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의 연애 심리학 - 이성을 끌어당기는 신체언어의 비밀
토니야 레이맨 지음, 강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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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마음에 있는 이성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는지 알 수 있건만..그래서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단 것만 확인되면 더 이상 대시하다 차이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 붉어질 망신은 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심술은 초능력에 해당되기에 일반 사람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어릴 적 아카시아 나무 잎을 하나하나 떼어 내며 그렇다 아니다라고 되뇌이다 마지막 떼어내는 잎사귀에 그렇다나오면 환호하듯 차라리 그렇게 라도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애태움을 하나의 관음증으로 결합해 낸 상품이 모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되는 이란 프로그램일 것이다. 시청자들이야 참가 남성과 여성들이 누구를 선호하는지 알지만 참가자들은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해 오죽 답답할까?

이성의 마음을 그렇다면 전혀 알아 챌 수 없단 말인가? <몸짓의 연애 심리학>은 이렇게 말 못할 고민속에 애타게 이성만 찾거나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상대가 어떤 몸짓을 하는지에 따라 심리상태를 판단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이미 <그녀는 왜 다리를 꼬았을까>, <몸짓의 심리학>을 통해 예의 그의 장기이자 전문 분야인 비언어 심리학 분야를 일반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또 일상에서 겪었던 모습들이 실은 우리가 몰랐던 심리상태의 발현임을 깨닫게 해준다.

 

진화심리학과 사회학 측면에서 이성간 나타나는 몸짓의 의미를 짚어주는 이 책은 남녀가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신체조건도 생활방식과 함께 달라져 왔다고 충고한다. 지금의 시대에서야 몸짱에 중성적인 외모의 남자들이 선호되지만 과거에는 배나온 사람들이야 말로 부를 상징하는 표시이므로 자신을 먹여살리는데 충분한 경제적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던 점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만의 신호를 가질 것을 조언한다. 짝짓기에서 타고난 선수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이 신체언어에 촉각을 기울임으로써 자신의 매력을 발휘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은 책 말미에 나오는 데이트를 성사시킬수 있는 10단계 신체언어 플랜이 아닐까 싶다.

 

자신감으로 매료시키고 적절하게 다듬고 입으며 냄새의 힘을 자각하는 것, 신체언어로 관심을 보여주고 거절을 피하며 선수(? 양다리 세다리 들 바람둥이들을 말한다) 들을 알아보는 것, 사회성을 보여주며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고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이 신체언어 플랜은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대부분의 솔로들이 이성에 대한 관심은 많아도 정작 그 이성 앞에서 자신에 대한 것을 얘기할 때 쑥스러워하면 이미 매력을 반감시키고 만나는 것임은 이성에게 최소한의 상처만 받았다 해도 모두들 후회했던 과거의 그 우유부단함에 이면에 자신감이 없었음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청춘남녀들에게 이 책이 이성을 판단하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짓는데 좋은 충고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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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
임용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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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결단을 내렸다. 기득권층이자 엘리트 지배계층이 혼인을 통한 인맥과 일부다처제를 통해 자식들을 낳으면서 세력화하여 점차 왕권마저 안중에 두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게 되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그래서 자신의 왕족 또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첫째 부인 이외의 부인들의 소생은 서얼로서 격을 낮추는 것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인 세종조차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바로 서얼 출신들이 또다른 차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사회 불만세력으로 남음으로서 정치적인 부담이 되었다는 것을...

 

