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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유창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3월
평점 :
우선 이 책은 서점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미 출간 일주일만에 2쇄를 돌입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정치평론가로 활동해 온 저자의 이력은 독특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비판적이어서 배제되었는데 대척점(?)에 있다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진영논리에 따라 같은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당했다고 한다. 진보운동을 하면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진영논리에 빠진채 이성보다는 광기와 감정에 얽매인 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절망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설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가 바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다.
이 책은 갈라치기와 편가르기로 정치 팬덤화에 골몰하는 현 여당에 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사회를 발전시키고 경제를 더 살찌우며 대북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바라며 180석이라는 초거대 여당의 지위를 안겨줬던 국민들에게 집권 여당은 윤미향 의원의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전용, 현실을 도외시한 부동산 정책과 부동산 3법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내집 마련의 꿈을 빼앗아 버렸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후안무치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정치가 타협과 화합을 통해 민생을 바로잡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차이를 수용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정치로 일관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단언하면서 180석이라는 지지에 취해 오만하게도 정치적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경멸의 감정이 여과 없이 표현하고 이를 ‘적폐’, ‘토착왜구’로 몰아 붙이는 야만을 서슴없이 자행하면서 자신만이 옳다는 신앙에 가까운 정치를 구사했다고 진단한다. 여기에 일부 신앙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지만 진보가 분열은커녕 부패하기까지 하다면 진보의 탈을 쓴 정체성 없는 정치집단은 아닐까? 야당인 국민의 힘 역시 자유로울수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과거의 책임은 야당에 있다면 현재의 책임은 여당이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당은 그러지 못했고 결국 이번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절대적지지 속에서 출범한 정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비리와 부패로 인해 몰락하는 과거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랬고 그래서 180석이라는, ‘하고 싶은 것 다해’라는 지지를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조국 사태에서 실망했고 윤미향 의원의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전용에 체념했고 LH사태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임대차법 대표 발의한 박주민 의원의 임대차법 발효 직전 자신 소유 부동산 임대료를 인상한 사례에 절망했다.
촛불을 들었을 때 새롭게 정권을 잡은 정치세력은 깨끗하길 바랬는데 이전 정부와 전혀 다르지 않았음을 느꼈을 때 그 좌절감은 어떻게 치유될 것인가? 저자는 이렇게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에서 더 나아가 민주주의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발전한다고 충고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이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근간임을 각인시킨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확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결국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