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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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이다. 그런 유토피아가 있을리 만무하다고 느끼면서도 때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세상이 답답하고 섭섭하기에 하루를 마치는 어깨는 더욱 처지고 움츠러드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이고 바로 내 모습이기도 하다.

 

자기계발서들의 특징이 이러한 주변환경의 어려움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의 힘(자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조언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력이 아닌 타력(他力)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이해함으로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다는 책이 있다면? 우선 다소 황당하면서도 궁금증이 점점 커질 것이다.

 

<타력>은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출간되어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책이다. 책 표지에도 소개되지만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당시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으로 꼽았던 책이기도 한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보여왔던 충고와 일련의 처방이 무색할만한, 전혀 다른 방식의 조언을 주는 책이다.

 

잃어버린 10의 정점이던 시기인 2000년 무렵 일본의 모습은 지금 부동산 몰락 조짐으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큰 국내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이 책 또한 비슷한 시점에 출간됐다는 점이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불교에 기반한 깨달음을 기초로 타력의 의미를 설명한다. 일본 정토교의 시조 호넨, 그의 제자 신란과 렌뇨가 얻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통해 자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인생사를 받아들이고 지혜로 승화시키는데 필요한 100여가지 삶의 지혜를 소개한다.

 

자력으로 앞길을 헤쳐나가야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 저자는 독자들에게 낙담하기 보다는 무언가 힘에 의해 내 삶이 이어져가는 진리가 있음을 깨닫고 이를 받아 들이기를 권한다. ,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내 운명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이상(노력을 통한 성공)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불평과 고민을 타력이라는 힘을 인정함으로서 받아들이기를 권하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만 일본 정토교에 대한 언급 부분은 관련 지식이 없고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책의 내용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단점도 뛰어 넘는 성찰의 지혜가 담겨 있는 책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타력은 결국 저자의 충고처럼 자신의 힘만으로 안되는 세상사에 대한 체념보다는 인정하되 또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인고의 세월을 받아들이라는 부분에서는 오랜 여운이 남는다.

 

지금부터는 타력도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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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 성장과 불황의 두 얼굴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주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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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 경제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고꾸라지기 시작할 즈음, 금융권에서 일하던 친구와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IMF이후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점령군인양 들어올 때 말야...회사 막내인 나는 그들이 갖고 있는 경영능력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선진금융기법일까 궁금함을 넘어서 심지어 경외감까지 갖고 있었어...그런데 내가 무식해서인지 모르지만 막상 대하고 보니 당황스럽더라...선진금융기법이란게 이자놀이에 따른 소매금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싶어서 말야..내가 아직 잘 몰라서이겠지? 근데 그럴까??....“

 

말끝을 흐리는 친구의 말을 당시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그 이후 국제적인 투자은행이자 증권회사이기도 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베어스턴스의 매각을 통해 드러난 그들의 추잡하고 탐욕스러운 이면에 그들 역시 물욕에 어두워 자신이 쌓아 올렸던 성과를 하루아침에 모래성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크래쉬>는 밀레니엄에 들어서는 2000년을 전후하여 미국 실리콘 밸리의 닷컴 기업들의 폭발적 성장에 맞물려 광풍에 가까웠던 주가상승이 짧았던 전성기를 끝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버블이 터지고 수많은 기업들이 나락에 떨어졌던 미국 IT산업과 증권가에 대한 역사이며 이와 동시에 십여년 후에 벌어지는 거품의 재현을 보면서 끝없는 달러 공급을 통해 양적완화 시도로 경제가 잠시나마 회복세를 보이자 국민의 혈세로 조달한 공적자금을 금융회사 직원들의 보너스 잔치에 사용하려 꼼수를 쓰고 새로운 파생상품을 통해 위험을 전가시키는 등 과거의 잘못을 아직도 반성하지 않았음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산업의 거래와 투자는 신기루였음을 깨닫게 한다. IT산업이 한창 성장가도를 질주할 무렵,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가진 증권투자의 신() 워렌 버핏은 IT주에 관심을 갖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이력에 흠집이 날만큼의 낮은 수익률에 그쳤으며 한때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조롱은 얼마가지 않아 투자의 구루로서 혜안으로 탈바꿈하며 존경의 징표가 되었고 IT산업은 몰락의 길을 갔다고 저자는 되돌아 본다.