박제가. 우리는 역사교육에서 그를 북학의를 저술하고 청을 통해 선진문물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북학파 실학자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를 이런 제한된 표현으로 기억하기에는 그가 보여주었던 행적에 묻어 있는 천재성과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기상, 그리고 동시에 서얼이라는 출신의 차별로 인해 겪었던 울분과 세상에 대한 비관적 시각 등에서 넘치는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은 실학자 박제가의 삶과 사상을 다룬 책이다. 단지 청의 문물을 도입하여 조선을 바꾸자는 외침에 주목하기 보다 그러한 주장을 하게 된 배경, 이덕무, 유득공, 박지원 등 실학자들의 모임인 백탑파들과 함께 했던 그의 청년시절과 정조의 즉위로 시작된 서얼차별 폐지를 통해 중앙정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청의 사신으로 갔던 장년시절과 유배지에서의 고통, 그리고 쓸쓸한 죽음 등을 담담하게 그려 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박제가가 조선의 개혁을 <북학의>를 통해 주장했던 점에 대해 그 원인을 신분적 장애, 출세의 한으로 보지 않는다. 대개 차별받고, 부당한 대우를 겪는 사람, 그것이 한이 된 사람은 매몰되어 서얼제도 철폐와 보상에 천착하게 되는데 그는 차별의 근본적 원인에 주목한다고 진단하였다. 박제가는 조선의 폐쇄적이고 단조로우며 결여된 역동성이 사회구조를 차별과 답답함과 한심함 속으로 밀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래서 마치 조선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청의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당시 지배계층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정도로 과격한 주장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생각은 조선의 농본주의 사회체제를 들여다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세세히 설명해 준다. 말로는 농자지천하대본이라며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우대하고 상공업을 억제하였으나 실제로 농민계층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는 철저히 외면함으로서 최소한의 생계만을 유지하도록 내몰아서 잠재적인 지배계층에 대한 위협의 동인을 제거하였다는 점이다.

 

경직된 사회와 지배계층의 쇄국과 폐쇄적 체제는 결국 국가의 쇠락을 불러 온다는 것을 직감한 박제가의 통찰을 주목한 저자는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 현재의 위기와 어려움을 과거의 추억으로 이겨내려는 행태는 국수주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면 적극적인 개혁을 통해 활발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지만 개혁이 전가의 보도처럼 하나의 정치구호에 그치는 듯 싶어 걱정스러움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일 것이다.

 

박제가의 주장이 지금도 유효한 것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이자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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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정치학 - 하버드경제학자가 쓴
알베르토 알레시나 외 지음, 전용범 옮김 / 생각의힘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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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복지논쟁은 급기야 지난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포퓰리즘으로 무장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는 요지의 주민투표 부의로 논란이 증폭되었으며 여기서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으로 오세훈 시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채 시장직을 내놓았으며 이로 인해 여야간, 진보와 수구세력간의 복지에 대한 격렬한 대치상황을 빚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대선에서도 복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은 일치하더라도 각론에 들어갔을 때는 수구진영은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진보진영은 전면적인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박근혜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앞으로 새정부에서의 복지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양진영의 복지정책의 주장에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미국과 유럽의 복지정책이 자리잡고 있으며 선진국이면서도 복지제도에서 만큼은 상당히 다른 형태를 갖고 있기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데 난처한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즈음에 <하버드 경제학자가 쓴 복지국가의 정치학>이란 책의 발행은 정책입안자 들은 물론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차이를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는데도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복지제도의 도입과 적용에 있어서, 그리고 지금까지 오랜 기간 축적해 오면서 상이한 특징을 나타낼 수 밖에 없었던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복지제도를 비교하기 위해 많은 기준들을 설정한다. 정치제도와 경제체제는 물론 인종, 지리적 특성, 소득수준, 역사적 배경은 물론 사회제도와 심리학까지 이용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양측의 지금 가지게 된 복지제도의 형성을 살펴보고 그 우열을 가리기 보다 특징에 따른 차이를 밝히는데 주력한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것은 이 책이 저술된 배경의 시작은 바로 왜 미국의 복지는 유럽 국가들 보다 훨씬 부실할까?’이다. 이러한 의문에서 이 책의 저술이 발현됐다는 점은 바로 지금의 국내 관료들과 여당 등 정책입안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의 복지제도가 유럽에 비해 부실한 이유는 바로 비례대표제와 대비되는 다수대표제, 연방제(복지제도의 확충에 소요되는 세수확대는 바로 지역내 기업이나 과표대상이 되는 납세자들의 타 지역으로 이탈의 우려가 있으므로 적극적인 복지정책의 확대가 어려웠다), 견제와 균형 같은 미국식 정치제도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민족적인 이질성으로 인해 타 민족, 인종이 누릴 수 있는 복지 혜택에 대해 배타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으며 영국으로부터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요인도 신세계였던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는데 저해가 되는 영국으로부터의 조세포탈에 저항했던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재산을 공권력이 거둬가는데 대해 뿌리깊은 저항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비록 복지제도로 사용한다고 해도 말이다.

