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의 용기 -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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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새로운 백두대간 종주기를 볼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하고야 말 거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러나 그것도 그때뿐 세상에 `언젠가`라는 시간은 없다. 결심을 하고 언제부터라고 딱 못을 박은 후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떼기 전에는. p48-49


클래식 음악에 꽃혀서 20년을 들어오고
빠른 말속도 때문에 정확한 발음을 하려고
30년동안 매일 시를 한편씩 소리내어 읽고
산이 좋아 50여년동안 산을 타고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적지 않은 나이에 또 다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몰두하는 사람.

이 꾸준한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것일까 생각해보니
대분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때문이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아마도 누구나 하게 되는 질문.
˝도대체 내가 진짜 좋아하는건 뭘까?
내가 하고 싶은건 뭘까?˝
나는 아직까지 한번도 거창한 답이 떠오른적이 없었지만,
오늘 아침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
나는 그가 마시고 행복해졌다는
밀크커피가 마셔보고 싶었고
그래서 마시고 있고
언젠간 꼭 가고 싶었던
제주도 여행을 계획해 보고 있다.

그래서 나를 뭐랄까
웃기지만 그니까 그게
행복한것 같기도 하다....

벌써 500그램은 받은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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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3-2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사랑이었네` 나왔을 때, 강연회 갔던 기억이 나네요. 크지 않은 강당이었는데, 완전 `한비야` 에너지로 꽉 채우더라구요.
조금 놀랐어요. 아, 저 사람의 긍정 에너지는 2-300명을 감당하는구나~~

500그램이면 많이 받으셨어요. 저도 좀~~~ 저는 15그램 정도 필요....해요^^

아무개 2015-03-25 13:10   좋아요 0 | URL
책으로도 이렇게 열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강연회는 더 엄청났겠어요.

솔직히 쫌 대단한 분이라, 게다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대단해지고 계신 분이라
질투와 열등감을 599그램 정도 더 많이 받게 되긴해요 ^^::::

단발머리 2015-03-25 13:14   좋아요 0 | URL
그럼 긍정에너지 15그램이랑 질투와 열등감 19그램해서 집으로 좀 보내주세요~~~
주소는 서울시 @@구 ㅅㄱㅅ동 ㅅㄱㅅㅇㅇㅇ@ 예요. 아셨죠?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라로 2015-03-2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분명 좋을 것을 확신해요!!!!

아무개 2015-03-25 16:08   좋아요 0 | URL
좋긴 한데...점점더 너무나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진달까요.
아마도..이사람은 이렇게 특별하니까 이렇게 특별한 삶을 살수 있는거야 라며
스스로 위안(?)하려는 비겁함 때문이겠죠.

한비야씨 책은 늘 좋습니다. 에너지가 걍 퐉퐉퐉! 느껴지니까요 ㅎㅎ
 




말 그대로일세,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는 말이지. 가령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면, 그런 일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는 없네, 분명히 영향이 남을 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무언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야.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네, 인생이란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걸세. 어떻게 사는가도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항상 의문이였다. 똑같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거의 비슷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극단적으로 다른 선택을 할까, 또는 행복한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째서 개인마다 다를까 하고....

어쩌면 맞는 말일것이다. 그 '사건'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도 다른 인생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왜냐면 그 사건은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내가 바꿀수 있는것이 없지만, 어떤 의미로 받아 들이는 가는 내가 할수 있는 일일테니. 하지만 정말, 이 선택을 내가 한것인가? 한 인간이 어떠한 선택을 하는데에 있어서 환경만큼 중요한 결정요인이 또 있을까? 강간을 당했다 치자. 내가 백인 성인 여성으로 미국에서 당했을때와 흑인 소녀로 난민촌이나 전쟁터에서 당했을때 내가 선택할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제한 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전부 내 선택이니 나 스스로 다 책임지라고?  내가 정신이나 신체적 장애인이라 치자. 대한민국에서 여성장애인으로 태어났는지 미국에서 남성 장애인으로 태어났는지에 따라서도 역시나 선택의 폭이란것은 지극히 제한 되어있는게 아닌가?이 책은 전반적으로 내게 이런 의구심과 반발심만 잔뜩 심어주었다. 심리학서도 아니고 철학서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뭐냐.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세상에서 내가 바꿀수 있을지도 모르는 유일한 한가지는 아마도 나 자신일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나만 시작하고, 나만 잘하면

정말 다 되는거야? 하긴 뭐 개개인이 모두 이런 생각으로 자신을 변화시킨다면 그런 변화가 모여 세상을 변화 시킬수도 있겠지만 너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더 말도 않되는 소리로 들린다.


