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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공매도다 - 예측과 통찰로 금융을 읽는 공매도의 모든 것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공매도에 대해서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자신의 수중에 아무런 주식이 없으면서 그 주식을 시장에 먼저 내다파는 형태인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는 현 시점이 아니라 일정 기간 주가의 방향을 예측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 빌린 주식을 당장 팔고 3일 후 그 주식을 시장에서 떨어진 가격에 실제로 사서 갚으면 차익이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무자본으로 수익을 내는 ‘주식시장의 봉이 김선달’같은 존재로 인식되어 진다.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많아 국내 경기는 물론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예상되어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 이러한 공매도가 횡행해 주가폭락을 유도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난 2000년대 후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촉발한 경제위기 때 페니메이 등 금융주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시킨 바가 있다.
최근 기사를 보면 또 달라진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주식을 사고파는 효과를 내는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가 투자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CFD 거래를 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자격 기준이 11월부터 대폭 완화되면 CFD 투자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증권사들이 잇달아 CFD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고 한번쯤 공매도에 대한 유혹에 흔들려 본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공매도에 대해 제대로 된 공부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공매도가 자본시장에서 하나의 투자방식으로 선순환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올라야 수익을 거두는 방식과 정반대인 투자방식이다보니 우리가 공매도에 대한 선입견이 워낙 강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극히 일부 기능만을 악용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2013년 226억원에서 지난 2017년에는 무려 5,700억원대로 대폭 증가한 공매도 금액을 보면 걱정스럽긴 하다.
<이것이 공매도다>는 공매도 분야에 있어 전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저자가 공매도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내는 책이다. 저자는 공매도가 자본시장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장점으로 주식의 가격효율성(적정가격 또는 공정가격)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고 평가한다.
즉 비관적 의견을 가진 투자자들(주가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서는 투자자)도 시장에 참여함으로서 모든 투자자들의 주가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낙관적 의견으로 인해 야기되는 버블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공매도 분야 권위있는 저자의 설득력있고 합리적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공매도에 대한 모든 정보와 실제 투자 사례등을 소개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공매도에 대한 가장 정확하면서도 확실한 이해를 얻을 수 있게 한다. 특히 공매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 결과와 사례는 한편의 총성없는 경제전쟁 그 자체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주식투자 방식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이론해석, 실천 기법을 설명하는 책들도 중요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와 이해를 통해 공매도도 거부감만 가질게 아니라 투자방식의 하나로 이용할 줄도 알고 동시에 금융 메커니즘도 이해한다면 훌륭한 조언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직 올해가 가지 않았지만 투자 관련 서적중 올해 가장 행복한 발견이라고 장담할 정도로 이 책의 출간 의미와 그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