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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나의 꿈 10억 만들기 - 10억 부자 나도 될 수 있다!
김대중 지음 / 북오션 / 2018년 11월
평점 :
십수년전 지금은 한물 간(?) 배우 김정은이 빨간 벙어리 장갑과 털모자를 쓰고 눈 쌓인 거리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여러분 부자되세요’라고 외치던 CF가 있었다. 김정은이라는 당대 인기 배우를 모델로 부자되시라는 덕담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팍팍 꽂혔고 지금도 회자되는 광고카피 중 하나가 되었다. 전국민의 85%가 ‘나는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IMF구제금융 직전의 대한민국의 자화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허황(?)된 꿈은 야무진 환상에 불과했음을 풍비박산 난 가정과 잃어버린 평생직장의 터전 앞에서 냉혹한 현실로 다가왔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엔딩씬은 IMF위기를 겨우 이겨낸 중소공업사 사장 한갑수가 막 취업면접을 가는 아들한테 ‘너 말고는 누구도 믿지 말라’고 반복해서 주지시키며 이 말을 끝내자마자 외국인 노동자들을 향해 ‘빨리 빨리 일안해?!’라고 카랑카랑하게 일갈한다. IMF 당시 한갑수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그렇다. IMF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당시 사회 초년병이었던 내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던 선배들이 생전 첨 듣는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아래 하루아침에 짐을 쌓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당시엔 평생직장 외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제2의 인생’으로 내몰리면서 열에 겨우 하나 재기에 성공하면 다행이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선배들이 잘사는지 아니면 못사는지 조차 묻는 것도 죄송스러웠던 그 시기에 한 CF는 우리의 본능을 일깨운 것이다. ‘부자가 되자’.... 부자, 즉 경제적 자유는 나를 지켜주고 가정을 안전하게 해준다는 것을....
그 당시 출판가에는 <나의 꿈 10억 만들기>가 열풍이었다. 경제적 자유를 상징하는 10억, 지금은 그 이상이 필요로 하거나 때론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많고 적음이 있겠지만 10억은 그 어떤 위험이나 위기상황에서도 나를 온전히 지켜줄 수 있는 재산수준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이 책이 15년만에 <Again 나의 꿈 10억 만들기>로 다시 출간되었다. 그동안의 저자 개인의 변화는 물론 재테크 경향을 새롭게 반영하였다. 저자는 당시 10억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 꿈을 이뤄서 경제적 자유를 만끽하고 있단다. 당시에 이 책을 읽었던 난 그러지 못했다. 부끄럽다고? 아니 단지 그 실현하는 시기가 오래 걸릴 뿐 결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부럽다고? 물론 안부러울순 없다. 하지만 부러움에 대한 오기의 발동도 아니다. 더 중요시 여긴 점은 저자가 그 당시에도 지금 이 책에서도 강조하는 돈을 왜 벌고 싶은지, 정말 부자가 되고 싶은지, 돈이 내 인생에서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기를 권하는 점이고 이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노하우를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서다.
저자의 재테크 노하우는 새로운 경향을 담았다지만 원칙은 거의 달라진 게 없다. 그렇다면 결국 독자인 우리가 그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다고 해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자의 기준으로 10억을 제시하고 단순히 '모으기'에 집중하지 말고 부를 쌓기('만들기')를 조언해 준다. 돈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만들기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로버트 기요사키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강조하듯 레버리지 효과(돈이 돈을 만들게 하는 돈의 매커니즘)를 통해 수입구조를 구축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연후에 정확한 재무상태 파악과 돈에 대한 공부와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10억을 모으기까지 가장 중요한 점을 저자는 절약 습관을 들고 있으며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자녀가 있다면 사교육비를 줄이고, 영수증과 공짜 사은품도 꼬박꼬박 챙겨두면 살림 밑천이 된다. 그 위에 저축, 세금, 부동산투자, 주식, 펀드, 금, 보험, 연금 등의 유입과 지출을 제어할 수 있는 원칙과 포트폴리오를 짜는 세부전략을 세우면 부에 대한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점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십수년전에 나온 책의 짜깁기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분명히 독자들에게 큰 울림이 될 것이다. 실천에 옮기느냐 마느냐는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