 

이외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였을뿐 노력하면 얼마든지 신분이동의 사다리를 탈 수 있다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도 복지제도가 유럽에 비해 부실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중에 하나로 꼽는다. 비록 실제로 신분이동의 길이 유럽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데도 말이다.

 

지리적 요인으로는 유럽처럼 비교적 미국에 비해 좁은 지역에서 많은 국민들이 삶을 영위함으로서 노동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을 실천할 수 없는 광대한 영토와 여기에 널리 퍼져 있는 미국인들은 그만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지리적 제약으로 어렵기 때문이며 게다가 인종의 용광로로 표현되듯이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섞여 있는 특수성으로 인해 복지제도의 도입과 확대를 위한 강력한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정당이 형성되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해방 이후 민주주의 제도 도입 후 친 미국성향의 정치, 사회 및 문화제도 등이 활성화된 국내 특성상 미국의 복지제도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 있으나 미국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여기로 건국 초기 몰려왔던 이민자들은 경제적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했으며 이는 기존의 국가체제 속에서 시스템이 구축되었던 유럽의 국민들에 비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사회제도의 확충을 통해 복지를 구현하려 했던 유럽과 달리 이민자들 개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운명이 결정지어졌던 미국의 복지제도는 그만큼 유럽에 비해 훨씬 간략해 보이고 기본적인 사항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잊지 않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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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 누가 진보를 죽였는가!
크리스 헤지스 지음, 노정태 옮김 / 프런티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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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는 보수를 자칭하는 수구 여당 대 자유주의 중도 성향의 민통당(조중동 등 제도권 언론에서는 좌파라 부르지만 얼토당토 않는 주장에 불과하다. 이들의 당령 및 정책을 보면 기본적인 식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금방 알게 될 것이다)을 비롯하여 진보성향을 지닌 각 정당 및 시민단체들이 합심하여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등 뚜렷한 대결양상을 보였지만 노년 세대와 특정지역 유권자들의 몰표로 인해 그 승패가 갈리고 말았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진보 진영의 열패감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은 그 좌절감의 극단적 퍼포먼스였고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민영화 루머는 심리적인 상처가 어떻게 그 불안을 심화시키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는 곧 진보진영이 실험실의 개구리’(시험관 안에 담가놓은 개구리는 시험관을 불로 달구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편안하게 지내다가 결국 삶아지고 만다는 얘기)처럼 대선 패배의 원인 분석에 그치지 않고 진보의 위기로 규정지어야 하는데 실상은 실망의 연속이기에 더 공감하게 되지 않나 싶다.

 

<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는 진보가 사라져 버린 미국의 모습을 한 언론인의 눈을 통해 묘사함으로서 진보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하나의 반면교사로서 다가온다.

 

20여 년간 중동 문제를 취재한 저자는 파워 엘리트 집단이 추구하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적 확장이 부패 등 각종 부조리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회의 발전을 위해 경종이 되어야 하며 건강한 대안으로서 역할을 해야하는 진보 진영의 상당수가 점차 자본 권력에 교묘하게 포섭되고 직간접적으로 협력함으로써 노동자와 하층민이 더 이상 최소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미국 진보 진영이 국가와 기업 권력에 어떻게 짓밟혀왔는지를, 어떻게 노동자 계급을 배반하고 권력과 손을 잡았는지를 수많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그 극명한 사례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네오콘의 작품(?)인 이라크 전쟁이다. 대량살상무기가 이라크에 있기에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전쟁에 나섰지만 이라크에 매장된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목적이었음을 진보적 지식인들은 꾸준히 주장했었고 부시 대통령 퇴임 후 실제로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면서 그들의 추악한 의도는 하나 둘 씩 드러나게 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점을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진보의 색깔을 나타내거나 직접적으로 지향했던 이들이 파워엘리트들에 협력하면서 신자유주의 체제에 동조했는데 대해 분노한다.