다음과 같은 장면을 상상해보게, 어느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마쳤는데, 식탁 위에 그릇이 고대로 놓여있네,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어. 아내(나)가 뒷정리를 시작했지. 그런데 가족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도와주려는 시늉도 하지 않아. 그러면 보통은 "왜 도와주지 않는 걸까?","왜 나만 일해야 하는거지?"라고 불만을 갖게 되지, 그럴 때 그릇을 치우면서 '나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보라는 걸세. 설령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보라는 걸세,


맘에 안든다 안든다 하면서 읽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희진 처럼 읽기를 읽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예전같으면 그냥 수긍하고 넘어갔을수도 있는 이런 내용에 제대로 빡이 쳤다.

"왜 도와주지 않는 걸까?, 왜 나만 일해야 하는거지? "는 불만이 아니라 잘못된 상황에 대한 정당한 의문이니, 그 상황을 바꾸려고 해야지, 그 상황에 맞춰서 내 생각을 바꾸라고?

이건 마치.

"왜 이 국가는 서민을 지켜주지 않지? 왜 서민만 일해야 하는거지? "라는 불만(?)에 닥치고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수 있는지나 생각하라는 말로 들린다.



행복해 지려면, 남으로부터 미움받는것을 두려워 하지 않을 만한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그런 용기를 가지려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가치를 느끼려면 내가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공헌감이 필요하다.

굳이 눈에 보이는 일이 아니더라도 내 존재만으로도 나는 공동체에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요약한 이책의 내용인데, 중간에 빼버리고 앞뒤만 보면, 행복해 지려면 내 존재가 가치 있다라고 느껴야 한다. 는 것인데,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내 존재의 가치를 못 느끼기 때문 아닌가?

뭐야. ㅡ..ㅡ++


하지만 이 책이 아들러가 직접 쓴 책이 아니므로 어디까지나 이것은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아들러.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아들러 심리학 입문>. 먼저 읽어 보고 난후 나머지 아들러 저서도 읽어 보려고 한다. 














프로이트의 "엄마가 잘못 키워서 니가 그렇게 된거야" 학설도 맘에 안들지만,

아들러의 "너만 잘하면 되요"도 썩 맘에 들진 않는다.

물론 이것은 수박겉핧기식의 독서 때문일수 있다는것도 아주 잘 알고 있다.






'한권의 책의 무서움.'

<정희진 처럼 읽기의 무서움.>














'책을 읽는 다'라는 것의 무서움.

<떠오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내가 심지가 확꼬인 사람으로 남게 될지, 심지가 확고한 사람으로 변하게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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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에 한가득인 옷을 보며

"하아...입을 옷이 없어!"

라고 탄식하는 사람들을 이해할수 없었다.

알라딘에서 책을 사재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가지고 있는 겨우(?)200여권의 책들중에

무려(?) 50여권 정도가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지만

아주 가끔 또는 매우 자주

"하아 ...읽을 책이 없어!"(알라디너가 하는 이말의 다른뜻은 "하아..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여긴 없어! 라는 뜻인듯하다)

라며 탄식을 한다.

그리고는 결국 또 이렇게...질러버리고야 만다.











사실 어제 일기를 쓰다가 결국 울어 버렸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전날 지출한 내역들을 가계부에 정리하는데,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고나니

현재 소비패턴을-이라고 쓰지만 결국 소비자체를 줄여야 한다-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가난한 살림답게 엥겔지수가 어마무시하게 높다.

