 어리석게도....


이 마지막 얼굴이 진짜였을까?

아니다. 모든 것이 진짜였다. 나는 위선자들처럼 진짜 얼굴 하나와 가짜 얼굴 하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젊었고,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 싶은지 자신도 몰랐기 때문에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얼굴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가 내게 두려움을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중 어느것에도 꼭 들어맞질 않았고, 그저 그 얼굴들 뒤를 맹목적으로 이리저리 헤메다니고 있었다.)p49

"김일성 만세"라고 외칠수 없던(지금도 없다) 시인 김수영이 살던 그 시대처럼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라는 농담으로 한순간 모든것을 잃을수 밖에 없었던 루드빅의 그 시대.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 싶은지 자신도 몰라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남들이 원하는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하는 시대. 농담이 농담이 될수 없는 시대는 과연 누가 만든 것일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당국에 보고하는 개인인가?(수십년전에 막걸리 마시다 끌려간 많은 사람들이 있던 시절 처럼)

평소에도 농담을 잘하는 루드빅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학교와 당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었던 동지들(사회)인가?


전체주의적인 시대를 탓해야 하는가? 약해빠진 개인의 양심만을 탓해야 하는가?

동시대에 살아도 다른 선택을 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럼 역시 개인의 잘못?

하지만 동시대에 살아도 다른 억압적 환경에 짖눌린 이들은 또 역시 다른 선택을 할수 밖에 없다.

그럼 또 사회의 탓?


그런데, 기독교인. 내 형제들이여, 나는 뭐하러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는 종종, 인간이 무사히 하느님의 옥좌를 차지하고 앉지는 못한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의 사물들의 질서는 제아무리 공평하다 해도 그분의 개입 없이는 결국 잘못되고 타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게 해주시려고 하느님이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신것은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p298


아하! 역시 그런거였나? 히느님 탓이였구나!

그럼 뭐 내가 어쩌겠어...........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김일성 만세라고 외치는 것보다 더 쉬운 세상으로 만드신것이 하느님의 뜻이셨구나......."

라고








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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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2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죠, 아무개님? 마지막, 여자가 남자에게 버림받고 자살하기 위해 약을 먹었던 장면까지 말이지요. 남자는 그녀가 죽을까 염려되어 그녀에게 달려갔지만............하아- 저는 마지막까지 읽고 한참이나 생각했어요. 작가님, 정말 왜이러세요, 하고 말이지요.

아무개 2013-10-22 16:00   좋아요 0 | URL
변비약ㅋㅋㅋㅋ

빤쓰 다리에 걸려서 휘청휘청 거리는 헬레나 ㅋㅋㅋㅋ

불멸이랑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바로 달려 볼까 합니다.
정말 매력적인 작가네요^^

다락방 2013-10-22 15:56   좋아요 0 | URL
아 님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걸 말하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중요한 것을 말이죠!!!!!!!!!!!!!

아무개 2013-10-22 15:57   좋아요 0 | URL
제 서재 오시는 분들 몇분 되지도 않고, 그분들 대부분은 아마도 이미 다 읽지 않으셨을까요? ^^::::::::::::::

다락방 2013-10-22 15:58   좋아요 0 | URL
오 아무개님 여기 지금 계시군요! 실시간이다!! >.<

다락방 2013-10-2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불멸>의 순으로 읽었거든요. 지금 <정체성> 사두었어요. 다음번엔 이 책으로 하려고요.

아무개 2013-10-22 15:59   좋아요 0 | URL
하하 실시간 댓글 좋아요 ㅎㅎㅎ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농담과 비슷한가요? 궁금해요 다락방님은 어땠는지.

다락방 2013-10-22 16:02   좋아요 0 | URL
비슷하다? 음. 비슷한 거랑 다른데요 참 좋아요. 불멸도 좋고. 그런데 그 셋 중 가장 좋은건 저는 농담 이었어요. 어쩌면 참을수~ 를 너무 어릴적에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참을수~도 나중에 다시 읽어보려고요. 민음사 버전으로 다시 사서 말이지요.

2013-10-22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2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2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2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