 

저자는 우리가 공동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주류 엘리트집단의 맞서 싸움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저앉고 싶은 충동에 저항하며 다른 사람들, 특히 잘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닥친 불행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충동에도 저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용산참사를 비롯한 생계형 시위에 방관자적 시각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대한 훌륭한 충고이기도 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차별과 공권력의 투입에 따른 절망, 좌절은 그들만의 불행이 아니라 곧 우리의 불행이 될 것을 옮긴이는 마틴 니묄러의 시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로 비유해 낸다. 나치가 공산당을 덮쳤을 때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침묵하며, 사회민주당원을 가뒀을 때 또한 침묵하며, 노동조합원들과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침묵을 때 결국 그들이 나를 덮쳤을 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내용의 이 시는 현재의 우리 국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시사점이 크다. 물론 국가권력이 나치처럼 비정상적이고 폭력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권익을 지키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진보적 운동이 거세된 후의 세상은 빅브라더의 출현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예단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미국사회에서의 진보의 소멸과 이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을 다룬 이 책이 미래의 대한민국사회의 기시감으로 느껴진다면 지나친 엄살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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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 악기와 편성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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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소수의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음악 장르 재즈(JAZZ). 군사정권인 19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내면서 국내 가요가 아직 서구 팝음악에 그 자리를 찾지 못하던 시절인지라 록과 헤비메탈에 빠져있던 내게 재즈는 클래식 매니아인 친형과 오디오를 놓고 다투었지만 늘 주도권에 밀리기만 했던지라 피아노, 트럼펫 등의 악기들이 나오는 것이 당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느덧 조용한 카페에서 둥 둥들려오는 콘트라베이스 튕기는 소리와 흑인 특유의 소울 창법이 들어간 노래(후에 알았지만 빌리 할러데이의 노래였었다)에 독특한 매력을 알아갈 무렵 90년대 초반에 불어 닥친 재즈열풍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피씨통신을 통해 재즈에 대해 좋아하던 이들과 단편적이나마 주고받던 이야기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국내 재즈열풍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쳤고 재즈는 예의 과거의 위치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재즈에 대한 관심은 나 또한 입문단계 애호가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뮤지션들의 작품에 한정되었거나 좀 더 재즈에 대해 파고들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기만 하였다.

 

이처럼 재즈에 대해 관심은 많고 어느 정도 리스너로서 위치를 갖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떻게 알아가야 할지 막연함에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하는 이들에게 좋은 책이 출간되었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은 쳇 베이커, 빌리 할러데이,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번스 등 재즈에 대해 접해 봤거나 재즈 장르 음악을 들어봤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재즈사에 길이 남을 유명 뮤지션들과 그들의 대표 앨범에 대한 리뷰를 한 권의 책에 담은 비평서이다.

 

재즈라는 음악과 아티스트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재즈를 접하였으면 좋겠다는 저자는 앨범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부터 그 음반을 듣는 포인트를 제시하는 라이너 노트를 지금 유일하게 남겨진 활자 정보로 앨범이 의도하는 바를 가장 핵심적으로 표현함으로서 중시하며 앨범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가장 큰 척도로 여긴다.

 

하지만 라이너 노트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빌리할러데이의 앨범 새턴을 입은 레이디의 경우 라이너 노트는 당시 녹음 내부에 정반대에 숨겨진 은밀한 모습을 감춘데 대해 직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재즈의 매력으로 이 책의 부제인 악기와 편성을 꼽는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을 기본으로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와 주제-변형-주제로 이어지는 편성의 매력은 즉흥성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성된 악기 하나하나에 집중할 때 막연히 재즈를 접하면서 느끼는 지루함과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해 준다.

 

12명의 뮤지션과 앨범은 재즈사에 길이 남을 마스터피스이다. 저자는 이 앨범들을 미리 듣고 나서 읽기를 권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훌륭한 비평서로서 부족함이 없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앨범을 접한다면 한결 더 재즈의 본질에 대해 다가가는 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새로운 재즈 서적의 출간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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