 

또한 자금이 부족한 매수기업이 매수대상의 자산과 수익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 자금을 차입하여 매수합병을 하는 LBO(차입매수, Leveraged Buyout)CEO에 대해서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함으로서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부실이 야기되고 CEO들은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단기적인 실적에 집착함으로서 자신의 임기동안 스톡옵션을 통한 배당의 증가와 주식투기를 일삼는 세력들의 입맛에 맞는 경영방침을 주주가치의 극대화란 허울 좋은 표현 속에 숨겨놓았으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도덕적 의무는 무시되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러한 주주가치의 신조가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을 추구함으로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필요한 내부 유보금 등의 사용처를 배당으로 소진시켜 버리게 만들고 경영진은 주가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됨에 따라 무리한 단기적 처방에 집착하게 되었으며 회계기관은 이러한 난맥상을 정확하게 짚어 바로 잡을 기능을 포기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실물경제를 위한 대출금이 컴퓨터 상의 프로그램에나 나타나는 파생상품 속에 다 몰빵(?)해 버렸던 것이다.

 

금융시장의 붕괴와 전세계 경제의 위기를 자초한 원인을 진단하고 내놓은 수습책이 작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규정과 범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는 잘되어 있지만 금융문화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언급한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거짓말이 용인되고 통용되는 문화 속에서는 정보 공시를 신뢰할 수 없음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문화의 위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함을 저자는 이 책 말미에 우리들에게 회자시킨다.

 

자신의 이익과 탐욕을 위해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괜찮다는 도덕감의 결여와 집단 감염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또다른 시장의 붕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이 책의 주제는 무더운 여름 그 어떤 납량특집 보다 더 우리의 등덜미를 서늘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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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 - 클레오파트라처럼, 신데렐라처럼
후지타 나오미 지음, 유가영 옮김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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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상대방과 그러한 욕망이 겹치거나 교환의 여지가 발생할 경우 우리는 타협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협상'으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협상'을 우리는 겪어 왔을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은 그러한 욕망의 대상이 겹침으로 인해 양측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보장하는 선에서 얻게하되 손해는 최소화하는 과정을 '협상'이라고 정의하며 이 협상을 통해 우리가 마찰 없이 어떻게 윈윈할 수 있는지 협상기법 31가지를 소개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협상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자기 이익만을 생각한다거나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뻔뻔함을 드러내는 것이 협상이라는 일반의 오해를 해소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협상을 대하는 첫번째 원칙은 협상은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점, 기본 패턴만 이해한다면 협상은 결코 어렵지 않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즉, 제시가 있고 이를 기준으로 주장, 양보의 패턴을 반복함으로서 결과를 도출하려고 노력한다면 결국 양측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31가지 협상의 원칙을 다카시와 사토, 가오리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상황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서 협상의 상황을 마치 우리 옆에서 벌어지는 모습처럼 거리감을 좁혀 준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협상의 5가지 원칙, 즉 협상준비의 첫걸음, 양보할 카드를 최대한 준비, 첫 협상시 조건 제시의 스킬, 정보 공개를 상황에 따라 컨트롤하는 기술, 플랜 B 마련의 중요성 등을 통해 자신과 상대방 모두가 만족하기 위한 협상의 로드맵을 설명해 준다.


