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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세가 ㅣ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평점 :
사마천의 사기가 갖는 문화유산으로서 의미는 시대를 초월한 찬사와 감탄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크나 큰 업적이다. 사마천은 역사서를 집필하게 된 이유로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여 고금의 변화를 통달하는 일가(一家)를 이루고자”하였다. 이는 사기가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통사만이 아닌 사마천의 시각이 담긴 사관을 통해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한무제에 대한 비난도 과감히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사에 대한 관심은 삼국지였다. 역사적 사실을 기준으로 약간의 윤색을 더해 대중의 인기에 부합한 결과물이었던 삼국지를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 접하면서 권력무상과 인간사의 덧없음을 배웠다. 하지만 사기를 읽고 나서는 인간의 관계를 고찰하는 결과물로서는 사기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역사서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만큼 사기 속에 등장하는 고대중국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각 인물들의 흥망성쇠는 하나하나 소중한 교훈으로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사마천(사기)명언명구 /세가>는 본기, 표, 서, 세가, 열전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기 중 세가를 번역한 책이다. 세습 왕후의 제후국과 한나라 시기 제후, 공신, 귀족의 흥망과 사적, 특별한 인물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 세가인데 이중에 중요한 명언명구를 엄선하여 저자가 분석하고 고찰한 책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사자성어는 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인, 동양의 석학들이 인용한다.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명을 정복하기 위해 길을 빌린다’(정명가도 征明假道)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사기의 ‘가도멸괵(假道滅虢)-길을 빌려주자 괵나라를 멸하다’를 참고한 것이라 한다. 또한 너무나 잘 알려진 입술이 망하면 치아가 시리다라는 뜻의 ‘순망치한(脣亡齒寒)’도 이 세가에서 나온다. 서로 의지하는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따라 망하게 됨을 비유하는 이 말은 지금까지 숱하게 많은 후세들의 입에 오르는 의미깊은 사자성어다.
최근에는 삼국지보다 사기를 더 많이 읽는 편이다. 특히 국내 사기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김영수 교수의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는 사마천 사기 연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과 저자가 이런 성과를 계승해 주고 지속하길 바래 본다. 사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