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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분기점 - 8인의 석학이 예측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폴 크루그먼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인간은 완벽하다고 스스로 여겼다. 지구를 지배하고 자연을 정복했다고 자만했다. 인간이 스스로 오만해져서 서로 싸우고 파괴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지구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영속성을 위협할 다양한 위험들, 소행성의 충돌, 외계인의 침공, 제3차 세계대전이 야기할 인류의 절멸 등을 언급해도 소위 영화에서나 나오는 소재인 바이러스의 확산과 창궐이 그동안 누려왔던 인류의 모든 행복을 좌절시키고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은 과거일 뿐임을 깨닫게 할 줄 몰랐다. <코로나19>펜데믹은 바로 그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일상을 바꿔 버릴 것이다. 그리고 자만했던 인간은 고개를 숙이고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야기하는 변화를 자본주의 체제의 현대 국가들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미 ‘뉴노멀’로 불리우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소득불평등의 심화로 인한 빈부격차, 슈퍼파워 미국의 쇠퇴로 촉발된 국가간 갈등이 첨예해 지는 상태에서 더 이상 자유무역과 국가간 활발한 교류에 기반한 경제시스템은 코로나19로 당분간 작동이 어려워 질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거대한 분기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여부를 떠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임을 내다보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퓰리처상 수상자 토머스 프리드먼 등 세계적 석학과 세계 100대 경제학자에 선정된 바 있는 국내 경제학자인 최배근 교수가 거대한 분기점을 맞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하는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에서도 여야 정치권을 격론으로 이끄는 기본소득제와 관련,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기본소득과 하루 3시간 노동이 사회를 구한다”고 주장하며 재원에 대한 우려로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않는 나라는 ‘비효율의 덫’에 빠져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라고 경고하는 부분이다. 또 금융자본주의에서 데이터 중심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시기를 간파한 빅데이터 연구분야 권위자인 쇤베르거는 “데이터 자본주의가 불러올 격변의 미래 사회를 준비하라”는 주장은 유의미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배근 교수는 <코로나19>가 근대 산업문명의 수명이 소진되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진단은 의미심장하다. 거대한 분기점의 핵심을 찌르는 그의 주장은 인류가 사고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인간형의 변화 없이는 공멸할수도 있다는 경고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명의 후퇴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극적인 전환의 길로 위기를 극복할지 우리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