다양한 협상 테크닉을 소개하면서 챕터 말미에 요약한 내용을 통해 그 원칙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편집, 구성 또한 깔끔한 편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조건 제시의 선후 조정에 따라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정반대로 나타나게 되는 블랙협상술(이를 테면 주행거리 10만킬로를 뛴 차지만 500만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차라는 표현과 500만원의 파격적인 가격이지만 주행거리가 10만킬로나 되는 차가 가지는 표현에 따른 인상 차이 등)과 연애에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협상(밀고 당기기)의 기술이었다.


나와 상대방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배려심이 담긴 협상을 지향한다면 좋은 인간관계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저자의 충고는 사회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가치를 아는 이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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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KODEF 안보총서 54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 김홍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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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전쟁 영웅을 낳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아이젠하워는 훗날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고 패튼의 경우는 <패튼 대전차군단>이라는 영화화의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인기있고 개성있는 장군이었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게 패해 수많은 전쟁포로들을 뒤로 남긴채 나는 돌아온다고 외친 맥아더는 그 후 속 시원한 복수를 안겨주며 태평양전쟁의 영웅으로 부상했고 한국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그 명성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각인시켰다. 비록 패전국이었지만 독일에는 사막의 여우 롬멜도 있었고 전격전을 완성시켰던 구데리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이력 뒤에 결코 못지않은, 아니 더 큰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제함으로서 훗날 대중에게는 잊혀졌던 인물이 있다. 바로 태평양전쟁 중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으로서 2차세계대전의 한 축이었던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에 완벽한 승리를 가져다 준 체스터 니미츠가 그다.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니미츠>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고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애썼고 결국 미국의 운명을 결정 짓는데 큰 역할을 했던 해군 제독 니미츠에 대한 평전이다.

 

선원을 지냈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아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한 니미츠는 그 이후 22세의 어린나이에 구축함 디케이터호의 함장을 역임하면서 시작한 해군 인생과 그이 군인 경력에 가장 큰 전기를 마련했던 태평양 전쟁까지 그의 개인사와 전쟁사를 한편의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에서는 맥아더나 아이젠하워 못지 않게 화려한 전공을 자랑했던 그가 왜 그들보다 대중의 관심에서 한발 비켜나 있었는지를 언급한다. 부하들에게 최대한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생기면 우선적으로 해당 부하에게 지휘권을 부여함으로서 개성이 강하고 주위와 때론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는 부하 장성들의 단점을 훌륭하게 커버해 주고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

 

이러한 니미츠의 능력은 태평양 전쟁중에 불거진 고집불통의 맥아더와 갈등 등 육군과의 지휘체계 단일화 여부로 빚어지는 혼선을 최소화시키고 양측의 양보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데 빛을 발했고 상관인 어네스트 킹 제독과의 마찰 또한 극복해 내면서 전후 해군참모총장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해줬다.

 

이러한 조율과 통합을 이뤄내는데 탁월했던 그의 능력은 그를 눈여겨 보고 발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공이 지대했었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적재적소에서 발휘하는데 최대한의 롤을 부여받았던 핼시, 스미스, 스프루언스 등 장성들의 전공으로 보답하게 되었다고 이 책은 분석한다.

 

특히 두 번이나 태풍속으로 자신의 함대를 이끌고 들어감으로서 많은 함정이 침몰하고 비행기와 인명손실을 겪게 만들었던 핼시를 끝까지 지지하며 훗날 그가 혁혁한 전공을 세울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던 부분과 절대로 져서는 안되는 전쟁에 있어서는 화려한 공격을 지향하는 핼시보다 신중하면서도 치밀한 공격전술을 전개하는 스프루언스를 중용했다는 에피소드는 그가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면서도 그들의 장점과 단점을 늘 염두에 두면서 극대화 시킬 것과 최소화 시킬 점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왜 니미츠를 태평양전쟁의 영웅으로 부각시키려는지를 이해시켜 준다.