압도적으로 식비일뜽>집냥이>길냥이>공과금>보험>개인지출(책구매포함)

요리보고 죠리봐도 결국 줄일수 밖에 없고 줄일수 있는 항목은 식비와 내 개인지출 부분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급작스레 우울감이 밀려왔다.(뭘그렇게 쳐먹고 살뺀다고 또 돈난리를 치고 있는게냐 ㅠ..ㅠ)

아...이 빚을 다 갚으려면 나는 적어도 앞으로 3년 이상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살아야 하는구나.

그런데 내가 아무리 아껴도 결국 내 뜻대로는 또 안되겠지라는 생각에....숨이 턱, 막혀왔다.


답답한 마음에 일기장을 꺼내들고(일기도 아침에 출근해서 쓴다)

마음속에 떠오르는데로 마구 갈겨쓰다보니

화남, 우울함, 화남, 우울함의 ctl + v 상태.....

그러다가 결국 체념으로 일기가 끝이 났다.


체념...그 어떤것도 원하거나 바라지 말자.


그렇게 찌질하게 일기는 끝이 났지만,

나는 왠지 기운이 났다.

그래...바라지 않으면 상처받거나 아플일도 없을테니

그래..괜찮을꺼야 괜찮을꺼야...싶어지면서.....


늘상 하던데로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내가 관심을 두었던 <그림자 여행>에 관한 ㅎ 님의 100자평을 읽는 순간,

'어머 이건 사야해!'(그순간 영혼의 당이 부족했어요)

그대로 보관함을 열어 5만원어치를 꽉꽉 채워 질러버리고 나니,

그렇게 기분이 개운할수가 없었다. 

아, 이래서 쇼핑중독이 생기는구나!


아마도,

아직은,

이정도는 소비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위로를 스스로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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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했어요, 잘했어. 맞아요, 그렇게 쇼핑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잘했어요. 잘했어요. 영혼의 당이 떨어지면 보충해줘야죠. 잘했어요, 아무개님.

아무개 2015-03-19 16:38   좋아요 0 | URL
집에 도착한 책 생각하면 벌써 기운이 불끈! ^^

느긋느긋 2015-03-1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유독 더 엄청난 공감이 ㅠㅠ
좋아요를 한 15823개쯤 누르고 싶은 글이에요, 흑,
어찌 지출 비율이 저랑 이리 비슷하신지,
아무리 따져봐도 줄여야 하는 건 책밖에 없는데, 아아, 이건 정말이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인데,
그럼에도 기운을 내는 아무개님께 그저 소박한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개 2015-03-19 16:41   좋아요 0 | URL
버니님,
와락~꼬옥~ ^^

조만간 카페에 놀러갈께요.
아...물론 진짜로 껴안지는 않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5-03-1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알라디너의 속마음을 말하는 문장에서 완전 빵!!! 터졌어요. 모든 알라디너들이 그렇게 생각할거 같애요.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여기엔 없어~~ 요.
아무개님, 일기 쓰면서 우셨다니 맘 한 켠이 ... T.T 고양이들과 나누는 마음씀씀이에 절로 대단하다~~ 는 감탄이 나와요.
주문하신 책 읽으시고 힘 팍팍나시길요*^^*

아무개 2015-03-19 16:41   좋아요 0 | URL
넵 얼릉가서 당 보충하려구요 ㅎㅎㅎㅎ
생각만해도 씐나요^0^

세실 2015-03-1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자여행이랑 미움받을 용기는 저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는 지를까말까 고민하는 책인데...
아 갖고 싶어라~~~~~
누군가 한달에 세권씩만 책 사주면 좋겠다. 그쵸?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ㅜㅜ

아무개 2015-03-19 16:40   좋아요 0 | URL
사실 그 두권모두 도서관에 있는 책이였으면 구매하지 않았을텐데
크흡.....없더라구요 도서관에!!
제가 신청해도 언제 승인날지도 모르고
급 영혼의 당뇨를 앓다보니 급 구매를 충동적으로 해버렸네요 ^^:::::::

