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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 게임 -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기술
데이비드 월러.루퍼트 영거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사가 참 알다가도 모를 일들이 많다. 성공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정성을 기울이지만 정작 그보다 덜 노력하고 실력이 낮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그 열매를 독차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능력은 출중하나 타인과 다소 부딪히는 캐릭터를 가진 이들은 정작 사회 내에서 더 이미지가 좋고 평판이 훌륭한 사람들에게 밀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봐왔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인간은 더불어 사는 존재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면 본인의 능력을 살려 생존할 수 있지만 사회성을 지닌 인간은 능력이 충분조건을 될 수 있어도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능력을 그 이상으로 보여주거나 없던 능력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이미지 메이킹의 핵심은 무엇일까? <평판 게임>의 저자는 바로 평판에 달렸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세계적인 평판 전문가로 손꼽힌다. 특히 두사람은 1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평판이 돈보다 중요한 자산이며 인간관계는 물론 비즈니스 분야까지 가장 핵심적인 부분임을 도출해 냈고 이 결과를 하나의 책으로 집약하였다.
앞서 언급했듯 좋은 평판은 이미지 메이킹의 결실이지만 이를 얻기 위해 단순히 본인이 가진 선천적 요인(외모, 말투, 행동 등)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평판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실력을 쌓고 피 나는 노력을 하지만, 치밀한 전략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찾아낸 평판의 원칙은 첫째, 실력만 갖고는 안된다. 둘째, 당신의 네트워크는 어디쯤에 있는가, 셋째, 스토리는 진실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반에 걸쳐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흔히 상식선에서 귀결될 이슈들이 뜻밖의 결과로 다가왔을 때 우리는 영리한 자들이 상황을 뒤집는 평판게임에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또다른 진실은 바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주가 변동을 좌우하는 요인중 70~80%가 브랜드나 지적자본, 선의 등 무형자산이라는 점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아이폰을 능가하는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들이 있지만 여전히 아이폰에 열세인 점은 애플이라는 제조사가 갖는 브랜드 파워가 가장 크지 않을까?
가짜 뉴스의 등장은 기존 언론이 온라인 기반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한 대중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싸워야 할 새로운 전선의 등장이었다. 페이스북, 유튜브 또는 트위터 등 각종 SNS를 통해 근거 없거나 진실을 외면한 소식의 생성과 전달, 확산은 평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고 한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대중적 흥미가 객관적 사실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가 표방한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는 세계화 흐름에서 소외되고 엘리트 정치인, 언론인들에게 소외되어 온 백인 하층민 유권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이 들에게 주류 언론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였다.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힐러리를 원사이드하게 지지해 온 미국의 주류 언론이 아무리 친힐러리 성향의 보도를 지속해도 소용 없었다. 이미 미국인중 40%는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본다고 한다. 잘 알다시피 페이스 북 등 각종 SNS는 가짜 뉴스의 발원지가 되어 왔다. 진실이 상대적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대중의 인식에 기반을 둔 평판은 향후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은 행동과 네트워크, 스토리를 중심으로 평판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기회를 찾아내는 최고의 전략을 제시한다.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 찼으며 읽고 난 후 상당한 여운도 남긴다. 평판의 중요성은 그래서 더욱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명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