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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
앤 케이스.앵거스 디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평점 :
코로나19 팬데믹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적어도 치사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해 지배종이 되면서 돌파감염이 급증하는 듯 백신의 효과 조차 무력해질 기미다. 극단적인 거리두기로 인해 경제활동이 급감하면서 사회 곳곳이 소위 돈맥경화로 마비될 지경이다. 오랫동안 자영업을 해왔거나 샐러리맨 생활을 자의반타의반 접고 자영업자의 길에 들어선 이들이나 매한가지로 극한의 위기로 몰리긴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바이러스로 인해 백척간두에 놓인 모양새다.
이런 상황일수록 나이가 많은 이들한테는 치명적이다. 경제활동의 최전성기를 벗어난 중년층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는 점차 줄어들면서 기본적인 생계가 위협받게 되고 건강상태가 악화되며 결국 예상치 못한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는 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중년층의 비참한 삶을 진단하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지 처방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미 자신이 고안한 빈곤측정방식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벤치마킹이 되고 있으며 세계 빈곤의 측정, 보건 경제학 및 경제 발전 등에 관해서도 폭넓게 연구하는 등 상당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99년부터 2017년 사이에 사망한 60만명과 2017년 한해에만 죽은 미국 백인 중년층 15만 8,000명의 죽음을 들여다 봤다. 그랬더니 나온 결과는 ‘절망사’. 이는 저소득·저학력 백인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자살,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죽음을 뜻한다. 저자는 미국을 침몰시키려는 절망사를 들여다 보지만 OECD국가중 단연 1위인 자살율을 보유한 한국의 상황을 감안할 때 곧 불어닥칠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들여다 본 미국 사회는 경제 시스템과 사회 전반의 문제가 있었고 그 근본 원인을 파고들어, 불평등과 불공정, 능력주의와 교육 양극화, 경기침체와 실업, 독과점과 정경유착, 공동체 붕괴와 가족 해체까지 세계적인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한국의 상황이라고 해도 무방한 이 책의 어젠다는 곧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