비로그인 2015-03-2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폰으로 가계부 쓰는데 식비1뜽>공과금>책 대강 이렇네요 ㅠㅠ 있는 돈 다 털어 책 사도 읽을 게 너무 없어요

아무개 2015-03-20 15:2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아른님 그죠? 사도사도 왜 이렇게 읽을 만한 책이 없는걸까요? ^^::::
 
원서 이기는 영단어 - 영화 미드 소설 독해와 번역 영작의 기본을 잡아주는
한일 지음 / 로그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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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school 이란 단어에 이런 뜻이...
즐거움과 토론을 함께하는 곳이라.
학업스트레스 세계 1위를
달성한(?) 우리 아이들에겐
완전 개소리로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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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1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요즘 영어 공부 하고 계신겁니까? 멋져요! >.<

아무개 2015-03-13 22:42   좋아요 0 | URL
킁!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인지, 번역체 문장에 익숙치가 않은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대만큼 좋은책이다!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서술방식이 뭔가 좀 정신없달까....

(다들 대단한 책이라고 칭찬들만 가득한데 나같은 사람이 뭐라뭐라하는것도 쫌...킁)






이부분이 이책의 가장 중요한 논점이라고 생각된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보스니아 밖에 있던 사람들이 저 끔찍한 이미지들을 보고서도 신경을 끄게 된 이유는 보스니아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도 않으며, 자국의 지도자들이 이 전쟁은 도저히 손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전쟁, 혹은 그 어떤 전쟁일지라도 도저히 멈풀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 사람들은 그 전쟁이 가져온 참사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감정은 곧 시들해지는 법이다. 따라서 정작 문제는 이렇다, 이제 막 샘솟은 이런 감정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알게 된 지식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가? 만약 '우리'(그런데 '우리'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그들'(그들은 또 누구인가?) 이 할 수 있는 일도 전혀 없다고 느낀다면, 사람들은 금방 지루해하고 냉소적이 되면,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게 다가 뭔가 행동을 하는 것이 꼭 더 나은 것도 아니다. 감상적인 감정이 무자비함이나 그보다 더 나쁜 것을 즐기는 취향과 완벽히 양립할 수도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반응일지도 모른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그드르이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뿐이니. p153-4



'논점이 분산되어 있으니 정리해가면서 읽으라'는 빨간책방 이혜원 기자의 멘트가 아니였으면,

내가 또 낚였나 생각하고 책읽기를 멈추었을지도 모르겠다.

보관함에서 여러해동안 보관만 되어있던 책을 읽게 된 데에는 이동진과 이다혜의

수잔 손택의 책은 쉬워요, 어렵지 않아요 라는 멘트 때문이었는데 초반에 읽어가기가 쉽지 않아서

난 역시 안되나 하고 포기할뻔 했다.

책에 대한 해석들은 역시 이다혜보다는 이동진쪽이, 나는 훨씬 마음에 든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볼줄아는 그의 독서력에 매번 감탄 또 감탄.


수잔 손택은 서문을 따로 발간하지 않는다는데 한국어판에는 특별히 서문이 있다.

이 서문에 수잔 손택이 이 책에서 하려고 했던 질문과 답이 모두 담겨 있는것 같다.


< 타인의 고통>은 사진 이미지를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전쟁을 다룬 책입니다. 제게 있어서 이 책은 스펙터클이 아닌 실제의 세계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논증입니다. 저는 이 책의 도움을 받아서 사람들이 이미지의 용도와 의미뿐만 아니라 전쟁의 본성, 연민의 한계, 그리고 양심의 명령까지 훨씬 더 진실하게 생각해볼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한국의 독자에게 중>-


나에게는 이미지로만 보이는 타인의 실재하는 고통.

나는 여기서 안전하고, 너는 거기서 고통스럽지만,

나는 여기서 할수 있는 일이 없고, 너의 고통을 나는 안타까워 하지만

너의 고통의 원인에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것.





첨부된 여러 장의 사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바로 이사진이다.



가능한 사람을 살려둔 채로 며칠에 걸쳐 살갗이나 살점을 도려내는 형벌. 능지.