 

이 책은 한편의 훌륭한 전쟁사이기도 하다. 진주만 공습으로 큰 타격을 입은 미 해군이 니미츠를 새로운 태평양함대 사령관으로 선임하면서 재기하는 과정과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가 되는 미드웨이 해전의 긴박함, 과달카날 전투와 일본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오지마, 오키나와 전투에 대한 묘사는 전쟁사에 목마른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는 좋은 읽을 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력으로 전쟁후 해군 무용론(無用論)’을 들먹이며 해군을 육군으로 통합하려 시도했던 논란들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젊은 날 잠수함 함장을 역임하면서 경험했던 기억을 통해 훗날 원자력 잠수함의 해군 도입을 추진하여 미 해군의 주요 전력으로 성장시킨 점도 그가 근데 미 해군에 끼친 위대함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화려한 군경력을 가졌던 그가 대중의 관심에서 한발 비켜났던 점은 왜일까? 이 책은 그 이유로 그가 자신의 군경력을 자서전 발간 등 돈벌이에 이용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뒤로 물러나 자신의 부하들의 전공을 드러내는데 노력했을 뿐 자신의 공은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기의 시대에 미국은 큰 행운을 누렸음에 분명하다. 그리고 이 책이 군인의 길을 가고 있는 대한민국 군인들에게는 좋은 귀감이...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리더십의 전형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별다섯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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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경제학 - 아름다운 사람이 더 성공하는 이유
대니얼 해머메시 지음, 안규남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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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렸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진을 수상했던 한 아가씨의 과거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형대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인식을 갖고 있는 성형천국 대한민국에서 쌍꺼풀 수술 정도야 이제는 성형 축에도 못드는 현실에서 미스코리아 진을 수상한 아가씨의 성형전 모습과 성형후 모습은 거의 천지개벽할 수준의 얼굴 공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이 만연하고 이러한 세태에 씁쓸해 하면서도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외모가 가지는 어마어마한 영향력 때문이다. 이번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물론 과거와는 달라진 위상으로 영향력이 축소되었다지만 수상자들이 이후에 갖게 되는 인생은 분명히 선발 전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모델 등 연예계 진출은 거의 따 놓은 당상이고 아나운서 등 전문직 커리어 우먼으로 발돋움하게 되면서 얻게 되는 부가 상당하기에 외모를 고치는 것이 중요한 신분상승(?)의 수단일 것이다.

 

그렇다면 외모가 가져오는 영향을 부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어떨까? 물론 키가 크고 외모가 잘생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승진도 빠르고 가지고 있는 부도 더 많다는 언론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해 왔지만 말이다.

 

<미인경제학>은 외모와 소득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하는 책이다. 경제학적인 분석이 가미되어 있기에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가독성도 좋은 편이다. 물론 외모가 평균이하인 사람보다 취업도 잘되고, 돈도 많이 벌고, 업무 성과도 더 좋게 받으며, 대출받기 쉽고, 협상에서 유리하고, 멋지고 고소득을 올리는 배우자를 얻게 된다는 생각들이 이 책을 통해서 실제로 거의 들어 맞는 다는 불편한 진실을 접하게 돼서 씁쓸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성형수술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기꺼이 감수하는 지출을 감안할 때 성형수술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성형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으로 뽑힌 그녀는 물론 예외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 책 말미에 나쁜 외모의 사람들이 분명히 일상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처지가 나쁘다는 점에서 희망은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외모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많은 매력적인 특성들 중 하나일 뿐이라며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들을 위로한다. 외모가 출중한 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반대로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들은 외모가 작용하는 일과 직업을 피하면 된다. 외모 대신에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 좋은 외모로 인한 보상의 비중이 적은 직업을 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외모 차이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는 일의 결과 측면에서 볼 때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외모는 운명이지만 다른 많은 것도 운명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인 나로서는 외모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 결과의 연속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외모 이외의 틈새(?)시장에 대해 집중할 것을 조언하는 저자의 충고가 지극히 당연스러운 전략임에도 그동안 간과해 왔음에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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