저 사람의 표정을 클로즈업 한 사진이 바로 밑에 있는데, 얼굴만 본다면 고문당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마치 황홀경에라도 빠진듯이 두 눈을 치켜뜨고 입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조차 할수 없다.


저런 일을 하는 사람들, 저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특별히 악한 사람들이 아닐것이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인간은 이렇게까지 할수 있는 것일까?


















    질문에 답이 되어줄만한 책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보관함으로...












내 다리 사이를 잡고 있는 커다란 손과 희미하게 번득이는 두 눈이 무서웠다. 글렌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는 괜찮을 거라고, 나를 사랑한다고,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 거라고, 행복이라고. 글렌의 단단한 손과 툭 튀어나온 손목뼈가 안으로 파고들며 나를 아프게했다. 나는 자동차 앞 유리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너무 무서워서 울 수도, 떨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너무 겁이 나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 캐롤라이나의 사생아 중>




글렌은 의붓아빠 나는 꼬꼬마..........

이런 부분은 그냥 스치듯 읽어 가려고 해도 손이 발발 떨린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읽었을 때가 생각났다. 그 책은 책 전체가 심장이 발발 떨리게 하는 바람에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계속 읽다가는 심장마비라도 올것 같아서..

빨책의 다음 책이 내가 읽다가 도저히 읽을수가 없어서 포기한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란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방송을 듣는것 조차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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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0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아무개님이 저보다 더 딱딱한 내용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저는 수전 손택의 저 책, 초반 조금 읽다가 손 놔버렸어요. 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고 말이지요. 다른 사람들이 다 극찬하는데 저는 도무지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제 독서력은 아직 저 책을 소화할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독서 근육을 더 키워야 할듯.
이런 책은 아무개님 페이퍼로 볼래요. 그게 제겐 더 쉬워요.

아무개 2015-03-05 08:12   좋아요 0 | URL
다락님 제가 죠기죠기에 썼듯이 초반부는 저도 이게 뭔소리야 이해가 안가..
어려운 단어도 없는데 뭔 말인지 모르겠어...이러면서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그리고 저는 본문인 <타인의 고통>보다 부록으로 실린
<다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라는 글이 훠어어어얼씬 좋았어요.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9.11테러 일어난지 며칠만에 이 테러가 누구때문에 일어났는지
똑똑히들 생각하라고, 이건 미국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말할수 있다는게
정말 엄청나구나 싶었어요.
우리 나라 같았음 그냥 국보법으로 달려들어갔을텐데 싶고...

다락방 2015-03-05 11:37   좋아요 0 | URL
음...포기하고 팔아버렸는데 다시 사서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음....그래도 또 포기할텐데.....

아무개 2015-03-05 12:56   좋아요 0 | URL
내가 산책이면 다락님 줄텐데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라 ^^:::::

나중에 진짜 정말 너무너무 읽고 싶어 죽을꺼 같아지면 사십쇼!!

Jeanne_Hebuterne 2015-03-0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 말대로, 문제는 시선이었어요.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개를 죽이는 것이, 개를 죽이는 것보다 개구리를 죽이는 것이 더 쉬울 테니까요. 벌레 같은 것을 죽이기는 얼마나 쉬운가요.(모기 한 마리 못잡아 번번이 놓치고 바퀴벌레 잡느라 락스 뿌리다가 내가 질식사할 지경이었습니다만)
누구의 잘못이다, 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늘 쉬워요. 그렇지만 소위 한물간 유행어 `왜때문에?`라고 물으면 그때부터 할 말이 많기도 하고, 없기도 한 세상입니다.

아무개 2015-03-06 09:41   좋아요 0 | URL
유태인 수용소에서 유태인들을 돼지라 부르며 모멸감을 주는 `쓸데없는` 고문을(화장실에 못가게 해서 유태인들이 대소변을 그대로 옷에 보게 만들었답니다) 했다고 하네요. 나치들이 유태인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죽이려는 대상의 이름을 알고, 그 사람을 인간으로써 인식해 버리면 잔혹한 행위를 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겠죠.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 쉽지 않는 세상..이죠.
저는 ˝둘다 옳다면 더 약한자의 편을 들어 주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믿고 삽니다.....


단발머리 2015-03-0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일단 도전할 생각이 안 나는데요.
[타인의 고통]도 또 다른 책, 제목이 기억 안 나네요. 두 권 다 완전 실패!!
아무개님이 이렇게 읽으시고, 써 주시어요~~~~
아무개님 페이퍼로 읽으니 이해만 잘 되네... ㅋㅎㅎ

2. 이동진은 저도 칭찬하고 싶어요. 좋은 면이 많아요. 제일 좋은 건, 역시 힘을 빼고. 난 체 하지 않고.

3. 빨책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듣다가 아무개님 페이퍼 보고 중단했어요.
저는.... 안 듣고 안 읽는게 좋을 듯 해요. 벌써부터 으시시...


아무개 2015-03-06 11:39   좋아요 1 | URL
1.^^::::::::::

2.아..그리고 뭐랄까 말하는 톤이나 화법이랄까요 그런것도 맘에 들더라구요.
말도 안되는 말장난은 쫌 그렇지만 ㅎㅎ

3.<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1권 읽고 제가 쓴 페이퍼 있는데
거기 추려 놓은 글도 단발머리님이 읽으시면 분명 기절..하실껍니다..

단발머리 2015-03-06 13:59   좋아요 0 | URL
1. 웃어도, 격려해주셔도 아... 불가합니다.

2. 말하는 톤, 좋아요. 목소리도요. 그리고, 저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을 쫌 좋아합니다. 취향이 .... 헤헤

3. 저, 책은 안 읽고 아무개님 추려 놓은 글만 좀 읽으면 안 될까요?
찾아봤는데, 못 찾겠어요. @@ 연결 좀...

아무개 2015-03-06 14:21   좋아요 1 | URL
http://blog.aladin.co.kr/701246196/6567600

저 빨책 오늘 중간까지 들었는데,
하아...방송 듣고나니
다시 읽어 볼까 싶기도 하고
이놈의 얇은 귀는 늘상 팔랑팔랑~~~~~

단발머리 2015-03-06 14:32   좋아요 0 | URL
저, 읽었어요. 주소 가져다가 붙이는데 손이 막 떨리고.
아..... 저는 참, 못 읽겠네요.
아무개님 글 읽고도 스멀스멀해요. 아무개님 글이 아니라, 아무개님이 이 책에 대해서 쓰신 글 말이예요.
완전 쎄네요.

제일 무서웠던건, 마노아님이 이 책을 다락방님께 선물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는 거.
아, 아무개님, 제발 다락방님 옆에 서지 말고, 내 옆에 서요.
저처럼, 이 책을 외면해주세요.... 요요요요용~

아무개 2015-03-06 16:12   좋아요 1 | URL
풋~^^ 단발머리님 댓글 넘 재밋어요 ㅋㅋㅋ

다락방 님, 마노아 님 그리고 이동진 김중혁과 또 수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할때는 그만한 매력이 있는걸텐데
첫권만 보고 너무 성급하게 판단내린건 아닌가 싶어
읽어 보고싶은 마음이 불끈불끈(단발머리님 께서 읽지 말라시니까 더 읽고 싶음 ㅋㅋㅋ)

단발머리 2015-03-0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큐 땡큐요 아무개님~ 저는 아무개님 글 읽고나서 결정하겠어요~ 흐음^^

transient-guest 2015-03-07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과 자신을 구분짓는 어떤 대상화? 차별화? 이런게 아닐까요? 최근에 영화 Sniper의 주인공의 자서전을 읽고 있는데요, 자신과 남의 구별, 선악에 대한 이분법이 어쩜 그리도 딱 갈리지는지 놀라고 있습니다.

아무개 2015-03-09 07:57   좋아요 0 | URL
네 그렇죠. 내가 아닌 남.
대상을 타자화 시킴으로써 그들에게 일어나는 고통을 추상화시키는것.
그리하여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해줄수 없으니 동정이나 하거나
아니면 외면해 버리게 만드는것....

Sniper? 한국에서도 개봉된 영화인가요? 검색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